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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물순환’

남광현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물순환’은 하늘에서 내린 강수(눈이나 비 등)가 지표수와 지하수로 되어 흐르다가 하천, 호수, 늪, 바다 등으로 흐르거나 저장되었다가 증발해 다시 강수로 되는 연속된 물의 흐름을 의미한다.과거 농경 중심의 촌락단위 분산형 사회에서의 ‘물순환’의 모습은 도시화된 현재에서는 그 모습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했다.대구, 포항, 안동 등 대구경북의 주요 도시에서 일어난 ‘물순환’의 변화를 보면, 바다를 제외한 하천, 호수, 늪 등 물의 저장소는 거의 사라지고 그 위를 도로나 건물 등으로 완전히 뒤덮여 버렸다.조선 후기의 기록을 보면 팔공산, 비슬산, 앞산 등 웅장한 산과 낙동강, 금호강, 신천 등이 유유히 흐르는 분지 지형의 대구는 저수지가 거의 100개에 이를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저수지를 보유한 물의 도시였다고 한다.현재 달성고등학교와 광장타운이 있는 곳은 감삼못, 남구의 교대 앞 영선시장 일대는 영선못, 수성구청과 대구여고 자리는 범어못이 있었다는 기록을 보면 물이 있어야 할 공간이 얼마나 많이 사라졌는지 실감이 나게 한다.저수지뿐만 아니라 대구의 하천 지도를 보면 대구 도심에는 금호강과 합류되는 달서천 말단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하천 표시가 전혀 없다.이렇게 물의 도시 대구가 산업화와 도시화로 콘크리트 도시로 변모하면서 물의 저장공간이 사라져 ‘물순환’이 끊어졌는데, 기후변화 마저 심해져 해마다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도시로 변했다.대구뿐만 아니라 경북지역의 ‘물순환’ 상황도 유사하게 변화해 가창댐, 운문댐 등 주요 식수원의 저수율도 자주 바닥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금년에도 강우량이 부족해 심각한 가뭄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또한 지난 3월에 일어난 역대 최대의 울진군 산불과 이어 계속된 많은 산불도 ‘물순환’이 끊어져 초래한 심각한 장기 산악 가뭄이 원인이다.‘물순환’ 파괴의 심각한 영향은 가뭄 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 7~8월 무려 54일간 계속된 사상 최장의 장마 기간 많은 강우량으로 인해 초래한 수도권과 부산지역의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에서도 알 수 있다.다행히 이때는 대구경북이 상대적으로 적은 강우량으로 피해가 적었지만, 이번 여름은 동일한 형태의 장마가 발생해 많은 강우량이 우리 지역에 내릴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과거 ‘물순환’ 형태로의 복귀는 작게는 나와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며, 크게는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물순환’ 파괴로 몸살을 앓았던 선진국의 주요 도시는 건전한 ‘물순환’ 회복을 위해 ‘저영향 개발기법(LID)’을 도입하고 ‘그린 인프라(GI)’를 확대함과 동시에 불투수면적에 비례해 빗물유출부담금(빗물세)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대구와 경북의 주요 도시는 낙동강 유역 내 불투수 면적률 상위지역으로 자리매겨지고 있어 이러한 ‘물순환’ 회복 노력이 시급하다.

2022-06-20

‘디지털 트윈’

남광현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디지털 트윈’이란? 가상세계(Digital)에 실제 사물의 물리적 특성이 동일하게 반영된 쌍둥이(Twin)를 3차원 가상모델로 구현하고, 실제 사물과 실시간 연동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의사결정(Decision)에 활용하는 기술이다.‘디지털 트원’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NASA가 지구에서 20만 마일 떨어져 있는 아폴로 13호의 심각한 손상을 입은 우주선의 기내 상태를 ‘디지털 트윈’ 초기기술로 평가 및 재현하였다. 그 이후 ‘디지털 트윈’의 잠재력은 분명했지만, 컴퓨팅 성능, 연결성, 데이터 저장공간이 필요한데 요소기술 부족과 엄청난 비용 문제로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그런데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대전환’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과 ‘그린대전환’,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인류문명 대전환 등 ‘문명사적 대전환’과 함께 급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은 연결과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AI)이 핵심인데, 이를 위한 5·6G 통신기술, IoT, 클라우드, AI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어 가능해졌다. ESG경영과 탄소중립에 따른 ‘그린대전환’도 ‘디지털대전환’과 연관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지난 5월 발표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중 “국토공간의 효율적 성장전략 지원”을 위한 ‘국토 디지털화 사업’이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교통, 환경, 방재 등 도시문제 해결에 활용하며,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부산, 세종)를 완성하고, 강소형 스마트시티를 추가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그리고 ‘기후위기에 강한 물 환경과 자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안전한 스마트 물 관리’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홍수·가뭄 등 재해로부터 안전하고 깨끗한 물 관리를 위해 인공지능(AI) 홍수 예보(2025년), 댐·하천 디지털 트윈 구현(2026년) 등 스마트기술 기반의 물 재해 예보·대응체계를 구현할 예정이다.대구시는 ‘상수도 디지털 트윈 기반 상수관망 지능화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AI기반 지능형 누수예측을 통해 수돗물 평균누수율을 10.8%에서 2%로 감소시킬 계획으로 전국적으로 약 5천300억원의 누수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대구시는 고품질의 3D지도, 자가통신망, 재난안전통신망 제2운영센터, 고밀도재난관측망 등 풍부한 기반 인프라를 활용해 ‘폭염 디지털 트윈’ 구축사업을 시작으로 지진, 풍수해 등 재난전반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벤처기업인 아바타(주)는 지난 1월 비임상 동물실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로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이 기술은 멀티비전 카메라가 설치된 관측 챔버(Chamber)에 디지털 트윈 기술로 동물의 행동을 정밀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수많은 실험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 기술은 국가와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지난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로 민선 8기 대구시와 경북도를 이끌 수장이 선출되었다. 주요 공약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미래 첨단산업유치 및 스마트 도시건설 등에도 ‘디지털 트윈’ 기술의 접목이 기대된다.

2022-06-06

‘택소노미’

남광현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택소노미’는 그리스어로 ‘분류하다’라는 뜻의 ‘tassein’과 법·과학을 가리키는 ‘nomos’의 합성어인데, 우리말로는 ‘분류체계’라고 할 수 있다.‘택소노미’는 지난 2월 열린 대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 이재명과 윤석열 대선후보간의 토론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사용캠페인)과 함께 크게 화제가 된 용어이다.대선토론에서 다루어질 만큼 앞으로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용어로 인식될 것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전문가만이 사용하는 난해한 은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지난해 12월 환경부는 과연 무엇이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인가를 판단하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인해 여러 국가가 녹색회복을 위한 그린뉴딜정책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게 될 것인데 이 과정에서 녹색위장행위(Green Washing)를 걸러내기 위한 일환이다.녹색경제활동은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 순환경제, 오염, 생물다양성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여야 한다. 6대 환경목표 달성과정에서 다른 환경목표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며, 인권, 노동, 안전, 반부패, 문화재 파괴관련 법규를 위반하지 않아야 한다.지난 5월 초 발표된 윤석열정부의 국정비전과 목표, 110대 ‘국정과제’ 중 17번째 과제인 ‘성장지향형 산업전략 추진’에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소셜 택소노미’의 마련이 있다.‘소셜(Social) 택소노미’는 앞서 이야기한 녹색분류체계 즉 ‘그린(Green) 택소노미’라는 환경적 녹색 분류에서 나아가 인권을 포함하고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사회적 목표로 확장하여 사회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이 무엇인지 분류하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 제공, 최종 사용자에게 적절한 생활수준 및 복지 제공,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조성이라는 세 가지 사회목표로 구성되어 있다.산업화와 도시화라는 인류문명의 변화과정에서 기후위기와 양극화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방해하는 위장행위(그린워싱, 소셜워싱)를 ‘택소노미’를 이용하여 걸러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윤석열 정부는 ‘K-택소노미’에서 제외된 원전을 다시 포함할 계획이다. 금년 2월에 유럽연합(EU)이 그들의 녹색 분류체계에 수많은 찬반격론을 거쳐 2050탄소중립을 위해서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원전을 포함시킨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정부가 바뀌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라는 국제적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원전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조화를 이룬 ‘에너지믹스(mix·전원 구성) 정책’을 성공적으로 펼쳐야 한다.지난 4월 말 발표된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라는 윤석열정부 지역균형발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15대 국정과제가 대구·경북에 실현되는 과정에서도 ‘택소노미’ 기준은 제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2022-05-23

‘혁신성장’

남광현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생산가능 인구는 매년 지속해서 감소추세에 있으며, 생산성과 자본 및 노동으로 이루어진 잠재성장률도 2000년대 초반 5% 전후에서 최근에는 2~3%로 급격히 하락하였고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기존 주력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 고착화, 미래 먹거리 발굴 노력 부족, 높은 청년실업률에서 보여주는 일자리 분배의 난맥상 등 경제·사회 분야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민간주도의 기술, 자본, 인력 등 생산요소의 원활한 연결, 효율적인 자원배분, 노동시장 개선, 규제 재설계, 사회적 자본 확충 등 경제·사회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성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지난 5월 3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비전과 목표, 110대 ‘국정과제’를 살펴보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비전’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국정목표’ 달성을 위해 110대 ‘국정과제’의 많은 부분에 ‘혁신성장’을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과 정책과제를 담고 있다.특히 “경제체질을 선진화하여 혁신성장의 디딤돌을 놓겠습니다.”, “핵심전략산업 육성으로 경제 재도약을 견인하겠습니다”, “중소벤처기업이 경제의 중심에 서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와 같은 국민께 드리는 약속들을 제시하였다. 이 약속은 경제의 중심을 기업과 국민으로 전환하여 민간의 창의, 역동성과 활력 속에서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하는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하고 있다.구체적으로 이러한 약속을 실현하기 위한 ‘국정과제’ 들을 살펴보면, ‘성장지향형 산업전략추진’,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세제지원강화’, ‘중소기업 정책을 민간주도 혁신성장의 관점에서 재설계’ 등 혁신성장과 관련된 많은 과제들이 제안되고 있다.이들 과제들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규제영향 분석, 덩어리규제 집중발굴, 규제세르파, 규제샌드박스 플러스, 네거티브 규제시스템 도입 등 매우 도전적 과제들이 제안되고 있다.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늘어나는 자연·사회재난 피해의 저감을 위해 불가피하게 강화될 수밖에 없는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혁신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많은 규제혁신 과제들이다.또한 성장사다리 구축, 혁신생태계 복원, 중소·중견기업 ESG경영 확산, 지속성장위원회 신설, 소셜택소노미 도입, 기업활력법 상시화, 산업브레인센터 구축, 클러스터경제 혁신체계 구축, 중소기업생산성 특별법 제정 및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도입 등 ‘혁신성장’을 위한 참신한 과제들이 많이 제안되었다.대구·경북은 산업구조적 취약성 등으로 인해 201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2.0%, 1.0%로 전국 평균(2.5%) 보다도 낮아서 신정부의 ‘혁신성장’ 관련 핵심 ‘국정과제’가 선도적으로 실천 되어야할 지역이다.

2022-05-09

‘제로 웨이스트’

남광현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나날이 심해지는 기후재난에 대응하여 전 지구적으로 2050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나 되는 감축을 국제사회에 약속하였다.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율이 37%로 가장 높은 전환부분(주로 발전분야)은 44.4%로 40%이상 감축을 계획하였으나 전환분야 다음으로 배출율이 높은 산업(36%)부문은 14.5%에 불과하며, 수송(13%)과 건물(7%) 부문도 각각 37.8%와 32.8%로 40%에 미치지 못한다.이로 인해 배출율이 2.4%에 불과한 폐기물부문에서 폐기물 감량이나 재활용, 바이오가스 생산 등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하여 무려 46.8%의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즉, 2050탄소중립에 20년 앞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 폐기물부문에서의 감축 약속의 강도가 가장 높다.이를 위해 국민은 일상생활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쓰레기를 완벽하게 재활용하여 배출을 ‘0(Zero)’에 가깝게 최소화해야 한다.탄소중립을 위해 RE100 프로젝트 등의 전개로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에너지이용 효율을 극대화하여도 산업이나 농축수산 부문 등에서 물질이용은 불가피하며, 온실가스는 필연적으로 배출될 수밖에 없다. 즉 2050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산업, 농축수산, 폐기물 등 각 부문에서 물질순환 비율을 최대한 높이고, 폐기물배출을 극소화하는 순환경제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 이 순환경제 시스템이 정착되어 2050탄소중립을 확실히 실현하기 위해서 국민은 이제부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하루라도 빨리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현실에서 제로 웨이스트는 모든 제품, 포장 및 자재를 태우지 않고,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토지, 해양, 공기로 배출하지 않으며, 책임 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미국의 제로 웨이스트 운동가 비 존슨(Bea Johnson)은 ‘5R 운동’을 제안하였는데, Refuse(거절하기),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 Rot(썩히기)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Refuse(거절하기)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Rot(썩히기)는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하여 농업에 재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사례이다.최근의 대구통계를 살펴보면 1일 쓰레기 배출량은 2014년에 1만2천489t에서 2019년에 1만5천757t으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재활용량이 크게 증가하였으나 매립과 소각 등 최종 처분량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어 폐기물부문 탄소배출량은 계속 늘고 있고 2050탄소중립에 역행하고 있다. 이와중에 지난 3월말에 대구시와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아까와 가게’ 38곳을 선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2022-04-25

‘환경-기후-지구위기시계’

남광현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9월 8일 우리나라의 환경재단과 일본의 아사히 글라스 재단(The Asahi Glass Foundation)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1년 한국의 환경위기시각은 9시38분으로 2020년보다는 18분 앞당겨져 위험 수준으로 발표했다.환경위기시계는 0시~12시까지가 있는데 시계가 0시에 가까울수록 오염이 안 되어서 살기 좋고, 12시에 가까울수록 오염이 되어서 살기 나쁘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매우 인식하기 좋게 만들어 준다.이들이 동시에 발표한 세계환경위기 시각을 보면 9시42분으로 우리나라 보다는 4분 정도 늦고 있으며, 환경위기 시각이 가장 빠른 지역은 아프리카로 8시33분이고 가장 늦은 지역은 10시 20분인 오세아니아인데, 전세계가 매우 심각하고 불안한 시간에 있음을 보여준다.지난해 4월 동대구역 3번 출구 앞에 2019년 독일 베를린, 2020년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기후위기시계를 설치했다.기후위기시계는 전세계 평균기온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로 1.5℃ 상승까지 사용할 수 있는 탄소예산(Carbon Budget)을 바탕으로 제작되며, 이것을 다 소모해 버리면 그때부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한다.탄소예산이란 우리가 지금 수준으로 석유, 가스, 석탄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에 도달하기 전까지 우리가 대기 중으로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말한다.이날 보여준 기후위기시계의 시각은 6년 261일 6시간 정도로 적어도 2028년이 끝나기 이전에 지구온난화를 임계값 아래로 유지하기 위한 최대한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금년 1월 20일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발행하는 원자 과학자 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지구종말시계의 분침(分針)이 자정(子正·밤 12시)까지 100초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지구종말시계는 일러스트 시계로 핵전쟁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시계로 알려져 있으며, 운명의 날 시계라고도 한다.처음에 지구종말시계는 자정의 7분 전에서 출발했다가 1953년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2분 전으로 자정에 가장 가까워졌다. 1991년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상에 서명하고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에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당시에는 17분 전까지 조정되어 가장 안전한 때였다.그러나 이후 시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감축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되면서 계속 자정에 가까워졌고 해결되지 않는 북한의 핵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지속되는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종말시계는 100초전으로 다시 조정된 것인데, 이는 1953년 이래로 지구종말에 가장 가까운 시간을 나타낸다.바쁜 현대생활에 환경위기, 기후위기 그리고 지구종말 시계 모두가 종말로 다가가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이 시계들을 우리의 노력을 통해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불행 중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2022-04-11

‘안전의식 지표’

남광현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나서 불과 한 달이 지난 현재 벌써 8건이나 이 법의 적용이 가능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였다.‘중대재해처벌법’상 종사자가 사망하면 사업주에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은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 이렇게 처벌이 강력하다 보니 경영계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기업 규제 부담지수 조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법인세’, ‘주52시간제’, ‘최저임금’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중대재해처벌법’에는 주로 사업주에 적용되는 ‘중대산업재해’ 뿐만 아니라 ‘중대시민재해’ 규정을 두고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처벌된다. 이때 경영책임자는 실질적으로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면서 사업 전반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이행에 관한 최종적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여기에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그리고 공공기관의 장도 해당하게 된다.시민재해는 특정 원료·제조물·공중이용시설·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 결함이 원인인 재해를 의미하고 있다. 사실상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재해 대부분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는 2020년 통계를 기준으로 교통사고, 화재, 범죄, 생활안전, 자살 및 감염병 등 6개 분야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수준을 나타내는 2021년 ‘지역안전지수’를 공표했다. 이 자료를 살펴보면 특별·광역시 8개소 중에서 대구시는 6개 분야 등급 평균으로 최하위권인 6위에 자리매김했으며, 경상북도는 9개소 도중에서 간신히 중위권인 5위를 유지했다. 이 결과로 미루어보면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의 발생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지역안전지수는 위해지표, 취약지표 및 경감지표로 산출하게 되는데 교통사고의 경우를 보면 위해지표는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적용한다.취약지표는 재난약자수(고령인구, 유치원생수, 초등학생수), 의료보장 사업장수 그리고 자동차 등록대수를 적용한다.경감지표는 도로면적, 교통단속 CCTV대수, 지역교통환경개선사업예산액 및 응급의료기관수를 적용한다. 지역안전지수를 높이려면 당연히 위해지표와 취약지표는 낮추고 경감지표는 높여야 한다.가령 교통사고의 경우 자동차 등록대수를 줄이거나 교통단속 CCTV대수를 늘이는 등 물리적인 대책 추진이 필요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래서 최근 행정안전부는 현행 ‘지역안전지수’에 ‘안전의식지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안전의식지표’에는 운전자 안전벨트 착용률, 고위험음주율, 건강검진 수검비율 등이 포함될 예정으로 우리 대구·경북 시도민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없이는 절대 개선할 수 없는 지표들이다.

2022-03-14

‘ESG경영’

남광현​​​​​​​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1월 11일 신축공사 중이던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공사인력 1명이 사망했고, 5명이 실종됐는데, 아직도 매몰자 1명과 실종자 1명을 구조·수색하고 있다.이 사고 여파로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23년간 유지한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정률이 약 60% 정도로 투입된 공사비가 1천500억원에 달하는데 전면 철거를 하면 입주 지연 보상금과 재시공 비용 등 손실 액수는 최대 4천억원으로 도급액인 2천557억원을 무려 1천443억원을 초과한다.사고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높은 처벌도 감수해야 하고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게 되면서 장기적으로 이 기업은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사고 발생 불과 2주 후에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조치 의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본사의 안전보건관리체계 미흡으로 경영진을 바로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코로나19가 유발한 비대면 사회로의 환경변화로 수많은 취약한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 또한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전 세계 많은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들이 2050탄소중립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지난 4일 대선 후보 간 첫 TV토론회에서 크게 주목받은 ‘RE100’ 즉,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글로벌 캠페인에도 많은 기업이 자의나 타의로 인해 동참하고 있다. 심지어 이 토론회에서는 노동조합이 추천한 이사가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게 되는 노동이사제의 도입에 대한 찬반 토론도 뜨거웠다.유럽연합(EU)은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가운데 역내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인 ‘탄소국경조정제도’를 곧 시행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이제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효율화로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던 경영행태에서 친환경제품을 사용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도입해야 하는 대전환기에 직면하게 되었다.즉, ‘기업경영을 안정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해서는‘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를 헤치는 의사결정(Governance)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대전환의 시기에 기업들은 ‘성장중심’ 경영에서 ‘지속가능’ 경영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지속가능 경영이란, 기업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책임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는 경영 패러다임을 가리킨다. 이제 100년 이상 장수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ESG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기업경영체계가 도입되어야 한다.작년 10월말 대구상공회의소가 보름간 대구지역 내 375개 기업에 대하여 ESG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 10곳 중 6곳이 ESG경영의 도입 필요성을 체감한다고 응답하였다. 이제 우리 대구와 경북의 기업들에도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 같다.

2022-02-14

‘2050 탄소중립’

남광현​​​​​​​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삽시간에 팬데믹 감염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2022년 1월 23일 기준 전세계 약 3억5천만명이 확진되고 약 561만명이 사망하였으며, 우리나라는 약 73만4천명이 확진되고 6천540명이 사망하였다.그동안 다양한 백신과 치료약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계속 새로운 변이종의 발생으로 언제 종식이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설사 이전에 사스나 메르스와 같이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계속해서 새로운 감염병 출현이 우려되고 있다. 그 이유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로 인해 박쥐와 같은 야생동물의 서식환경이 인간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아직 파악되지 않은 수만종의 감염병유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갑자기 노출될 확률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코로나19는 실수로 떨어진 발등에 불이라면 기후변화는 아름다운 우리 산골마을을 통째로 집어삼킬 대형산불이다. 매년 이전에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한파와 폭염, 집중호우와 대형산불들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는 곧 닥쳐올 엄청난 대재앙의 전조임에도 강건너 불구경 마냥 한가로운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글로벌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기후변화를 기후위기(Climate Crisis)보다 더한 기후재앙(Climate Disaster)으로 표현하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535억t(한국 7.1억t, 2017년 기준)을 완전히 없애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주장하고 있다.탄소중립은 인간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으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이야기한다. 산업혁명 이후 가속화된 기후변화를 2100년 이전에 완전히 멈추고 1.5℃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반드시 전지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넷제로(Net-Zero) 상태로 도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2050과 탄소중립을 같이 붙여 시기적 의미와 넷제로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탄소로 지칭하는 온실가스는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CO2) 외에도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화불화탄소(HFCs) 등 매우 다양하다.2021년 11월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190개국 3만여 인사들이 참가한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겸 세계 130여 정상들이 참석한 정상회의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2050탄소중립 의지를 확고히 했다.우리나라도 대통령이 참석하여 비교적 대담한 2018년 대비 40% 감축이라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시하였다. 종래보다 14%나 상향한 감축목표로 발전, 산업, 수송 등 전분야에서 감축률을 크게 상향하였다.우리 대구와 경북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8년 현재 각각 약 1천666만t과 7천688만t으로 1990년 대비 82.5%와 112%나 증가하였고, 2030년까지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에서 2050 탄소중립을 강건너 불 보듯 하면 매우 곤란할 것 같다.

2022-01-24

‘15분 도시’

남광현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요즘 ‘15분 도시’라는 도시계획 용어가 서울, 부산, 대전 등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정책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15분 도시’는 ‘15분 지역생활권 도시’의 약칭으로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15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의 범위를 말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전기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와 같은 PM(Personal Mobility)은 이용하지만 승용차나 버스 그리고 지하철은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는 정도의 생활권 범위를 말한다.그리고 ‘15분 도시’ 생활권 안에서 통학, 쇼핑, 운동, 산책, 치료 및 관공서 업무는 물론이고 심지어 일터가 있어 출퇴근도 가능하다.‘15분 도시’는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 시장이 지난 2020년 재선에 성공할 때 ‘15분 도시’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크게 주목 받았다. 파리의 도전적 실험이 미국 디트로이트, 호주 멜버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크게 호응 받으면서 전 세계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15분 도시’와 같은 N분 도시가 선거공약으로 발표되면서 큰 이슈가 되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먼저 미래로, 15분 도시 부산’이란 슬로건으로 부산시를 15분 도시로 가장 먼저 전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이처럼 많은 도시들이 ‘15분 도시’ 만들기에 열광하는 것은 우선 시민들이 각종 활동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교통비도 크게 줄일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금 전 세계를 고통 속에 몰아넣은 코로나19와 같은 불의의 대형 감염병 사고에도 거리두기가 매우 유효해서 효과적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통과 물류 등 도시 내 사람과 상품의 이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와 미세먼지 등 각종 환경 오염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IoT, ICT, AI 등 최신 스마트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그간 도시생활을 위해 필요했던 시간과 거리의 한계를 충분히 극복가능 해졌기 때문이다.결국 이러한 ‘15분 도시’로의 변모는 우리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설정한 시간적 마지노선인 2050년까지 나무에 흡수되고 땅속에 포집될 수 있는 소량의 탄소 외에는 추가의 탄소는 전혀 배출하지 않은 탄소중립의 미래시대를 준비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년 연말 대구시는 탄소중립 시민협의체와 함께 2050 탄소중립 전략 시민보고회에서 ‘시민중심! 탄소중립 선도도시 대구’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핵심전략사업으로 ‘15분 도시’ 만들기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제안하였다.그런데 대구시 통계DB에서 2019년 기준 통근·통학이 대구시의 총 통행목적의 약 58%나 되는데, 여기에 소요시간은 20분미만이 약 25%에 불과하고 20~60분은 67%이며, 60분이상도 8%나 되었다. 주요 교통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승용차가 43%로 가장 많고, 시내버스와 철도가 41%인 반면, 자전거와 걷기는 11%에 불과하였다. 우리가 ‘미래 탄소중립 15분 도시’로 전환하기 위해서 얼마나 갈 길이 먼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2022-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