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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정기자가 만난 여성들 (62) 장미랑 포항 신세계동물병원장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9-04-24 21:07 게재일 20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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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고 동물과 교감 기쁨 나눠요

“저의 꿈은 요즘 방송에 나오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예요.”


장미랑(38·사진) 포항 신세계동물병원장은 자신의 임상수의사의 지향점을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 두고 있다. 그동안 동물병원장으로 10여년 간 일하며 동물들과 좀더 진지하게 교감을 나누고 싶어서라고 그는 강조했다.


“아픔도 나누고 슬픔도 나누고 기쁨 또한 같이 하고 싶은 것이죠.”


동물들에게도 그들만의 감정이 있고 기억과 상처가 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슬픔, 기쁨, 분노, 아쉬움, 두려움, 사랑이 동물들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과학적인 원리나 첨단장비 없이 그저 마음을 열고 동물과 시선을 맞춰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일종의 ‘동물 심리 분석가’입니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은 동물에게도 의술과 행동 교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이 있다는 것에 주목합니다. 그들은 동물이 이상 행동을 보이는 심리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동물이 스스로 문제 행동을 멈추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녀는 동물과의 소통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정직한’ 동물들의 마음에 빠져 동물병원을 개원하게 됐단다. 그리고 동물에 관한 연구를 하면 할 수록 마음속에 점점 더 열정이 차오르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주목하고 있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동물들의 심리 분석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풀어내는 이야기와 변화가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들은 이것이 기적이 아닌 교감의 결과라고 말하지요.”


그녀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더많이 공부해야 되지않을까 싶다”면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꼭 이루겠다고 했다.


“함께 떠돌던 개가 로드킬을 당하자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개의 이야기부터 심한 학대를 받은 후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자신의 몸을 해치는 이상 행동을 벌이는 동물들까지…. 동물들도 몸의 이상이 아닌, 마음과 감정의 이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무수히 보아 왔지만 우리는 그들의 감정을 느낄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동물들은 마음을 전하면 마음을 보여줍니다.”


어릴적부터 애완동물을 무척 좋아해 늘상 동물들과 함께 였다는 그녀는 “어떤 직업이든 그러하겠지만 진심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그들을 치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특수동물에 관심이 많아 애완뱀을 4년째 기르고 있고 이구아나와 고슴도치도 직접 기르고 있다. 이외에도 5년 넘게 기른 마르티즈 2마리, 유기견 등 많은 가족식구들이 있다.


신세계동물병원에서는 소, 돼지 등 가축과 같은 대동물을 제외한 파충류 등 모든 소동물을 진료한다.


“아직까지 동물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아서 병원에 자기가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고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정말 회의를 느낄때가 있습니다. 보람은 그렇게 아파하던 애들이 언제 아팠냐는듯 훌훌 털고 일어나서 병원을 마구 뛰어다닐때 정말 행복합니다.”


그녀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동물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어떤 한 종류를 추천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이지만 각 가정마다의 상황을 고려하며 적합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기본적인 가족형태, 부부에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푸들이나 말티즈같이 털이 덜빠지고 애교가 많으며 똑똑한 애완견이, 혼자사는 싱글 남녀라면 비교적 손이 덜가고 자유급식을 하는 애완묘나 고슴도치가 좋을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뱀도 아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첫경험이 아주 중요한데 어렸을적부터 자연스럽게 애완동물을 접하다보면 보통 무서워하지 않지요, 또한 아이들이 애완동물을 장난감이 아닌 하나의 생명으로 대할수 있게 부모들의 철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애완동물과 사람들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물으니 “우선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반려동물의 개념으로서의 인정이 중요합니다. 물론 애완동물과 함께 생활함에 있어 복종훈련을 통한 상하 관계는 필요하겠지만, 반려동물로서의 수평관계가 언제나 함께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여러가지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


“워낙 성격이 외향적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사실 자격증도 20개나 가지고 있어요. 각종 레저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지요. 스킨스쿠버도 마스터 수준이고 승마랑 페러 글라이딩도 하고 있어요. 스키도 수준급입니다. 요즘은 남편과 함께 시간이 날때마다 캠핑카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여행은 제 삶의 활력소이자 에너지원 입니다.”


훌륭한 일을 한 모든 이를 존경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남편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녀.


“비슷한 일(약사)을 하고있으면서 항상 나의 멘토가 되어주고 꿈꾸던 나를 응원해주고 믿어주었던 나에겐 늘 지붕같았던 남편을 나는 정말 존경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인생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도전의 나날들”이라고 답하는 그녀는 물론 수의사로서 평생을 살아갈 것이지만 도전을 멈춘 것은 아니다. 아직 그녀는 20년전 그때처럼 꿈을 꾸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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