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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중독에 빠진 개미군단 新부류

김윤호기자
등록일 2007-07-19 18:54 게재일 2007-07-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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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으로 주식을 사는 지역 개미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직장인과 주부뿐만 아니라 대학생, 노인까지 대출 개미 군단에 합류했다. 코스피 지수 2천선 돌파를 앞둔 국내 주식 활황세가 대출 개미 투자자라는 신 부류를 만들어 낸 것.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증권사 등에서 주식 투자를 위해 대출된 금액은 3조8천억 원. 지난해 12월(4천972억 원)과 비교해 무려 7배가량 대출액이 급증했다. 이 추세라면 상반기 주식 투자를 위한 대출금 4조 원 돌파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른바 '스톡홀릭(주식 중독)'에 빠진 지역 개미 투자자들을 만나봤다.

#1. 대출받아 주식 대박 꿈꾸는 회사원

회사원 강모(32·남구 대명동)씨는 지역 D은행과 A증권사에서 대출을 받았다. 최근 가입한 보험까지 해약했다. 자신의 베르나 승용차도 팔았다. 모두 주식 투자를 위한 종자돈 마련이 목적. 2천여만 원의 종자돈을 쥔 강씨는 이달 초 연일 상한가를 치는 금융주와 조선주에 분할 투자했다. 강씨의 계산대로라면 6개월 후면 은행 대출 이자를 내고도 대출금 10%가량을 벌어들일 수 있다. 강씨는 은행 등에 대출 이자를 내면서 코스피 상승곡선만 바라보고 있다.

#2. 연속극 대신 HTS 선택한 주부

평소 알뜰하기로 소문난 주부 최모(51·달서구 상인동)씨는 정기적금 통장 3개를 해약했다. 증권사에서 주식투자를 위한 대출도 받았다. 최씨의 이런 행동은 모두 주식 투자를 위한 종자돈 마련이 목적. 이달 최씨는 A증권사에서 만든 펀드통장에 일부 금액을 투자하고, 2천만 원 가량은 전자주를 매입했다. 최씨는 매일 아침 HTS(PC에 주식 매매와 주가 흐름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를 열어 증시를 체크하고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증권사 객장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찾고 있다.

#3. 보증 세워서라도 대출받는 대학생

대구 A대학 4학년 이모(27·남구 이천동)씨는 지난달 산 주식이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투자금 300여만으로 시작한 주식 재테크가 계획대로 성공하고 있는 것. 주식 투자금을 늘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씨는 조만간 보증을 세워서라도 증권사 주식 대출을 받을 생각이다. 이씨는 주말이면 서울 한 대학에 있는 주식 투자 동아리 모임에 참석하며 주식 대박을 꿈꾸고 있다. 이씨는 “지역 대학가에도 주식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 게시판 등에 어떤 업종에 투자하면 좋은지를 묻는 글이 잇따라 게시될 정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4. 주식 시장에도 노익장 바람

김모(70·남구 대명동)할아버지는 요즘 주식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이번 주 중으로 종자돈이 마련되면 곧바로 주식을 살 예정이다. 김 할아버지는 주식 투자를 위한 종자돈 마련을 주택 담보 대출로 해결할 생각이다. 경제활동이 없어 증권사 대출을 직접 받지 못하기 때문. 김 할아버지는 "교회 경로당에서 만나는 10여 명의 노인들 중 2~3명은 주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객장을 찾는 노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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