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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발한 드라이브 스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국에서 최초 선보인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방식의 선별진료소 도입이다.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시큰둥한 반응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도입키로 한 배경에는 미국 내 확진자가 속출한데 따른 비판여론 때문이라 한다. 대구에서 처음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대량으로 발생하던 코로나 확진자 검체에 획기적 성과를 냈다. 30분이나 걸리던 한 사람의 검사시간을 10분으로 단축했다. 진료, 수납, 검체까지 종전보다 3배나 빠르게 진행했을 뿐 아니라 감염 위험성도 현저히 낮췄다.1940년대 미국 패스트푸드점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스루는 소비자가 구입할 메뉴를 즉석 주문하고 차안에서 물건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도 스타벅스나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많이 활용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패스트푸드점은 대인 접촉이 없다는 이유로 드라이브 스루를 통한 판매가 되레 인기를 모은다고 한다.영국의 BBC 특파원은 “한국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용했다”는 보도를 통해 한국인의 코로나 대응력을 크게 칭찬했다.코로나19가 사람의 활동을 크게 제약하자 일부 도서관에서도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책 대출이 등장했다. 이용자가 사전에 빌려볼 책을 예약하고 차량을 몰고 가 책을 대출받는 방식이다. 포항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양식어업인을 돕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생선회 판촉전에 나섰다. 호미곶 광장에 설치한 판매대는 즉석에서 잡은 생선회를 드라이브 스루로 판매한다. 궁하면 통하는 법일까. 한국인의 아이디어가 참으로 기발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3-15

新 보릿고개

“아이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고개….”란 노랫말의 유행가가 요즘 뜨고 있다. 먹거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그 시절의 기억이 새삼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의 향수를 자극한 모양이다.손자가 뛰는 모습을 보고 행여 배가 빨리 꺼질까봐 뛰지 말라 만류했던 할머니의 애달픈 심정을 담은 이 노랫말은 그들 세대만이 공감할 충분한 소재일 것이다.보릿고개는 지난해 가을 수확한 양식은 바닥이 나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음력 4∼5월이다. 춘궁기(春窮期) 맥령기(麥嶺期) 등으로도 불렸다. 이때쯤이면 서민층은 풀뿌리나 나무껍질 등으로도 끼니를 이어갔다 하여 초근목피(草根木皮)라는 말이 생겨났다. 먹을 것이 없는 백성은 걸식이나 빚으로 연명하고, 그마저 못하는 많은 빈곤층은 굶어 죽었다. 예로부터 하늘을 의지해 농사짓는 우리 민족에게 보릿고개는 어쩌면 숙명적 고난의 시기다.“설마”하고 믿고 싶지 않겠지만 보릿고개는 196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농촌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오래 굶어 살이 붓고 누렇게 뜬 부황증 증세의 사람도 그 시절은 흔히 만날 수 있었다.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이젠 우리에게 먹고사는 문제는 남의 나라 일이 됐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보릿고개는 할머니 이야기 속의 전설처럼 들릴 뿐이다.얼마 전 매스컴에서는 은퇴 후 5∼10년을 연금 없이 버텨야하는 소득공백기를 신보릿고개라 불렀다. 퇴직 연령은 빨라지고 국민연금 수령은 늦어지는 우리 사회의 모순적 구조를 꼬집는 표현으로 사용했다.지금 대구와 경북은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산업이 멈춰 섰다. 곳곳에서 생존위기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판 보릿고개가 대구경북에 번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대책이 절박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3-12

유튜브 선거전

유튜브가 선거운동의 주요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튜브는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로, 사용자가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시청하며,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당신(You)과 브라운관(Tube·텔레비전)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다. 지난 2005년 2월 페이팔(PayPal)의 직원이었던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조드 카림이 캘리포니아 산 브루노에 유튜브사를 설립했다.유튜브의 시초는 세 명의 창립 멤버가 친구들에게 파티 비디오를 배포하기 위해 ‘모두가 쉽게 비디오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을 생각해낸 데서 시작됐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일종인 유튜브가 선거운동에 중심을 차지하게 된 것은 천재지변인 코로나19 사태가 계기가 됐다. 대면접촉 위주의 기존 선거운동이 막히면서 유례가 없는 ‘유튜브 총선전’이 벌어진 것.여야 각 후보들은 유튜브를 통해 출마를 선언하거나, 활동을 유권자에게 알리고 있다. 또 각당 역시 공식 채널을 통해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특히 21대 총선 최대 관심사인 서울 종로 선거전은 유튜브가 선거운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야를 대표하는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당대표가 맞붙은 이 지역 선거운동 역시 각각 이낙연TV·황교안오피셜을 개설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과거 선거운동은 군중·길거리 연설에서 문자·이메일 홍보로 진화했다. 2010년 전후엔 트위터·페이스북 등이 SNS 선거전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7년 대선부터 대선후보 1인에 집중된 유튜브 선거가 치러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을 유튜브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최초의 ‘전국 단위 선거’로 평가한다. 환경의 변화가 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현장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3-11

왕따가 된 나라

왕 따돌림에서 나온 ‘왕따’는 인천 어느 여학교에서 처음 유래됐다고 한다. 집단으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이 말은 은어로 시작했던 것이 보통 명사화됐다.유래는 일본의 이지메(집단)다. 일본은 집단주의 문화가 발달한 나라다. 무슨 일을 도모할 때면 집단으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집단이 결정한 일에 반대하거나 다른 행동을 하면 집단이 대놓고 따돌림을 한다. 일본의 학교에서 발생하는 이지메 현상은 사회문제화가 여러 차례 됐다. 집단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은 학생도 나왔다.집단 괴롭힘 현상인 이지메를 우리말로 적절하게 표현할 용어가 없어 왕따로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접두사 왕은 보통 심하다, 강하다 등 낱말을 강조하는 접목어로 많이 사용된다. 왕초보, 왕고집, 왕회장 등이 그런 경우다.그러나 왕따는 그런 의미와는 다르다. 왕따는 강하다는 뜻보다는 집단이란 의미로 사용된다. 왕따를 모방해 ‘개따’(개인적 따돌림), ‘금따’(금방 따돌림), ‘대따’(대놓고 따돌림) 등의 속어들도 뒤이어 만들어졌다. 인터넷상 카톡방에서의 따돌림을 ‘카따’라 부르고 그런 표현을 보고 ‘카티즌’이란 단어도 쓴다.집단으로부터 왕따를 당하면 보통 소통이 되지 않고 고립이 된다. 자연 자신감도 상실하게 된다. 학생이면 학교생활을 하는데 있어 인간관계가 소원해지는 악순환을 겪는다, 심지어 극단적 선택도 한다.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발생으로 100개국이 넘는 외국 나라로부터 왕따된 처지가 됐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도 무비자 입국제도를 임시 중단했다. 입국하려면 적어도 14일간 격리가 필요하다. 전 세계가 환영하던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으로 신세가 몰락했는지 무능한 정부를 탓할까 한심한 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3-10

드라이브 스루

드라이브 스루는 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상점을 말하며, 우리 말로는 승차 구매(점)으로 불린다. 드라이브 스루는 주차하지 않고도 손님이 상품을 사들이도록 하는 사업적인 서비스의 하나이다.스타벅스나 맥도날드의 상호 이름에 DT가 붙어있는 경우, 승차 구매점임을 가리킨다. 통상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주문을 받는 것이 흔하며, 창가에 있는 사람이 물건을 건넨다. 승차 구매점은 여러 방면에서 드라이브 인과는 다르다.드라이브 스루의 경우 한 방향으로 한 줄을 만들어 지키면서 주차를 하지 않지만, 드라이브 인의 경우 차끼리 맞대며 주차를 할 수 있으며, 직원이 차창을 통하여 음식을 건네면 차를 세운 바로 그 자리에 남아 먹거리를 먹을 수 있다. 이러한 형태는 1930년대에 미국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냈으나 차츰 다른 나라로 퍼져나갔다. 승차 구매점은 대중 문화 속에서 드라이브인을 대신해 왔으며, 지금은 현대의 수많은 미국 패스트푸드 연쇄점은 물론 우리나라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최근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면서 대면접촉을 피할 수 있어 전염병 확산방지에 유리한 드라이브 스루방식의 이동진료소가 큰 인기를 끌고있다.드라이브 스루 이동진료소는 차량에 탑승한 채로 검사를 받아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크다. 심지어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이동진료소’ 운영 노하우를 요청하는 가 하면 독일에서도 한국에서 실시하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검진을 받아들인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범람으로 힘겨운 서민들에게 언제나 따사로운 봄소식이 전해질 지 막막하기만 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3-09

모범적 시민의식

프랑스의 작은 항구도시 칼레시는 돋보이는 시민정신의 일화로 유명하다. 1347년 영국의 공격에 항복한 칼레시는 굴욕의 시간을 맞는다. 에드워드 3세 영국 왕은 완강히 저항했던 칼레시에 대한 보복으로 귀족 신분을 가진 6명을 교수형에 처할 것을 선포했다. 그 대신 시민의 목숨은 살려두겠다 했다.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을 때, 칼레시의 최고 부자가 먼저 자청했다. 그러자 칼레시장과 법률가 등 다섯 명의 귀족이 잇따라 동참을 선언했다. 칼레시민을 감동시켰던 이 사건은 오늘날까지 칼레시민의 위대한 정신으로 계승되고 있다. 시민의식은 시민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의 생활태도나 행동양식이다. 보통 그 지역 사람의 에티켓이나 도덕심을 잣대로 삼는 경우가 많다.60~70년대 한국인에게 붙여진 ‘코리안 타임’도 시간을 제때 지키지 못한 한국인의 부족한 시민의식을 꼬집은 유행어다. 선진국이라고 시민의식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다. 부자나라도 시민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 칼레시에서 보여준 귀족들의 책임의식과 희생정신이 바로 높은 시민의식이다.시민의식은 위기상황일 때 잘 드러난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사태는 우한시를 초토화 시켰다. 중국정부가 도시봉쇄를 발표하자 외신을 통해 전해진 그곳 현장의 소식은 아비규환과 혼돈 그 자체였다.미국 ABC 방송기자가 코로나19와 싸우는 대구를 방문해 쓴 기사가 화제를 모았다. “이곳은 두려워하는 군중도 없다. 절제심 강한 침착함과 고요함만이 있을 뿐”이라 전했다. “대구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고 느낀 대로 적었다 한다. 외지인이 보는 성숙한 대구 시민의식이야말로 코로나19 극복의 진정한 힘이라 할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3-08

희망의 봄

봄은 천문학적으로 춘분(春分)과 하지(夏至) 사이다. 사계절 중 봄이 유난히 밝고 긍정적 뜻으로 사용되는 것은 겨울이라는 긴 동면의 시간을 지낸 뒤 태어난 때문이다.그래서 봄은 새로움과 시작을 의미한다.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로도 적합하다. ‘젊다’라는 청춘의 춘은 봄을 뜻한다.‘봄날이 왔다’는 “고생이 끝나고 행복이 시작 된다”는 뜻이다.‘프라하의 봄’이나 ‘서울의 봄’처럼 민주화 운동을 희망을 담은 봄과 비유한 것은 봄의 착한 이미지를 잘 활용한 표현법이다. 봄은 힘찬 희망의 출발을 뜻하는 단어로 충분하다.우리고장의 민족 시인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통해 해방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갈망했다. 어떠한 인위적 강탈도 자연 순환적 질서를 깨뜨릴 수 없음을 노래하고, 민족 저항의식을 표출한 작품이다.흔히 이 시기가 오면 중국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쓴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는 시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면서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늦게까지 기승을 부릴 때면 춘래불사춘만큼 쓰기 좋은 표현도 찾기 어렵다.코로나19 공포가 우리주변의 일상을 위협하며 좀처럼 숙지질 않는다. 국민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오로지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춘래불사춘이란 시 한 구절이 어쩌면 지금의 우리 처지와 비슷할까 하는 생각에 이르면 괜히 우울해진다.예전 같으면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들의 화사한 몸짓에 온 국민의 이목이 쏠려야 할 시기에 지금은 봄을 감상할 여유조차 없다.우리의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음에도 봄은 어느새 자연의 순환법칙에 따라 벌써 우리 곁에 와 있다. 그 봄이 희망의 봄이었으면 좋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3-05

팬데믹

팬데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WHO는 감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감염병 경보단계를 1∼6단계까지 나누는데, 팬데믹은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에 해당한다. 팬데믹은 특정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으로, 이를 충족시키려면 전염병이 특정 권역 창궐을 넘어 2개 대륙 이상으로 확산돼야 한다.1단계는 동물에 한정된 전염, 2단계는 동물 간 전염을 넘어 소수의 사람에게 전염된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이 증가된 상태, 4단계는 사람들 간 전염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세계적 유행병이 발생할 초기 상태, 5단계는 전염이 널리 확산돼 최소 2개국에서 병이 유행하는 상태다. 그리고 6단계인 팬데믹은 5단계를 넘어 다른 대륙의 국가에까지 추가 전염이 발생한 상태로, 인류 역사상 팬데믹에 속하는 질병은 14세기 중세 유럽을 거의 전멸시킨 ‘흑사병(페스트)’, 1918년 전 세계에서 5천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 독감’, 1968년 100만 명이 사망한 ‘홍콩 독감’등이 있다.특히 WHO가 1948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등 두 차례뿐이다.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으로 선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30일 WHO가 코로나19에 대해‘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한 달 간 전세계 확진자는 10배, 사망자는 15배 폭증하고, 감염국가도 22개국에서 74개국으로 3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지구적인 재앙인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기를 기원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3-04

근자열 원자래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는 논어에 나오는 글귀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다.2천500년 전 전국시대 공자가 초나라 섭공이라는 제후와 나눈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섭공은 “백성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나라로 떠나니 인구가 줄고 세수도 줄어 걱정”이라며 공자에게 여쭈었다. 그러자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란 여섯 글자를 써놓고 그 자리를 떠났다 한다.“사람을 소중히 대하라”는 의미다. 특히 정치적으로는 “군주가 백성을 잘살게 하면 백성은 기뻐할 것이며 먼 곳에 사는 백성은 그 소문을 듣고 짐을 싸들고 군주한테 모여들 것”이라는 말로 풀이한다.군주의 선정(善政)이 백성을 떠나게도 하고 모이게도 한다는 ‘백성이 주인’이라는 민본정신을 당시에 가르쳐 준 대목이다.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라는 군주민수(君舟民水)도 같은 말이다. 백성이 편한 정치를 하면 백성은 배를 띄우고 그렇지 않으면 배를 뒤집는다는 말이다.“가혹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무섭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도 가혹한 정치의 폐해를 가르친 교훈이다.민심을 근본으로 하는 민본정치는 바로 민주주의다. 헌법 1장 1조에 명시된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표현은 국가 주인이 백성이라는 뜻이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는 국민을 혼란과 불안감으로 몰아넣었다. 정부 정책의 거듭된 실패로 불신감도 팽배하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바랐던 민심을 외면한 정부에 대한 원망이 대통령 탄핵청원으로 이어져 청원수가 140만을 넘었다. 민심이 크게 동요한 결과다. 청와대가 지금 민심을 어떻게 볼까 속내가 궁금해진다. 한차례 지나가는 바람처럼 보는 건 행여 아닐까 해서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3-03

퍼펙트 스톰

퍼펙트 스톰은 복수의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남으로써 직면하게 되는 절체절명의 초대형 경제위기를 가리킨다.원래 퍼펙트 스톰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자연현상을 의미하며, 위력이 세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을 만나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태풍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퍼펙트 스톰’은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을 강타한 태풍에 휘말린 ‘안드레아 게일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알려졌다.경제용어로서는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가 대표적인 비관론자로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견할 때 사용했다. 2011년 7월, 그는 미국경제의 이중침체, 유럽의 경제위기, 중국의 경제 경착륙 등 악재들이 겹쳐서 빠르면 2012년, 늦어도 2013년까지 세계경제가 ‘퍼펙트 스톰’을 맞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국가적 차원 또는 세계적 차원에서 직면하는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을 비유하기 위해 ‘퍼펙트 스톰’이란 용어가 널리 사용돼왔다. 미국발 퍼펙트 스톰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의미한다.미국은 그 이전 10여 년 동안의 경기호황에 힘입어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주택담보대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7년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주택가격으로 인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가계가 속출하면서 주택을 압류당한 개인은 거리로 나앉고, 대출금 미상환에 따른 금융기관 파산이 이어졌다. 2008년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 AIG 등이 그 피해자였다.이제는 중국 우한지방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번진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온나라가 코로나19가 불러온 퍼펙트 스톰을 이겨내는 데 힘을 합쳐야 할 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3-02

코로나 블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감염증인 코로나와 ‘우울한 마음’을 뜻하는 블루(Blue)가 합쳐진 말이다.자고나면 코로나 확진자 수부터 먼저 확인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돼버린 요즘이라 코로나 블루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국민 마음의 상처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이기도 한다.마치 내 스스로가 좀비 영화의 한 장면에 멈춰 서 있는듯한 기분이 들면서 불안감, 무기력, 외로움,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심지어 밤잠을 설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면서 ‘코로나 블루’ 말고도 ‘코로나 쇼핑’, ‘마스크 퍼스트’ 등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말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힌 설문조사는 코로나 19 이후 달라진 일상에 대해 물었다. 응답한 사람 10명 중 8명이 “일상이 달라졌다”고 응답했다.“가장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모임과 친목활동’을 36%라 손꼽았다. 만남이나 모임을 자제한다는 말이다. 또 응답자의 80%는 ‘주말이 황폐해졌다’는 대답도 나왔다.우울증은 일종의 감정 질환이다.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 한다. 하루 종일 집에 콕 박혀 지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찾아올 증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창살 없는 감옥 같다”, “아이가 바깥 구경을 못해 우울해한다”는 등의 글들이 자주 등장한다.중국 심리학회는 최근 중국인의 42.6%가 ‘코로나 19로 정신적 문제에 시달린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강 건너 불 보듯 할 일이 결코 아니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3-01

히포크라테스의 후예들

히포크라테스는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다. 질병을 하늘이 내린 천벌로 여겼던 당시, 질병을 물리쳤던 히포크라테스의 의술은 괴력의 헤라클래스의 힘과 견줄만 했다. 2천500년 세월동안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사상에 영향을 끼쳤다면 히포크라테스는 의학사상에 그만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히포크라테스 전집’은 고대에서 시작하여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서양의학계가 공인한 서적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유명구절도 이 전집에서 나온다. 이 구절은 본래 히포크라테스가 “인생은 짧고 의술은 길다”라고 표현했던 것이 와전됐다는 논란이 나오면서 더 유명해진 글귀다.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지금도 많은 의학도가 의사의 길을 가기 전 가슴에 새기는 글귀다. 히포크라테스가 전한 의사의 윤리 지침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다. 의사로서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선서하는 것 등 의사가 평생 지켜야 할 덕목을 담아놓았다.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인종과 종교, 국적, 정당정파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다고 한 내용이다. 의사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존중이 의술의 모두라는 것이다.‘밀림의 성자’로 불리는 슈바이처는 서른 살에 의학 공부를 시작하여 의사의 길을 갔다. 더운 아프리카에서 병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고자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그곳에서 질병을 치료하며 평생을 바친다. 신학자, 철학자, 음악가인 그에게 헌신적 삶을 살게 한 것은 바로 인간생명 존중의 가치 때문일 것이다.대구경북 코로나19 현장에 자원봉사 의료진이 속속 찾아온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2-27

공포지수

공포지수(fear inde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SP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증시지수와는 반대로 움직인다.이 지수는 1993년 미국 듀크 대학의 로버트 E. 웨일리 교수가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기 위해 개발한 SP 500 지수옵션에 대한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투자기대 지수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의 하나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수치로 나타낸 지수다.예를 들면 VIX 30(%)이라면 앞으로 한 달간 주가가 30%의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변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해, VIX지수(Volatility Index)를 ‘공포지수’라고 부른다. VIX지수는 주식시장과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이 지수가 높아지면 주식시장의 변동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는 것이고, 이는 투자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 증시에서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려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후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이러한 VIX지수가 최고점에 이르면 공포심리가 극에 달해 매도세가 소진되면 주가가 바닥을 형성, 증시 반등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최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대한 공포로 미국증시의 공포지수도 이틀연속 급등했다. 25일(현지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7.72%나 치솟은 25.23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엔 27.91로 11.51%나 더 솟구쳤다.코로나19 공포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2-26

권력의 교만

사마천의 사기(史記) 자객열전에 나오는 말 가운데 방약무인(傍若無人)이라는 표현이 있다. “곁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여긴다”는 뜻이다.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할 때 쓰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기고만장(氣高萬丈)이나 안하무인(眼下無人), 오만방자(傲慢放恣) 등을 들 수 있겠다.교만함의 사전적 뜻은 “남을 깔보고 자신을 높게 평가하여 반성함이 없고 우쭐거리는 마음”을 일컫는다. 그래서 교만은 예로부터 군자가 경계해야 할 도리로 여겨졌다. 공자는 “교만한 말과 아첨하는 사람치고 선한 이가 드물다”고 했다.특히 종교적으로 교만은 죄악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성서에서는 교만함은 하나님의 은혜와 도움을 부인하는 최고의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불교에서도 자기 본성을 보지 못하고 헛것에 매달려 교만에 빠지는 것을 두고 어리석음이라 한다. 어리석음은 탐욕과 성냄과 더불어 삼독(三毒)이라 부른다.사람만 교만한 것이 아니다. 권력도 교만해진다. 권력이 교만한 사례는 정치사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독재자들의 말로 등이 그렇다.권력이 교만해지면 몇 가지 공통적 특징을 보인다. 듣기 좋은 말만 듣는다. 비판의 소리를 외면한다. 자기 독선적으로 바뀐다. 그리고 남 탓으로 돌리는 습성이 생긴다는 것이다.최근 더불어 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던 것이 교만한 행동의 대표적 사례라 할만하다. 비판의 소리를 거부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은 정치적 망신이다.코로나19 사태가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 여당의 독선적 결정이 국민보건을 망친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력은 민심을 경청하는 겸손함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2-25

코로나 포비아 vs 코리아 포비아

코로나 포비아가 코리아 포비아로 바뀌고 있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전파로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했기 때문이다.정부가 심각단계를 발령한 것은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11년만이다.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올리면 국제사회에서 입국이 거절당하는 등 ‘코로나19오염국가’로 취급받게 된다.실제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크게 늘자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한국인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점차 늘고 있다.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잠복기인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코로나19 미발생국에서 14일을 지내고 건강검진을 받은 뒤 입국하도록 하고 있다.이밖에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도 한국인에 대해 입국보류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한국에서 입국한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거나 건강 상태를 관찰하는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 등 9개국이다.미국 역시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조정했고, 대만정부도 한국정부에 대한 여행경보를 ‘1급주의’에서 ‘2급 경계’로 격상했다.코로나19가 코리아 포비아로 확산되지 않도록 온 국민이 힘과 지혜를 한데 모아 대처해나가야 할 때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2-24

역병과 사후약방문

전염 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인 전염병을 역병(疫病)이라 한다. 이른바 대유행병이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역병이 발생하면 역신(疫神)이 노해 벌을 내린 것으로 여겨 주술이나 기도를 통해 병의 퇴치를 소원했다.세균이 발견되고 역병의 병원이 옳게 알려진 것은 겨우 19세 후반의 일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역병이 돌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흑사병이 창궐했던 중세 유럽은 전염병으로 수천만이 목숨을 잃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조선왕조동안 역병이라 하여 크게 전염병이 번진 사례만 줄잡아 79차례 된다고 했다. 그로인해 목숨을 잃은 백성이 천만명을 넘었다하니 질병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적이다.1821년 순조 때다. 실록에 의하면 중국으로부터 전해진 전염병이 우리나라에 닥치면서 무차별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심한 기침과 설사를 동반한 괴질에 한번 걸리면 양반, 평민 가릴 것 없이 열흘도 못가 목숨을 잃었다. 죽은 사람의 수가 10만을 넘었다니 원인을 몰랐던 당시로서는 하늘이 천벌을 내렸다고 믿을 법했다.나라에 괴질이 돌면 임금이 나서 몸을 단정히 해 제사를 올리고 먹을 것을 내준다. 감옥에 갇힌 죄수도 풀어 선정을 통해 괴질의 창궐이 가라앉길 기원했다. 괴질을 붙들어 맬 묘책이 없는 왕으로서는 선정으로 흉흉한 민심을 달래려 온갖 정성을 다했던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일로다. 정부의 뒷북대책이 또 비판대에 올랐다. “초기대응 실패” 등 지금이라도 사후약방문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진다. 이 와중에 대통령의 파안대소까지 구설수에 올랐으니 국민 눈에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큰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내놓는 당국의 사후약방문이 이번만은 제발 없었으면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2-23

113년째 맞는 국채보상운동

오늘은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지 꼭 113년째 되는 날이다. 1907년 2월 21일 대구의 광문사 사장 김광제와 부사장 서상돈 등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인사들이 대한매일신보에 “나라의 빚을 갚아 주권을 회복하자”는 취지의 발기문을 게재한 날이다. 국채보상운동의 시작을 알린 날이자 기념일이다.당시 일본은 조선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어 한국을 침탈할 목적으로 일본의 차관을 강요했다. 어쩔수 없이 조선이 진 빚이 1천300만원이다. 대구에서 발단한 민간 주도의 주권회복운동은 이날 후 전국 곳곳에서 호응을 얻기 시작해 우리나라 최초의 국난극복 민간운동이라는 신기록을 남기게 된다.특히 이 운동은 민족자본가와 지식층, 여성계, 노동자 등을 총망라한 지지를 받았다. 당시 양반집 부녀자는 물론 최하류층의 기생들까지도 동참함으로써 한국최초의 여성운동이라 불리게 된다.남자는 3개월 동안 담배를 끊어 돈을 모으자 했으며 여성들은 자신이 가진 비녀와 가락지 등 패물을 내놓았다. 1997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 몰렸을 때 국민이 금모으기에 동참했던 것과 유사하다. 당시 고종도 이 소식을 듣고 담배를 끊고 국채 갚기에 나섰다고 한다.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이며 그 정신이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는 곳이다. 독립운동 등 애국의 도시로 자부하는 대구에서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은 대구시민의 정신적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대구시는 2월 21일부터 28일까지를 ‘대구시민의 날’로 새롭게 정했다. 국채보상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고양하고 시민이 직접 느끼게 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대구시민의 날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아쉬움은 크지만 이 날의 의미만은 한번쯤 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2-20

제로금리 시대

제로금리는 단기금리가 사실상 0%에 가깝다는 뜻으로 명목이자율이 아니라 실질이자율이 0%에 가깝다는 의미다. 이같은 초저금리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며 소비촉진을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이점이 있다.반면에 노년층 등 이자소득자들의 소득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중·장년층의 소비가 위축될 수 있고, 부동산투기, 주택가격 폭등 등 자산버블이 우려되며, 근로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제로금리 정책을 시행한 대표적인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1999년부터 공식적으로 제로금리정책을 선언했다. 일본은행의 제로금리정책은 내수자극을 통한 경기회복, 엔화 강세 저지, 기업의 채무부담 경감,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 부담 완화 등 여러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우리나라에서도 초저금리가 굳어지면서 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가 0%대로 떨어지고 있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의 15.4%를 세금으로 떼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주부터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가입 기간에 따라 0.5~0.9%였던 ‘WON 예금’의 금리를 0.5~0.87%로 내렸다. 12개월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연 0.84%다.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도 연 1.4%에서 연 1.1%로 0.3% 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도‘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0.7~1.1%에서 0.6~1.0%로 인하했다.한국은행이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1.75%로 내리면서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를 열었고, 이후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연 1%대가 됐다. 앞으로 은행에 돈을 맡기고 보관료를 내야할 시대가 다가오는 듯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2-19

언론의 자유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뛰어난 문장가로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했으며 역대 대통령 중에도 가장 훌륭한 대통령의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미국역사 초기에 제퍼슨 같은 지도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미국의 크나큰 행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그는 대통령을 지냈지만 그의 묘비에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았다.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둘게 없다는 본인의 뜻이다. 그의 유언대로 묘비에는 독립선언문 기초자, 버지니아 대학의 아버지라는 사실만 기록했다.언론의 자유와 관련, 그는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프랑스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말에 찬성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라면 내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겠다”는 말을 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두 사람의 생각은 지금도 많은 공감대를 준다.언론의 자유는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을 포함한 개념이다. 언론은 정부가 잘못하는 사실을 여과 없이 비판하란 뜻이다. 그것이 언론의 본분이다. 한 나라의 민주주의가 보장되느냐 아니냐는 언론의 자유 보장 여부가 중요한 잣대다.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키운 것은 언론의 자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대세적 판단이다. 코로나19를 최초 경고했던 30대 중국인 의사의 죽음은 이제 중국의 언론자유를 부르짖게 만들었다. 언론의 입만 막으면 될 것 같았던 코로나 사태가 이젠 최고 권력자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여당인 민주당이 자당을 비판한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권력에 빠져 오만방자함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언론의 자유를 모른 무지일까 권력에 눈이 멀어 버린 것일까./우정구(논설위원)

2020-02-18

공짜뉴스 사라진다

포털사이트들이 언론사들의 뉴스 콘텐츠를 공짜로 사용하면서도 오히려 큰 소리치는 풍토가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포털사이트들이 언론사들에게 뉴스 전재료를 지급하는 쪽으로 저작권법이 제정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이 글로벌 언론사들과 뉴스 전재료(轉載料) 지급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구글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언론사들과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급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번 협상은) 검색 공룡(구글)과 언론사의 관계가 변화하는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구글은 언론사의 기사를 검색 결과로 노출하면서도 직접적인 사용료 지급을 거부해왔다. 구글 검색 결과로 노출된 기사가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 막대한 트래픽을 제공한다는 이유였다.하지만 지난해 3월 유럽연합(EU)이 ‘인터넷 사이트에 뉴스 콘텐츠가 사용되면, 해당 언론사는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저작권법을 채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프랑스 언론사 단체는 구글을 상대로 지난해 11월 공정거래 당국에 소송을 냈다. 이처럼 유럽에서 빚은 마찰이 구글의 생각을 바꿔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 뉴스 사용에 대해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한 구글 경쟁자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것도 계기가 됐다.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새롭게 선보인 뉴스 서비스에 사용되는 기사 콘텐츠에 대해 언론사에 연간 수백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고, 애플도 지난해 다수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뉴스앱인 ‘애플 뉴스+’를 선보이면서, 언론사에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공짜뉴스 사용하는 국내 포털사이트들의 각성이 요구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