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새론이 16일 사망했다. 25살의 젊은 나이다. 집을 방문한 친구가 119로 연락해 쓰러진 김새론을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이미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 결과 타살 흔적은 없다며 자살로 결론 내렸다. 재능 있는 한 여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이다.
김새론은 2022년 5월 18일, 서울 강남에서 음주 운전으로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전기가 끊겨 인근의 상점 등이 손해를 보았다.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가 손해배상금을 변제했고, 이어 전속계약 기간의 만료로 소속사를 잃었다. 음주 운전 혐의로 팬들의 신뢰를 잃었고 영화계 활동에 치명타를 입었다.
2001년 한 살 때 잡지 표지 모델로, 2009년 9살 나이에 ‘여행자’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 영화로 프랑스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2010년에 영화 ‘아저씨’에서 주연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2014년에는 ‘도희야’로 다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타고난 연기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한 번의 실수는 그를 끝없는 나락으로 끌어내렸다. 시간이 흘러도 김새론을 향한 악플은 달라지지 않았다.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김새론에 대한 악플은 계속 따라다녔다. 그가 무엇을 해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힘든데 그만들 좀 하면 안 돼요?”라는 김새론의 호소는 그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사람이 죽어야만 악플을 멈추는 것인지. 당사자는 그 악플로 괴로워하는데 정작 가해자는 태연하다. 어쩌면 악플인지 모르는 것은 아닌지. 남의 일이라고 하여 함부로 말하는 것은 이제는 그쳐야 한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 하나에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돈벌이에만 신경 쓰는 유튜버들에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연예인 기사는 좋은 먹잇감인지도 모른다. 그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는다. 통장에 꽂히는 돈의 액수에만 관심을 보인다. 개인 방송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의는 지켜야 한다. 이는 큰 신문이나 방송도 마찬가지다. 자극적인 기사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만 신경 쓴다.
악플에도 이름을 바꾸어가며 재기를 노린 한 여배우의 노력이 애달프다.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도 뮤직비디오를 찍어도 영화에 출연해도 그들 눈에는 악플의 대상이고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김새론이 겪은 마음의 고통은 아무도 모른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언제까지 이런 사태를 보고만 있어야 할까. 사람이 죽는 것이 일상인 양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하루가 또 지나간다. 유가족의 아픔은 치유 받을 길이 없는데, 무심한 하루는 그렇게 또 지나간다.
누가 누구를 나무랄 수 있을까. 아무 죄책감 없이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은 젊은 한 사람의 마음을 누가 헤아려 줄 수 있을까. 조금 더 차분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을까. 좋은 일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인데, 죄를 짓고 용서받을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