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호텔 장삿속 '너무하네'

김윤호기자
등록일 2007-09-19 16:17 게재일 2007-09-19
스크랩버튼
싱가폴에서 사업차 대구에 온 B(여·43)씨는 지역 한 호텔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낮 시간 성인 남녀가 따로 방에서 나와 한 사람은 계단으로, 한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봤던 것. B씨는 “호텔에서 낮 시간만 방을 빌려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왠지 모를 불쾌함과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에서 관광개발기금을 지원받는 지역 일부 호텔들이 대실(몇 시간 방을 빌리는 것) 손님 받기에 나서고 있다.


돈벌이에 급급해 속칭 ‘러브 모텔’의 주수입원인 대실 손님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호텔들의 대실 장사=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A호텔과 중구 B호텔, D호텔은 올 하반기 문화관광부의 관광개발기금(관광산업 인프라 시설 구축을 위한 정부의 출자금)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대실 요금표를 별도로 정해두고 현재 낮 시간 대실 손님을 받고 있다.


A호텔의 경우 하반기 관광개발기금으로 10억 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3만 원 미만의 요금을 받고, 대실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중구 B호텔과 D호텔 역시 각각 13억 6천만 원과 8억1천700만 원을 관광개발기금으로 지원받았지만, 낮 시간 대실 손님을 위한 방을 별도로 준비, 대실 손님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호텔들의 외도(?)는 지역 숙박업계의 불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호텔들의 대실 손님 받기 행태로 지역 숙박업계 상권이 무너지면서 대실 요금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 대한숙박협회 대구지부에 따르면 대구지역 전체 숙박업체(1천200여 곳) 중 절반 이상이 호텔 대실 장사로 대실 요금이 평균 2만 원 선에서 1만 원 선으로 떨어졌다. 또 숙박업체 간에 경쟁이 유발되면서 수백만 원의 시설 투자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역 관광산업 이미지 실추 우려=문제는 지역 일부 호텔들의 대실 장사로 지역 관광산업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은 여관, 모텔과 차별화를 통해 하나의 관광산업 인프라 시설로 자리 잡아야 한다, 때문에 수십억 원의 관광개발기금을 문화관광부에서 분기별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호텔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해 러브 모텔 형태로 영업을 해 지역 관광산업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것이 대구시와 숙박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우려.


시 관계자는 “이달 초 대실 장사를 하는 호텔들에 대해 일제히 대실 손님 받기를 중단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지속적으로 계도만 할 뿐이다. 지역 관광산업 이미지가 실추될까 제일 염려스럽다”고 답답해 했다.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