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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

고도현기자
등록일 2009-04-28 20:19 게재일 200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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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가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문경새재도립공원 일원에서 개최하는 한국전통찻사발축제(문광부 우수축제)에 당연히 참여해야 할 일부 명망있는 지역도예인들을 배제키로 해 반쪽 축제가 우려되는 등 전통도자기의 본산인 지역 도예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문경시는 이번 축제를 지역의 모든 도예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축제추진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는 특정협회가 소속 회원이 아닌 도예인들의 참여를 막아 일부 도예인들만을 위한 축제가 될 공산이 크다.


문경시가 축제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등 주최기관이면서도 협회에 끌려다닌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문경지역에는 김정옥, 천한봉, 이학천 등 3명의 대한민국도예명장을 비롯해 총 35명의 유명도예인들이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중 특정 명장을 중심으로 28명이 참여하고 있는 지역 특정도예인협회가 있다.


전통찻사발 계승을 목표로 설립한 협회는 전통장작가마가 아닌 가스가마가 설치돼 있거나 이를 사용하는 도예인들을 회원으로 가입시키지 않고 있다.


이 협회는 비회원들이 축제에 참여해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전통찻사발을 알리는 축제 주제에 어긋난다며 축제 참여를 봉쇄했다.


이 같은 협회의 잣대에 대한민국도예명장이자 경북도 사기장 부문 무형문화재 1호인 묵심도요 이학천 명장이 협회에 가입을 못 해 이번 축제에 불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경기도 이천에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3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요장을 건립한 관욱요 김종욱 작가 등 주로 도자기의 가격파괴를 선언해 차인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7명의 유명도예인도 축제에 나올 수 없어 축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


이들은 대부분 전통도자기를 생산하고 있어 협회에 가입을 신청했지만 협회측은 이들이 가스가마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것을 문제 삼아 협회가입을 거절했다.


하지만 협회 소속 도예인들도 외지에서 가스가마 작품을 주문하고 있다고 비회원 도예인들이 주장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일 전망이다.


문경시와 협회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지역에서는 회원가입과 축제 참여 문제는 엄연히 별개의 문제라는 인식을 내놓으며 일방적인 협회의 횡포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협회는 전통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특정 도예인들끼리 작품 하나에 최고 수천만원까지 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도자기시세의 기득권 등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눈총도 받고 있다.


문경시는 지난 축제에 이어 이번 축제에도 전통찻사발과 무관한 세계 30여개국의 도예인들을 초청했고 외지 작가들한테도 축제 부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도자기축제의 경우도 참여신청을 원하는 도예인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축제에 참여치 못하게 된 한 도예인은 “문경도자기의 부흥을 위해 협회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다 받아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찻사발축제 예산을 지원한 것은 협회 몇사람 하라고 준게 아닐텐데 협회가 공감할 수 없는 명분으로 문경시에 불참토록 종용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 김모(56)씨는 “문경시가 축제기간 이들을 볼 수 없게 한 것은 시민들과 고객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경기침체로 굳게 닫고 있는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려면 고가일색인 특정도예인들의 전통도자기 뿐 아니라 가격에 거품을 뺀 신진 작가들의 다양한 도자기들도 판매해 축제 고객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도현기자 dhg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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