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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국과 미국은 대(對) 한국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천500억 달러(486조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 이행 방안에 서로 의견 차이를 드러내며 협상이 난황을 보인다. 이미 문서로 합의한 일본은 16일부터 자동차·부품 관세가 15%로 낮아져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에 비해 비싸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들이 비자 문제로 죄인처럼 손발이 묶인 상태로 연행되어 구금된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것도 한미 정상 간의 회담이 이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미국이 한국을 진정한 동맹과 경제 파트너로 생각하는지 의심이 든다. 상도의를 벗어난 미국의 요구는 안보를 볼모로 온갖 요구를 하고 있다. 주한 미군 부지를 달라고 요구하고 투자금을 현금으로 부담하고 투자에서 얻은 수익금의 90%까지 미국이 갖겠다고 한다. 이러한 불평등한 내용으로 압박하니 대처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의구심이 든다. 국가의 모든 힘을 모아 미국의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여기에 더해 해킹 문제로 사회는 불안하고, 물가는 오르고 국민의 삶은 힘들어지는데 여당은 삼권분립의 정신을 잊고 대법원장 끌어내리기에 바쁘다. 경제가 점점 힘들어지는데, 강화된 상법은 관세로 힘들어하는 산업체를 옥죄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국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난리인데 정부는 산업체를 살릴 의향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중소기업체는 인력을 구하지 못해 난리인데도 정부의 대응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기업체를 옥죄는 일에만 열중이고 근로일수를 줄이고 근로자의 과도한 요구를 들어주느라 법을 고치기에 바쁘다. 모든 것은 때가 있지 않은가. 관세로 수출이 어려워 허덕이는 기업을 사지로 내모는 것인지. 해고도 자유롭지 않은 한국에서 기업이 선택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재명 정부가 끝날 즈음에는 한국의 많은 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금이라도 기업의 가치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일하러 미국에 가서 죄인 취급을 받은 우리 국민이 고통을 이야기하는데 정부의 대응은 미흡하다. 해킹 문제로 국민은 불안하고 해결하지 못한 관세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기업체를 위해 정부는 국가의 온 힘을 국민의 삶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관련 부서만 움직이고 여당은 대법원장을 끌어내리느라 바쁘고 기업을 옥죄는 법을 만드느라 힘을 빼기보다 다양한 각도로 미국에 우리의 입장을 전하고 관세를 타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에 보여준 대미 협상팀과 기업인들이 하나가 되어 보여준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불안한 사회다. 경제도 사회도 안정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이 있는데, 4류의 우리 정치는 이해하지 못한다. 오로지 제 갈 길만을 가겠다는 정치행태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힘을 모아 트럼프라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괴물과 싸워 이겨야 한다. /김규인 수필가

2025-09-21

엇박자 정부

‘금강·영산강 보 해체’ ‘신규 댐 건설 보류’ 이재명 정부의 환경과 수자원 관리에 대한 시각을 보여준다. 물이 흐르고 싶은 데로 흘러가게 놓아두자는 것이다. 환경보호단체에서 주장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환경만을 생각하는 단체와 여러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 정부 입장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금강·영산강 보 해체’ 기사가 실린 날에도 호우경보가 내려진 강원도 화천에 140㎜ 내외의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날에도 가뭄 피해가 계속된 강릉에서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요즈음 날씨는 한 곳에 비가 많이 와도 바로 옆은 가뭄이 드는 날씨가 자주 발생한다. 올해에 400㎜가 넘는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논밭이 쓸려간 피해가 발생했고, 아직 복구도 안 된 상태이다. 그런 와중에 나온 정부의 정책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데, 설치해 놓은 보를 철거하겠다는 것인지. 정부는 가뭄과 비 피해로 아파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지. 이념에 빠진 사람은 주변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는단 말인가. 물난리로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데, 그 물난리를 막아줄 보를 해체한다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UN에서는 한국이 물 부족 국가라고 말하는 데 추가로 댐도 건설하지 않고 있는 보마저 해체한다니. 인공지능이 중요하니까 관련 사업을 키우겠다고 한 것이 어느 정부인가. 인공지능은 엄청난 전기가 필요한 산업이다. 여기에 필요한 전기는 어디서 충당할 것인지. 다시 원자력산업을 죽이고 산림을 훼손하면서 태양광을 설치하겠다는 것인가. 보를 활용해 전기를 공급할 생각은 하지 않는가. 사람들이 자연 보호나 인공지능이라고 하니 인기에 영합하는 즉흥적인 생각으로 정책을 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국가 정책은 최소한 100년은 내다보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일부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 따라가면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비를 막거나 가뭄이 들면 손해는 누가 보는가. 그것은 농민의 문제이고 국민의 문제이니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것인가. 수십조 원을 들여서 만든 보를 쓰고 난 휴지를 버리듯 팽개쳐 버릴 만큼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지 않다. 국가가 빚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수십조 원은 그냥 버려도 된다는 말인가. 말로는 실용주의라고 하며 실상은 돈만 물 쓰듯 하는 즉흥적인 정책을 누가 신뢰할 것인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농민들은 보 때문에 물 걱정을 안 한다는데 또 돈을 들여 없애겠다니.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는 정책은 국민에게 피해만 안긴다. 국민은 세금만 내는 사람들이 아니다. 보가 내 것이라고 해도 그런 정책을 펼지 의구심이 든다. 내 돈이 안 드니까 낭비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한 번 돌아볼 일이다. 노동자들이 좋을 것 같아 고친 상법이 다른 법과 충돌을 일으키고 자연 그대로가 좋다고 하는 것이 국민의 불편만 가중시키는 실용주의라면 내팽개쳐야 한다.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없다. 국가의 중대사인 보를 몇몇 사람들의 편협한 생각으로 없앤다면 이는 망국주의다. /김규인 수필가

2025-09-14

나라도 빚이 무서운 줄을 알아야

“재정이 회복과 성장을 견인하고 선도 경제로 대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총지출을 대폭 확대했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한 2026년 예산은 올해보다 54조7000억원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8.1%가 늘어난 수치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전체 예산의 37%에 달하는 269조1000억 원을 배정한 보건·복지·고용 예산이다. 더 큰 문제는 2025~2029년 동안, 이 기간 복지 예산은 연평균 6.0%씩 늘어나며 전체 총지출 증가율(5.5%)을 넘는 점이다. 여기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채 이자를 감안한 지출은 향후 매년 6.3%씩 늘어난다. 복지 관련 예산은 한 번 늘리면 쉽게 줄이기 어렵고, 수혜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형평의 문제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이미 진입했고, 생산인구도 소비를 진작할 국민도 줄어든다. 통계청은 2072년 총인구가 약 3622만 명으로 줄어들고, 100년 후에는 현재의 15% 수준인 753만 명까지 감소한다고 전망한다. 암울한 대한민국의 미래다. 국내 세수가 더 이상 늘어날 구석이 없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AI와 첨단기술에 예산을 집중해 경제체질을 바꾸어 정책 목표인 ‘잠재성장률 3%’를 달성하여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장밋빛 계획이다. 경제의 주체는 기업과 국민과 정부다. 기업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국민이 이를 소비하고 이러한 일이 잘 이루어지도록 정부는 도와야 한다. 그런데도 서로 충돌이 일어나는 노란봉투법과 상법을 개정하여 기업을 옥죄면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 노란봉투법은 노조 활동에 따른 손해배상을 하지 말라고 하고, 개정된 상법은 주주 이익 확대 규정을 두어 회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만들었다. 경제가 활성화되려면 정부는 회사에 대한 간섭을 되도록 줄여야 한다. 지난 정부가 3년간 이룩한 건전재정은 사라졌고, 트럼프의 등장으로 나라 경제는 더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와 공약 이행이라는 명목하에 별 효과도 없는 선심성 정책으로 재정 건전성을 해칠 필요가 있을까. 재정 건전성이 나빠지면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이자는 오르고 국가의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외자 유치는 힘들어지고 우리의 삶은 피폐해진다. 빚은 개인만 두려운 것이 아니다. 빚을 진 국가도 파산한다. 파산한 국가는 채무국에 모든 걸 내어주어야 한다. 일제 치하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이 왜 일어났으며 일제는 왜 이를 막았는지를 돌이켜보아야 한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나라는 독립 국가가 아니다. 다른 나라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 조국 근대화를 이룬 우리의 부모 세대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저축을 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빚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누군들 빚을 마다할 것인가. 빚을 짐으로써 감당하지도 못할 뒷일이 무서운 것이다. 나라도 빚이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한다. 나라 경제는 그냥 해보는 놀이가 아니다. 온 국민의 모든 삶이 달린 문제다. /김규인 수필가

2025-08-31

나라는 염치도 없나

소년병, 6・25전쟁 시 징집 의무가 없던 청소년들이 전쟁터로 끌려간 수가 3만 명에 이른다. 6・25전쟁 74주년을 맞은 지금 앳된 얼굴은 백발노인이 되었다. 법에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예우와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소년병들은 하나둘 죽어간다. 국가가 이들에 대하여 고마운 마음은 가지고 있는 건지, 그렇게 시간만 흘러간다. 소년병뿐만 아니라 소녀병도 있었다. 국방부 군적에 남은 소녀병 수는 467명이다. 군번이 없다는 이유로 어린 소년과 소녀를 전쟁터로 내몰던 국가는 염치도 없이 두 손을 놓고 있다. 나라가 다급할 때는 길 가던 아이들을 붙잡아 전쟁터로 내몰고서는 이제 와서 모르쇠로 일관한다. 국가보훈부가 2016년부터 지자체나 학교에 건립한 명비 중에 소년병을 위한 건 하나도 없다. 명비가 없음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로부터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소년・소녀병들의 슬픈 현실을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법으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이 겪은 아픔을 이제 국가가 위로해야 한다. 6・25 참전 소년병 이수행 씨는 위기에 처한 국가와 부모님에 대한 효도 사이에서 인간적인 갈등이 많았다. 그런데도 나라의 어려움에 총을 선택한 소년병이다. 3만 명에 이르는 소년병의 참전으로 전쟁은 휴전하고 대한민국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제는 국가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헌법재판소는 소의 제기가 늦었다며 소년병들이 힘을 모아 신청한 헌법소원을 각하했고, 소년병 지원에 관한 법률은 16대 국회부터 지금까지 법률로 제정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만을 되풀이한다. 22대 국회에서도 소년병 지원에 관한 3법을 발의했지만, 이것 또한 자동 폐기 될지도 모른다. 소년병 강제 징집의 위법 여부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검토 중이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집단 이익이나 의원 개인의 필요가 있을 때만 움직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십 년간 법률안 발의만 하고는 폐기를 반복할 리가 없다. 그나마 대구시의회는 6·25 소년소녀병 예우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의 중요내용은 소년소녀병 관련 기념행사 초청 및 의전 예우, 저소득 소년소녀병 및 유가족 위문·격려, 명예 회복과 사회적 지원을 위한 시책 마련 등이다. 국가에서 법으로 제정한 건 아니지만 관심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이 소년소녀병들의 피와 땀을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노고에 대해 국가 차원의 인식이 필요하다. 전쟁 중에는 급해서 어린 소년소녀들까지 전쟁에 동원했지만, 끝까지 모른 척할 수 없지 않은가. 이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당한 대우를 해 주자. 국가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 줄 때 국가를 위해 국민이 나선다. 모든 건 때가 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모두 돌아가시고 나면 우리는 죄인으로 남는다. 국가 스스로 역사적 오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이제 더는 시간이 없으니 서두르자. /김규인 수필가

2025-08-24

바가지요금, 이제는 그만

여수와 울릉도에서 관광객에 대한 불친절과 바가지요금 문제가 일어났다. 그전부터 언론에 바가지요금 문제가 오르더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휴가철이 되니 뉴스에 단골 메뉴처럼 오른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바가지요금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 건데, 왜 이런 문제는 고쳐지지 않고 계속 일어날까. 속초에서도 오징어 두 마리를 5만6000원에 사고, 식당에서 추가 주문에 시달려야 했다는 게시글이 속초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왔다. 이것은 어디 야수나 울릉도, 속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가지요금을 주고도 속으로만 삭이고 넘어간 관광객이 더 많을 것이다. 일 년을 별러 온 여름휴가인데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국인이 이러한 데 외국인은 어떠할까. 한국관광공사가 받은 2024년 관광 불편 신고를 보면 1위는 쇼핑(306건)이었고 2위는 택시(158건)였다. 택시 관련 불편 사항은 부당요금 징수와 운전사 불친절 등이 문제였다. 유명 유튜버 빠니보틀이 어느 나라건 택시 기사는 믿지 않는다는 말이 공연히 나온 말이 아니다. 서울역 인근 쉐라톤 호텔에서 크라운 파크 서울까지 택시를 이용한 한 외국인 관광객이 1.5km 구간을 이동한 요금으로 2만4000원을 지불했다. 택시 기사는 바가지요금을 받을 생각을 했는지 미터기도 켜지 않은 채 운행하며 8100원 정도의 정상적인 요금보다 세 배 정도의 바가지요금을 받았다. 지자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캠페인을 한다. 대전시는 ‘2025 대전 0시 축제’ 개막에 맞추어 바가지요금을 없애기 위한 민관합동 캠페인을 펼쳤다. 이는 대전시만 그러한 것은 아니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지역민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행안부는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없애기 위해 ‘휴가철 물가안정 특별대책 기간‘을 정하고,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도 바가지요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한 철 장사라는 생각에 눈이 멀어 관광객과 불편한 마음을 감수하며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다. ’백 명의 사람이 한번 오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 번 오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요즈음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손님이 당한 억울한 마음은 금방 인터넷을 타고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퍼져나간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눈앞의 이득보다 적정한 이윤을 보며 오래도록 유지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선행을 베풀어 뜻하지 않은 대박을 낸 사장님들의 기사가 오른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사장도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행복한 이런 길을 왜 마다할까.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남들에게도 욕을 먹는 일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한 대가로 돈을 벌고 밥을 먹는데 그 입속으로 다른 사람의 원망이 섞여 들어간다면 기분이 어떨까. 자신과 자식의 입에 들어가는 밥이 손님들의 고마움이 함께하면 좋겠다. 인터넷을 달구진 않더라도 선한 영향력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장님이 되는 건 어떨까. 누구에게나 당당한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은가. /김규인 수필가

2025-08-17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가 여는 세상

국민 24%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 깊숙이 파고든다. 요즈음 인공지능과의 채팅과 영어 회화 공부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우리의 일상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 그가 여러 자료를 종합하여 판단한 결과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인공지능에 양자 컴퓨터가 연결되면 어떻게 될까. 양자는 소립자로 에너지를 운반하는 기본 입자이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가 가진 중첩, 얽힘, 양자 간섭 등 양자역학을 이용하여 만든 컴퓨터로 기존의 컴퓨터로는 계산하기 어려운 문제를 짧은 시간에 계산할 수 있다. 세상의 온갖 정보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터가 수십, 수백 년에 걸쳐 계산할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계산하는 양자컴퓨터가 결합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에 세상은 더 빨리 달라질 것이다. “미래를 이끌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의 결합이 될 것이다”라고 ‘IBM 리서치’ 취리히 연구소의 테오도로 라이노(Teodoro Laino) 박사는 말했다. 2030년에 상용화가 될 것이라는 양자컴퓨터는 미국, 캐나다, 중국, 스위스 등 각국의 치열한 개발 경쟁으로 그 시기를 대폭 당길 가능성도 크다. 국내에선 100 큐피드급의 IBM 퀀텀 시스템을 도입한 연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체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설치하여 연구 중인 나라는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5번째이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의 결합은 현존하는 여러 문제를 풀 수 있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가 연구개발에 선도적인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 정부의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도 아직은 인공지능에만 머무르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과 경제적인 지원으로 우리나라가 양자컴퓨터 원천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원천기술을 가진 우리나라가 인류를 위한 제품 개발과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주어진 정보를 종합하고 활용하는 인공지능만 해도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만 한데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연구로 새로운 정보를 공급하는 양자 컴퓨터가 합세한다면 인류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크다. 인류는 아직 풀지 못한 문제가 많고 지금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가 힘을 모으면 질병 연구와 신약의 개발, 불치병에 대한 치료 기술, 삶을 풍요롭게 할 새로운 물질이나 기술, 환경 오염 문제 해결 등 인류가 풀어야 할 문제는 많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사람을 위한 기술 개발에 힘을 합칠 때 인류의 삶은 한층 더 밝아질 것이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적대세력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고 지구는 매일 아프다고 말하고 질병으로 사람들은 죽어간다. 우리는 인류가 함께 나아갈 미래를 꿈꾸어야 한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에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더해진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도 없지 않을까. /김규인 수필가

2025-08-10

문해력, 책 읽는 사회가 되어야

국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2022년 8.0%에서 2023년 8.6%, 2024년 9.3%로 늘어났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읽기 영역 순위도 2006년 세계 1위에서 2018년 세계 6위로 떨어졌다. 기초학력을 측정하는 다른 여러 지표도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역 간 학력 격차도 여전하다. 읍면지역 중3 학생들의 경우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대도시보다 높았다. ‘금일’을 금요일로 알고 있거나 ‘이부자리’를 별자리의 하나로 생각하거나 ‘추후 공고’라는 표현을 학교 이름으로 잘못 이해하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고지식’을 높은(高) 지식으로 이해하는 학생들도 많다. 학교 수업 시간에 기본 용어를 모르는 학생이 많아 교사가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 이는 시험 시간도 마찬가지다. 시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문제가 무엇인지를 묻는 학생들도 있다. 시험 시간마저 이러하니 전반적으로 수업 이해도가 낮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러한 것이 학생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에 “수학여행에서 중식 제공”에서 중식을 중국식 식사로 이해하여 자신의 아이에게는 한식을 요청하거나 “우천 시 장소 변경”을 “우천시”라는 지역으로 오해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이제 문해력 저하는 시급한 사회 문제이다. 국내의 반도체 회사에서 10억이라는 불량을 내었다. 원인 조사를 해보니 1분을 100초로 생각하여 수치를 잘못 입력하여 발생한 일이었다. 회사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생산직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STOP, RUN 등의 간단한 영어와 국어 단어의 뜻을 묻거나 분수 등 산수 문제 시험을 치렀다. 시험 결과 전문대졸 출신의 평균이 70점대 중반, 고등학교 출신의 평균이 60점대 중반을 기록했다. 문해력만의 문제도 아니다. 고등학생이 1/2 + 1/3 = 2/5로 계산할 때도 있었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교사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 사회로 나가 중년 세대가 되었고, 학부모가 되었다. 수업은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가정을 포함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교육에 함께해야 한다. 지금 교육을 심각하게 돌아볼 시점이다. 책 읽지 않는 사회가 된 지 오래고, 학생들은 길거리에서조차 휴대전화에서 눈을 못 뗀다. 마음대로 줄여 쓰는 비정상적인 문자가 난무하고 짧은 영상이 넘쳐나는 휴대전화를 보는 아이들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 든다. 어릴 때부터 길든 디지털 인간화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방법조차 못 하게 가로막는다. 문해력도 상식도 수리 능력도 부족한 아이들이 이제라도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고, 책을 들 수 없을까? 책을 읽으며 생각을 키우는 정상적인 교육은 언제나 가능할지. 디지털 선진국이라는 말이 아이들을 망치는 말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책을 기본으로 생각을 키우고, 휴대전화는 모르는 것을 채워주는 보조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언제나 올 것인지. /김규인 수필가

2025-07-27

악성 댓글은 그만

김연아가 남편과 찍은 사진을 SNS에 공개한 후 심한 ‘악플’이 달리자 이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지금껏 충분히 참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복적으로 달리는, 저희 둘 중 누구를 위한 말도 아닌 댓글은 삼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도 악의적 댓글이 또 이어졌다. 김연아는 “3년 동안 들어온 선 넘는 주접, 드립 댓글들 이제는 그만 보고 싶어요”라고 다시 글을 올렸다. 선수 시절에도 심각한 편파 판정에도 불평이나 부정적인 말을 안 하는 김연아다. 악의적 댓글은 그렇게 착하고 입이 무거운 사람마저 인내심을 잃게 만든다. 본인이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는 데 사람들은 왜 그리 난리를 칠까. 거기서 무엇을 얻으려는 건지. 두 사람이 조용히 살아갈 수 있도록 그냥 놓아둘 수는 없을까. 우리는 sns와 언론 매체를 통하여 악의적 댓글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기사를 수도 없이 보아왔다. 그럼에도 악의적 댓글은 끊이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제주 항공 참사에 있어서도 악의적 댓글은 멈추지 않는다. 유가족 대표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악의적인 명예훼손을 거듭한 30대에 법원은 3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가족의 죽음으로 슬픔에 싸인 유가족에 대한 악의적 댓글은 그만두어야 한다. 익명으로 악의적 댓글을 올린다고 책임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분명히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댓글을 다는 데는 자유도 주어지지만 책임도 따른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허위 사실을 올리며 상대방을 악의적으로 내모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익명으로 악의적인 글을 올리고 잠자리에 들 때 하루를 돌아보면 마음이 편할지 모르겠다. 익명이라는 이유로 악의적인 인신공격과 모욕적 언어가 난무하고 남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익명의 다수에 의한 집단 공격은 한 개인을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내몬다. 집단 공격은 너무나 쉽고 빠르게 확산하며 통제하기 어렵다. 심지어 이것이 SNS를 넘어 언론에 드러날 때 피해 당사자는 심각한 고통을 당한다. 피해 당사자는 정신적 고통에 힘들어하지만, 아무런 죄책감 없이 행하는 사람들을 볼 때는 할 말을 잃는다. 온라인상에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익명으로 글을 쓰면 자기표현을 솔직하게 할 수 있고 자기를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다. 익명으로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비판과 정치적인 생각을 활발하게 밝히는 것도 가능하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교내 폭력, 가정 폭력, 정신 건강 문제 등 민감한 문제도 익명이기에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누구나 사회적 지위와 신분에 관계없이 평등한 대화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 건강한 온라인 문화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있는 것만을 말하고 남의 말을 좋게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유명인이라고 하여 무분별하게 개인의 인격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글을 올리는 건 그만두어야 한다. 내 삶을 살아가기도 바쁘지 않은가. 시간이 있으면 자신을 돌아보고 책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는 건 어떨까. /김규인 수필가

2025-07-13

기술의 부작용도 함께 생각해야

지난 2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BBC방송에 고대 이집트인의 전체 인간유전체 서열(full human genome sequence) 분석 성공 기사가 실렸다. 1902년 이집트의 누와이라트에서 발견된 남성 유해의 치아에서 추출한 시료를 분석했다. DNA 분석으로 갈색의 눈과 머리카락을 가졌으며 피부색은 짙거나 검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학자들은 뼈와 치아의 화학 분석으로 남성이 고온 건조한 기후에서 자랐으며, 동물성 단백질과 밀·보리 등을 먹은 것으로 분석했다. 60대에 사망했으며 키는 157.4∼160.5㎝로 추정했다. 남성의 DNA 중 이집트나 모로코 등 당시 북아프리카 쪽 혈통 80%에 메소포타미아 쪽 혈통 20%로 분석했다.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에 따르면 생존 시기는 기원전 2855년에서 기원전 2570년경으로 발표했다. 놀라운 과학기술이다. 5천 년도 더 지난 뼈와 이빨 분석만으로 얻은 결과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보면 이것보다 더 한 일도 가능할 것이다. 여기저기서 개발하는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는 거의 모든 영역을 대체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인공지능과 바이오 기술, IoT 기술, 로봇 기술의 융합은 새로운 서비스로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다. 인공지능과 바이오 기술은 정확한 의료 진단과 성공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하며,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다. 여러 분야의 과학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기술 개발로 우리 삶은 나아질 것이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많은 사람이 신뢰할 수 없다고 설문에 답했다. 이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부당한 사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은 사람의 삶을 편리하게도 하지만 한 순간에 인간의 문명을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다. 지금 기술 개발이 우선이라 윤리적인 면을 다루는 기술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유전자 조작 기술은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에 따른 도덕적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인공지능의 사용으로 개인의 인권이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으며, 민감한 개인 정보의 유출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은 생명윤리 문제를 불러온다. 과학기술과 정보의 불평등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지금은 과학기술 개발에만 중점을 두기에 많은 사람이 불안감을 느낀다. 과학기술의 성과에 급급해 우리에게 닥칠 문제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이 시점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성급하게 개발에만 몰두하며, 앞으로 인간이 겪어야 할 심각한 부작용을 그냥 넘겨선 안 된다. 개발 단계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넘어갈 때, 보다 건강한 과학기술의 토양을 다질 수 있다. 미래엔 인간이 중심에 서고 자연 친화적이며 지속 가능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 과학기술 개발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과학기술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측면만큼이나 기술의 부작용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김규인 수필가

2025-07-06

낮은 출산율, 해결해야만 한다

회사원 J 씨의 비혼식이 열린다. MZ세대에서 요즈음 늘어나는 추세다.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다. 어디 이뿐인가? 인구가 줄어든 농촌 지역에선 콩나물이 사라졌다. 어린이집은 매년 폐원이 속출한다. 인구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걸 왜 새삼 거론하느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구 4000만 명 이상 국가 중 0~14세의 유소년 비율은 우리나라가 10.6%로 미국의 17.3%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어쩌면 저출산이 문제라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에 이제는 만성이 되어버린 것 같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고 매년 수십조 원을 퍼붓는 정부의 정책은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다. 이제는 국가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출산율 하락은 국가의 모든 문제가 섞여서 나타난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다. 청년층은 높은 결혼식 비용과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질 좋은 취업 자리는 부족하고 취업 후도 일자리가 불안하고 높은 사교육비는 한국을 아이 없는 사회로 내몬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는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저하로 활력을 잃고 한은의 거듭된 금리 인하에도 소비는 위축되고 내수는 바닥 모를 침체의 늪에 빠졌다. 고령화로 복지 부담은 늘어나는 데 이를 떠받치는 청년층은 점차 줄어든다, 이에 따라 지방 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는 커져만 간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내어놓는 정책은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도 못한 채 주위만 맴돌고 있다. 이제는 출산율을 회복해도 인구감소는 일어난다. 한국의 인구 유지에 필요한 70만 명의 인구는 이제는 넘볼 수 없는 수치가 되었다. 현재의 출생률이 유지되더라도 매년 50만의 인구가 감소한다. 가임 여성 인구는 해마다 줄어든다. 앞으로 몇 년이 중요하다. 어쩌면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그 기간 안에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출산율 하락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거의 모든 나라가 출산율 하락으로 고민한다. 비교적 성공한 해외의 정책을 살펴보면 일본의 ‘2 지역 거주인구 대책’이 관심을 끈다. 도시와 농촌의 2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거주지 이동 고속버스 비용 지원, 거주지 내 지역대학 연계 지역 아카데미 프로그램 마련, 온천 활용 건강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효과를 거두었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1유로 프로젝트’도 빈집 문제 해결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고, 대학까지 학비를 지원하는 정책도 프랑스의 인구 증가를 낳은 성공적인 정책이다. 기술자나 노동 인력이 많이 몰리는 국가의 이민정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나라 기업체의 자녀 출산 1인당 1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지금이 출산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시급히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간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다려 주지 않는다. 모두가 출산 증가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 시간이 해결의 마지막 기회이다. 우리나라와 각국의 좋은 정책을 모으고 보완하여 해결해야만 한다. 시간을 놓치면 어떠한 처방도 효과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김규인 수필가

2025-06-22

산업계가 필요한 인력은 공급되어야

세계적으로 출생 인구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5명으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출생 인구 감소는 사회,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농촌도 도시도 인구 부족 문제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농촌에서는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하고 도시에서는 학생이 부족하고 공장에서는 기계를 돌릴 사람을 찾느라 사업주는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수출해야만 먹고 살아가는 나라에서 노동력 부족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광주시는 ‘외국인 유학생 종합 지원 계획’을 수립, 시행한다. 5년간 총사업비 258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대학에 학생을 충원하고 산업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한다. 울산시는 우즈베키스탄에 ‘울산 글로벌 인력양성센터’를 열었다. 모자라는 산업인력을 지자체와 기업체가 나서서 외국에서 직접 필요한 인력을 교육하여 산업인력을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지자체와 기업은 당면한 문제해결에 바쁜데 정부는 아직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D-2 비자를 받은 외국인 유학생은 졸업 후 E-7의 전문인력 비자나 F-2의 거주 비자로 전환해야 국내에 머물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2023년 D-2 유학생 15만2094명 가운데 E-7 비자 전환율은 576명의 0.38%에 그쳤다. 까다로운 전환 요건이 애써 키운 학생들의 국내 정착을 막는다. 까다로운 비자 조건은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정착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심지어 외국인 박사 학위 취득자의 연간 근로소득도 대부분 2000만 원 미만이며, 5000만 원 이상을 받는 사람은 11.9% 정도이다. 외국인에게 제한되는 ‘연구 환경 개선’도 과제다. 승진 기회도 부족하고 이들을 위한 정보도 부족하다. 외국인 유학생이 필요해서 데려오고 교육까지 시킨 뒤에는 다른 나라로 다시 보내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이러한 문제가 거듭되니 다른 분야에 비해 이공대학 지원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제는 외국인에게 문을 더 열어줄 시간이 되었다. 법과 제도를 개선하여 우리 경제가 돌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정착을 도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지금 당면한 우리 산업 모든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인력 부족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도 필요한 인력이 모자란다고 보도한다. 수년간 돈과 시간을 들여 기른 기술 인력을 다른 나라로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정부에서 비자 발급 조건 완화에 따른 문제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 산업계가 필요한 인력은 공급되어야만 한다. 시간이 지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먹지 못한다. 모든 건 때가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입하고서도 더 나쁜 결과를 얻기 쉽다. 유연한 정부의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에서 낸 정책을 잘 엮어내면 우리 산업은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김규인 수필가

2025-06-08

‘진정성이 있어야’

요란한 선거 홍보 현수막에 질린다. 말끝마다 국민을 위한다는 데 나에게는 왜 와 닿지 않을까. 남을 위한 선행은 요란하지 않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데 정치인은 하지도 않는 일을 입만 가지고 말만 한다. 그들에게 무엇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방송에 나오면 말없이 채널을 돌린다. 노점상으로 힘겹게 돈을 벌어 1억 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한 김정순 여사(80)의 기사가 나를 잡는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 편지를 읽고,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할머니의 기사를 읽는다. 우연히 본 기사인데도 오랜 시간 마음속에 남아 잊히지 않는다. 힘겨워 휘어진 손으로 장학금을 내밀 때의 마음이 전해진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불을 끄느라 지친 소방대원과 주변 상황을 정리하는 경찰관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선물한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식당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한다. 온전한 음식 대접을 위해 일반 손님을 받지도 않았다. 경기마저 나쁜 상황에서 선뜻 하기 힘든 일이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주인의 마음을 느낀다. 육군 이규탁 중사는 양평군 양서면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를 운행하던 중 사고가 난 차를 발견했다. 범퍼가 많이 부서지고 에어백이 터진 상태에서 운전자도 피를 흘린다. 이 중사는 가지고 다니던 구급낭을 꺼내 지혈하고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환자를 돌보며,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교통정리도 하였다. 아이유 씨의 선행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펜클럽의 이름으로 불우한 이웃을 위해 거액을 기부한다. 돈이 있다고 하여 남을 위해 기부를 하는 건 아니다. 이 세상에 돈을 가진 사람은 많다. 그들은 내어놓기보다 더 모으는 데 힘을 쏟는다. 남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돈을 내고 위로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러 번에 걸친 선행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배우 박보영도 그러하다. 2014년부터 물품과 금품을 후원하는 일을 꾸준히 한다.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쩌면 진정성은 평상시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보고 행동하는가의 문제이다. 행동과 생각이 다르거나 일시적으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건 선행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선행한 사람들이 자신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어놓은 걸 본 적이 없다. 그렇듯 남을 위하는 마음은 언제나 가슴 바닥 깊은 곳에서 조용히 뿜어나온다. 정치인들은 왜 모르는가.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밑바닥에 숨은 남을 위한 마음이 뿜어나오게 할 수는 없는가. 선거철만 되면 몸을 비틀어도 없는 진정성을 짜내느라 잠을 설치며 돌아다니기보다 평상시에 국민을 위한 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늘도 거리를 나서면 나를 보라는 듯 정치인의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낀다. 주인을 닮은 가벼운 몸놀림이 눈을 어지럽힌다. 이 혼잡한 시간이 언제 지나가려나. 국민을 위한 진정성은 없으면서 말끝마다 내뱉는 국민이란 두 글자에 머리가 아프다. 박수를 보낸다. 이 시대를 함께 사는 말 없는 선행자들을 위해. /김규인 수필가

2025-05-25

트럼프 관세 정책은 폐기되어야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가 높다. 군사적으로 한국에 다른 방법으로 매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우리나라에 대해 트럼프는 말한다. 심지어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들이밀며 힘으로 자신의 관세 정책을 추진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가 요동친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 성장률을 2.0%에서 1.0%로 수정하여 발표했다. 국내 다른 기관은 0.6~0.7% 정도로 더 낮은 성장률을 보고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트럼프 발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를 저성장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미국 경제 전문가 짐 폴슨은 “거의 모든 기업 CEO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기업 경영 환경 악화를 말했다. 미국의 높은 소비자 물가에 국민의 불만도 높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저성장 혼돈 상태로 만든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에 다른 나라들의 대응도 만만찮다. 145%라는 고율의 일방적인 관세에 대해 중국은 즉각적인 행동으로 보여준다. 중국은 맞불 관세를 부과하며, 여기에 더해 희토류 제품의 수출도 막았다. 또한 관세에 무관심하게 대응하며, 자국의 소비 촉진과 다른 국가와 경제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대응에 답답한 건 미국이다. 계속 중국과 협상 중이라는 기대 섞인 정보를 흘리며 기다리다 지쳤다. 트럼프의 예상과는 다르게 중국은 지켜보기만 했다. 결국 제네바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를 115% 내린 10%로 조정했다. 90일 간의 유예기간을 두지만, 협상이 트럼프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TSMC가 미국에 첨단 공정 기술을 그대로 가져가면 대만의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미국에 반도체공장 짓기를 바라는 트럼프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치르는 트럼프의 계획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낸다. 예상치 못한 대만의 반격에 미국도 당황하였으리라.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한 세계 83개국에 대한 관세 시행이 90일간 유예됐다. 미국 스스로 90일의 시간을 가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세계 경제가 한 강대국의 이익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낸다. 생명을 가진 유기물과 같은 경제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하면 제대로 될까. 트럼프의 관세 인상은 미국 경제를 더 어렵게 한다. 이런 정책이 지속된다면 미국의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미국 경제 문제는 내부적인 원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트럼프는 알아야 한다. 더 이상의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트럼프의 설익은 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 문제가 지속될수록 트럼프는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인위적으로 경제 흐름을 바꾸려는 건 혼란과 어려움만 줄 뿐이다. 누구에게나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민을 포함한 모두가 힘들어하는 정책은 굳이 왜 하여야 하는가. 작은 것을 얻으려다가 더 많은 것을 잃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김규인 수필가

2025-05-18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

경북과 경남지역 산불은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고 약 4만8천여 ㏊에 달하는 산이 잿더미로 변했으며 3천여 동의 집이 불에 타고, 30건의 국가유산과 2천여 건의 농업시설 피해를 보았다. 불을 끄고 한숨을 돌리나 했는데, 대구에서 다시 산불이 났다. 대구 산불은 원인 규명 중이지만, 나머지는 사람이 불을 내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의 상승은 산불 가능성을 높이고 태풍급의 바람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산불을 퍼뜨렸다. 산불로 인한 유독 가스의 발생은 대피하려는 주민들이나 불을 끄려는 소방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했다. 불완전 연소로 인한 연기는 불을 끄려는 헬리콥터 조종사의 시야를 방해했다. 태풍급의 바람에 실려 온 불길이 넓은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차에 불이 붙을까 다급했던 이야기도 들린다. 빽빽하게 우거진 산림과 두껍게 쌓인 낙엽은 가뜩이나 힘든 산불 진화를 어렵게 했다. 우거진 산림은 헬리콥터가 뿌린 물을 막았고 떨어진 낙엽은 산불 진화를 방해했다. 낙엽 속에 남은 불씨는 다시 발화하여 수천 명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기도 했다. 멀리 떨어진 집마다 바쁘게 돌며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사람들과 그들의 긴박한 목소리. 제때 대피하지 못해 등이 탄 소를 보며 이번 사태가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갔는지. 전쟁보다 더한 처참한 산불에 할 말을 잃는다. 낮이나 밤이나 불길과 싸우는 최전선에서 여러 날을 집에도 가지 못한 채 불을 끈 소방대원들. 소방대원들에게 힘을 보탠 국군장병과 공무원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그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없었더라면 불을 끄는 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나타난 불에 녹아버리는 헬멧 같은 소방 용품은 우리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번 산불을 겪으며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주거지와 산림층을 구분 짓는 방화선을 만들고, 산불 진화를 위한 임도 구축, 고령층 주민들의 빠르고 안전한 이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화 방법으로는 대용량의 물로 한 번에 넓은 지역의 불을 끌 수 있는 대형 헬리콥터와 고성능 펌프를 장착한 산불 진화 차량이 더 필요하다. 목숨을 걸고 불을 끄는 이들에게 안전한 소방 용구의 공급은 우리가 준비해 주어야 할 기본이다. 이재민을 위한 구호 사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가축과 야생 동물의 사체와 생명을 잃은 나무들, 잿더미로 변한 산을 보노라면 그 피해를 가늠하는 것조차 어렵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지구의 경고를 무시하고 지금도 불을 지피며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 그것도 모자라 불을 들고 산으로 들어간다. 기후 대응 협력 프로젝트 국제기구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340년 만에 한 번 있을 극단적이고 이례적인 기후의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대형 산불의 발화 가능성이 2배 더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대형 산불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불을 예방하자. 지구가 보내는 다급한 신호를 겸허히 받아들이자.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 지구 환경을 살리는 일이 우리가 사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김규인 수필가

2025-05-11

욕 속에 감춰진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보자

요즘 아이들 대화는 욕에서 시작하여 욕으로 끝난다. 욕은 감정을 표현하거나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가 되었다. 욕이 들어가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카톡이나 SNS 등 온라인이나 일상의 대화에서 욕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 방송이 늘어나고 걸러지지 않은 막말이 인터넷 사이트에 넘쳐흐른다. 이런 지경이니 아이들은 욕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미취학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는 하고자 하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싫다는 의사를 표현할 때나,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때문에 기분이 상했을 때 욕을 내뱉는다. 사춘기 아이들은 사회적 집단에 어울리기 위한 수단으로 욕을 사용한다. 의미도 모르고 사용하거나, 정말로 화가 났을 때나, 주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나, 주변의 부모나 어른들의 언어습관을 따라 하며 욕을 사용한다. 욕하면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주지만 반대로 자신의 감정 해소가 되어서인지 심지어 어른들조차 욕을 쓴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가 힘들어질수록 더 심해진다. 특히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에서는 더 심하다. 사소한 잘못일 경우도 마녀사냥하듯이 남의 인격을 무시하고 무참하게 짓밟는다. 이런 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늘어난다. 욕辱은 한자로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을 뜻한다. 욕에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포함한다. 매우 충동적이고 아주 짧고 강렬한 말로 표현한다. 그래서인지 머리에 강력하게 남아 나쁜 상황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한두 번 사용 경험은 마약처럼 머리에 남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뇌가 빠르게 자라는 영유아기에 받은 언어폭력의 상처는 뇌의 발달에 치명적이다. 욕이나 고함을 듣고 자란 아이는 뇌 회로 발달이 늦어진다. 해마는 뇌에서 감정적인 행동과 공간 개념, 장기 기억을 조절한다. 거친 언어를 듣고 자란 아이는 감정을 언어로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거친 말을 쓴다. 어린 시기에 언어폭력을 당한 아이는 욕을 무의식적으로 반복 학습을 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친구나 주위 사람들에게 욕을 자주 쓰며 아무런 생각 없이 언어폭력의 피해자이며 가해자가 된다. 충동적이면서도 강렬한 느낌 때문에 쉽게 머리에 남아 다른 사람에게 욕을 내뱉는다. 아이들이 욕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자. 요즘의 욕은 단순히 자신의 화나 분노를 표출하는 수준이 아니다. 한 사람에게 집단으로 폭력적인 말을 사용하여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극단적인 분노 표출로 피해자는 일생을 두고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불행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그들의 아픔에 이제는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욕 속에 감춰진 아이들의 진실한 마음을 살펴보자. 부모의 화난 감정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거친 언어로 나타나지는 않았는지, 애정 어린 충고로 시작한 것이 끊임없는 잔소리를 마구 해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자식들은 부모가 내뱉는 백 마디의 좋은 말보다 한마디의 감정 섞인 마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이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해 줄 때 아이들은 저절로 다가온다.

2025-04-27

함께 인공지능 시대를 열어야

오픈AI사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 출시에 따라 챗GPT 가입자는 5억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에 시리까지,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 깊숙이 파고든다. 인공지능 TV, 자동번역 프로그램, 자율주행차, 음성 비서, 챗봇 등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인공지능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 방식과 경제의 틀도 바꾼다. 효율을 중시하는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의료, 교육, 금융, 데이터 처리를 기반으로 하는 분야 등에서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함께함으로써 보다 많은 기회를 얻고, 불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새로운 발전을 맞이할 수 있다. 반면에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인터넷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일자리를 잃었고 잃을까 봐 걱정한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짜 뉴스와 인권침해는 정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어나는 추세이다. 심지어 인공지능에 의존성을 높여 우리의 사고능력까지 무력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공감 능력 저하와 사고력 약화를 걱정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공지능의 위험성만을 지적하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시대의 흐름을 알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창의성을 높이고 인간의 감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급변하는 기술을 이해하고 평생 학습의 자세로 끊임없이 배우고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협업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력을 높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인공지능을 다스릴 수 있다. 사람이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사회를 위해서 국가는 국가대로 할 일이 많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를 완비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범죄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경제의 틀을 바꿀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건 기술 개발자의 윤리와 인간 중심의 기술이 중요하다. 로봇의 3가지 법칙이 그러하듯 인공지능은 절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인간을 위하고 인간을 존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자칫 인간이 로봇의 도구가 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쓰는가는 인간에게 달렸다. 인간에게 득이 되거나 해가 되게도 쓸 수 있다. 인간이 그동안 이룩해 온 산업의 발전을 계속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그들에게 달렸다. 인공지능이 가진 막대한 정보와 힘을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인류에게 해를 가하고자 할 때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미래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 시킬 수 있는 도구이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인간은 더 많이 배우고 익히며 함께 번영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이 더디고 힘들더라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의젓한 자세로 변혁의 시기를 맞이할 때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번영의 시대가 올 것이다.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이유이다.

2025-04-20

‘우리’를 되살릴 수는 없을까

김규인수필가 나라가 산불을 진압하느라 긴 시간을 보냈다. 전국 열한 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산불처럼 계엄선포에 따른 좌우의 극심한 대립도 강풍을 만난 듯 커져만 갔다. 온 나라가 재난과 좌우 대립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불길은 하늘이 잡았고 극심한 논쟁과 시위는 파면으로 끝을 맺었다. 하늘을 쳐다보아도 건조한 바람만 불고 텔레비전을 켜도 극심한 대립만 보였다. 대외적인 통상의 어려움에도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한다. 강대국이 휘두르는 관세의 철퇴에 방향을 잡지 못한 대한민국호는 흔들리기만 한다. ‘하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산불로 인한 불안과 정치적인 혼란과 경제적인 어려움만이 우리 주위를 맴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노점상 김정순 할머니의 선행 기사가 있어 살아갈 힘을 얻는다. 자신의 어려운 삶에도 평생 모은 1억 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무작정 전남대학교를 찾은 할머니. 자신이 공부하지 못한 한을 더는 주위의 어려운 학생들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 마음을 적신다. 할머니가 선뜻 내민 많은 돈은 우리를 위함이었다. 나의 욕심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를 위해 손을 내민 것이다. 어쩌면 사회지도층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온갖 추한 모습을 보이며 싸움질할 때 할머니가 우리 사회에 내민 선물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야 할까. 그동안 우리는 남을 배려하기보다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는 데에 혈안이 된 건 아닌지. 어쩌면 우리 사회를 이끄는 것은 이런 선한 마음들이다. 지난 3월 25일, 산불이 난 경북 영덕군 축산면 경정3리 마을에서 나이 드신 주민들을 업어서 대피시킨 인도네시아 국적의 선원 수기안토(31) 씨의 사연도 감동을 준다. 남의 나라에 돈 벌러 와서 자신이 다치면 고국에 남은 가족들이 염려되었을 건데도 불길을 헤치고 “할머니”라고 부르며 나이 드신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다. 불꽃이 강풍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데, 몸이 재산인 외국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선행을 베푸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와 함께 사람들을 구한 마을 이장 김필경(56), 어촌계장 유명신(56) 씨 같은 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극심한 정쟁으로 사회에서 ‘우리’는 사라지고 ‘나’만 남았다. 대한민국이 가진 강력한 힘의 원천인 ‘우리’를 되살릴 수는 없을까. 노점상 할머니가 남긴 우리의 씨앗을 살리고 여기에 수기안토 씨의 인류애를 더한다면 ‘우리’라는 공동체 문화를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극단적인 싸움과 이기심 뒤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마주 보고 서서 상대를 향해 고함을 지르기보다, 이웃을 위해 내미는 손이 필요하다. 서로의 가슴에 든 가뭄을 정으로 적셔나가야 한다. 갈라진 마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서로에 대한 원망과 한숨만이 주위를 맴돌 뿐이다. 우리 이웃이 남긴 소중한 씨앗을 꽃 피우는 데 함께하지 않으려는가. 사회가 어려울 때 우리를 지켜낸 건 주위의 이웃이었다. 옆에 있는 사람들 손을 잡을 때 온기가 사회로 퍼져나갈 것이다.

2025-04-06

달성토성, 대구의 랜드마크

김규인 수필가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83 타워를 대구의 랜드마크로 생각한다. 그래서 대구를 찾으면 83 타워에 올라 야경을 구경한다. 360도로 회전하며 추억을 만들고 기념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다. 높다는 이유로 대구를 대표한다고 시민들도 관광객도 그렇게 믿는다. 일반적으로 높은 건물을 랜드마크로 정하기도 하니까 무리한 말은 아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28일 대구 신천 대봉교 좌안 둔치에서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 기공식을 열었다. 지름 45m의 복층 구조를 갖는 데크와 광장을 설치하여 수상 공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구뿐 아니라 지방시대를 맞아 지자체마다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랜드마크를 만드는 추세다. 이제는 고층 아파트도 판매를 위해 지역의 랜드마크라고 버젓이 이름을 붙인다. 랜드마크라고 하면 상징성이 있고 그만큼 잘 팔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상술의 일환이든 지방을 알리기 위한 지자체의 결정이든 간에 랜드마크라는 이름을 달고 건물이 들어선다. 서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를 경쟁하거나 독특한 모양을 갖추고 랜드마크라고 내세운다. 어쩌면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 같다. 롯데타워는 도시의 랜드마크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한몫한다. 도시는 랜드마크가 있어 사람들을 불러들여서 좋고 기업은 이미지 개선뿐만 아니라 땅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많은 사무실 확보뿐만 아니라 판매장을 만들어 기업이 생산한 물건을 판매하고 볼거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계속 그 공간에 머물게 한다. 대구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83 타워, 고층 아파트, 대구 신천에 조성될 수상 공원이 랜드 마크가 될 수 있을까? 이즈음에서 랜드마크의 조건을 생각한다. 좋은 랜드마크는 문화와 역사의 바탕 위에 설 때 지역을 대표할 수 있지 않을까. 대구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한 그런 곳이 랜드마크가 되어야 한다. 달성공원은 그런 곳이다. 대구 시민에게 청동기인의 삶을 들려주고 서침의 선행을 조용히 말하고 일제 강점기를 맞아 대구 시민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이제는 조용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그런 곳이다. 이러한 달성공원을 대구 사람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친다. 더는 달성공원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대구 사람들은 모른다. 달성공원이 가진 가치를. 달성토성이라는 엄연한 이름이 있음에도 달성공원이라 부른다.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앞에서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 2000년 이상을 견뎌 낸 달성공원을 함부로 대한다. 지금도 토성에선 동물들의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고 토성은 아파한다. 가까이 있다고, 늘 보는 것이라고 소중한 것을 모른다. 달성토성이 풀어내는 삶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이제는 제대로 된 대접을 하자. 2000년 이상을 견디는 일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스러지고 넘어지는 게 세상일인데 말이다.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는 건축가 승효상 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일이다. 달성토성은 대구시민이 사랑하는 불변의 랜드마크가 되어야 한다. 그 어느 것도 대체할 수 없다.

2025-03-31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김규인 수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삼 년 넘게 계속된다. 양쪽의 인명피해는 너무나도 크다.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난 사람도 많다. 우크라이나 국토는 부서지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렵다.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우크라이나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 트럼프의 휴전 제안은 자유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국방부 장관은 종전 조건을 내놓는다.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반대, 2014년 이전으로 영토 복귀 불가,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의 미국 참여 불참 등을 꼽았다. 휴전을 제안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무기 공급마저 중단한 입장에서 러시아는 답답할 게 없다. 현재의 전황은 러시아에 유리하다. 러시아 내의 쿠르스크 지역 3분의 2를 되찾았고,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은 고립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전쟁도 러시아가 유리하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전쟁 비용을 정산하라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한 안전보장은 제시하지 않고, 5천억 달러라는 전쟁 비용을 요구한다. 이를 거부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무기 공급을 전면적으로 중단한다. 무기를 공급하며 응원해 주어도 힘든 싸움을 외면하며, 철저히 자국의 이익만을 챙기는 것 같아 씁쓸하다. 협상카드로 내민 우라늄, 흑연, 리튬 등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투자 건도 미국의 양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강대국인 미국은 철저히 사업으로 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미국의 마음을 돌릴 카드 하나 없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이 슬프다. 그런데 이게 남의 일 같지 않다. 사업가 출신 트럼프 생각은 국익 앞에 동맹도 약소국도 없다. 철저하게 주고받는 계산기만 놓여있다.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바닥까지 뒤져서라도 이익을 챙기고야 만다. 상도의도 서로 체결한 FTA도 무용지물이 된다. 막무가내식의 운영이 다른 나라를 옥죄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불똥이 튀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대비책을 세우느라 바쁘다. 미국은 반도체에 대해서도 관세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타국으로의 시장 개척은 쉽지 않고 고민 속에 시간만 흘러간다. 세계 제1의 경제 대국,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세계 경제를 검은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국가의 모든 시설이 붕괴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의 철저히 계산적인 태도를 보면서 미국의 관련자를 만나 협상하고 미국 경제에 필요한 우리의 산업을 이야기하고 잘못 인식한 통계는 바로 잡아야 한다. 고율 관세로 미국의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다. 어쩌면 미국 국민에 의하여 이 고통스러운 정책은 멈출지도 모른다. 국민의 인기를 잃은 대통령이 끝없이 정책을 들고 나갈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우리는 최선의 노력으로 버텨내야만 한다. 지금은 살아남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2025-03-16

시급한 것이 연금개혁 뿐일까

김규인수필가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서 재정 전망이 어둡다며 경고했다. 2025년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2.2%에서 2072년에 0.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2072년 국가채무는 7,303조 6,000억 원으로 현재의 5.7배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다. 경제성장 엔진은 힘을 잃고 국가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2072년에는 나랏빚이 7,303조 원, 국민연금 재정수지 적자도 2,9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연금 재정적자 규모가 60%를 넘어선다. 연금 개혁이 시급한 이유이다. 시기를 놓치면 빚은 눈덩이로 불어나고 연금 재정은 파탄 나고 더 이상 연금 지급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에 비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5년 3,591만 명에서 2072년 1,658만 명으로 크게 떨어진다. 반면에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같은 기간 1,051만 명에서 1,727만 명으로 늘어난다. 생산인구는 줄어들고 부양이 필요한 노령인구는 늘어나 국민연금 부족을 더 부추기게 된다. 정치권에서 국민연금 개혁은 아직 적절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월 이후 대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연금 개혁은 시급하다고 말한다. 여야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4%로 하는 것은 합의한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자동조정장치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금개혁은 10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짜야 한다. 누가 더 손해를 보거나 더 이득을 보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 된다. 공평한 법안이 만들어질 때 온 국민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모두가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표를 의식하여 선심 쓰듯이 계획을 세워서도 안 된다. 다음 세대가 빚을 떠안거나 하는 일도 생기지 말아야 한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다수의 사람이 만족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대외적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일이 많은데 국내문제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시간을 허비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산적하고 세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모두가 발 벗고 나서는데 우리만 뒤처지는 것 같다. 미국의 영향으로 오늘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언제까지 세상의 흐름을 우리가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만 갈 것인가. 차곡차곡 준비만 제대로 한다면 우리에게 기회는 다시 찾아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려운 시기에 무엇이 있어야 할까. 정치도 협의도 양보도 없는 사회에서 이루어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회사는 어려워도 데모는 계속하고 내 것만을 차지하면 그만이란 말인가. 모든 것을 잃고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단결하고 힘을 모아도 헤쳐 나갈지 걱정스러운데 자기만을 내세울 때 얻는 것이 있을까. 시급한 것이 어디 연금개혁 뿐일까. 세계의 흐름에 편승하여 살아남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살아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