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서있는 그림 같은 집 한 채. 이 곳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잡은 예쁜 목구조주택은 이모씨 부부가 살고 있는 전원주택이다.
이들의 집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프리 컷` 공법을 적용해 지은 기둥보 방식의 목구조 주택이다.
프리 컷(Pre-Cut) 공법이란 공장에서 미리 제단해 온 목제를 현장에서 조립해 골조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목조주택이 많은 일본에서 발달돼 왔다.
일본과 국내 기술진이 협력해 프리 컷 공법으로 실현한 기둥보 목구조주택의 실제를 만나보자.
대련리 주택은 10여년 넘게 목구조주택을 보급해온 (주)좋은집(대표 남영호)이 일본의 지명도 높은 주택기업인 타니가와건설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지은 포항지역의 `프리 컷 1호집`이다.
프리 컷이란 말 그대로 `미리 자른다`는 뜻으로 공장에서 재단한 구조재를 가져와 현장에서 조립해 주택의 골조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기둥보 목구조란 목재 기둥과 보가 건물을 지탱하는 구조체가 되는 건축구조를 말하는 것으로 벽체에 구조체 역할을 맡기는 경량목구조와 차이가 있다. 기둥보 방식은 공간설계가 자유롭고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며 기둥과 보를 남겨둔 나머지 벽체는 가변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닌다.
■목구조주택이 좋은 점
이씨 부부는 전원주택을 짓기로 하면서 왜 목구조주택을 선택했을까.
목구조주택의 평당 건축비는 한국의 단독주택에서 가장 흔한 형태인 철근 콘크리트 구조 주택보다 훨씬 비싸다. 이씨집의 경우는 고급 내장재를 사용한 실내 인테리어를 포함해 평당 건축비가 600만 원 정도 들었다.
△비싸지만 장기적으로는 낫다= 이씨는 지난 2000년, 자신이 살고 있는 포항시 북구 죽도동 50평형 아파트에서 살면서 전원형 목조주택을 지어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이씨는 당시 준농림지 임야를 산 뒤 토목공사부터 시작해 도로를 내고 각종 인허가를 얻었다. 대지 200평에 건평 60평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다. 대지에 들어간 총 비용은 2억5천만원.
건축은 지난해 8월에 시작해 올해 1월에 끝냈다. (주)좋은집이 건설·시공을 맡아 평당 600만원으로 건축을 마무리했다. 전용면적 60평에 총 건축비 4억원이 들어갔으니 대지에 대한 비용을 더하면 합계 6억5천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목구조주택을 짓느라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갔지만 이씨는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우선 목구조주택의 공법 자체가 단열 및 보온에 강하고 여름에 덥지 않아 냉·난방비가 적게 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씨의 집은 외부 기온이 몹시 추운 날에도 바깥 날씨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따듯하다. 심야전기를 이용한 보일러로 난방을 해 겨울철 난방비가 적게 들고, 난방 스위치를 켜자마자 집에 온기가 도는 것도 나무 소재의 이점이다.
△건강에도 좋다=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사람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바로 아내들이다. 살림살이의 실용적 편리함은 가정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씨의 아내 김씨는 그러나 현재의 생활에 만족한다. 시내 중심가에 살면서 도시생활의 편안함을 즐겼지만 “이곳에 온 이후에는 감기라는 걸 모르고 산다”며 전원생활의 장점을 설명했다. 아파트에 살 때는 한 번 감기에 걸리면 잘 낫지 않던 것이 목구조주택으로 옮긴 후로는 병원에 갈 일이 없다는 자랑이다.
(주)좋은집 남영호 대표는 “나무는 살아서 1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 말은 건축자재로서 목재가 가진 친환경성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나무라는 소재는 100년 동안 은은한 향기를 내며 인간의 건강을 지켜주는 최고의 건축자재라는 뜻이다.
특히 (주)타니가와건설의 프리 컷 공법 목구조주택은 집을 둘러싼 벽체 안에 공기층을 두고 공기를 순환시켜 구조체의 내구성을 높이고 실내의 쾌적성을 구현하고 있다. 목재의 썩음이나 곰팡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남 대표는 “벽체의 단열구조가 콘크리트 보다 10배 높은 단열성능을 지녔으며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원목재를 풍부히 사용해 집안에서 삼림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남 대표는 이 목구조주택을 `숨쉬는 집`이라 이름 지었다. 포항 기계면의 이모씨도 이러한 프리 컷 공법의 우수성을 인식해 (주)좋은집에 건축을 의뢰, 기계면 문성리 현지에서 11일 오후 3시 상량식을 갖는다.
△내진성이 보장되는 안전한 집= 10여년 간 목구조주택을 손수 디자인하고 짓는 남영호 대표가 손을 잡은 타니가와건설은 수십년간 공업화를 통해 프리 컷 공법의 정밀성과 시공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지진이나 태풍 등의 기후조건에서도 우수한 구조적 안정성을 검증받은 바 있다. 우수한 내진성의 비결은 목재구조체에 수직 수평을 잡아주는 목재를 넣고 다시 철물로 잡아주는 등 여러단계의 보강을 거치는 데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