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돌 잔치를 한 주부 박모(31)씨. 돌 잔치에서 입은 아이와 남편, 자신의 한복을 모두 빌려 사용했다. 대여비로 10만원을 지불했다.
3살 박이 딸 아이의 엄마 이모(33)씨는 아이 장난감을 빌려 쓴다. 한 달에 3만 원 정도를 내면 인형, 장난감 악기 등을 수시로 빌려 사용할 수 있다. 이씨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어 아이들의 장난감을 사주는 것도 부담이다. 때문에 장난감 대여점에서 아이들의 장난감을 빌려 쓰고 있다. 매우 경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렌터가 뜨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불황이 렌트를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게 했다. 렌트 열풍이 불면서 렌털 제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어린이 장난감과 기념일 의류뿐 아니라 명품과 비데까지 이제 빌려쓸 수 있다. 렌트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와 전문 전시회까지 생겨날 정도다. 한국 렌털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1980년 초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렌털시장은 2000년 들어 정수기, 자동차, 헬스장비, 중고명품 등으로 상품이 다양해졌다. 매년 20∼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건설중장비 등 산업형 제품까지 합칠 경우 지난해 기준 국내 렌털시장 규모는 총 13조여 원으로 지난 2000년에 비해 2배 이상 신장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 실제 일반 회원과 스페셜 회원으로 나눠 명품 핸드백 등을 대여해주고 있는 두리스 명품 대여숍은 한 물품당 1일(24시간 기준)에 1~4만 원의 대여료를 받고 각종 명품을 빌려주고 있다. 손님의 80∼90%가량은 대학생이나 직장 여성이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유아용품 장난감 전문점’에도 한 달 평균 50~60여 가구에서 각종 유아 용품을 렌털해 쓰고 있다. 대구에만 이런 유아용품을 전문적으로 대여해주는 업체가 3곳 이상 된다고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유아용품 장난감 전문점 업주는 “경기불황으로 유아용품을 자주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워 지면서 아이를 둔 가정에서 유아용품 대여점을 통해 장난감 등을 빌려 쓰고 있다”며 “대구뿐만 아니라 구미, 경산에까지 이런 유아용품 대여점이 성업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렌털협회가 주최한 렌털관련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에는 국내외 70여 개 렌털업체와 30여 개 제조·벤더 업체가 참가해 생활용품, 행사용품, 정보사무기기, 의류 등 각종 대여 제품 1천여 점이 전시됐다.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