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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꺼짐 관리’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6-19 16:05 게재일 2025-06-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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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도시의 빠른 성장과 함께 수십 년 된 상·하수도, 지하철과 같은 지하 인프라는 점차 노후화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같은 극단적인 날씨 현상은 지반의 안정성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2019년부터 현재까지 땅꺼짐 사고가 급증했으며, 그 중 대구시는 특히 하수도 노후화로 인해 땅꺼짐 사고 발생 위험이 커졌다. 예를 들어, 대구 동구의 한 도로에서 2024년 여름, 직경 50cm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여 차량 통행에 큰 차질을 빚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전례 없는 극심한 폭우로 지반을 더욱 약화시켜 이러한 사고를 촉발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와 경북 지역은 이러한 땅꺼짐 사고를 예방하고 관리할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땅꺼짐 사고 또는 싱크홀(sinkhole)이란 지하공간의 침하나 파손으로 인해 지반이 급격히 내려앉는 현상이다. 이는 상·하수도관의 파손, 과도한 지하수 유출, 불법적인 지하 개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낡은 상·하수도 시설은 지속적인 노후화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는 지하 공간 모니터링 시스템(GPR), 3D 지하공간 모델링, 실시간 침하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은 지반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여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해외에서는 땅꺼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지하공간 관리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도로 지하공간을 탐사하는 차량을 도입해 도심 내 땅꺼짐 사고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또한, 미국 플로리다주는 싱크홀 보험 제도를 의무화하여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신속하게 보상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는 3D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구축해서 지하시설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역시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기후 조건과 도시의 노후 인프라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접경 지역에서는 지하수와 상·하수도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여 위험 요소를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대구경북은 땅꺼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노후 상수도 및 하수도 시설을 조기에 교체하고, 지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둘째, 대구와 경북 지역의 지하공간 개발을 체계적으로 규제하여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 세밀한 지하공간 안전 점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셋째,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설계하고, 급격한 날씨 변화에 대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들은 단순히 땅꺼짐 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대구·경북 지역의 기후변화 적응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 이제는 ‘땅꺼짐 관리’ 정책의 질적·양적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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