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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왜 하필 비극인가? 인문고전에서 배우는 인간, 그리고 감정

어느 철학자는 “책을 읽읍시다. 독서는 가장 내실 있는 수련입니다”고 했다. 지난해 바쁜 일상에 쫓겨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면 올해엔 정말 책과 친해지는 한해가 되도록 해보자.독서는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물론 힘과 용기를 얻어 변화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독서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을 때는 독서회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럿이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책을 훨씬 풍부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읽으면 독서가 훨씬 재미있고 효용도 높아진다.책 읽기를 즐기는 독서모임 4곳을 차례로 소개한다.2014년 창립해 4년간 활동`일리아스` `오디세이아``오이스퀼로스 비극전집``그리스신화`까지월요일, 서길원씨가 강의 맡아월요일이면 고전을 읽기 위해 도서관으로 가는 이들이 있다. 포항시립대잠도서관에서 `위대한 저서 목록`에 나오는`인문고전을 함께 읽는 강좌`가 3층 세오녀방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3월부터 12월까지 한 학기에 한 권의 고전을 읽는 목적은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아닌 라틴어에서 바로 한국어로 완역된 원본 그대로를 완독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내용의 줄임이나 오역이 없는 온전한 이야기 그대로의 고전을 회원들이 강사와 함께 읽어낸다.지난 2014년 창립해 현재까지 만 4년을 활동했다. 그동안 첫 해에`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다음 해에 `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소포클레스 비극 전집`을 자세히 살폈다. 3년째인 2016년에 `돈키호테` 1권과 `걸리버여행기`를 읽고 지난해 상반기에 `캔터베리이야기`를, 하반기에 `모비딕`을 읽었다. 내년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읽을 것이라고 한다.고전은 신화를 아는 사람이 읽는 책이라 하니 `그리스신화`가 필독서다.이 모임에 처음부터 참여한 노미영씨에게 왜 고전을 읽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금은 사라진 영웅들의 삶을 읽다보면 현재를 살고 있는 소시민으로서 조금은 더 고양된 자신의 삶에 눈을 뜨게 된다고 한다. 불멸의 신을 보며 필멸의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고 한다.그런데 왜 하필 비극 이야기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비극을 통해서 인간의 감정을 승화시킨다고 봤다. 인간 본연의 희로애락은 비극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비극이야말로 진정한 문학이라 여긴 그들은 비극경연대회를 열만큼 슬픈이야기에 빠졌고 경연대회에 참여한 이야기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것을 호메로스가 정리했다.기원전 1350년에서 1100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전쟁을 전 세계적인 유명한 이야기로 만든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를 읽다보면 100여 명의 장수가 등장한다. 어느편인지 자꾸만 헷갈려서 집중하기 위해 청팀 백팀으로 나눠서 이름을 종이에 적어놓고 끊임없이 찾아가며 읽어야 했다고 하니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을 거라고 짐작해 본다. 모임의 살림살이를 맡은 총무가 다음시간에 빠진다고 해서 왜 못오냐고 누군가 물으니 헤카톰베를 해야해서 바쁘다고 했단다. `일리아스`를 함께 나눈 사람들은 모두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100마리 소를 제물로 바치는 제사란 의미이니 대부분 회원이 주부인 고전읽기반이라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이다.`위대한 저서 목록`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나온 도서목록이다. 이런 깊은 독서를 이끄는 강사는 대구고전읽기모임인 파이데이아에서 오랫동안 간사로 활동한 서길원씨다. 그는 역사교육과를 나와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대구중앙도서관에서도 같은 이름의 강의를 하며 고전에 해박한 지식을 회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3월부터 12월까지 2, 4주 월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열띤 토론이 펼쳐진다. 이런 유익한 수업이 무료이며 포항시민 누구나 신청가능하다니 올 봄에는 대잠도서관으로 달려가 봐도 좋겠다. 25명 선착순. 참여방법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2월 중순부터 신청. 문의 270-5676./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10

대구시향, `2018 새해음악회` 관객과 첫 만남

대구시립교향악단이 `2018 새해음악회`로 관객들과의 새해 첫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연주자와 교육자로 세계를 누비는 중견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협연한다.첫 곡은 독일 작곡가이자 지휘자이며,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설립자이기도 한 오토 니콜라이의 오페라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서곡이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특히 작품의 서곡은 연주회용으로 자주 연주된다. 이 서곡의 밝고 화려한 선율은 작품 전반의 유쾌한 분위기를 잘 느끼게 해 준다.이어 푸치니의 오페라 `마농 레스코`간주곡과 레온카발로의 오페라`팔리아치`간주곡이 연주된다.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과 함께`오페라 3대 간주곡`으로 꼽히는 이 두 간주곡은 오페라의 막과 막 사이에 연주되는 짧은 곡으로 독립적으로 자주 연주된다. 간주곡 특성상 비교적 짧지만 아름다운 선율이 매우 인상적이고, 두 작품 속 주인공들의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듯 공통적으로 애수가 깃들어 있다.다음 무대는 요제프 헬메스베르거 2세의`악마의 춤`을 선보인다. 정열적인 왈츠를 하이라이트로 사용한 흥미로운 춤곡인데, 중세 선법을 통해 악마적인 분위기와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점차 고조된 분위기는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들려주는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으로 이어진다. `집시의 노래`란 뜻의 `치고이너바이젠`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명곡이다. 사라사테가 헝가리 여행 때 그 지역 집시들의 민요와 춤곡을 소재로 만든 것이다. 기교적으로는 매우 어렵지만 그만큼 무척 화려할 뿐만 아니라 열정이 담겨 있으며, 드라마, 광고 등에 종종 사용되어 친숙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이경선은 1991년 한국인 최초로 워싱턴 국제콩쿠르 1위를 비롯해 몬트리올 국제콩쿠르,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퀸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등에 연속 입상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2014년 난파음악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음대 졸업 후 피바디 음대에서 대학원 석사 및 아티스트 디플로마, 줄리어드 음대 전문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세계 각국의 음악제에 초청받고 있으며 콜퍼스 크리스티 국제콩쿠르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창원실내악축제 예술감독, 서울비르투오지그룹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공연의 중반을 넘어서면 본격적으로 빈 왈츠와 폴카 음악이 펼쳐진다. 빈 춤곡의 중심에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새해음악회에서는 `왈츠의 왕`으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를 비롯해 그의 두 동생 요제프 슈트라우스(1827~1870)와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1835~1916)의 작품을 연주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10

대규모 뮤지컬·지역 기반 특별전 등 기획공연·전시 활성화

포항시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포항문화재단이 최근 2018년 새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출범 2년을 맞아 지역문화 도약과 재단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문화재단의 자생력 및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후원자 발굴 및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서는 대형 뮤지컬, 지역 정체성 연계 특별전시회 등 기획 공연 및 전시를 활성화 한다. 또한 전문가들을 육성지원하기 위한`동네방네 예술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포항 시민 누구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생활문화도시 기반 조성을 위해 구룡포 생활문화센터 아라예술촌 및 생활문화동아리 운영을 활성화하고, 일상 속에서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거리공연 활성화 사업도 펼쳐나갈 계획이다.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 포항`활성화로 구도심 문화 재생올해 개최될 `국제불빛축제`국내 최초 불꽃경연대회 신설스틸아트페스티벌·호미곶 축전□ 지역 순수예술의 지원확대, 문 화 재단 자생력 확보를 위한 후원회 구축`동네방네 예술프로젝트`는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및 예술단체를 지원해 기초예술분야 자생력 강화의 씨앗을 뿌리고자 하는 사업이다. 2018년 시범 사업으로 10개 내외의 단체에 신작을 중심으로 한 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후원회를 구성해 후원의 밤 행사,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재정적 독립기반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재단은 또한 포항지역의 문화예술 진흥 및 문화복지 증진을 위한 주요현안 및 이슈에 대한 논의와 담론을 활성화 하고 나아가 지역의 특수성과 정체성에 기반한 문화정책연구 사업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포항시 문화공간 활성화방안 연구`를 통해 포항시가 보유한 다양한 문화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운영방안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포항시 문화공간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비 확보 등을 통한 신규 문화공간 조성 방안을 검토해 문화도시 포항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 대규모 뮤지컬과 지역 정체성 기반 특별 전시, 다양한 기획 공연 및 전시 예정문화도시 브랜드 형성을 위한 다양한 기획 공연 및 전시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대형 뮤지컬 뿐만 아니라 지역 정체성 기반의 전시회 등 시민들의 니즈(요구)를 반영한 시즌별 프로그램을 개발해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특히 굿네이버스 협력사업을 추진해 소외계층을 위한 예술교육을 통해 포항만의 차별화된 예술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도비 확보를 통해 예술아카데미를 확대 실시한다.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플러스 포항은 영화 관련 전문 기획자를 채용해 프로그램, 홍보 및 마케팅을 강화해 다양한 독립영화 상영으로 구도심 문화공간 재생 및 육거리를 활성화한다. 더불어 문화예술회관의 안전, 환경, 편의 등 서비스 개선을 통해 시설 이용도 및 고객 친밀도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 시민 및 재단 주도형 축제 추진으로 해양관광도시 포항 위상 강화포항 대표 축제의 차별화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제15회 포항국제불빛축제는 국내 최초 포항불꽃경연대회 신설과 불빛 연계 프로그램 강화, 시민의 행복과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 프로그램 강화, `마음 속의 빛` 주제의 힐링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2018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전 프로그램을 재단이 직접 기획, 운영해 재단 역량을 강화해 축제 수준을 향상시키고, 철강기업체 및 시민참여 작품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향상할 계획이다. 제21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대축전 역시 재단이 전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운영하며, 시민축제기획단의 역할을 강화해 시민참여를 확대한다.이외에도 포항지역 마을축제 컨설팅으로 강화하기 위해 전문적인 축제전문가 모니터링을 구축해 지역축제의 발전에도 기여하기 위해 마을 축제를 모니터링하고 중장기 비전과 운영 전략을 수립하여 축제와 함께 성장하는 도시를 만드는데 이바지할 계획이다. □ 시민이 만들어가는 생활 속 문화, 재단 자체기획 제1회 거리예술축제 추진도심공간과 결합한 창의적 거리예술활동으로 제1회 포항 거리예술축제를 마련한다. 국내외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준을 지닌 거리예술가를 초청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 상품화와 도시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할 계획이다.구룡포 생활문화센터 아라예술촌은 현 정부의 생활문화진흥 정책과 부응하는 신규 사업을 개발하고 포항의 유일한 생활문화센터로서 성공모델을 창출하고자 한다. 정규 프로그램, 주말 상설 프로그램, 문화행사 등을 연중 개최할 예정이다.또한 영일대해수욕장, 포항운하 등에서 거리공연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 수준 높은 거리공연문화 조성을 위해 버스킹 무대 운영 규정을 제정하고 현장 관리감독 인력 운영으로 생활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시민 누구나 문화를 체험하는 생활문화도시 포항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전문예술가를 파견해 생활문화동아리 활동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생활문화동아리 페스티벌 개최를 통해 시민 주도형 생활문화도시 분위기를 조성한다.박준상 포항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지난 1년 재단 출범 후 조직 안정화와 역할 정립의 단계였다면 올해에는 재단이 본격적으로 독창적 문화사업을 추진해가는 해가 될 것”이라며 “각종 기획 공연 및 전시와 찾아가는 문화서비스, 예술인 지원사업, 생활문화 확산 등을 통해 지역의 문화발전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09

서울 예술의 전당 `2018 신년음악회` 실시간 중계 상영

▲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가장 문화적인 새해 행사는 신년음악회다. 특히 우리나라 공연장의 신년음악회 중 대표적인 것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여는 신년음악회다. 포항문화재단이 새해 첫 공연으로 예술의전당 `2018 신년음악회`를 실시간 중계 상영한다. 9일 오후 8시 포항시청대잠홀에서 열린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특별함을 더한다. 음악을 통해 새로운 출발과 국민의 화합을 다지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의미있는 공연이다. 음악회는`클래식계의 아이돌`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협연, 성시연 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장의 지휘와 KBS교향악단의 연주가 어우러진다.1부`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하여` 에는 김택수의`평창아라리변주곡`,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가요 `마법의 성`, `거위의 꿈`을 연주한다. 이어 2부`새로운 시작, 화합과 나눔` 에는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3악장,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 4악장 등의 곡들로 이뤄진다.한편, 영상으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실시간 중계 상영은 2016년 12월부터 시작돼 포항에서 서울 공연장을 찾기 부담스러웠던 관객들에게 또 다른 방법으로 여러 장르 우수한 공연영상을 공연장에서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에도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2시, 7시 대잠홀에서는 영상으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우수공연을 상영할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공연 영상 작품 안내가 제공된다. 공연 영상 관람료는 무료이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09

`문화산업형 문화도시 포항` 기치로 신성장 동력 기틀 마련

포항시 문화정책의 핵심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는 포항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올해로 시행 3년차를 맞았다. 오는 2020년까지 총 5년간의 중장기사업에 있어 분명한 사업방향성 구축은 물론 실질적인 성과를 서서히 도출해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은 셈이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지역문화진흥법을 근거로 문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도시의 지속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지역문화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문체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포항시는 2015년에 시범도시로 선정, 지난 2년간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문화 환경 조성과 문화생태 활성화를 꾀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포항시는 올해 3년차를 기점으로 그간의 축적된 문화인프라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문화도시 포항`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문화와 더불어 도시성장을 견인할 포항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2018년 추진계획을 알아본다.첨단과학 인프라와 해양·스틸 등 차별적인 문화자원 풍부창업·인재육성 지속적으로 늘려 문화산업 육성 본격 시동△문화도시 포항의 방향성 구축, 지원 늘이고 내용은 선택과 집중포항시는 올해 `문화산업형 문화도시 포항`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문화도시 조성 시범사업 3년차를 맞으며 그동안 사업기반 구축과 지역특화프로그램 발굴 및 문화사업 활동 지원에서 나아가 창조경제형 문화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포항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방향성인 `문화산업형` 문화도시는 문화를 매개로 한 다양한 콘텐츠와 산업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성장을 견인하는 것을 말한다. 포항은 첨단과학 인프라와 해양, 스틸 등 차별적 문화자원이 충분한 도시로서 이들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의 집중적인 육성과 유능한 인재양성으로 환동해 문화중심도시의 비전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 외 기존에 추진해오던 하드웨어 구축 사업에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업을 매칭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이와 함께 다양한 기획공모 프로그램 추진으로 포항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살린 다양한 문화콘텐츠 발굴 및 지역 예술가들의 참여의 장을 더욱 넓혀 나갈 예정이다.△창의인재를 불러들이는 문화산업 육성올해 포항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문화산업형 문화도시`로 방향성을 구축한 만큼 지역의 문화산업을 선도할 신규사업 추진과 더불어 기존의 사업에도 다양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먼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드웨어 구축 사업으로 조성중인 꿈틀로와 구룡포 문화특화마을에 문화관광적인 요소를 가미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지난해 작가입주와 임대비 지원에 머물렀던 꿈틀로는 입주점포 확대 외에 입주예술가들의 역량강화를 통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기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또 공공예술 조형물 설치 등 중앙동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 꿈틀로 일원을 구도심의 역사성을 스토리텔링한 예술공간으로 조성해 상시적인 문화예술의 거리로 활성화 시켜 나갈 계획이다.하드웨어적 문화공간 조성과 사람을 불러 모으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으로 꿈틀로를 활성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원도심 문화허브 지구로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지역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구룡포 문화특화마을 조성사업은 공공예술 조형물 설치와 더불어 올 초 일본인 가옥거리 내 새롭게 조성한 구룡포 문화커뮤니티 공간을 거점으로 구룡포를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 및 문화상품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생산하며 구룡포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또 지난해 처음 시도한 스틸문화상품 개발에서 나아가 문화창업 및 인재육성 지원을 보다 확대·추진한다.포항의 첨단과학과 예술 인프라를 활용해 스틸, 과학, 예술을 아우르는 융합콘텐츠로 확장시켜 포항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문화산업 육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문화를 매개로 한 다양한 콘텐츠 발굴 및 창업지원을 통한 인재육성 프로그램 공모 등 창의적 인재를 유입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과 여건을 조성해 문화를 통한 신성장동력의 기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특화, 포항학 발굴 등 지속적인 지역적 가치 조명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취지를 살린 지역특화 자원 및 인문자원 발굴사업은 올해도 계속사업으로 추진하되 보다 심화된 내용으로 실질적인 성과도출에 심혈을 기울인다.지역 대표공연 콘텐츠 발굴 등 지난해 우수한 성과를 거둔 사업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예술가의 자생적 활동을 지원하는 기획프로그램 공모를 더욱 심화시켜 추진한다.또 인문도시 지원사업 등 포항학 발굴사업은 지역의 숨은 인문학적 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감과 동시에 시민인문강좌 및 인문축제 형식으로 인문학 대중화에 나선다.그 외 시민중심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기치를 내걸고 문화자치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기획인 학교`는 기획분야의 이론강좌에서 나아가 실무기획에서 실행까지 아우르는 심화과정을 통해 현장실무자를 집중 양성한다.이로써 예술가 중심의 지역 문화예술계에 기획자 중심의 인력풀을 확충함으로써 민간중심의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이 이뤄지는 문화생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문화적 자생력을 꽃 피우는 문화도시포항시는 최근 국가 중심이 아닌 도시 간 경쟁체제가 두드러지면서 한 도시의 문화적 가치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지역의 특색을 바탕으로 포항만의 문화에 적합한 지역 문화특화 산업을 살려 신 경제동력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문화도시는 지역의 가치 발굴과 더불어 예술가에게 다양한 기회부여 등 창작여건을 조성하고 그 결과가 시민에게 환원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시는 백화점식 사업나열이 아닌 명확한 방향성 구축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의 시너지 재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역 예술가들의 참여와 시민의 호응이 뒤따를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 자생적인 문화의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는 방침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지난 2년간 추진초기 단계로써 방향제시와 기초 인프라 조성에 그쳤다면 올 한해 무술년에는 문화산업형 문화도시 방향성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문화도시 포항으로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 “지역 예술가들에게 고른 참여기회를 드릴 수 있는 공모사업 추진과 시민들에는 다양한 문화향유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포항이 문화로 더욱 아름답고 풍성한 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08

신간 책꽂이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동양북스“20년 동안 2천800명의 마지막 길을 지킨 호스피스 전문의 오자와 다케토시의 이별 수업”이란 헤드 카피를 달고 출간된 책.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죽음이 목전에 닥쳤을 때, 인간은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일을 후회한다고 한다. 세상에 후회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그 후회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방식의 삶을 지향해야 할까? 하루하루를 `내 인생 마지막 날`로 여기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김생민 쓰지마! 가계부` · 김영사한편으로 보면 지독한 구두쇠지만, 다른 측면에선 효율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것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생민이 전하는 절약의 노하우. 그는 “자산을 체크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계부를 쓰는 것”이라 조언한다.서울예술대를 졸업하고 1992년 KBS 개그맨이 된 김생민은 20여 년 이상 `TV 동물농장` `출발! 비디오 여행` 등에 출연하며, 알뜰한 소비를 통해 알부자가 된 사람으로 유명하다. 책은 계획을 세우고, 절약하는 습관을 기르며, 철저한 결산을 통해 자산을 꾸준히 늘려간 그가 전하는 현명한 소비와 저축 방법을 담았다. ◆`눈물이 녹는 시간` · 이다SNS에서 `시 쓰는 향돌`로 불리는 저자가 내놓은 시집이다. 감상적이면서도 따스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다수 수록됐다.“향돌의 글들은 떠들썩하지 않다. 알음알음 퍼지지만 읽는 이들에게 되새김의 시간을 제공하고, 아픔을 겪는 이들의 가슴을 어루만진다”는 것이 출판사측이 내세우는 강점.`우리 인생이 그리 찬란하다 생각되진 못해도 눈물에 어울리는 시간은 아니지 않은가` `울든 웃든 표정을 기댈 어느 존재가 필요할 수 있다`는 문장이 책의 에필로그를 장식하고 있다. 메마른 감수성을 자극한다. ◆`나무는 어떻게 숲으로 갔을까?` · 큰나무`어린이와 함께 하는 철학`이란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아이들이 사회 안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주고 있다.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는 가치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질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저자인 토머스 에버스와 마르쿠스 멜허스는 말한다.책은 아동들이 처한 삶과 사고의 환경에서 철학적 순간을 감지하고 가꿔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선별된 이야기와 게임, 노래 등이 이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출판사는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권한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8-01-05

걸그룹 둘러싼 사회·문화 현상 경제학으로 풀어내

제목에서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출간됐다. 중앙일보 유성운 기자가 글을 쓰고, 다음소프트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 일하는 김주영 씨가 그래픽 등을 담당한 `걸그룹 경제학`이 바로 그것.`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생활밀착형 경제학 레시피`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걸그룹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현상을 경제학으로 풀어내 주목받고 있다.즉물적 흥미를 유발하는 `걸그룹`과 어렵고 딱딱한 학문으로 인식되는 `경제학`을 결합시킨다는 것은 피안(彼岸)과 차안(此岸)의 멀고 먼 거리를 좁혀가는 것 이상으로 쉽지 않은 것일 터.그러나, 유성운과 김주영은 그들 나름의 잣대와 `세상 보기 방식`으로 이 어려움을 정면에서 돌파해냈다.`소녀시대`의 멤버 태연이 지닌 가창력을 `비교우의의 법칙` 아래서 분석하고, 한국 군인들 모두의 연인이었던 `스텔라`의 인기를 `대체재와 보완재`를 가져와 해석하며, 매몰비용의 함정과 오류을 통해 `레인보우`의 명멸을 이야기하는 대목은 걸그룹을 소재로 한 이전 어떤 책에서도 보지 못했던 돌올함이다.`걸그룹 경제학`은 이외에도 아이유가 연기자로 성공하지 못하는 까닭, `AOA`가 설현이라는 멤버에 `몰빵`하는 이유, `트와이스`의 쯔위를 통해 깨닫게 되는 동아시아의 역사 문제, `걸그룹 삼촌팬`의 정체성과 한계까지를 다루고 있다.가벼운 문제 제기로 시작해 세상과 사물의 본질에 육박해 들어가는 유성운 기자의 문장은 흥미로운 동시에 의미 또한 만만치 않다.이메일을 통해 `걸그룹 경제학`의 저자인 유성운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재기발랄한 문장처럼 성격 또한 시원시원한 그는 흔쾌히 제의에 응했다. 아래는 유성운과 주고 받은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걸그룹을 통해 생활과 밀착된 경제학을 풀어 설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출간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소녀시대의 팬이다. 이들의 데뷔 10주년에 맞춰 각종 정보를 인포그래픽(Infographics·정보, 데이터, 지식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걸그룹 혹은, 아이돌이라는 것은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대표 주자고 자본주의의 총아다. 이것만큼 경제학 법칙에 흥미롭게 맞물린 분야도 없을 것 같았다.”-자료 조사와 데이터 분석 등에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됐을 듯하다. 기자생활과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책을 준비하는 동안 정치부에서 일했다. 하필 이 기간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19대 대선 등이 줄줄이 이어졌다. 새벽 3~4시쯤 일어나 글을 쓰곤 했다. 그나마 데이터 작업은 공저자인 다음소프트 김주영 과장이 맡아줘 겨우겨우 해낼 수 있었다.”-걸그룹을 `팬`이 아닌 `분석과 연구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작업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소녀시대는 단순한 아이돌이 아니다. 이들은 2세대 걸그룹 시대를 열었고, 일본·동남아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진출한 개척가다. 한국 대중문화에서는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출현 이후 가장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는데, 해외 문화계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이들이 더 상위에 있다고 본다.조용필, 서태지 등을 최고의 가수라고 하지만 해외에서 그들을 알까? 물론 한국의 국력 신장이나 인터넷 환경 등도 영향을 줬지만 비슷한 환경과 국력을 가진 다른 나라에서 이런 영향력 있는 가수들을 보유한 것은 미국과 영국 정도가 전부다.일본의 J-POP(제이 팝)도 이 정도의 위상은 아니다. 이젠 해외에서도 국내 걸그룹 오디션에 도전하고 있다. 걸그룹을 보면서 혀를 끌끌 차는 `먹물층`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인정을 받고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되돌아보았으면 한다.”-걸그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성년 소녀를 착취한다거나, 보편적일 수 없는 환상을 유포하고 있다거나, 여성의 상품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은 어떻게 보나?“보이그룹도 있다. 그렇기에 걸그룹만을 여성의 상품화라고 보는 건 편향된 시각인 것 같다. 노래와 춤을 잘 하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주목받았던 건 인류 역사의 보편적 현상이 아닌가. 서울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힘든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청춘을 던지는 걸그룹의 패기를 칭찬해주고 싶다.”-걸그룹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은 뭔가?“보고 있으면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 이건 대단한 힘이다. 세상에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지 않다. 슬픈 이야기지만 내가 `기자`라며 사람들에게 접근했을 때 행복한 표정을 짓는 이들은 거의 없다. 또 하나를 꼽자면 여학생들에게 공부와 운동 외에 `제3의 길`을 열어줬다. 걸그룹이 사회적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본다.” -연예인 취재는 쉽지 않다. 책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며 어려움은 없었는지.“책을 기획할 때는 사회부에서 근무했고, 취재에 들어갔을 때는 정치부였다. 연예기획사 실장들에게 전화해 `안녕하세요. OO일보 정치부(혹은, 사회부) OOO 기자라고 합니다`라고 소개하면 다들 겁을 먹었다. `우리 애들이 무슨 사고라도 저지른 게 아닐까`라고 지레 걱정한 것이다. 만나주려고 하지 않고 자료도 잘 안 줬다. 아무리 취지를 설명해도 무언가 비판적인 기사를 쓸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러니,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취재였다.(웃음)”-다양한 측면에서 걸그룹을 관찰했다. 앞으로도 한국의 걸그룹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시장이 작다는 것이 경쟁력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인구가 많기에 대부분의 가수가 내수용이다.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일본의 걸그룹들이 해외에서 주목받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지나치게 일본 시장에만 매몰돼 있었다. 반면 우리는 내수시장이 작아 시작부터 해외에서 어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외국인들이 봐도 예쁘고 귀엽고 군무 또한 화려하다. 베네수엘라가 미스 유니버스나 미스 월드 등의 미인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듯 한국의 걸그룹도 그런 단계에 진입해있다고 생각한다.“-독자들에게 `이것에 초점을 맞추고 읽어달라`는 부탁을 한다면.“다양한 빅데이터 작업으로 정성을 다해 그래픽을 만들었다. 그래픽만 봐도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책에 담긴 문장도 선입견 없이 꼼꼼하게 읽어줬으면 한다.”-마지막으로 가벼운 질문이다. 당신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걸그룹은?“소녀시대와 트와이스다. 소녀시대가 2세대 걸그룹 시대를 열었고, 군웅할거(群雄割據)의 10년 동안 왕좌를 유지한 건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이제 트와이스가 왕좌에 앉은 셈인데 비교불가의 그 위상이 얼마나 유지될지 궁금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8-01-05

아름다운 문화재 사진과 詩

사찰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각종 불교유물을 찍은 사진에 때론 수수하고, 때로는 미려한 문장이 더해진 한 권의 책이 출간돼 종교인만이 아닌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언론사에서 문화재 전문기자로 이름을 높인 김태식 씨가 찍은 사진에 작가 이재호 씨의 문장이 더해진 시집이 출간된 것.시집 `화엄사에 가고 싶다`는 국보 76호인 화엄사 각황전을 비롯해 전국의 사찰과 문화재를 주제로 독특한 형식과 내용의 담은 시집이다. 보통의 시집보다 훨씬 더 두툼한 347페이지의 외형으로도 눈길을 끈다.“책의 두께와 사찰이라는 특별한 배경 때문에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지만, 문화재에 대한 사랑과 이별의 정서 등이 담겨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출판사가 전하는 말이다.책을 접한 한 독자는 “각각의 사찰이 지닌 고유한 분위기와 풍광을 멋들어지게 담아낸 김태식 씨의 사진은 햇살 따스한 절에 가서 마음의 양식이 되는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고 평가했다.이번 책 `화엄사에 가고 싶다`를 펴낸 이재호 씨는 7~8년간 전국 사찰의 문화재 답사를 다녔고, 절간 마루에 조용히 앉아 오래 고민한 문장을 시로 만들어냈다. 그 시를 통해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려줌으로써 사람들이 문화재를 친숙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에서다.책을 접한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이재호의 시는 시가 아니다. 말 그대로 일상이고 삶의 행적이다. 시라는 형식이 있지만 그것을 비켜나가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이재호의 글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쉼표 하나가 마음에 찍힐 것 같다”는 말로 출간을 격려했다.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이재호 씨는 희곡 `세익스피어 바로알기`와 `네 죄를 알렸다` 등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고, `사인사색` `욕망의 덫` `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 `슬픈 인연` `마송리 사람들 1·2·3` `궁상` 등의 작품을 썼다.김태식 씨는 경북 김천 출생으로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1993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에 입사해 약 20여 년간 문화재와 학술 관련 분야를 취재했다. 그는 `풍납토성 500년 백제를 깨우다` `화랑세기 또 하나의 신라` 등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힘을 모아 한국 사찰의 아름다움을 알린 김태식 씨와 이재호 씨는 “문화재는 아름다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화재가 우리들의 삶 속에서 한 편의 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8-01-04

7대 종단 대표들 “`제도적 살인` 사형제 완전히 폐지해야”

오랜 시간 찬반양론이 지속돼온 사형제도. 흉악한 범죄를 죽음으로 응징하는 것이 옳은가에 관한 논쟁은 비단 한국만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이와 관련 최근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7대 종단의 대표들이 정부와 국회에 사형제도 폐지를 호소했다. 사진 종단 대표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죄가 무겁다는 이유로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빼앗는 일은 제도적 살인이며,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밝혔던 사형제도 폐지에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고, 사형이 확정된 61명의 범죄자를 무기수로 감형해 달라고 요청했다.이와 함께 국회에는 현재 발의가 준비되고 있는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을 통해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해 달라고 요구했다.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공동성명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원불교 교정원장 한은숙 교무, 김영근 성균관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등이 참여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8-01-04

교황 “난민들의 희망 짓눌러선 안돼”

▲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신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은 가톨릭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한 이날 열린 신년 미사에서 이민자들과 난민들의 평화를 향한 희망을 짓눌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세상의 그늘진 곳을 관심 있게 살펴야 한다고 말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8년 첫날 신년 미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과 평화의 소중함을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이 지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한 지난 1일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신년 미사에서 “이민자들과 난민들의 평화를 향한 희망을 짓눌러서는 안 된다”는 신년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새해 첫날 이민자와 난민을 위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사의 강론에서 4만여 명의 신자들을 향해 “평화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다. 하지만, 이 기본적 권리를 위해 많은 수의 사람들이 길고도 위험한 여정에 목숨을 걸며 고통과 부담을 참아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이에 덧붙여 교황은 “이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희망과 평화를 향한 기대를 억눌러서는 안 된다. 여러분들이 난민과 이민자, 우리 모두의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난민과 이민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공존과 조화로운 삶은 민간단체와 교육기관, 교회 관계자 등이 함께 노력해야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는 것도 교황의 강론에 담겼다.지난 수년 간 아프리카 북부 등지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정착한 이민자는 수십 만 명에 이른다. 이어지는 내전과 개인의 노력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가난이 그 이유였다. 이런 상황이니 이민자와 난민 문제는 전 유럽이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교황은 지난 달 24일 성탄 전야 미사에서도 이민자들의 여정을 마리아가 남편 요셉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떠나 아기 예수를 낳을 곳을 찾아 헤맨 것에 비유했다. 이는 이민자들을 너그럽게 받아들여 자신의 이웃으로 대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에 다름없다.즉위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난민 보호에 적극적 목소리를 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민자들을 공포를 조장하는데 악용하는 정치인은 폭력과 인종주의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라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이날 교황은 “매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횡행하는 소비주의, 혼란스럽고 탁한 상업광고의 현혹, 진실이 담기지 않은 헛된 언어 등으로부터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다”라고 강론했다. 이에 더해 “2018년에는 과거의 짐을 내려두고 진실로 중요한 일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권유했다.새해 미사를 통해 난민과 이민자 보호의 메시지를 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연하장을 통해서는 전쟁의 참상을 경고했다.CNN 등의 외신에 의하면 교황의 연하장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어린 형제의 사진이 실렸다. 연하장 뒷면에는 교황의 서명과 함께 `전쟁의 결과`라는 짧고도 강렬한 문장이 담겼다.인쇄된 형제의 사진은 미 해군 사진사였던 조 오도넬이 촬영한 것으로 슬픈 표정의 한 소년이 원폭으로 사망한 동생을 등에 업고 화장터에 줄을 선 모습이다. 이와 관련 교황청은 핵 전쟁의 위험성과 비극성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8-01-04

자존감 수업 저자 윤홍균 박사 `마음건강 지키기` 강연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셀프 코칭법을 알려주는 베스트셀러 `자존감 수업`의 저자 윤홍균사진 박사 초청강연이 열린다. 포항시립도서관이 새해 첫 강연으로 오는 4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개최한다. 갑작스런 지진으로 모든 것이 절망스러운 포항시민의 정신 건강을 치유하는 일환으로 기획했다. 시민들에게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저자의 경험과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대중성과 전문성이 결합된 강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과 사인회도 준비돼 있고 강연은 별도 신청 없이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윤홍균 박사는 현재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본인의 블로그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남긴 질문에 일일이 답장을 해주는 윤답장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 EBS`부부가 달라졌어요`, 교통방송 `귀로 듣는 처방전` 등에 출연했다. 저서`자존감 수업`은 자존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취약한 환경에서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처한 환경 속에서 자존감을 지키고 회복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송영희 시립도서관장은 “자존감 회복은 물론 지진으로 불안 증세를 느끼는 포항시민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강연이니만큼 많은 시민들이 이 시간을 통해 마음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랐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1-03

대구미술관, 올해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 소개

대구미술관은 2018년 새해 `대구미술의 역사성을 조명`하고, `한국근현대미술의 거장`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하며 `대외적인 기관협력`을 도모하는 전시운영계획을 수립했다. 해외교류전, 기획전, 연례전, 어미홀 프로젝트 등 총 10개의 전시와 다양한 교육 및 이벤트 등으로 대구미술관만의 특색을 살리고 지역예술을 선도할 계획이다.우선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16일~5월 13일)전을 개최해 `한국아방가르드미술 1970~80년대 정황`과 `행위미술 1967~2017`을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 안에서 대구미술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 보는 계기로 삼는다.기획전은 `남춘모 : 풍경이 된 선`전과 `김환기`전(5월 22~9월 2일)을 준비한다. `남춘모 : 풍경이 된 선`(23일~5월 7일)전은 지역출신 작가 남춘모의 개인전으로 국제 무대를 향한 작가의 열정을 선보인다. 최근 30여 년간 작업한 회화와 설치작업 등 100여 점을 소개한다.`김환기`전은 한국근현대미술사의 거장인 김환기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진취적이고 선구자적인 예술세계를 재조명한다.지역작가 발굴과 육성, 대구작가의 우수성을 알리는 연례전에서는 중진작가를 지원하는 `Y+ 아티스트 프로젝트3- 박정기`(5월 9~8월 15일)전을 비롯해 `Y 아티스트 프로젝트10 염지혜`(8월 28~12월 2일)전, 대구미술관 소장품을 시민에게 소개하는 `2018 소장품전`(9~4월 29일) 등의 전시를 마련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03

수묵과 여백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삶의 희로애락

포항의 중진 문인화가 이형수(67) 화백이 오는 3월 30일까지 영덕읍 창포리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에 자리한 영덕해맞이예술관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다. 이 화백은 수묵과 채색화의 회화적 전통을 이으면서도 예술적 창의력을 가지고 전환적 국면을 만들고자 하는 현대적 감각의 소유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 글씨, 그림을 두루 섭렵한 문인화가로 40여 년간 전통 문인화를 바탕으로 현대 문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특히 다양한 소재를 그림에 등장시켜 사람들이 그림을 눈으로 보고 단순히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 생각하게 하고 무언가를 느끼게끔 하는 신선한 화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소재를 다양화 시키고 채색을 가미해 문인화의 영역을 넓혀 독특한 영역을 평가받고 있으며 화제도 부드러우면서도 강건한 묵필로 써내려간 글씨로 그 만의 독특한 한글 서체를 그림에 따라 다채롭게 배열하고 있다.이번 전시회에서는 `붓으로 그린 세월`이란 주제로 삶의 희로애락을 실감나게 표현한 먹의 농담과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수묵화 작품 17점을 선보인다.출품작들은 무술년 새해를 맞아 개 소재의 작품과 재료와 표현을 오가며 현대문인화의 실험적인 창작열을 맘껏 보여주는 호작도, 살풀이·덧배기춤 등 소재를 다양화 시키고 채색을 가미해 문인화의 영역을 넓힌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자신의 새해 소망을 담은 글을 비롯해 김훈 소설가의 장편 `개`에서 가려 쓴 글 등 화제도 부드러우면서도 강건한 묵필로 써내려간 글씨로 한자와 한글을 오가며 그림에 따라 둥글게 배열하기도 했다. 수묵만으로 그렸거나 수묵채색의 현대문인화 등 우수한 기량의 작가 답게 문기와 생동성있는 필치를 선보인다.이형수 작가는 “무술년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가 액운을 떨치고 더 큰 꿈과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전시회”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영덕 출신인 이형수 화백은 이당 김은호, 옥산 김옥진 등 내노라 하는 유명 작가들에게 사사 했으며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포항에 거주하며 예맥회원으로 활동중이다. 독일 베를린 스판다우 문화의집 갤러리 초대전, 독일 함부르크 국립민속박물관 초대전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03

삼국유사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삼국유사`의 탄생 과정과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삼국유사`는 고려 후기 승려 일연(1206~1289)이 전국을 돌며 역사서, 사찰 기록, 금석문을 수집해 고조선부터 후삼국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 민속을 정리한 책이다.국립대구박물관(관장 권상열)은 경상북도·군위군, 연세대학교 박물관, 은해사·인각사와 함께 삼국유사를 주제로 하는 기획전 `삼국시대 기록의 보고, 삼국유사`전시를 개최한다.승려 일연은 몽골의 영향 하에 있었던 고려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전국을 돌며 역사서, 사찰 사적기, 금석문, 당시 고려인의 증언 등 고대 한반도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리고 군위 인각사에서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정리해 삼국유사를 만들었다.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초기에 간행된 삼국유사 서적을 기초로 제작된 `삼국유사 경상북도 교감본`의 온라인 공개에 맞춰 개막했다. 교감본은 여러 종류의 책을 비교해 원문에 최대한 가깝게 만든 정본(定本)을 뜻한다.지금까지 전하는 가장 오래된 삼국유사 완질본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중기인 1512년 경주부윤 이계복이 펴낸 목판본으로 `임신본`(壬申本)이라고 불린다.이번 전시에는 비록 완질본은 아니지만 임신본에 앞서 간행됐고 삼국유사 앞쪽의 왕력(王歷·간략한 연표)과 기이(紀異·고조선부터 후삼국까지의 간략한 역사 서술) 편이 잘 보존된 연세대 소장 `삼국유사 파른본`(보물 제1866호)이 나온다.또 인각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시대 불교 공양구인 금동병향로와 청동정병, 일연 초상화 등을 볼 수 있다.오는 2월 25일까지 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1-03

詩와 함께 차분히 마무리하는 한해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해를 맞이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들뜨고 분주한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스스로를 성찰하며 2018년의 꿈과 희망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책을 읽는 것으로 2017년을 정리하고, 밝아올 새해를 맞이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연말연시에 읽을 만한 2권의 시집을 추천한다.1980년대에 20~30대 청춘을 살아낸 한국 시인들의 목소리는 거칠었다. 개인의 잘못은 아니다. 시대가 그랬다. 독재와 전횡을 거듭하던 부도덕한 정권은 결 고운 마음씨를 가진 젊은 시인이 등장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이은봉(64) 시인도 그 시대와 무관할 수 없었다. 날을 세운 풍자와 거친 시어가 그의 작품 속에서 꿈틀거렸다. 1986년 출간된 첫 시집 `좋은 세상`이 그랬다.붉은 피와 푸른 청춘이 시집 속에서 갈등했고, 불의와의 반목 끝에선 불꽃이 튀었다. 시집의 제목은 “좋은 세상은 아직 멀었다”는 역설이었다. 그때 이 시인의 나이 서른넷이었다.이후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무엇이 너를 키우니` `걸레옷을 입은 구름` 등 여러 권의 시집이 이은봉의 머리를 거쳐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 시간 동안 그는 대학교수가 돼 학생들을 가르쳤고, `실사구시의 시학` `시와 생태적 상상력` `화두 또는 호기심` 등을 통해 문학평론도 병행했다.오늘 소개하는 `봄바람, 은여우`는 갑년을 넘긴 이은봉 시인이 부르는 `이순(耳順)의 노래`다. 아래 시에선 한소식 한 승려의 목소리가 들린다.봄바람은 둑길가의 민들레 씨앗털이다/등 떠밀지 않아도 절로 날개를 파닥거린다//민들레 씨앗털은 지금 촉촉이 젖고 있다/초록강아지들 흥건히 껴안고 있다- 위의 책 중 `봄바람` 일부.봄에 부는 바람을 `파닥이는 날개`로, `초록강아지`로 표현한 감각을 보자면, 이은봉은 아직 젊다. 그럼에도 사물의 본질과 세계의 운행법칙을 읽어낸 60대의 여유와 세련됨이 보인다.이은봉은 문단에서 `잘 웃는 시인`으로 유명하다. 어지간해선 얼굴 찡그리고 화내는 법이 없다. 시종여일 빙그레 웃는 낯이다. 그 웃음 속엔 서늘함과 따스함이 동시에 담겼다. 깊숙한 생의 내부를 꿰뚫어보는 견자(見者)의 미소. 아래 시 `각시탈`은 그의 웃음에 관한 것이다.티내지 않으려고 씨익, 웃다 보니/웃는 모습, 어느새/일상이 되어버렸다//평범해지려고 씨익, 웃다 보니/웃는 표정, 벌써/익숙해져버렸다...`티내지 않으려`, 혹은 `평범해지려` 웃었다는 이은봉의 시적 고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는 시를 쓰는 자의 고통과 눈물을 숨긴 채, 평범을 거부하고 비범함을 지향하며 살아온 사람이다.`봄바람, 은여우`에 실린 노래 중 가장 매혹적인 건 `정취암 언덕에서`라는 부제가 붙은 `구름바다`라는 시다. 이 시의 마지막 두 연은 이은봉이 웃음 뒤에 숨긴 서늘하면서 뜨거운 시심을 구구한 설명 없이도 알게 해준다. 외로운 12월 겨울밤의 추위까지 따스하게 녹여준다.가까운 것은 늘 먼 것을 꿈꾼다/생사의 나뭇가지는 지금 희망의 산으로 가고 싶다//생사의 바깥에서 저 스스로 꿈이 되는 산/이제는 잿빛 옷의 구름바다를 데리고 가고 싶다.모딜리아니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매료된 시인 한 명을 알고 있다. 해사한 얼굴에 말수가 적은 사내. 오래 전 `편지 쓰는 작가들의 모임`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기자는 먼 세월을 소급해 두 명의 시인을 떠올렸다.고교 시절, 또래 숙명여고보 여학생들의 마음을 흔들던 미소년에서 카프(KAPF) 소장파의 좌장으로 존재를 전이한 임화. 그는 시적 재능을 이념에 빼앗기고 타향에서 쓸쓸하게 죽어간 사람이다.그리고, 박인환. 낭만과 우울 사이를 무시로 오가며 서른한 살에 요절한 그는 제스처로서의 시가 아닌 온몸으로 밀어가는 시학(詩學)을 위해 청춘을 소신공양했고, 그것이 이른 죽음을 불렀다.외모는 물론, 풍기는 작가적 향취까지 임화와 박인환을 닮은 시인이 바로 허연(51)이다.`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를 통해 빛이 아닌 그림자, 열락이 아닌 침잠, 희망의 배후에 자리한 어두움을 노래해온 그의 또 다른 시집 `오십 미터`는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노래들로 가득하다.시를 쓰기 시작한 20대 중반부터 허연이 주목한 것은 즐거움의 파편이 아닌 인간의 삶 내·외부에 자리한 외로움과 고뇌였다. 지천명을 넘긴 그는 이제 태생적인 것처럼 보이는 그 어두움을 죽음이란 단어를 향해 극단적으로 밀어붙인다.죽은 이의 이름을 휴대폰 주소록에서 읽는다. 나는 그를 알 수가 없다. 죽음은 아무에게도 없는 어떤 것이니까. 신전의 묘비를 읽도록 허락된 자는 아무도 없으므로.- 위의 책 중 `Nile 407` 일부.현대를 숨쉬는 `산 자`들의 영역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휴대폰에서 그 옛날부터 거부할 수 없는 주문처럼 지속돼 온 `죽음`의 그림자를 읽어내는 그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있을까?살아간다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시인이 되기 힘들다. 인간과 세계를 향해 뻗은 촉수에 슬픔이 묻어나오지 않는 이들을 시인이라 칭했던 역사는 드물었다. 어떠한 노력으로도 결코 가닿을 수 없는 미지의 그리움이 시인을 존재케 했다. 허연은 그걸 아는 사람이다. 허니, 시인인 그가 차안(此岸)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한 일.한국의 `좋은 시인` 대부분은 현세에서의 욕망을 눈 아래 둘 수밖에 없다. 허연 역시 그렇다. 그렇다면 그는 지리멸렬한 차안에서 `빛나는 피안(彼岸)`을 향한 시의 촉수를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아래 인용하는 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읽힌다.사람들은/옆집으로 이사 가듯 죽었다/해가 길어졌고/깨어진 기왓장 틈새로/마지막 햇살이 잔인하게 빛났다/구원을 위해 몰려왔던 자들은/짐을 벗지 못한 채/다시 산을 내려간다.- 위의 책 중 `사십구재` 일부.보통의 사람들에겐 `존재의 절멸`에 다름 아닌 죽음. 그러나, 시인은 그 죽음조차도 삶의 일부로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시인이 마주한 죽음은 슬픔이나 통곡이 아닌 말갛고 투명한 시적 재료가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자성의 시간을 원하는 이들에게 허연의 `오십 미터`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겁고도 진지하다. 또한 의미가 작지 않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2-29

신간 책꽂이

◆`미중전쟁` · 쌤앤파커스1부 `풍계리 수소폭탄`, 2부 `백악관 워룸`으로 구성된 소설가 김진명의 신작. “거침없는 문제 제기로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정조준해온 작가의 통찰과 충격적 예연을 담은 대작”이라고 출판사는 홍보한다. 김진명은 전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싸드` 등으로 고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다.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남한과 북한 등의 입장이 복잡한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상황. 북한의 핵 개발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인의 관심 속으로 들어와 있다. 북핵을 둘러싼 각종 암투와 미국 경제 부활을 꿈꾸는 전쟁장사꾼들의 게임이 흥미진진하다.◆`조선통신사` · 다산책방유장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동향인 소설가 이문구와 곧잘 비교되는 중견작가 김종광의 신작 장편. “왕후장상과 영웅호걸이 나오지 않는 역사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해온 김종광은 조선시대 일본으로 떠난 통신사들의 행적을 꼼꼼하게 책 속에 담았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오랜 시간에 걸친 역사학습을 통해서다.`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록된 역사보다 위대하다`고 쓴 작가는 어떤 역사책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장삼이사의 뼈아픈 현실을 작품 속에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당대 민초들의 삶을 폭넓게 보여준다.◆`로스쿨 이야기` · 필통북스“로스쿨 3년의 생생한 기록, 법조인이 되기 위한 필수 안내서”라는 부제가 붙은 책. 법조인이 되기 위한 훈련의 시간인 로스쿨에서의 3년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를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인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전국 25개의 로스쿨은 2009년 개원했다. 초기에는 여러 잡음이 있었으나 현재는 변호사를 포함한 법조인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로스쿨 제도의 본질과 변호사시험 등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그림책 탱고` · 헤르츠나인아이들만이 아닌 어른들에게도 상상력과 감동을 선사해온 그림책 33권에 담긴 사연을 들려준다. “저자가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었거나 친구에게 직접 선물했던 매력적인 그림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출판사의 설명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2-29

대기업을 떠나 수행자가 된 사람

다수의 사람들이 선망하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사람이 불교의 가르침에 매료돼 현재까지 가졌던 것을 버리고 수행에 정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최근 출간된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의 저자인 김사업 씨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동국대 불교학과에 편입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불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한다.`길을 걷는 자, 너는 누구냐`(공저), `유식설에서의 연기 해석` `선과 위빠사나의 수행법 비교` 등의 책과 논문을 발표한 김씨는 전문 수행자의 길을 걷기 위해 2001년 남해안의 섬 오곡도로 들어갔다. 이후 세계의 고승들을 찾아다니며 몸과 마음을 닦았고, 2003년부터는 간화선 수행에만 전념했다고 한다.“아는 대로 행해지지 않는 교리는 절름발이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김사업 씨는 이번에 출간된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에 스스로의 몸으로 체득한 불교를 담아냈다. 여기에 더해 안개 속의 섬처럼 닿을 듯 말 듯한 `무아, 연기, 공, 자성, 업, 마음, 유식, 윤회, 열반, 해탈` 등의 불교사상을 일상적 삶에 대입해 풀어냈다.불교 교리의 핵심만을 추려 쉽게 풀어낸 이야기는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부를 듯하다. 김씨는 글쓰기에도 심혈을 기울여 누구라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퇴고 과정을 수십 번 거쳤다고 한다.“자신의 진실을 왜곡하지 않으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삶을 살아서 부작용 없는 진정한 행복을 누리라고 가르치는 것이 불교”라고 말하는 저자. 이 책은 인문서인 동시에 자기계발서로 읽힌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며 한 번 쯤은 인문고전을 읽고 선현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삶과 세상에 대한 본질적 의문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삶의 이치와 원리를 이해하며 괴로움에 속박되지 않는 삶을 갈구하는 인간. 하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은 기존의 불교서적과 달리 고전어로 쓰인 경전을 번역하거나 난해한 사상을 풀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진면목을 직시하며 우리의 실질적 삶에 초점을 맞춰 서술되고 있다.“어떻게 해야 부처님의 가르침이 삶 속에 그대로 적용돼 괴로움을 해결하고, 자유롭고 지혜로운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작지 않은 도움을 줄 책이다./홍성식기자

2017-12-28

“희망의 길·소망의 미래 열자”

종교계가 신년사를 통해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신자들에게 새해 희망을 전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대한불교 천태종,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은 최근 2018년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지난 26일 발표된 신년사를 통해 “뜻하는 대로 모든 일들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2018년이 되길 기원한다”며 “새로운 시작은 늘 희망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이어 설정 스님은 “천사불여일행(天思不如一行)”이라는 말로 실천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깊이 생각하고 여러 번 다짐하더라도 한 번 몸소 실천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지적한 설정 스님은 “우리 모두가 따뜻한 말 한마디, 자비로운 미소를 지금부터 실행해 보자”고 권유했다.“가족과 이웃을 부처님과 같이 대하면 조화로운 새 세상이 우리 앞에 환히 열릴 것”이라는 덕담도 더했다.“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 물질 만능과 이기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 설정 스님은 “신심과 공심과 원력의 불꽃을 피워내 함께하는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간절히 한마음으로 실천할 때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저력이 살아난다. 우리는 지금의 엄중한 안보적 상황과 외교적 고난, 경제적 어려움을 능히 이겨낼 수 있다”는 낙관적 희망 또한 설정 스님이 전한 말 속에 담겼다.이와 함께 설정 스님은 “우리 모두가 생명과 평화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뜻을 전했고, “나를 닦는 공부에 부지런 하자. 청정수행 가풍은 종단을 넘어 우리 사회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줄 것”이라며 신년사를 맺었다.같은 날 발표된 천태종 춘광 스님의 신년사는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춘광 스님은 “온 누리에 찬란한 광명과 희망이 퍼져나가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화합하고 공경하며 상생해 나가도록 하자”는 부탁의 말을 신자들에게 전했다.이에 더해 춘광 스님은 “이념의 대립과 집단 간의 갈등으로 인한 사회 혼란은 화합과 공경으로 상생의 길을 찾아가는 지혜가 있어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함께 전했다. “나를 버리고 이웃의 고통을 먼저 살피는 자세로 사회와 국가의 안정과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춘광 스님은 “화합은 자신을 낮추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니,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지혜를 발현해야 한다”며 화합의 중요성을 신년사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도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명의로 `2018년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한기총은 “2017년은 정치적 혼란과 혼동의 정국이었다”며 그간 축적된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소망의 미래를 열어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한기총의 의견이다.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은 “2018년, 우리가 세상을 향해 외칠 것은 자유와 회복”이라며 “교회와 사회, 성도와 국민, 대한민국 곳곳에서 자유와 회복의 물결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는 말로 신년 메시지를 마무리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신약성경 에페소서 4장 2절을 인용한 제목으로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염 추기경은 27일 메시지를 통해 “사랑과 나눔이 필요한 이때 우리 모두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사랑을 이루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가장 먼저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일치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염 추기경은 각 가정에 하느님의 평화와 사랑이 함께하길 기원하면서 특히 북녘의 동포들에게도 주님의 은총이 충만히 내리기를 기원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2-28

다일공동체, 거리성탄예배 뒤 방한복 선물

기독교 봉사단체인 다일공동체가 성탄절 오전에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노숙자,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2천여 명과 함께 거리성탄예배를 올렸다.“사랑을 가르쳐주신 주님처럼 우리도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 사랑을 섬깁시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거리성탄예배는 올해로 서른 번째를 맞았다.이날 예배에선 서울 청량리 등에서 모인 참석자들이 잠시나마 고통스런 현실을 잊고 캐럴과 찬송가에 맞춰 박수를 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중·고생 300여 명은 자원봉사를 위해 현장을 찾아 나눔의 의미를 되짚었다.참석자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의 제안으로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충청북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희생자 29명을 위해 추모 묵념도 진행했다.거리성탄예배엔 홍보대사인 배우 박상원 씨, 배우 윤석화 씨,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이계안 전 의원, 월드비전 전 회장 박종삼 목사도 참여했다.거리예배가 끝난 후 다일공동체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점심을 대접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SGI서울보증·한국중견기업연합회·아세나글로벌소싱·동원홈푸드 등 30여 개 기업과 개인 후원자 등이 모금한 돈으로 구입한 월동키트와 방한복도 전달했다.한편, 다일공동체는 1988년부터 서울 청량리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무상 점심을 제공해왔다./홍성식기자

2017-12-28

“역동·도전의식으로 활기찬 포항 표현”

▲ 포항문화재단 CI 디자인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CI 디자인을 최근 확정했다. 이번에 확정된 CI는 포항문화재단의 영문 이니셜 PHCF(Pohang Cultural Foundation)를 단순화 및 이미지화 해 포항문화재단의 위상과 기상을 표현했으며, 디자인으로 재단의 미래지향적 비전을 강조했다. `P는 한반도 동쪽 끝, 호랑이 꼬리의 힘`, `H는 호미곶에 부딪히는 푸른 바다`, `C는 사람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 `F는 예술가의 비상을 돕기 위한 디딤돌`을 상징한다. 포항의 자연, 환경, 시민 및 예술가, 문화예술이 조화를 이뤄 한 단계씩 비상하는 모습을 표현했다.포항문화재단 CI 개발을 담당한 홍동식 교수(부경대 시각디자인학과)는 “호미곶에서 치는 파도가 유난히 활기찬 포항의 도시 모습과 닮아 있었다. 역동적이고 도전의식으로 가득 찬 포항의 이미지를 CI에 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포항문화재단의 CI는 문화재단에 국한된 이미지가 아닌 다채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현시대 문화재단으로서 현대적이고 모던하며, 고품격 이미지 구축으로 시민 및 예술가의 교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친화적으로 표현됐다. 또한 문화기획, 축제운영, 공연전시, 생활문화 등 재단의 분야별 사업과 여러 매체에 쉽게 적용이 가능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재단은 개발된 CI를 활용한 서식류, 사인몰, 장표류 등 응용시스템 개발도 완료해 다양한 매체에 효과적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는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박준상 상임이사는 “포항문화재단 출범 원년을 마무리하며 희망찬 재단, 시민 및 예술가와 함께하는 재단 이미지를 CI에 담았다. CI 발표를 계기로 재단의 혁신이미지를 강화하고 문화도시 포항 구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2-26

올해 끝자락… 따스하고 아름다운 비올라 연주와 함께…

대한민국 클래식계 최고의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9) 리사이틀이 오는 27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재능 있는 연주자이면서 동시에 인간미와 진정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처드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는 따스하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다.리처드 용재 오닐은 소탈한 인상으로 2004년 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통해 기구한 성장 배경과 눈부신 음악 재능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사랑받는 클래식 연주가로 거듭났다. 미국으로 입양된 전쟁고아 출신 한국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조부모 슬하에서 자랐으며,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받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1978년 미국 워싱턴에서 태어난 리처드 용재 오닐은 열다섯 살에 비올라를 시작했다. 비올리스트 최초로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받았으며 뉴욕에 거주하면서 예술에 대한 그의 업적과 공로를 인정받아 뉴욕시 의회로부터 명예로운 시민상을 받았다. 현재까지 7장의 솔로 앨범을 냈고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니버설·도이치 그라모폰 아티스트로서 지금까지 총 15만장의 판매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는 독주자로서 런던 필하모닉, LA 필하모닉, 서울시립교향악단,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며 연주 활동을 해왔다. 실내악 연주단체인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정식 단원이기도 하다.한국에서 특별히 유명하기도 한 용재 오닐은 MBC `안녕?! 오케스트라`와 같은 다큐멘터리에 수차례 출연했으며, TV, 라디오, 일간지 등 주요 미디어가 그의 이야기와 음악 활동을 다루고 있다. 그의 실내악 프로젝트 앙상블 디토와 디토 페스티벌은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클래식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엄청난 숫자의 관객에게 실내악을 소개해 왔다. 이어 앙상블 디토는 일본에 진출, 데뷔 첫해에 도쿄국제포럼과 오사카홀 공연(총 7천석)을 매진시킨 바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낭만음악의 대표 작곡가 쇼팽의 `즉흥곡 1번, Op.29` , 벤자민 브리튼의 `라크리메`, 프랑크 브리지의 `펜지에로 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 요크 보웬의`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등의 곡을 연주한다.피아니스트 전지훈이 용재 오닐과 이 공연에서 호흡을 맞춘다. 전지훈은 빈 요제프 디흘러 피아노 콩쿠르 1위, 포르투갈 포르투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 및 최연소 특별상, 빈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2위 없는 3위 등을 수상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12-26

희망 넘치는 새해 기원 `Hello happiness(행복합시다)`展

롯데갤러리 대구가 신년 특별기획전 서양화가 장기영 초대전을 내년 1월 7일까지 개최한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마무리하며 2018년은 희망이 넘치길 기원하며 주제를 `Hello happiness(행복합시다)`로 정했다.전시에는 한국 구상화단의 대표작가로 발돋움한 서양화가 장기영의 신작들과 대표작 20여 점이 선보인다.MBC 금강미술대전· 한유회미술대전,·대한민국새하얀미술대전 대상 수상자이자 고금미술연구회 선정 작가인 장기영은 탁월한 묘사력을 인정받는 극사실주의 작가다.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열매 등을 소재로 작업을 한다. 작가의 작품은 사실과 일루전의 경계를 허물며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것이 특징이다.이번 전시에서는 `꽃`을 소재로 한 `향기-투영`시리즈와 `향기-풍요`시리즈, `꿈-행복`시리즈 등 순간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담아내는 작업을 선보인다.지난 2009년부터 진행 해 온 `향기-투영`시리즈는 `미(美)`의 순간성을 담아내기 위해 젤리와 오색 돌로 채워진 유리병 안에 생화가 꽂혀 있는 이미지를 그린 작품이다. 극명한 색상의 대비는 강렬하게 발산하는 생명력을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물 속에 담긴 꽃, 혹은 흙에서 자라나는 꽃의 이미지가 아닌 인위적인 조형물과의 조합을 통해 `미(美)`의 순간성을 내포하는 것이다.`향기-풍요`시리즈에서 작가는 접시 위에 먹음직스럽게 담긴 과일과 꽃을 그려 넣었는데, 그동안 주요 소재가 돼 오던 꽃과 함께 과일은 적극적인 개입과 향유를 위한 매개체의 표현으로 나타난다. 미의 재현을 넘어 향유를 권하는 `향기-풍요`시리즈는 모든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의미 있는 기록이며 감각의 향연이다.`꿈-행복`시리즈는 기존 작가의 시리즈에서 시각적으로 단면을 도려낸듯한 이미지 속에 익살스런 스케치가 함께해 유쾌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포도알을 들고 날아가는 소년이나 사과를 굴리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서 극사실화가 보여주는 회화의 충실함과 스케치를 통해 나타나는 스토리가 이어져 행복함이 묻어난다. 기존 작품들에서 꽃과 과일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미를 표현했다면 `꿈-행복`시리즈에서는 행복, 결실, 풍요, 다산 등의 메시지를 캔버스안에 국한하지 않고 확장성을 선보이고 있다.서호상 롯데갤러리 대구 큐레이터는 “2018년 새해를 맞아 마련된 `Hello happiness`전이 극사실 회화가 주는 아름다움과 사랑을 가득싣고 감성 가득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12-26

주역, 세월을 넘는 신비로운 담론… 세상과 사람을 읽다

“내가 더는 일류가 될 수 없다는 패배감도 완벽과 순수를 배척하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애정에는 개인적인 패배감 이상의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중천건(重天乾)` 해설 中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쯤 귀하디 귀한 책들을 본 적이 있다. 경기도 양평 소설가 김성동의 먼지 쌓인 집필실에서였다.뭐라고 정확히 표현하기 힘든 오래된 책의 향기로 가득한 그곳에서 당나라 시대 만들어졌다고 하는 칠서(七書·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주요하게 취급한 일곱 권의 책)와 만났다. 묵은 표지에 날아갈 듯한 필체가 아득한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도 선명했다.`주역` `서경` `시경` `논어` `맹자` `중용` `대학`.다른 말로 사서삼경(四書三經)으로도 불리는 이 책들을 읽지 않고서는 벼슬길에 오를 수도, 선비라고 불릴 수도 없었다. 몇 백 년 전 이야기다.우리가 고전(古典)이라 칭하는 이 책들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갈망하는 학자와 독자들에겐 고루한 것으로 취급되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가치와 중요성이 많은 부분 퇴색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지난 역사를 되짚어 제대로 살피지 않고서 우리가 어떤 새로움에 가 닿을 수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칠서`가 가진 현재성과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해도 좋을 듯하다.이 칠서 가운데 `역경`이라고도 불리는 `주역(周易)`은 많은 이들에게 일종의 `점술서` 비슷하게 이해되고 있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고전 해석의 새로움을 보여주는 `주역, 나를 흔들다`를 읽고 나면 이 해묵은 오해는 깨끗이 일소된다.`주역, 나를 흔들다`를 쓴 이지형은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문화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는 인문과학 책을 주로 만드는 출판사 주간으로 일하며 글쓰기를 병행하는 저술가다.그는 이미 `강호인문학` `꼬마 달마의 마음 수업` `공간 해석의 지혜, 풍수` `사주 이야기` 등의 저서를 통해 “어려운 고전을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 쓰는 작가”라는 독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주역, 사주, 풍수로 세상과 사람을 읽어보려 했다”는 이지형의 말처럼 이 책 또한 단순한 `주역 풀이`를 넘어 `세상 속 인간 해설서`로 읽힌다는 것이 눈 밝은 사람들의 전언이다.이지형은 책의 서두에서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이 바라보는 `주역`을 설명한다.“주역은 2천500년 세월로 깊어진 신비로운 담론의 공간이다. 세속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지만, 세속과는 절연된 심연이다. 주역을 들추는 순간, 우리는 다른 시간으로 이동한다. 주역은 64개의 괘로 세상사를 집약해 한눈에 조감하게 해준다. 주역은 느릿느릿, 이런저런 점사들을 던지다가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매혹의 메시지를 `툭` 하고 내던진다. 그런 차원에서 주역은 매혹인 동시에 혼돈이 아닐까.”이제 `주역`의 64괘 가운데 첫째인 `중천건(重天乾)`을 해설하는 아래 대목을 보자.“나이 들어가면서 조연에 대한 애정이 차츰 깊어진다. 행여 TV 앞에라도 앉아 있는 날이면 나는 드라마나 영화 속 조연들에 늘 주목한다. 그뿐인가, 그 이름도 야릇한 성인가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비주류의 밤무대 가수들을 지극히 바라보는 날도 있다.”- 위의 책 29페이지.한 사람의 일생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이야기되는 `건` 괘에서 주류가 아닌 마이너리티의 감수성을 발견해내는 이지형의 눈길은 깊고도 따뜻하다. 인간과 세계에 관한 그의 인식이 그러하기에 다시 이런 진술까지 가능하게 한다.“내가 더는 일류가 될 수 없다는 패배감도 완벽과 순수를 배척하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애정에는 개인적인 패배감 이상의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위의 책 29페이지.▲ 주역과 사주, 풍수를 통해 세상과 인간을 해석하고 싶었다는 이지형 작가.`주역`의 첫 괘에 대한 작가의 해석과 그 해석을 만들어낸 태도를 보았으니, 이제 훌쩍 뛰어넘어 마지막 괘 `화수 미제(火水 未濟)`로 가보자. 이에 대해 저자 이지형은 아래와 같이 말한다.“주역의 마지막은 진한 페이소스로 사람의 마음을 적신다. 주역의 첫 번째 `건`괘와 두 번째 `곤`괘에 `주역`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들 하지만, 주역의 64번째 괘 `화수 미제`야말로 주역의 본질을 드러낸다.”`주역`은 강을 건너는 어린 여우의 꼬리가 물에 젖는 것으로 끝이 난다. 결국 미완(未完)인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지형은 아래와 같이 해석한다.“완결은 정체다. 미완만이, 흠결만이, 아쉬움만이, 회한만이, 아픔만이 사람을 역동적이게 한다. 갈등과 모순 없이 전진이 있던 적은 없다. 꼬리를 적신 여우만이, 그렇게 몸과 마음에 반성의 생채기를 안은 여우만이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위의 책 242~243페이지.한 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그 안의 내용을 모두 말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건 영화의 스포일러(spoiler)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그렇다면, 지금 기자가 소개한 주역의 첫 번째와 마지막 `괘`에 관한 이지형의 해석 외 `주역`의 나머지 62괘에 관한 해석이 궁금한 사람들에겐 한 가지 방법만이 남았다. 바로 즐거운 마음으로 서점을 향해 가는 것이다.연일 계속되는 혹한의 추위를 피해 따스한 방에서 “`주역`이란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64개의 메시지”라고 말하는 작가의 세계와 인간에 대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해석과 만나는 건 분명 권장할 만한 연말 보내기 방법이다. 그렇지 않겠는가?마지막으로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 차원의 정보 하나를 다시 한 번 일러주고자 한다.앞서 여러 차례 언급된 `괘(卦)`란 고대 중국에서 살았다고 전해지는 복희씨가 만들었다는 글자로 `주역`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12-22

신간 책꽂이

◆`이야기가 흐르는 시` · 가을하늘`착하고 예쁜 아내와 아이 넷 사이에서 사는 한 남자의 행복일기`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16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해 50대에 2남2녀의 아버지가 된 시인 전가람 씨가 일상의 아름다움과 문학적 열정이란 재료로 만들어낸 흥미로운 시집이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식구에 대한 애정이 새롭게 샘솟는 걸 느끼게 된다.작소 소소한 생활 속 에피소드를 시로 만들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전가람 시인의 시는 누구나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작품들이지만, 마지막 반전의 미학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내 말은 왜 통하지 않을까` · 동양북스유사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의 말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의 말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를 우리는 흔하게 보게 된다. 대체 무엇이 두 사람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걸까?`상대를 움직이는 힘 있는 설명의 기술`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관점을 가지고 정보를 정리하고, 틀에 맞춰 생각을 구성하며, 여기에 적절한 동작을 더하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인 아사다 스구루는 `쉽고 효과적인 언어 사용`을 위한 독자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래도 행복해 그래서 성공해` · 영감의언어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해지려면 어떤 것들이 선결돼야 할까.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학원으로 옮겨 다니며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자녀들에게 투자하지만 교육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부모들.책은 “왜 모든 것을 희생해가며 키웠는데 내 아이는 제대로 된 사회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출판사는 “오늘부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 소통 방법을 담고 있다”는 것을 책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다. ◆`생각하는 올림픽 교과서` · 천개의바람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단순한 경쟁을 넘어 화합과 평화, 소통의 인간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다. 아이들 역시 “올림픽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궁금해하고 있다.한국방정환재단이 기획한 이 책은 고대 올림픽에서부터 근현대 올림픽까지의 역사를 정리하고, 올림픽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흥미로운 올림픽 관련 일화까지를 묶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즐거움을 제공한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궁금했던 올림픽의 모든 것`을 알게 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