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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레드카펫

▲ 김동찬 김천대 교수화려한 행사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레드카펫(Red Carpet)이 떠오른다. 레드카펫 위를 걸어 내려오는 사람들의 호화로운 모습은 일반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만큼 귀빈을 접대하는 데 있어 레드카펫은 언제나 빠지지 않는 가장 대표적인 상징이 됐다. 중세시대에는 옷감을 염색하는 염료의 가격이 무척이나 고가였기 때문에 서민들은 감히 염색을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천연 염료는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매우 높았고, 오직 왕이나 귀족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 소수만의 한정된 `특권`이었던 것이다. 빨간색 천은 그 중에서도 가장 비싼 천이었다. 모직 10kg을 붉게 염색하기 위해서는 `케르메스(연지벌레)`라는 곤충이 14만 마리나 필요했기 때문에 귀족이나 왕족만이 바로 이 `빨간색`을 누릴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빨간색은 권위를 상징하게 됐고, 전통적으로 귀족을 대표하는 색으로 유럽의 왕실에 언제나 레드카펫이 깔려 있게 됐다. 빨간색이 곧 권위라는 이미지로부터 레드카펫은 귀한 손님을 위한 `최고의 환대`라는 뜻이 담기게 된 것이다. 영어로 융숭하게 대접한다는 뜻을 `Red Carpet Treatment`라고 한다. 귀한 손님을 맞이한다는 극진한 환영의 뜻으로 중요한 행사에는 꼭 레드카펫을 깔게 돼 있다. 레드카펫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시인인 아이스킬로스(Aeschylos)가 쓴 걸작 `오레스테이아(Oresteia)` 중 `아가멤논(Agamemnon)` 편에서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에서 돌아올 때 빨간 길을 걸은 것에서 유래한다. 이후 유럽 왕실에서 귀빈을 환영할 때 레드 카펫을 까는 것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중세 유럽에서 붉은색은 `부자, 귀족의 색`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황실에서 많이 사용한 색 역시 붉은색이었다. 레드카펫이 왕실 공식 석상에서 처음 쓰인 것은 나폴레옹 1세의 황제 즉위식 때였다. 최고급 대우와 권력의 의미로 레드카펫을 깔아줬고, 이후 왕실에서 레드카펫을 까는 전통이 생겼으며 훗날 공식 행사에까지 사용됐다. 이후엔 공항, 고급 식당, 시상식 등에서도 고급으로 대접한다는 의미로 레드카펫을 깔게 됐다.레드카펫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영화제이다. 영화제에서 여배우들이 어떤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영화제 수상 소식 못지않게 대중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한 여배우들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신문, 방송사로 전송돼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그 중에서도 영화제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여배우들이 선보이는 의상은 그 해 패션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된다. 레드카펫 위를 걸어가다가 삐끗하거나 넘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굴욕 샷이 찍히고 한동안 대중의 유머거리가 된다. 포토존도 근처에 있다보니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여성 스타들의 노출 사고가 제일 빈번하게 터지는 곳이라는 농담도 있다.2016년 9월 3일 주요 G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항저우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평소 이용하던 기체 앞쪽 문을 통해 내려야했지만 공항엔 밟고 내려갈 트랩이 중국 정부로부터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오바마 대통령은 뒤편으로 이동해 다른 문을 통해 내려야 했다. 이 통로는 아프가니스탄 등 위험 지역에서만 보안을 위해 사용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출입구였다. 앞서 도착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박근혜 대통령 등은 통상적인 의전에 따라 레드카펫이 깔린 트랩을 밟고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유독 오바마 대통령만 트랩이 제공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지 등 서방 언론들은 중국 시진핑의 이런 악의적인 행위에 대해 미리 계산된 외교적 모욕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부디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은 어느 나라를 방문 하든지 오바마와 같은 외교적 굴욕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7-09-25

240번 버스기사와 호소노 마사부미

▲ 김동찬 김천대 교수지난 11일 서울 204번 시내버스에서 버스 운전기사가 어린아이 혼자만 먼저 내린 것을 확인한 뒤 뒷문을 열어 달라는 엄마의 요구를 무시했다는 내용의 글이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아무 잘못 없는 버스기사가 직업을 잃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뻔했다. 버스에서 하차한 아이는 7살이었고, 이 또한 아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하차했으며 300m도 안 되는 다음 정거장에 내린 보호자와 무사히 연락해서 만날 수 있었다. 이후 사건 전후 상황을 면밀히 조사해 본 결과, 최초 유포자의 말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아이가 사람들에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내렸다는 말은 정류장 CCTV로 거짓임이 드러났다. 아이 엄마가 내려달라고 호소했을 때, 버스기사가 대꾸도 없이 차를 몰았다는 말 또한 버스 기사는 친절하게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드리겠다고 안내했다. 버스 기사가 욕설을 했다는 말도 버스기사는 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예전의 쓰레기 만두 사건, 채선당 임산부 사건, 푸드코트 화상 사고, 선릉역 짬뽕 사건, 세 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처럼, 이번에도 예외없이 “버스기사를 해치겠다”는 식의 극단적 위협과 모욕 댓글이 수천 개의 공감표를 받고, 일부 네티즌들은 언더도그마적 선입견에 근거해서, 거짓 목격담이나, 상상에 기반한 거짓 상황 묘사 등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2차, 3차 유포하는 행태를 부렸다.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의 집단지성을 자칭하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유언비어가 재생산되었다. 왜곡된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경위 안 가리고 마녀사냥 하다가 진실한 사실이 밝혀지면 최초 유포글에 동조한 사람들은 사과 한 마디도 없이 사라지거나 여전히 뻔뻔함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1912년 4월 14일, 거대한 타이타닉호가 바다에 침몰하면서 1천514명이 사망했고 710명이 구조되었다. 사고 당시 38세였던 타이타닉호의 이등 항해사 찰스 래히틀러는 구조된 승객을 책임지기 위해 선원 중 유일하게 구조되었으며 그는 타이타닉호 참사 과정을 담은 회고록을 출판했다. 찰스 래히틀러 뿐만 아니라 로렌스 비슬리라는 교수도 회고록을 출판했는데, 두 사람의 회고록에 공히 생존자로 등장하는 일본인 호소노 마사부미 또한 240번 버스 운전기사처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직장을 잃고 쓸쓸히 생을 마감해야 했다. 찰스 래히틀러는 호소노 마사부미가 비겁하게 살아남기 위해 여장을 하고 구명보트에 탔다고 회고했으며, 로렌스 비슬리는 호소노가 다른 사람을 밀쳐내고 구명보트에 올라탄 비열한 사람이라고 했다.하지만 나중에 RMS 타이타닉 재단에서 로렌스 비슬리가 이야기한 동양인은 일본인 호소노가 아닌 중국인이었다고 밝혔으며 호소노 마사부미는 사건 당시 구명보트에 남아있는 마지막 한자리에 정당하게 탑승해 구조되었다라고 호소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다. 하지만 호소노 마사부미에겐 회복 될 명예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호소노 마사부미는 타이타닉 참사 과정에 비겁하게 살아남은 부끄러운 일본인으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을 뿐이다.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에 관한 특정인의 주장의 근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논쟁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양쪽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서 교차검증 해야 한다. 또한 글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함부로 추론해서도 안 된다. 집단 광기에 언제까지 속아 넘어갈 것인가? 이러한 집단 광기로 인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해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거짓 선동에 넘어가지 않을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시대이다. 거짓 선동에 속아넘어가면 갈수록 이 사회는 혼탁해지고 추악해져 갈 뿐이다. 냉철한 이성이 더욱 요구된다.

2017-09-18

갑상선 기능 저하증

▲ 김동찬 김천대 교수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있고 앞에서 보면 나비 모양으로 후두와 기관 앞에 붙어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한 개씩의 엽이 있으며, 이는 잘룩으로 연결되어 있다.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과 칼시토닌을 만들고 분비한다. 정상 갑상선의 무게는 12~20g 정도이다. 갑상선 뒤로는 후두와 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갑상선의 뒤쪽에는 부갑상선 4개가 붙어 있다. 갑상선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크기와 형태가 다양한 여러 개의 소엽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소엽은 20~40개의 여포로 이루어져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 유지와 신체 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칼시토닌은 뼈와 신장에 작용하여 혈중 칼슘 수치를 낮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갑상선암, 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갑상선 결절 등이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 갑상선 질환의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요오드의 결핍이나 변화하는 환경에서 오염된 식품, 물 등을 섭취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고, 가구나 벽지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 갑상선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병인에 따라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질환, 종양성 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다.갑상선에서 발생하는 질환들 가운데,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 결핍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갑상선 조직의 소실로 호르몬 합성이 불가능한 경우와 호르몬 조절 상위 중추인 시상하부 또는 뇌하수체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갑상선 호르몬 합성 단계에서 장애가 생기는 경우에 발생한다.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와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만들도록 하는 신호에 문제가 생겨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단은 채혈 검사를 통해 혈액 내 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측정하여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의 농도가 정상보다 낮게 측정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에 의해 갑상선 자체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이다.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도 갑상선 자극 호르몬(Thyroid stimulating hormone; TSH)이 분비되지 않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갑상선을 제거한 경우 역시 갑상선 호르몬이 생성되지 못하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올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는 주로 Levothyroxine(LT4)을 넣어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허혈성 심질환의 발생, 갑상선 호르몬 요구량의 변화 및 LT4 보충에도 불구하고 임상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치료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방법 및 제제 개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심장에 점액수종이 생겨 수축력 감소, 심비대, 심낭삼출, 맥박수 감소, 심박출량 감소 등을 초래하고, 위에서 위산분비와 위 운동성 저하로 인한 장내 진행 장애와 무배란, 월경불순, 불임 등의 증상 및 대사 이상으로 콜레스테롤 증가 및 혈당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등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비만, 피부가 거칠어지고 식욕감퇴, 무기력, 우울, 관절통, 근육통, 기억력감소, 변비, 시력감소가 발생하고 특히 목소리가 거칠어진다. 가을이 깊어지는 환절기이기에 무엇보다 철저한 체온유지와 신체대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갑상선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갑상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 섭취와 꾸준한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강하게 튼튼히 버텨야지만 결국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17-09-13

부신피로(Adrenal Fatigue)

▲ 김동찬 김천대 교수부신피로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이 신체의 적응력을 초과할 때 생기는 여러 가지 증상군을 말하며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에서 점점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과정이다. 성공 지향적이며 성과 위주의 현대사회에서는 과도한 작업과 스트레스, 부적절한 휴식 및 영양소가 부족한 식사로 인해서 부신기능의 저하가 쉽게 생길 수 있다. 부신피로 현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극심한 피로감, 전반적인 위약감, 예민하고 쉽게 화를 낸다든가, 우울감이 생긴다거나, 어지럽고 실신을 한다거나, 불면증 등이 그 대표적인 증상이다.정신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며, 기억력도 떨어진다. 완벽주의적 성격을 보이기 쉬우며 좌절감과 공포감, 강박적 행동도 나타날 수 있다.위장관계에 관련된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데, 명치부위가 뻐근하거나 긁는 것 같은 불편감을 흔히 느끼며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거나 밥맛이 떨어지며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을 갖는다.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밤에 소변을 보는 것과 생리전 긴장감이나 월경통 등이 있다. 심장혈관계로는 두근거림, 빈맥이나 서맥이 나타날 수 있다.근육골격계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승모근의 긴장과 통증, 요통 등이며 뇌신경계 계통으로는 두통이나 이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외 음식이나 약물에 알러지 반응이 잘 생기며, 술을 전보다 못 견디며, 과도하게 짠 음식이나 달콤한 음식을 갈구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부신피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부신피로 상태에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바쁜 현대인들은 큰 병이 들거나 사고가 나지 않으면 자기 몸을 돌보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닌 경우가 많다. 바쁜 현대 생활과 고정된 사고 및 생활 습관에서 온 증상이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등의 수동적 치료로는 부족하며 자기 주도적 생활 패턴을 혁신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가장 먼저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식이 왜 필요한지 깊이 인지해야 한다. 눈앞의 성공과 목표만 바라보고 심신이 지칠 때까지 몰고 가면서도, 쉬는 것은 어쩐지 영 불편하고 죄스럽기까지 한 자신의 모습이 잘못 되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스스로 가장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찾아야 한다. 몇 일 혹은 몇 달간의 휴양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고, 주말 및 평일 저녁 몇 시간을 규칙적으로 쉬는 방법도 있겠다. 하루에 두세 번 몇 분 정도 짬을 내어 차를 마시며 휴식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바쁜 현대인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신피로증상 치료법이다.휴식과 더불어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불면은 부신피로증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다. 하루 밤을 새면 신체리듬을 회복하는데 일주일 이상 걸린다. 올빼미형 수면 습관은 좋지 않다. 수면 환경의 개선과 이완요법 등 깊은 숙면을 취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와 방안들을 취해야 한다.영양 성분을 충분히 그리고 골고루 섭취하는 것 또한 부신피로 증상을 치료하는 핵심이 된다. 되도록 유기농 위주로 하며 복합 탄수화물과 야채, 단백질, 필수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적당량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과일, 견과류 등이 좋은 간식거리가 될 수 있다. 케이크나 사탕, 콜라, 스파게티, 피자 등은 일시적으로는 혈당을 높이며 피곤함을 줄이는 듯 하지만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서 얼마 후 바로 혈당이 저하되고 더 피곤한 상태로 빠지게 되며 부신에 오히려 많은 부담을 준다. 과도한 커피 섭취, 음주, 담배 등도 부신피로를 유도한다. 부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겐 운동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충분한 휴식, 숙면, 영양섭취, 그리고 체질에 적합한 수준의 운동의 조화를 잘 이뤄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의 부신피로 증상이 효율적으로 개선되기를 소망해 본다.

2017-09-04

뇌와 컴퓨터 인터페이스

▲ 김동찬 김천대 교수인기 댄스 가수 클론의 강원래는 2000년 11월 불의의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입었다. 강원래는 혼자 사는 서초동 아파트를 나서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본가를 향하고 있었다. 강원래는 평소 타고 다니던 1천200cc 오토바이를 몰고 있었고 헬멧은 착용하고 있었다. 집을 나와 본가로 가기 위해 4차선을 타고 가던 중 반대 방향에서 달려와 U턴하던 승용차와 정면 충돌 한 것이다.이 사고로 더 이상 강원래와 구준엽 댄스 듀오 클론의 화려한 무대는 우리나라 연예계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강원래의 뇌와 연결되어 있는 신경이 완전히 손상되었기 때문이다.소우주라 불릴 정도로 복잡한 뇌의 정체가 과거 20년에 걸쳐 빠른 속도로 밝혀지고 있다. 뇌의 작동원리를 규명하여 인간의 뇌를 인공적으로 재현하려는 시도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뇌 임플란트(Brain Implant)` 기술이다. 뇌 임플란트 기술은 뇌에 미세전극을 이식하여 뇌 속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기신호를 컴퓨터로 해석하는 기술로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의 한 종류이다.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 연구진은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된 원숭이가 다시 걸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무선 송수신(Wi-Fi)을 통해 뇌의 전기신호를 직접 다리근육으로 보내는 방법을 사용하여 원숭이를 걷도록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 책임자에 따르면 이들의 연구 성과의 핵심은 원숭이의 뇌와 아래쪽 척수에 각각 전극을 이식해 두 전극을 연결하는 Wi-Fi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척수가 손상돼 있어도 뇌에 이식된 전극이 전기신호를 보내 다리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다.이 연구 결과에 대해 전 세계의 신경과학계는 흥분에 휩싸여 있다. Wi-Fi 뇌 치료 연구결과는 임상연구의 새 길을 연 위대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사지 마비 환자들에게 생체전자공학치료(bioelectronic treatment)라는 새로운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하지마비 원숭이의 사례에서 보듯 사람을 포함한 동물이 움직이는데는 뇌 속의 전기신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뇌에서 보내는 전기신호가 척수를 타고 온 몸 전체로 퍼지면서 신경을 자극하여 근육이 동작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따라서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뇌 속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기신호를 컴퓨터로 해석하는 `뇌·컴퓨터 연결(BCI, Brain Computer Interface)` 기술을 연구해 왔다.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촬영하는 방법과 뇌파측정(EEG) 장치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두개골 속으로 들어가는 근적외선을 이용해 뇌 혈류를 읽어내는 방법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뇌 임플란트(brain implant)` 기술이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힌다. 네덜란드 의대 연구팀은 눈동자 이외의 전신이 마비된 루게릭병 환자에게 뇌 임플란트 수술을 시행하여 자신의 생각을 태블릿 PC에 글자로 입력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뇌과학과 인공지능 연구의 상호 협력과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추진했던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는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 하여 뇌의 세부적 연결 구조와 작동 방식을 낱낱이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휴먼 게놈 프로젝트에 비견할 만한 규모인 이 프로젝트에는 뇌 신경망에 대한 최신 지식을 동원하여 더 나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물론 최근 들어 줄기세포 같은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장애를 고치려는 시도가 늘고 있지만, 뇌 임플란트 같은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장애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인간을 위한, 인간의 존재 가치와 행복을 위한 과학 기술 발전을 기대해 본다.

2017-08-28

요즘은 약(藥)을 어떻게 개발하는가?

▲ 김동찬 김천대 교수2013년 노벨 화학상은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생화학 및 화학과의 아리에 워셜 교수를 비롯해 하버드대 화학과의 마틴 카플러스 교수, 스탠퍼드대 구조생물학과의 마이클 레비트 교수가 그 주인공이었다. 특히 카플러스 연구실에서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인 `참(CHARMM)`은 화학은 물론 생명과학과 소재공학 분야에 실로 큰 영향을 미친 프로그램이다. 분자구조를 연구하는 거의 모든 연구실에서 `참`을 사용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서부터 단백질이나 핵산, 생체막과 같은 생체 분자 연구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참`을 활용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들의 움직임을 컴퓨터 안에서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인류가 개발한 치료제 대부분은 유기화학적인 합성 연구 방법에 의존해 개발되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바이오 기술과 `참`과 같은 컴퓨터 기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방법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질병 치료의 핵심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치료 효능을 지닌 신약개발에 달려있는데, 신약개발 연구에 자신의 모든 시간을 투자하는 연구자들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수백만, 수천만개의 화합물에서 임상 개발에 적합한 한줌의 화합물을 찾으려한다. 이 과정은 약품 표적과 선택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화합물을 찾기 위해 생물활성이 있는 화합물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 과정으로 화합물의 안전성을 비롯하여 약품에 적합한 다른 특성으로 넘어간다. 이때 전 임상시험에서 독성이 발견되면 계속 진행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따라서 부작용과 독성을 예견하는 컴퓨터 접근법이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약회사들이 독성과 부작용 예측 도구에 대한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약품 부작용에 숨어 있는 기전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때로는 많은 화합물의 제한된 유효성과 짧은 시간의 독성 확인 필요성과 관찰된 독성전달 생물표적 식별의 어려움이 과장되기도 한다. 부작용은 약품이 의도하는 작용 결과이거나 뜻하지 않은 활성 때문이다. 신약 개발과정 초기에 화합물의 과녁을 벗어난 활성을 빠르고 쉽게 확인하고 상업적으로도 쓸 수 있는 방법은 독성학자에게 꼭 필요한 도구이다.컴퓨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연구는 신약 개발에서 독성과 부작용을 미리 찾아내고 최종 개발하고자 하는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 평가를 개선하는 새로운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이 접근법은 개발 단계 초기에 후보 약품의 결합을 예측하고, 어떤 화합물을 만들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마련하는데 유용하다. 표적을 벗어난 활성과 독성, 그리고 부작용과 관련된 예측 능력은 화학자들이 신약 개발 시작 단계에서 화합물의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과 관련된 지침이 될 수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신약개발 과정에 적극 포함시키는 전략을 통해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는 임상시험을 직접 진행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조건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결과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신약개발 연구는 신약개발 과정에 발생하는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신약 개발은 학문적으로, 산업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건강증진이라는 측면에서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국가 미래 산업을 책임져야 할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첨단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그 중요한 신약개발 과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신약 개발 분야에서 헌신할 인재를 양성함과 동시에 뒤쳐진 국내 기술을 속히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정부는 국가를 위해 이러한 미래 산업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2017-08-21

정치꾼이 망쳐버린 한국 과학

▲ 김동찬 김천대 교수줄기세포에 대한 희망과 기대는 비단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독특한 현상은 아니다. 줄기세포가 난치성 질환의 극복, 재생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수명연장과 국민 보건복지의 증대 및 국가경쟁력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인 정책적 지원의 근거로 작동해왔다. 한국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면서 줄기세포연구 특히, 인간의 배아를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생명윤리논쟁이 시민사회로부터 촉발되어 이를 둘러싼 과학기술정치가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12년전에 발생한 `황우석 사태`는 연구자 개인 혹은 줄기세포라는 제한된 연구 영역을 넘어 한국사회의 과학기술 전반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황우석 사태`의 영향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연구 수행과 윤리를 포함한 과학기술정책을 결정하는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즉, `황우석 사태` 이후 한국의 줄기세포연구를 둘러싼 과학기술정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황우석 스캔들은 우리 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사건의 본질은 단순하다. 황 박사 연구팀이 논문 조작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황 박사 팬층에서는 황 박사에 대한 믿음이 강했기에 이를 정서적으로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황 박사가 사건 발생 즉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정치적인 쇼 행각으로 책임 전가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황 박사 사태로 우리 사회는 많은 것을 잃었다. 무엇보다 `황우석 신화`가 무너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의과학계이다.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생명과학 기술의 신뢰 추락은 불가피하게 됐다.국내에는 황 박사팀 이외에도 묵묵히 연구실을 지키며 연구에 몰두하는 유능한 연구팀이 많다. 황 박사 사태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 과학계는 정치적 입김이나 언론의 과장보도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과학 연구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평가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과학은 떠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서둘러서도 안 된다. 단계별로 차곡차곡 밟아나가야 한다. 과학 성과 관련 신문 기사를 접하는 일반 국민들도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세계 최초`라는 말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팩트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대화를 하기 보다, 정치적, 기술적 마인드를 가진 황 박사가 학문적 연구 단계에 있는 줄기세포 연구를 임상적으로 인위적으로 과장하면서 일이 커진 사건이다.이미 과학기술 글로벌 협력은 국가 미래 발전에 크게 기여 할 수 있는 국가적 주요 과제로 부각됐다. 따라서 정치 관료들은 과학 정책을 결정하는 최종 의결 단계에서 침묵해야 한다. 정치 관료들의 눈치를 보는 정치꾼 과학자가 양산되어서는 대한민국 과학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선진국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한 파트너십 구축, 그리고 개도국과의 호혜적 네트워크를 통한 한국의 경험 전수 등 과학기술 글로벌 네트워크의 강화가 한국 과학의 지속적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핵심요소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직 지역적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외부 연구자 및 해외 연구자와의 공동연구 비중이 현저히 낮다. 이럴 때 정부 관료가 나서야 한다. 정부 관료가 할 역할은 글로벌 과학 기술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다양한 과학 기술 분야의 협력이 급증될 수 있도록 꾸준하게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다. 적어도 한국의 미래 과학에 투자되는 국가 예산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경건한 맘으로 결정돼야 한다.

2017-08-14

와신상담

▲ 김동찬 김천대 교수시속 900km의 속도로 운항하는 초고속 여객기를 타고 한국에서 미국까지 가는데 약 12시간이 소요되며, 또다시 미국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최남단 아르헨티나로 날아가는데 약 12시간이 소요된다. 꼬박 24시간이 걸린다. 한국에서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가는데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60억의 인구를 수용하고 있는 지구는 그만큼 크고도 광활하다. 하지만 미국에 있든, 아르헨티나에 있든, 유럽에 있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든, 그 누군가가 엽서에 `대한민국(South Korea)`이라고 기입하면 60억 가운데 59억5천만 명의 사람들이 `버림` 받고 약 5천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 받는다. 이어서 `경상북도(Gyeongbuk)`라고 기입하면 약 4천730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버림받고 270만 명의 경상북도 도민이 선택받는다. 그 다음 `김천시(Gimcheon-city)`라고 쓰면 255만 명의 경상북도 도민들이 버림받고 나머지 15만 명의 김천시민이 선택 받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천대학교 김동찬 교수(Professor Dong-Chan Kim in Gimcheon Univ.)`이라고 기입하면 약 14만9천999명의 김천시민이 마지막으로 버림받고 정확하게 필자가 선택되어 우편물이 배송된다. 수천 수만 km가 떨어진 곳에서 발송된 단 한장의 엽서라 하더라도 이러한 `버림`과 `선택`이란 과정의 반복을 통해 정확하게 배송된다. 우리 몸에서도 이러한 `버림과 선택`의 현상들이 매일 24시간 365일 일어나고 있다. 면역 시스템의 주인공인 항원-항체 반응이 그렇고, 각종 호르몬과 호르몬이 결합해 작용하는 수용체 반응이 그렇고, 효소와 기질 반응 또한 그렇다. 그 외에도 수많은 `버림과 선택`의 복잡 다단한 현상들이 부지불식간에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을 때, 체내로 들어온 약이 작용하는 작용 기작 또한 이러한 `버림과 선택`의 현상을 통해 우리 몸에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버림과 선택이 일어나게 되는 주요 원인은 바로 우리 몸에 모든 생리활성과 작용기작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단백질이 3차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리보좀이라는 합성 효소에 의해 메신저 RNA를 기본틀로 하여 아미노산 중합체 고리를 연결하면서 1차 구조로 합성이 되는데 이때 아미노산 각각이 보유하고 있는 곁가지의 성질에 따라 1차 구조가 2차 구조로, 더 나아가 3차 구조로 추가 변형된다. 각 단백질에는 결합 물질이 결합하는 활성부위가 존재한다. 우리가 섭취한 약이나 호르몬은 이러한 여러 단백질의 활성부위의 구조를 면밀히 검토해 자신과 구조적으로 잘 결합할 수 있으면 선택해 결합하고 그렇지 않으면 버린다. 그러나 약이나 호르몬에 선택받지 못하고 버림받은 단백질이라 하더라도 그 단백질은 생체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며 차후 자신이 보유한 활성부위에 잘 결합할 수 있는 약이나 호르몬을 만나게 되면 그때 자기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한다. 무조건 적인 `버림`이 아니라 적절히 때와 시기에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한시적 `보류`라고 할 수 있다.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땔나무에 눕고 쓸개를 맛본다는 의미인데, 원수를 갚거나 마음먹은 일을 이루기 위해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반좌파진영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 우파 자유한국당이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처절한 버림을 경험했다. 정치인이 국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하고 버림받는다는 것은 쓰라린 경험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생물이다. 민심은 변한다. 이럴때 일수록 더욱 와신상담해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17-08-07

황교익과 자폐

▲ 김동찬 김천대 교수미국의 어린이 110명 가운데 한 명은 자폐를 앓고 있다. 부모는 자신의 감정 표현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힘들어한다. 자폐는 뇌의 정보처리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결과이지만 뇌의 어떤 부위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직까지도 분명치 않다. 몇 년 전 서울대 의대 정신과 류인균 교수와 김지은 박사팀은 자폐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뇌를 분석한 결과 편도체(amygdala)의 측기저핵 크기가 일반 아동에 비해 10% 정도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뇌의 측면 안쪽에 있는 편도체는 사물을 분별하는 인지 기능과 희로애락과 공포, 불안 등의 감정을 느끼는 정서적 기능을 담당한다. 그리고 편도체는 측기저핵·중심내측핵·표재핵 세 부위로 나뉜다. 류 교수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뇌를 촬영해 측기저핵이 자폐증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류 교수팀 연구 결과는 자폐증과 관련 있는 뇌의 부위만 확인했을 뿐, 그 부위에서 무엇이 잘못돼 자폐 증상을 보이는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 나아가야 한다. 여러 자폐 증상들 가운데 특정 영역에서 매우 뛰어난 기술이나 재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들어 대니얼 태밋이란 사람은 운전도 못하고, 왼쪽과 오른쪽도 구분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3.14로 시작하는 원주율(π·파이)의 2만2514개 숫자를 5시간 9분 54초에 걸쳐서 정확하게 기억해내 유럽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자폐 증상을 다룬 영화로 `레인맨`, `카드로 만든 집`, `말아톤`, `어카운턴트` 등이 있다. 그중 1988년작 할리우드 영화 `레인맨`에 나오는 레이먼드(더스틴 호프만 역)의 모습은 참으로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레이먼드는 전화번호부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번호를 정확하게 기억할 정도로 엄청난 기억력을 보여준다. 또한 카지노 블랙잭 카드 게임에서도 레이먼드 덕분의 모든 게임에서 승승장구 하게 되며 많은 상금을 획득하게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 자폐 증상으로 진단 받은 사람은 레이먼드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레이먼드의 동생 찰리(톰 크루즈 역)나 그 형제의 아버지 또한 자폐 증상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찰리나 두 형제의 아버지 모두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기 보다, 자신만의 관점과 논리만을 주장하면서 자신만의 말과 행동으로 아픔과 상처를 주었기 때문이다.최근 유명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혼밥(혼자 밥먹는)족 사람들을 두고 “사회적 자폐” 라고 단언했다. 이미 디스패치를 비롯하여 수많은 언론들, 그리고 SNS에서 황교익의 “혼밥은 사회적 자폐” 발언 문제로 뜨겁다. 자폐란 단어는 의학적으로 사용되든, 사회학적으로 활용되든 상당히 자극적이고 거부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혼밥을 두고 사회적 자폐라고 단정 지은 황교익 또한 자신만의 관점과 논리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황교익 발언을 살펴 보면, 혼밥과 사회적 자폐를 이야기 하면서 노숙자를 예로 들었다. 노숙자의 혼밥의 원인이 뇌에 큰 고장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황교익의 발언은 해석하기에 따라 혼밥족은 노숙자 같이 뇌에 큰 고장이 발생한 사람이라는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황교익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사회적 자폐 현상의 구체적 사례로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했고, 더 나아가 일본 사회를 제대로 질서가 잡히지 않은 파편화된 사회라고 단정지어버렸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그가 맛 칼럼니스트로 많이 유명하기 때문에 밥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먹는지 모르겠으나, 다양한 국제관계와 한국의 복잡한 정치 현상 같은 이념과 국제 사회 구조를 분석하고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안을 주된 메뉴로 다루는 레스토랑에서는 홀로 구석에 앉아서 `혼밥`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2017-07-31

파킨슨병

▲ 김동찬 김천대 교수1990년작 `사랑의 기적(Awakenings)`이란 영화를 보았는가?`올리버 삭스`란 의사의 실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기면증 환자들을 깨우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로버트 드니로)을 비롯한 5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영화이다.줄거리는 이렇다. 의학 연구만 하던 닥터 세이어(고 로빈 윌리엄스 분)가 배인브리지 병원에 부임한다. 그곳은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병원으로 세이어가 할 일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파킨슨병 환자나 식물 인간처럼 아무런 말이나 거동조차 불가능한 기면증 환자들을 비롯해서 병명조차 모르는 환자들의 맥박과 체온을 재고 진단만 내리면 되는 단순한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어는 환자들에게 반사 신경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료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이어는 이 환자들을 깨우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한다. 그리고 새로 개발된 `엘도파`라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투여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모든 환자들에게 투여하진 못하고 레너드(로버트 드니로)라는 환자에게만 하게 된다. 레너드는 손이 떨리는 증상으로 시작되어 점차 세상과 멀어지다가 결국 영혼은 죽어있고 육신만 살아있는 환자가 되어 병원에서 중년의 나이를 맞는다. 병원에 새로 부임해온 세이어는 그에게 엘도파를 처방하고 얼마 뒤 레너드는 기적처럼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지만 삶의 환희를 맛본 것도 잠시, 어린 소년에서 갑자기 중년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죽어있던 영혼은 부활했지만 달라져버린 자신의 모습과 달라진 세상만큼이나 그를 더욱 옥죄는 것은 평생 자신을 돌봐주던 병원의 쇠창살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레너드의 심리적인 변화에 세이어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미처 손을 쓰지 못한다. 인간관계는 서툴지만 누구보다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주의 깊게 눈여겨보는 의사와 30여 년간 잠들어있다 깨어난 기면증 환자의 가슴 뭉클한 우정과 인간애를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장내 신경을 겨냥한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엔테린(Enterin)이 시리즈A에서 1천27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얼마전 공식적으로 밝힌바 있다. 이번 펀딩을 통해 회사는 올해 2월에 돌입한 ENT-01의 임상1/2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는 잘못 접힌 형태의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응집돼 주변으로 퍼지게 된다. 이로 인해 신경세포 사이의 틈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저해,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병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엔테린은 여기에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알파시누클레인이 장에서 먼저 축적되기 시작해 장과 뇌를 연결하는 장-뇌축을 따라 뇌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 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파킨슨 환자에서 병이 본격적 발병되기 이전에 공통적으로 변비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만성적 세균성 장염에 걸린 환자의 경우, 장벽(腸壁)의 신경에는 세균을 처치하려고 몰려든 알파시누클레인이 넘쳐나는데, 종국에는 그것들이 뇌로 이동하여 파킨슨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벽에서 알파시누클레인이 염증원인 물질로서 작용, 수지상세포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ENT-01 이라는 물질은 천연 스테로이드인 스쿠알라민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스쿠알라민은 장벽에 존재하는 신경에서 알파시누클레인의 염증 유발 작용을 차단하고 배변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오로지 뇌 신경에 집중해왔던 고정관념이 이번 연구 발표를 통해 바뀌게 되었다. 뇌 건강을 위해, 장 관리에도 더욱 신경써야 하겠다.

2017-07-24

이승만 정신

▲ 김동찬 김천대 교수자유한국당의 혁신위원장으로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위촉되었다. 류석춘 교수는 이승만 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우남 이승만(1875~1965)은 조선 왕조가 기존 대륙세력인 중국 영향력 하에서 벗어나 해양세력이 밀려들어오는 새로운 문명의 격변기인 1875년(3월 26일)에 태어났다. 조선 왕조는 그때까지 추구해 오던 중국 중심의 대륙 문명권 영향 하에 그대로 순응하며 살아남느냐, 아니면 서양 중심의,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일본과 미국이 포함된 해양문명권에 새로이 편입되느냐의 중대한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진 시기였다. 다시 말해, 조선은 `문명의 전환`이라는 소용돌이로 빠져들기 시작한 때였다. 독립협회의 개혁운동에 적극 참여한 이승만은 1899년 1월 고종 황제를 폐위시키고, 새로운 혁신정부(국민주권국가)를 수립해, 급진적인 정치개혁을 단행하기 위한 음모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한성감옥에서 5년 7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이승만은 감옥에서 `자유의 종교`인 기독교로 개종하고, 기독교가 건국 이념인 미국에 대한 강한 긍정적 신념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기독교 수용과 미국이 한국의 독립과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승만의 미국에 대한 인식은 배재학당과 한성감옥에서의 생활 그리고 독립신문을 통한 호의적인 미국관을 매우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배재학당을 졸업한 이승만은 한글신문인 매일신문과 제국신문을 발간하면서 언론인으로 약소국 조선의 구국을 위한 국민계몽에 나섰고 개화파 지식인들이 주도하는 독립협회에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 나아갔다. 29세의 청년 이승만은 당시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지식인 중의 한사람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었다. 출옥한 후 3개월 만에 이승만은 주변의 선교사의 권유로 미국인과 미국사회를 본격적으로 관찰·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다. 일찍이 한성감옥에서 개신교를 통해 인접 제국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했던 이승만의 지정학적 인식은 개신교를 통해 부국 강병해 질 수 있다고 보여 졌던 미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으로 나타나게 되었다.1895년 4월 이승만은 미국의 감리교선교사인 아펜젤러(Henry G. Appenzeller)가 설립한 배재학당에 입학하여 서양(미국)문명인 신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승만과 미국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되었고, 그 후 그의 생애는 미국을 중심으로 삼아 전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승만은 서양의 기독교 국가 시민들이 정치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것은 실로 `너무나 혁명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이승만은 후일 고백하기도 했다.일반적으로 정치 지도자의 안보 외교적 실천 능력은 낡고 시대착오적인 국제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 혁명가의 길과 불필요한 전쟁을 방지하면서 안보 외교 정책을 국제적 상황 변화에 분별력 있게 적응시키는 현상 관리자의 길로 나뉠 수 있다. 따라서 외교 안보의 정책적 지도력은 자기 시대에 당연하게 요구되는 사고의 틀을 극복하고 창의력을 실현시킬 수 있는 지성적 용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치 지도자의 바람직한 자질은 자신의 비전이나 정책적 선택을 국내외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지성적 능력과 결연한 의지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실천적 용기에 달려 있다.우남 이승만의 지도력은 마키아벨리가 강조한 선견지명의 지적 능력과 클라우제비츠가 강조한 실천적 능력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승만은 `매우 탁월한` 인간이었다. 이승만은 정치적 야심가였으며 그러한 정치적 야심이 원동력이 되어 자유 대한민국 건국이 이루어진 것이다.

2017-07-17

집단 따돌림

▲ 김동찬 김천대 교수모든 인간은 열등감을 가지고 태어난다. 목표는 항상 현실보다 더 높은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룰 수 없다는 좌절감에 눌려 항상 열등감으로 괴로워하게 된다. “나는 왜 안 될까?”라는 욕심을 우선적으로 내려놓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마음속에 존재하는 열등감을, 누구나 비슷하게 느끼고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줌으로써 열등감으로 시작되는 모든 집단 따돌림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단절되고 소외돼서 발생하는 집단 따돌림, 이른바 왕따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사회적 문제이며 따라서 학술적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통상 기존의 연구에서는 사회적 단절로부터 오는 고통을 심리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심리학적인 면에서 주로 연구가 이뤄졌다. 그러나 사회적 고통도 엄연히 생물학적 현상이며, 동시에 육체적 고통과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단순한 심리적 현상이 아닌 뇌 신경과학적 접근 및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육체적 고통 중 정서적 기능과 사회적 고통은 동일하게 뇌의 등쪽 대뇌 전두 피질과 전측 뇌섬엽 부분을 활성화 시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신경세포망의 공유는 두 가지 종류의 고통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고통에 예민한 사람은 육체적 고통에도 예민하게 되며, 육체적인 고통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요인들이 사회적 고통에도 같은 작용을 한다.최근 f-MRI나 PET의 등장으로 뇌 신경세포에 대한 실시간 연구가 가능해 고통과 신경세포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등의 대학 및 연구 기관에서는 융합 연구 집단을 이뤄 사회적 고통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의문점들이 해소되고 있다. 앞으로 사회적 왕따 현상에 대한 의학적 심리적 치료 방법이 빠르게 개선되리라고 예상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 따돌림 현상으로 기인한 우울증 연구 등 일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적 고통이 주로 심리적인 현상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날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 뇌 과학 연구 수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고통에 관한 심리학과 뇌 과학 융합연구는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소외 문제가 심각한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문제에 직접적인 치료 방법이나 예방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융합연구가 조속히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밴쿠버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9~12세의 아동 4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4주간에 걸쳐 관찰했다. 한 그룹은 운동장이나 야구장, 쇼핑센터 등 기분 좋은 장소에 가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먹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포옹하는 등 친절한 행동을 하게 했다. 이후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어떤 아이와 함께 놀고 싶은지 등을 물은 결과, 친절한 행동을 한 아이들이 행복감을 더 크게 느꼈다. 또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연구팀의 킴벌리 소네르트 라이칠 박사는 집단 따돌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에 대해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결국 친절한 아이가 왕따 당할 우려가 적다는 뜻이다. 교육 현장에서 부모들이나 학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가 바로 집단 따돌림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집단 따돌림은 한 개인의 인격과 인성을 파괴할 뿐더러, 피해자에게 큰 실패감을 안겨 줘서 무기력하게 만들고 때로는 재기 불능의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왕따는 꼭 금지돼야 한다.

2017-07-10

야식은 위험하다

▲ 김동찬 김천대 교수가깝게 지내는 어느 치과 의사 선생님께 듣게 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뚱뚱하다`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는 (1) 살이 쪄서 몸이 옆으로 퍼진 듯하다. (2) 물체의 한 부분이 붓거나 부풀어서 두드러져 있다라는 의미이다. 여기에 뭐 나올 때 나오고 들어갈 때 들어가고 이런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살이 쪄서 몸이 옆으로 퍼진 것 같을 때 뚱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똥똥하다`라는 말은 `뚱뚱하다`와 뭐가 다를까? `똥똥하다`는 (1) 키가 작고 살이 쪄 몸이 옆으로 퍼진 듯하다. (2) 물체의 한 부분이 붓거나 부풀어서 도드라져 있다 라는 뜻이다. 유의어로 땅딸막하다, 뚱뚱하다가 있다. 똥똥하다는 뚱뚱하다와 비슷한 의미인데 거기에 `키가 작고`가 추가되어 있다. 쉽게 말해 뚱뚱하다는 살이 쪄서 퍼진 상태인데 똥똥하다는 거기에다 키까지 작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통통하다`는 어떨까? `통통하다` 는 (1) 키가 작고 살이 쪄 몸이 옆으로 퍼진 듯하다. `똥똥하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2) 물체의 한 부분이 붓거나 부풀어서 도드라져 있다. `똥똥하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라고 설명되어 있다. 앞서 보았던 똥똥하다와 비슷한 말인데 사전상의 의미에 `거센 느낌을 준다`라고 추가적으로 분명히 기술되어 있다. 그러니까 살이 쪄서 몸이 옆으로 퍼진 상태가 뚱뚱하다이고 뚱뚱한 사람이 키까지 작으면 똥똥하다 라고 하며 똥똥하다는 느낌을 거세게 표현하면 결국 통통하다가 되는 것이다. 살찐 사람에게 `야, 너 너무 뚱뚱하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가 좀 그래서 `통통하다`라고 하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사전적 의미를 살피니 그냥 차라리 `뚱뚱하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듯 싶다.비만도를 측정하기 위해 오랫동안 체질량지수(BMI)를 지표로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이 지표가 비만을 측정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UCLA 대학교의 자넷 토미야마 교수는 “BMI 수치가 높은 사람을 추적한 결과 그 중 47%는 비만으로 인한 질병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BMI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BMI 수치가 정상인 사람 중 30%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허리와 키의 비율(WHtR)이 BMI보다 더 비만도를 측정하는데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WHtR는 허리둘레를 키로 나눈 값으로 체지방 분포를 측정하는 지표다. WHtR 수치가 0.43미만이면 저체중, 0.43~0.53이면 정상, 0.53~0.58은 과체중, 0.58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할 수 있다.영국 런던 카스 비즈니스 스쿨 대학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영국인의 식습관과 영양, 신체치수와 대사성 질환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WHtR이 증가할수록 고혈압이나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른바 `올빼미형` 인간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200명을 대상으로 오전 4시에 취침하되 4시간만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그룹과 정상적인 시간대에 수면을 취하는 그룹으로 나눠 5일간 이들의 식습관을 관찰했다. 음식 섭취 시에는 시간이나 종류, 양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먹는 시간과 총 섭취량 등을 기록했다. 그 결과 올빼미 그룹의 경우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 사이에 음식 섭취가 더 늘었다. 특히 지방질이 많은 햄버거, 치킨 등과 같은 정크 푸드를 많이 찾았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일반 그룹에 비해 평균 550Kcal를 더 섭취했다. 필자도 밤늦게까지 연구를 하고 업무를 하기 때문에 퇴근이 늦다. 그러다보니 야식을 자주 하게 된다. WHtR을 측정해 보니 심각한 수준이다. 야식을 끊어야 한다. 야식은 정말 위험하다. WHtR이 말해주고 있다.

2017-07-03

웃음

▲ 김동찬 김천대 교수쥐도 웃는다는 것을 아는가? 과학자들은 쥐가 간지럼 태우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설치류의 두뇌가 어떻게 기쁜 감정을 만들어 내는지는 몰랐다. 쥐는 초음파로 웃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웃음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베를린 대학 심페이 이시야마 연구팀의 최근 연구 보고에 의하면, 쥐들은 자발적으로 뛰기도 하고 연구자의 손을 쫓아가며 더 간질여 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즐거운 반응은 두뇌의 특정 부분에 위치한 체지각(somatosensory) 피질이라고 불리는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본다. 간지럼에는 많은 요소가 작용하는 것을 발견한 연구팀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쥐도 개성을 가지고 있어 어떤 쥐는 많이 간지럼을 타고 어떤 쥐는 수줍은 경우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기분이 나쁠 경우에는 간지럼이 효과가 없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걱정이나 스트레스는 간지럼 정도를 낮추는데, 촉각 피질의 중앙에 바로 전해지는 자극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쥐의 반응은 낮았다. 이 연구는 체지각 피질을 자극하면 간지럼과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보인 것이다.웃음은 뇌하수체에서 모르핀보다 200배나 효과가 강하다는 엔돌핀이나 엔케팔린 같은 자연 진통제를 증가시켜 근심과 걱정을 감소시키고 기분을 좋게 한다. 또한 부신에서 통증과 신경통과 같은 염증을 낫게 하는 항체 면역 글로블린 A를 증가시킨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 완화를 유도하여 심장마비를 예방한다. 그리고 박장대소는 가슴과 위장, 어깨 주위의 상체 근육이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3~4분 정도의 웃음은 맥박을 배로 증가시키고 혈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 1999년부터 2년간 과학 저널 `뉴사이언티스트`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이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하는 실험을 했다. 79개국 사람들에게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냐?”고 물은 것이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인들이 `국민으로서`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멕시코가 2위, 베네수엘라가 3위, 엘살바도르와 푸에르토리코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선진국들은 뉴질랜드 15위, 미국 16위, 호주 20위, 영국 24위로 중상위권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동아시아 나라들 중에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더 느낀다고 조사되었다. 무엇이 그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한 것일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비록 가진 것 없고 배는 고파도 웃고 살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웃음이 곧 희망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우리가 보통 70 평생을 산다고 한다. 이 70 평생을 여러 가지 시간으로 나누어보면, 70년 중 23년은 자는 시간이다.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시간은 26년이다. 그리고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1년이며, 거울 보고 화장하는 시간이 1년 6개월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차를 타든 비행기를 타든 배를 타든 평생에 걸쳐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6년이고, 약속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이 3년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평생 웃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하루에 열 번을 웃는다고 해도 고작 40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웃는 시간이 너무 적지 않은가?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도 1년씩이나 되는데 이 중요한 웃음은 겨우 40일이라니! 최소한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만큼이라도 우리가 웃어야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웃음의 시간을 더욱 더 늘려야 한다. 지금보다 열 배, 스무 배는 더 웃고 살아야 한다. 남들이 볼 때 “저 사람 참 잘 웃어, 뭐가 저리 좋을까?”하는 소리를 들을지라도 우린 더욱 더 싱글벙글 웃고 살아야 한다. 웃음 속에서 희망이 싹트고, 웃다보면 진짜로 웃을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2017-06-26

생명력

▲ 김동찬 김천대 교수존 웨슬리는 영국 국교회 목사이자 신학자이다. 실질적으로 지금의 감리교를 설립한 사람이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한 존 웨슬리는 옥스퍼드 링컨 컬리지의 교수가 됐으며, 1728년에는 장로 목사가 됐다. 웨슬리의 선교 사역은 교회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사역이었다. 브리튼 섬 전역과 아일랜드를 다니면서 웨슬리는 자신이 가는 곳마다 소규모 그룹을 조직해 소그룹 안에서 신자들이 훈련 받고 양육 받을 수 있게끔 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웨슬리가 평신도 설교자를 세워 자신처럼 나라 곳곳을 다니며 전도하게 했다는 사실이다. 웨슬리의 지도 아래 감리교도들은 감옥 개혁과 노예 해방 등 당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이끌고 개혁하였다. 웨슬리는 신학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대해 주장하였고, 그리스도인 내면에 하나님의 사랑이 깊게 자리한다면 이를 바깥으로 표출해 사회적 성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웨슬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경험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웨슬리 사후 감리교는 영국 국교회로부터 독립해 자체적인 교단을 형성했으며, 감리교로부터 성결교, 오순절 운동, 구세군 등이 나타났다. 즉 당시 영국 사회와 교회사에 끼친 웨슬리의 영향은 지대했다. 존 웨슬리는 야외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설교했다. 그러자 변화와 부흥이 일어났다. 이 모습을 기존 영국 국교회가 좋아할 리 없었다. 자신들에게서 성도들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웨슬리를 공격했다. 웨슬리의 선교를 방해했다. 교회 제도권 밖으로 쫓아냈다. 뿐만 아니라 나쁜 소문을 만들었다. 엉뚱한 죄목을 붙였다. 심지어 이단이라고 했다. 웨슬리를 반대하는 책과 전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돌렸다. 웨슬리는 수십 번 폭도에게 죽을 뻔했다. 영국 국교회에서 왜 웨슬리를 공격했겠나? 웨슬리의 메시지는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웨슬리의 살아 숨쉬는 역동적 생명력에 영혼이 죽어있던 그들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웨슬리는 결코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계속 흘러넘치게 했다. 나눠 줬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자들의 허물을 가려줬다.구약성경 창세기의 놀라운 스토리를 장식하는 노아 시대의 홍수 사건. 노아는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 대홍수로부터 살아남게 된다. 대홍수 사건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러 노아가 경작하는 땅에 포도나무가 자랐고, 노아는 이를 잘 발효해 포도주를 만들었다. 포도나무는 풍요와 복의 상징이다. 반면 포도주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노아의 모습은 타락의 모습이다. 성경에 기록된 노아의 모습에서 비참한 죽음에서 구원된 넘치는 복의 모습과 술에 취해 흐트러진 영적 타락의 긴장 관계를 볼 수 있다. 노아는 썩어 버렸다. 썩지 말아야 한다. 생명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웨슬리처럼 모진 풍파와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근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명에 집중하지 않으면, 나태해져서 근육이 굳어버린다. 사명에 집중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자기 스스로를 희생과 섬김의 자리로 나가게 해야 한다. 자신을 통하여 건전한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흘러넘침`은 논리상 `넘침`과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무언가가 충분히 넘치면, 흐를 수 있다. 흐름이 있어야 싱싱해지고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생명력이 싱싱하고 풍요롭게 흘러 넘치면 힘이 생긴다. 그 힘을 어떻게 써야하나? 타인의 허물을 덮어주고 상처를 치유하는데 써야 한다.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고 벌거벗음을 부끄러워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그 부끄러움을 `가죽옷`으로 덮어 줬다. 허물을 덮어주는 것은 `하나님의 행위`다. 힘은 양면성이 있다. 덮을 수도 있고, 폭로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 힘이 있는가? 그 힘을 타인의 허물을 덮어 주는데 쓰도록 하자. 그것이 생명력이고 그것이 기적의 행위이다.

2017-06-19

과잉 인권

▲ 김동찬 김천대 교수얼마 전 경기도 수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뉴스에 보도된 화면을 보니, 반팔 차림의 남성이 의자에 앉은 다른 남성을 사정없이 때린다. 그리고는 편의점 안에서 냉동고 문짝을 들고 나와 막무가내로 내리친다. 놀란 편의점 직원이 말려보지만 역부족이다. 편의점 직원이 반팔 차림의 폭력 남성의 편의점 출입을 막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자, 유리병을 집어던져 출입문을 박살낸다. 어처구니 없는 이 폭행 사건의 주인공이자, 뉴스 화면에 나온 반팔 차림의 남성은 41살 이 모 씨,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이 자신을 무시했다며 무자비하게 주먹을 휘두른 사건이다. 이 씨는 광경을 목격하러 몰려든 사람들에게 물을 뿌리다가, 갑자기 지나가던 19살 여대생에게 달려들었다. 여대생에게 달려든 이유는 단순했다. 지나가던 여대생에게, 이 씨가 뿌린 물이 튀었고, 여대생은 갑자기 자신에게 물이 튀니까 놀라서 이 씨를 쳐다 본 것일 뿐. 그런데 이 씨는 여대생이 자신을 기분 나쁘게 째려 봤다고, 주먹으로 연약한 여대생의 얼굴을 무자비하게 가격했다. 얼굴을 주먹으로 맞은 여대생은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그런데 이 사건이 여기에서 종결된 것이 아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무차별 폭행남 이 씨를 체포해 지구대로 데려갔지만, 지구대에 체포된 이 씨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심각한 발작 증세를 보였다며 30분 만에 폭행범 이 씨를 풀어줬다. 이 씨를 30분만에 풀어준 경찰에게 이 씨를 왜 풀어주었는지, 기자가 질문을 했는데, 경찰의 대답이 충격적이다. 경찰 왈 “여기서 계속 발작이 일어나서, 잘못하면 이 씨가 죽을 수도 있잖아요. 피해자보다도 `피의자의 인권`이 있잖아요” 라고 취재 나온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피의자의 인권`이라…. 그것도 피해자보다도 피의자의 인권이 우선이라는 지구대 경찰의 무책임한 대답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발작증세 때문에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폭행남 이 씨는 두 시간 만에 병원에서 제 발로 귀가했다. 뒤늦게 이 씨의 신병확보에 나선 경찰은 나흘만에 경기도 수원에서 멀리 떨어진 경북 칠곡에서 이 씨를 붙잡아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폭행사건이 발생한 날 즉시 구속영장 청구를 하고 법정 구속을 진행했으면 경북 칠곡까지 체포하러 가야하는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무차별 폭행범의 `피의자 인권`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 씨를 풀어줬다가 다시 체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대한민국 경찰은 다시한번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지난 대통령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자가, 검찰의 수사권과 함께 경찰에게도 수사권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울 만큼 경찰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주변의 여러 구상과 노력이 있으면 무엇하겠나? 이번에 발생한 폭행 사건 피의자 이 씨의 신병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한국 경찰들의 왜곡된 `피의자 인권관`이 총체적으로 재수정 되고 올바로 정립되지 않는다면, 경찰들의 독립적인 수사권을 요구할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근무 경력이 오래된 경찰들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수사할 때, 주먹 한 대에 피의자의 혐의 하나 확인”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뻔뻔하게 묵비권을 행사하는 강력 범죄 피의자를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신속하게 사건을 수사했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과 같이 폭력을 동원한 조사는 지양해야 할 잘못된 부분이지만, 이번 폭행범 이 씨 사건 담당 경찰의 과도한 피의자 인권 보호 주장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선량한 피해자 보호와 보상, 그리고 무차별 폭행 사건의 재발 방지에 모든 수사 방향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17-06-12

6월을 맞이하는 의무

▲ 김동찬 김천대 교수한일 월드컵 열기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2002년 6월 29일, 갑작스런 북한군의 도발로 벌어진 제2연평해전에서 6명의 국군이 희생되었다. 북한군의 극악 무도한 도발에 무참하게 목숨을 잃은 대한민국의 여섯 용사 중 조타장 고(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씨는 영화 `연평해전` 유족 시사회가 끝난 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영화를 보고 너무 많이 울어서 정신이 없었어요. 남편이 실종된 뒤, 41일 만에 시신 인양을 했는데 영화에 그 장면이 나와서 그 당시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남편의 시신을 찾을 때까지 하루에도 수백 번씩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기분이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한상국 중사가 목숨을 잃었던 해,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국군장병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정부의 홀대와 무심함에 나라를 원망하며 쓸쓸히 캐나다로 떠났었다. 2008년 돌아온 김씨는 개명까지 했다.해마다 6월6일은 현충일로 기념한다. 현충일은 순국선열과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는 날이다. 전쟁에서 희생한 호국 장병들의 가족들의 가슴 아픈 슬픈 이야기는 얼마나 많겠는가? 한 가정에 남편을 잃고 어린 자식들을 키우면서 흘려왔던 피눈물은 얼마이겠으며 가슴 찢어지는 많은 사연들과 자식을 잃은 부모의 통곡은 또 어떠하겠는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후손들은 이분들의 희생과 아픔을 생각하고 그 고귀한 희생의 덕으로 이렇게 편하게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진정으로 그분들께 감사하며, 뜨거운 마음으로 현충일을 추모해야 할 것이다.1950년 6월25일부터 1953년 7월27일 3년 1개월 2일 동안 벌어진 전쟁에서 한국군 전사 13만8천여 명, 부상자 45만여명, 실종자 등 합계 60만9천명이고, 민간인 희생자와 인민군에 의해 학살당한 자, 치명적인 부상자, 행방 불명자 등을 모두 합치면 100만이 넘는다고 한다. 얼마나 큰 비극인가?필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이 있었던 그 해, 천안함 용사들의 묘를 참배하기 위해 대전 현충원에 찾아갔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 바친 장병들의 묘지 앞에 그 어떤 말이 필요하랴? 그저 눈물이 나왔고 고개가 숙여졌다. 비극이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비극의 현장이었다. 천안함 전몰 용사들 묘비에 새겨진 못다 살고 간 짧은 생전에 어리고 앳된 사진을 보니 가슴이 북받쳐서 눈물이 절로 났다. 그들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며 그들의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괴로웠다.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분들 뿐아니라,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신 분들의 고통과 삶의 경제적인 어려움 또한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무엇으로 그분들의 희생을 보상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의 작금의 현실은 불행하게도 사상과 체제가 다른 남과 북으로 갈라져서 으르렁 거리고 있다. 심지어 남과 북으로만 갈라진 것이 아니라, 영남과 호남, 노년층과 청년층으로 치열하게 분단이 되어있다. 게다가, 6·25 전쟁이 `북침`이라며 학교에서 교육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통탄할 노릇이다.아브라함 링컨의 남북전쟁 전몰자들을 위한 국립묘지 헌정 기념사인 `게티즈버그 연설`의 내용을 보면, “우리는 여기서 앞서간 사람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굳게 결심해야 합니다.이 나라가 하나님 아래에서 새로운 자유의 탄생을 보게 해야 합니다.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그렇다. 이 나라의 자유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피와 죽음으로 지킨 자유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키자. 거짓 역사와 친북 세력들의 계략에 결코 넘어가지 말자. 이것은 우리의 의무이다.

2017-06-05

이스라엘을 배워야

▲ 김동찬 김천대 교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하면서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에 친화적인 행보를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보여줬다는 상징성을 가지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통곡의 벽` 방문으로 미국 정부가 예루살렘을 공식적으로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다는 해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 일정으로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딸 이방카의 남편 쿠슈너 역시 키파를 쓴 모습이었다. 특히 트럼프 사위 쿠슈너는 유대인 출신 엘리트다. 이번 방문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은 매우 역사적 방문이라며 대서특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의 거센 반발을 의식했다면, 결코 추진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미국에게는 이스라엘이란 국가가 중동 지역 통제를 위한 중요한 국가임이 틀림이 없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에도 물론 미국이 절대적 최고의 우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러한 것처럼, 우리 대한민국도 그러해야 한다. 일본에게 빼앗겨 버리는, 코리아 패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철저하게 이스라엘을 배워야 한다. 이스라엘을 연구해 동북아 지역의 이스라엘이 돼야 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은 어떠한가? 이스라엘 사람들은 생각 없이 열심히만 살지 않는다. 그런 인생은 이상한 인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매일 반복되는 의미 있는 작은 일들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래서 반드시(또는 강제적으로) 안식일을 지킨다. 쉼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없이 일하는 것”을 능력과 성공으로 생각한다. 바빠야 안심한다. 이것은 자신에게 속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바쁘게만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로 덜컥 제동 걸릴 때가 온다. 사고, 질병, 정치적 음해 등으로 중단될 때가 온다. 이러면 이겨내지 못하고 쉽게 낙심하고 분노한다. 쉼을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다. 무지막지하게 힘으로만 살았기 때문에 당황한다. 삶은 균형의 기술이다. 쉼 없이 일 하기란 불가능 하다. 일이 없다면 물론 쉼도 없다. 일의 능력이 곧 쉼의 능력이다. 잘 쉬는 사람이 유능하다. 정신없이 밤에 노는 사람은 낮에 무능하다. 사회 생활 잘하는 사람을 보라. 철저히 쉴 줄 아는 능력이 있다. 쉼을 배워야 유능할 수 있다.이스라엘 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성경을 접한다. 엄마가 젖을 먹이며 성경을 읽어준다. 글을 스스로 읽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경을 암기한다. 학교에 다니게 되면 성경 내용을 가지고 신학자들과 함께 성경 내용을 두고 열띤 토론을 하게 된다. 성경의 역사는 곧 이스라엘의 역사이다. 이러한 듣기, 읽기, 외우기, 토론하기 과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역사를 제대로 배운다. 역사를 어느 단체의 편협한 정치적 주관에 치우치지 않고 성경 중심적으로 제대로 배우기 때문에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국가관은 뚜렷하고 흔들림이 없다. 자신들의 주적이 누구인지, 자신들이 왜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해야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사회적 고위층 자녀의 병역 비리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여성도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한다.지금 정부는 주적을 주적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역사를 교육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스라엘 배우기에 앞장설 수 있을까? 바로 한국 교회와 가정이다. 정치권과 학교에 기대할 수 없다. 한국 교회와 가정에서 올바른 쉼의 여유를 가지고 일하는 방법, 투철한 역사의식을 교육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우리 대한민국은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이스라엘을 넘어서는 강소 선진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17-05-29

베트남의 자존심

▲ 김동찬 김천대 교수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차 방중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9일 해안경비대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필리핀의 분쟁 해역 석유 시추 추진에 반발,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위협했다”라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강력한 철권 통치로 유명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통적인 우방 미국에 거리를 두고, 최근 과도한 친중 행보를 거듭하는데 대한 비판론을 의식한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까지 언급한 중국 시진핑의 발언 배경과 진위 여부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간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필리핀 뿐만 아니라, 남쪽에 있는 베트남과도 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역사는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 역사이다. 중국과의 항쟁 1천년, 프랑스와의 투쟁 100년, 다시 미국과의 싸움 8년. 베트남 역사는 끊임없이 침략자에 억눌린 가난과 질병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그 어떤 이념도 아닌 그들의 가족과 민족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그 오랜 세월을 견뎌온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자연 조건의 영향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그들만의 끈기와 인내를 지니게 되었다.1천년 이상 중국 왕조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은 938년 하롱베이 부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독립했다. 그러나 명나라 영락제 때 다시 식민지가 되었다. 이후 레러이(黎利·1385~1433)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레러이는 1418년부터 독립운동을 시작했으며, 전쟁에서 전력이 기울 땐, 멀리 달아나 전투력을 보전하고 재기를 노려야 한다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명나라군이 진격하면 높은 산으로 달아나 유격전을 벌였고 명군이 후퇴하면 끈질기게 쫓아가 공격하는 방식을 택했다. 매복과 유인, 기습이 성과를 거두면서 베트남군의 전쟁 능력도 점차 강화됐다. 결국 1427년 명나라 10만 대군을 전멸시키며 베트남을 재독립시켰다. 매복과 유인, 기습을 중심으로 한 레러이의 전공법은 20세기 베트남전에서도 사용되었다.베트남의 역사는 중국 통일왕조들과의 생존 투쟁이 무엇보다 가장 큰 줄기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 역사 속 베트남의 전쟁 영웅들이 보여준 삶의 모습 속에서 국난을 극복하는 지도자들의 자질을 찾을 수 있다. 몇 배나 강대한 적국이 침략해 올 때 베트남의 전쟁 영웅들은 어떻게든 분열된 지도층을 하나로 묶고 백성의 지지를 받으며 병사들의 희생을 끌어냈다. 베트남 전쟁 영웅들이 보여준 실제 삶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크다.베트남 사람에게 공통으로 흐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백의 민족`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베트남 사람에겐 일종의 `자존감`이 있는 듯 보였다. 1세기에 걸쳐 계속된 식민지와 내전, 그리고 강대국과의 전쟁 등을 거치면서도 굴하지 않았던 역사가 바로 그것이다. 일견, 우리에겐 그들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공산주의 국가로 `적대적` 시각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데올로기를 넘어 민족의 자존심, 나아가 언제라도 내 조국을 위해 총을 들 수 있다는 자존감으로 보아야 옳을 듯 싶다.영토의 크기, 인구의 숫자가 그 나라의 국력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나라 국민들의 투철한 정신 상태, 자존감, 협동심이 그 나라의 국력이다. 어떤 나라에게도 당당한 베트남의 모습을 보면서, 최근 시진핑 주석 앞에서 90도로 절을 하며 친서를 전한 중국 특사의 모습을 보니 우리의 민족적 자존심이 더욱 상처를 받는 것 같아서 슬프다.

2017-05-22

국방이 우선

▲ 김동찬 김천대 교수세포를 감싸고 있는 세포막을 연구해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세포의 내부는 철저히 외부와 구별되어야 한다. 그 구별의 역할을 세포막이 하고 있다.세포막의 인지질 이중막이라는 구조적 특징 때문에 정상적 환경하에서는 어떠한 물질이든 함부로 세포막을 뚫고 들어올 수 없다. 그러면서도 세포는 세포 외부와 단절되어서는 생명을 결코 유지할 수 없다.외부로부터 전달되는 다양한 영양소와 생리 활성 물질들을 받아들여야 하고 시기에 맞춰 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결정짓는 외부의 신호를 받아야지만 세포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다. 이러한 세포 외부와 내부의 전달자 역할을 하는 물질들은 바로 세포막 단백질들이다.세포막에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막 단백질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이러한 세포막 단백질들은 통로 역할을 하거나 세포 외부의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어떻게 보면 모순 같지만 세포막은 이렇게 세포를 지키는 방어자적 의무와 외부와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세포막의 이 두 가지 역할 가운데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건강한 세포, 기능을 올바로 발휘하는 세포가 되기 위해서는 세포막의 이 두 요소가 항상 동시에 유지되어야 한다.지난 5월 9일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타워 벽면을 장식했다. 사실 이 건물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 롯데는 많은 공을 들였고, MB 정부가 결국 허용해 주었다. 당시 MB 정부의 기업 정책의 가장 큰 골자가 규제 완화였다. 그러한 차원에서 제2롯데월드 타워 건축을 승인해 준 것이다. 친기업 MB 정부가 아니었으면, 힘든 일이었다. 왜냐하면 군 당국은 성남 서울공항을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안전문제를 이유로 제2 롯데월드 건립을 반대해 왔었다. 그러나 MB 정부의 확고한 기업 규제완화 방침으로 인해 군 당국의 입장도 변화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문제점들이 검토 되어야 했다.서울공항 이전과 기존 활주로 방향 변경, 새 활주로 건설, 건물 높이 제한 상향조정, 새 활주로 건설이나 기존 활주로 방향 변경에 수천억 원의 국민세금을 투입, 대북정찰과 정보 분석, 유사시 병력, 물자 수송 등 서울공항만이 가진 전략적 가치 때문에 공항 이전도 쉽지 않았다. 이해 당사자인 롯데그룹과 군 당국 측 상호 간의 비용 분담 등의 문제, 천문학적인 소요 비용과 기업의 이해 타산적 계산법의 차원을 벗어난 여러 조건들에 대하여 롯데그룹과 군당국 간의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러한 난제를 해결했고 건물은 완공되었다.대구의 K2 공군 비행장 이전 문제도 오랫동안 지역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K2 공군 비행장 주변의 주민들은 전투기의 이착륙 시 생성되는 소음문제로 인해 오래전부터 K2 공군 비행장 이전을 요구해 왔고 피해보상을 받기 위한 법적 투쟁을 벌여왔다.서울공항과 K2 대구공항은 대한민국 공군력 차원에서 접근해 볼 때 다른 어떤 전투 비행장보다 가장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이며 북한군의 군사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된 비행장이다.이러한 군사적 요충지를 단순히 경제적, 정치적 이유만으로 가볍게 정책을 추진한다면 경제에는 다소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국방력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특히 최근 군사력의 핵심은 공군력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아직은 남북이 대치상황이다.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 규제완화도 좋지만 국가 존립을 좌우하는 국방력 또한 정부의 주요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국방이 보장되지 않는 경제활동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코 성급하게 결정되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새롭게 출발한 정부의 성향을 볼 때, 거듭 면밀히 살펴야 할 문제이다.

2017-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