반값 등록금은 이제 대학을 떠나 국가적 쟁점거리가 됐다. 대학 등록금으로 인한 국민경제 부담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뜻한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나타난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국립·사립 모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방대생과 학부모가 체감하는 등록금 고통은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훨씬 심하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한 학기에 4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면서 자식을 졸업시켜도 지방대생의 취업설움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방대 학생이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생보다 학자금 대출을 2배 이상 많이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방대에 다니는 자녀를 둔 가계가 그 만큼 빚을 많이 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취업이나 잘되면 다행이지만 빚으로 대학을 졸업해도 지방대생의 취업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다. 서울,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간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수밖에 없는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
최근 5년간(2006~2010년)만 따져도 물가는 16% 오른 데 비해 국·공립대 등록금은 30.2%, 사립대는 25.3%나 올랐다. 대학등록금은 1천만원대까지 치솟았고 여기에 월세, 책값, 밥값, 교통비, 용돈 등을 다 합치면 4년간 들어가는 돈은 무려 1억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사실상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등록금 부담은 세계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등록금 급등과 취업난이라는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대생의 고통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밤늦도록 도서관에 있어야 할 학생들과 생업전선에 매달려야 할 학부모들이 왜 길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지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등록금과 취업은 이제 지방대생과 학부모의 생존과 직결되는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이번만큼은 반값 등록금이든 취업할당제든 지방대생에게 분명히 활로를 열어줄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