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방만 경영이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농협 개혁을 국민 앞에 약속했지만 낙하산 인사, 방만 경영 등이 여전,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특히 지적되고 있는 것은 농협 자회사 임원들의 고액 연봉과 121개 구좌 821억원 어치의 골프장 회원권 등이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강석호, 황영철 국회의원이 농협중앙회의 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한 농협 21개 자회사 임원들의 2008년도 연봉은 1억7천200만원으로 드러났다. 가장 연봉을 많이 받는 모 자회사는 1인당 3억6천만원이나 됐다. 농협사료는 지난해 457억, 농협목우촌은 79억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임원들은 각각 1억1천700만원과 1억 3천800만원을 각각 연봉으로 받았고 농협경제연구소는 임원의 연봉(1억 8천만원)이 회사의 순이익 1억원 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농협목우촌의 임원 연봉 실태는 더욱 가관이었다. 2008년 적자에도 불구하고 2007년보다 3천만원이나 증액, 돈 잔치를 벌인 것으로 밝혀진 것. 농협이 전국에 걸쳐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도 121개 구좌, 821억원 상당에 달해 비난이 쇄도했다. 낙하산 인사와 전관예우도 변한 것이 종전 관행을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재직하고 있는 농협 자회사들의 임원 39명 중 77%에 해당하는 30명이 농협중앙회 출신이거나 또는 다른 자회사에서 자리를 옮긴 낙하산 인사였다. 농협은 이외 지난해 외화 파생상품 투자로 지난해 5천9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는가 하면 2009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특수은행 중 자산규모가 가장 큰 것임에도 불구하고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농협의 이런 도덕 불감증과 방만 경영 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매년 국감 때마다 반복되는 단골 메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여겨진다. 위기의식을 못 느끼거나 시스템 어딘가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5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농협의 구조적인 모순 등에 대해 따가운 질책을 해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 언제까지 농협이 그들만의 억대 연봉 잔치를 벌이고, 골프장을 들락거리고, 퇴직 인사들의 자리나 만들어 유지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농협 자체적으로 개혁을 못한다면 국회의원들이라도 나서 바로잡아야 한다. 그게 농민을 위하는 길이라면 주저할 필요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