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인 수필가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가 한 달간 실행을 연기했다. 조건부로 시한을 연장하였으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불법 이민과 마약을 문제로 제기하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 4일 중국에 대하여도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WTO 규정 위반이라고 항의하며 미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로 맞대응했다. 미국산 원유, 농기계 등에 10%와 코크스, 무연탄, LNG 등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은 알파벳, 엔비디아 등에 대한 반독점 조사 계획도 밝혔다. 이에 더하여 텅스텐, 비스무트, 텔루륨 등 5개 광물의 수출도 통제했다.
유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의 잇따른 관세 부과 공세에 유럽은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관세를 부과하면 맞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유럽연합은 중국 다음으로 무역흑자를 냈다며 압박했다.
지난 2월 9일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떤 철강 제품이든 25%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며 “알루미늄도 그렇다”라고 발표했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까지 관세를 부과하며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것을 시작으로 개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와 고려아연을 비롯한 알루미늄 업체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우리나라는 미국과 협상으로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 쿼터제로 관세를 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줄어든 물량으로 미국을 대체할 수출 지역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중국 제품에 대한 보편적인 10% 추가 관세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도 힘들게 할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각종 소비재에 대한 관세는 미국민에게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1기 때는 국민의 반발을 우려해 소비재는 제외했다. 이번에 25%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까지 부과하면 소비자와 소매업자들의 불만도 높아질 것이다.
영국은 호주, 캐나다, 일본 등으로 구성된 환태평양무역블록에 가입했다. 영국은 EU와 경제 협력을 복원하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인도와 교역 규모를 늘리며 걸프 협력 기구(GCC) 6개 회원국도 만난다. 중국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과 자유무역협정 개정을 준비한다. 브라질과 멕시코도 무역협정에 대해 협상 중이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대응이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의 수출 금지로 반도체 소재 산업이 활성화하고 IMF 위기를 금 모으기로 이겨낸 유전자가 우리에게 흐르지 않는가. 힘이 들뿐 극복하지 못할 일은 없다. 정확한 상황 판단과 총력 대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202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