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J 씨의 비혼식이 열린다. MZ세대에서 요즈음 늘어나는 추세다.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다. 어디 이뿐인가? 인구가 줄어든 농촌 지역에선 콩나물이 사라졌다. 어린이집은 매년 폐원이 속출한다. 인구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걸 왜 새삼 거론하느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구 4000만 명 이상 국가 중 0~14세의 유소년 비율은 우리나라가 10.6%로 미국의 17.3%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어쩌면 저출산이 문제라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에 이제는 만성이 되어버린 것 같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고 매년 수십조 원을 퍼붓는 정부의 정책은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다. 이제는 국가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출산율 하락은 국가의 모든 문제가 섞여서 나타난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다. 청년층은 높은 결혼식 비용과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질 좋은 취업 자리는 부족하고 취업 후도 일자리가 불안하고 높은 사교육비는 한국을 아이 없는 사회로 내몬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는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저하로 활력을 잃고 한은의 거듭된 금리 인하에도 소비는 위축되고 내수는 바닥 모를 침체의 늪에 빠졌다. 고령화로 복지 부담은 늘어나는 데 이를 떠받치는 청년층은 점차 줄어든다, 이에 따라 지방 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는 커져만 간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내어놓는 정책은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도 못한 채 주위만 맴돌고 있다.
이제는 출산율을 회복해도 인구감소는 일어난다. 한국의 인구 유지에 필요한 70만 명의 인구는 이제는 넘볼 수 없는 수치가 되었다. 현재의 출생률이 유지되더라도 매년 50만의 인구가 감소한다. 가임 여성 인구는 해마다 줄어든다. 앞으로 몇 년이 중요하다. 어쩌면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그 기간 안에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출산율 하락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거의 모든 나라가 출산율 하락으로 고민한다. 비교적 성공한 해외의 정책을 살펴보면 일본의 ‘2 지역 거주인구 대책’이 관심을 끈다. 도시와 농촌의 2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거주지 이동 고속버스 비용 지원, 거주지 내 지역대학 연계 지역 아카데미 프로그램 마련, 온천 활용 건강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효과를 거두었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1유로 프로젝트’도 빈집 문제 해결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고, 대학까지 학비를 지원하는 정책도 프랑스의 인구 증가를 낳은 성공적인 정책이다. 기술자나 노동 인력이 많이 몰리는 국가의 이민정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나라 기업체의 자녀 출산 1인당 1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지금이 출산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시급히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간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다려 주지 않는다. 모두가 출산 증가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 시간이 해결의 마지막 기회이다. 우리나라와 각국의 좋은 정책을 모으고 보완하여 해결해야만 한다. 시간을 놓치면 어떠한 처방도 효과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김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