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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자연지수’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3-26 15:55 게재일 2026-03-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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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구경북 주민에게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다. 여름이면 폭염이 일상을 흔들고, 한 번 비가 쏟아지면 도시는 금세 침수와 교통 혼란에 휩싸인다. 대기오염과 열섬현상까지 겹치면 도시의 삶은 더 팍팍해진다. 문제는 이런 위기가 단지 날씨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도시의 숲과 하천, 녹지와 토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열을 식히고, 물을 머금고, 시민의 숨통을 틔우는 생태계 서비스도 함께 약해진다. 그래서 국제사회와 국내 정책 현장에서는 도시의 회복력을 높이는 대안으로 자연기반해법(NbS)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하지만 아직 국내는 지자체마다 지표가 제각각이라, 어떤 사업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과학적이고 공통된 기준으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제는 새로 짜게 될 ‘광역지자체 기후위기 적응대책’에 이런 빈틈을 메울 공통 언어인 ‘도시자연지수’가 필요하다.
 

 ‘도시자연지수’는 어렵게 들리지만 뜻은 단순하다. “우리 도시는 자연과 얼마나 잘 공존하고 있는가”를 숫자로 보여주는 건강검진표에 가깝다. 녹지가 얼마나 있는지 뿐만 아니라, 도시 확산은 어떤지, 시민이 자연에 얼마나 쉽게 접근하는지, 온실가스와 생물다양성은 어떤 흐름인지, 행정은 얼마나 책임 있게 대응하는지까지 함께 본다. 이런 지표가 있으면 도시숲, 하천 복원, 투수성 포장, 옥상녹화 같은 사업이 보여주기식인지, 실제로 폭염과 홍수에 버티는 힘을 키우는지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지표가 만능은 아니다. 지역별 지형과 산업 구조, 인구 밀도, 데이터 축적 수준이 다른 만큼 현실에 맞는 해석과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숫자를 맞추는 행정이 아니라, 도시의 변화를 제대로 읽는 지표로 써야 한다는 뜻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도시자연지수’를 도시계획과 환경보전 목표를 잇는 도구로 쓰기 시작했다. 독일 베를린 사례는 ‘도시자연지수’를 실제 적용해 도시의 생물다양성 목표와 정책 데이터를 연결해 본 첫 사례로 주목받는다. 국내에서도 국립생태원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워크숍을 열어 기준선 평가와 시범도시 논의를 시작했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모든 지표를 한꺼번에 완벽하게 적용하려 하기보다, 온실가스·접근성·토지보호·도시확산·식생피복 등 당장 측정 가능한 핵심 지표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대구와 경북의 도시지역도 마찬가지다. 폭염 취약성, 하천과 녹지축의 연결성, 산업단지와 생활권의 불투수면, 시민의 녹지 접근성을 먼저 점검하고, 이후 종다양성·형평성·도시 외부 영향 같은 난이도 높은 지표로 넓혀가야 한다. 즉, 단계적 확대가 오히려 가장 빠른 길이다.
 

 ‘도시자연지수’의 진짜 가치는 위험을 미리 읽고, 예산을 더 똑똑하게 쓰고,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대구경북은 폭염, 집중호우, 고령화, 산업도시 구조 전환이라는 복합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래서 특히 자연을 도시 관리의 변수가 아니라 핵심 인프라로 봐야 한다. 앞으로는 도시생태현황지도, 기후위기 적응대책, 탄소중립 전략을 따로 굴릴 것이 아니라 ‘도시자연지수’라는 공통 틀 안에서 연결해야 한다. 대구경북이 먼저 준비하면 기후위기에 끌려가는 도시가 아니라, 변화를 설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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