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8일 우리나라의 환경재단과 일본의 아사히 글라스 재단(The Asahi Glass Foundation)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1년 한국의 환경위기시각은 9시38분으로 2020년보다는 18분 앞당겨져 위험 수준으로 발표했다.
환경위기시계는 0시~12시까지가 있는데 시계가 0시에 가까울수록 오염이 안 되어서 살기 좋고, 12시에 가까울수록 오염이 되어서 살기 나쁘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매우 인식하기 좋게 만들어 준다.
이들이 동시에 발표한 세계환경위기 시각을 보면 9시42분으로 우리나라 보다는 4분 정도 늦고 있으며, 환경위기 시각이 가장 빠른 지역은 아프리카로 8시33분이고 가장 늦은 지역은 10시 20분인 오세아니아인데, 전세계가 매우 심각하고 불안한 시간에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4월 동대구역 3번 출구 앞에 2019년 독일 베를린, 2020년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기후위기시계를 설치했다.
기후위기시계는 전세계 평균기온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로 1.5℃ 상승까지 사용할 수 있는 탄소예산(Carbon Budget)을 바탕으로 제작되며, 이것을 다 소모해 버리면 그때부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한다.
탄소예산이란 우리가 지금 수준으로 석유, 가스, 석탄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에 도달하기 전까지 우리가 대기 중으로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말한다.
이날 보여준 기후위기시계의 시각은 6년 261일 6시간 정도로 적어도 2028년이 끝나기 이전에 지구온난화를 임계값 아래로 유지하기 위한 최대한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년 1월 20일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발행하는 원자 과학자 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지구종말시계의 분침(分針)이 자정(子正·밤 12시)까지 100초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지구종말시계는 일러스트 시계로 핵전쟁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시계로 알려져 있으며, 운명의 날 시계라고도 한다.
처음에 지구종말시계는 자정의 7분 전에서 출발했다가 1953년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2분 전으로 자정에 가장 가까워졌다. 1991년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상에 서명하고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에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당시에는 17분 전까지 조정되어 가장 안전한 때였다.
그러나 이후 시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감축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되면서 계속 자정에 가까워졌고 해결되지 않는 북한의 핵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지속되는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종말시계는 100초전으로 다시 조정된 것인데, 이는 1953년 이래로 지구종말에 가장 가까운 시간을 나타낸다.
바쁜 현대생활에 환경위기, 기후위기 그리고 지구종말 시계 모두가 종말로 다가가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이 시계들을 우리의 노력을 통해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은 불행 중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