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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 종사자들이 흔들리고 있다

윤종현 기자
등록일 2011-06-03 20:57 게재일 2011-06-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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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 사업에 불만을 품은 경주지역주민들이 서울에서 대정부 시위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어 경주지역 주민들은 해당 기관인 한국방폐물관리공단(이하 방폐공단)을 경주에서 떠나라고 요구하는 등 좀처럼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문제에 있어 경주시민들도 피해자지만, 여기에 근무하는 방폐공단 직원들이 최근부터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방폐장 조성 및 관리하는 방폐공단은 당초 본사 이전 시점을 3년이나 앞당겨 지난 3월28일 경주로 옮겼다. 이는 방폐공단측이 방폐장 조성에 있어 경주시민들과 신뢰성을 견고히 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시민과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안정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등 복합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방폐공단이 조기 이전을 하자 경주지역 전체가 환영의 물결로 넘쳐났다. 주요 도로마다 이전 환영과 공단직원을 격려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에서 방폐공단 직원과 가족들은 경주시민과 경주의 대표기업이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최근들어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이 부진하자 시민들이 종전과 전혀 다른 자세를 취하자 이들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경주시민이 된 지 불과 2개월에 방폐공단과 가족들은 경주의 또다른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직원과 가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조짐까지 나타나고 있고, 근무 의욕을 잃는 등 안절부절하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따뜻한 사랑, 내 가족, 내 형제처럼 대하는 환경이 어느 날 갑자기 야수로 돌변한 지역정서에서 이들은 천덕꾸러기와 같은 존재로 추락했다.

책임소재를 묻는다면 정치권과 정부에 있지, 이들과 가족들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측은한 감도 없지 않다. 같은 국민이면서 한쪽은 `오라`, `가라`며 지휘권을 행사하고, 한쪽은 그 지시에 대응도 못 하고 저자세로 임하는 등 민주주의 사회의 모습이라곤 찾을 수 없다.

이런 환경이 지속될 경우 종사자들은 사기는 뚝 떨어질 것은 분명하고,근무의욕 상실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방폐장 조성사업이 부실할 우려도 있다. 우리가 원전을 주에너지로 택한 상태에서 이곳에 근무하는 종사자들까지 미워할 이유는 없다.

여기에도 노조도 있고,자기 목소리를 낼 힘도 있다.만약에 이들이 파업을 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무모한 행위는 않겠지만 이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미덕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도 경주시민이자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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