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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농·어가 농어촌진흥기금 50억 긴급 지원

경북도는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전 시·군이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낙과, 벼 침수, 농축산시설물 파손 등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긴급 경영안정자금(농어촌진흥기금) 50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원대상은 태풍 피해를 입은 도내 농·어업인 또는 법인이며, 소모성 농자재, 소형농기계, 지주·종자·묘목 구입 등에 소요되는 운영자금을 5천만 원 한도 내에서 최저금리 수준으로 융자 지원(연리 1%)한다. 융자금 상환기간은 일반농가는 최장 5년(2년거치 3년 균분상환)이며, 만 39세 이하 청년농은 최장 7년(3년거치 5년 균분상환)이다.융자를 희망하는 농어업인은 10월 14일까지 관할 읍·면·동 사무소나 시·군 관련부서를 방문해 사업에 관한 내용을 안내받고, 신청서와 신용 조사 의견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이철우 지사는 “최근 농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태풍 피해까지 겹쳐 농어가 경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번 긴급 지원이 농어민들의 경영 안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밖에도 태풍 피해로 큰 시름에 잠겨있는 지역 농어업인의 신속한 피해 복구와 일상 회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2022-09-14

“포항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 수정해야”

반복되는 태풍 피해에 속절없이 당한 ‘포항 냉천 고향의 강’ 정비 사업의 복구 진행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난 6일 새벽 시간당 최대 110㎜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포항시 남구 오천읍∼청림동을 잇는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주변 지역은 초토화됐다.14일 냉천에는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 10여 대가 동원돼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무서운 기세로 물을 토해냈던 하천은 온데간데없고 거친 살갗만 드러내고 있을 뿐이었다.냉천 관리소 관리원은 “태풍이 지나간 직후 복구 작업에 들어갔고, 현재 20% 수준 복구가 진행됐다”며 “굴삭기로 흙더미와 바위를 치우고 준설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언제 복구가 완료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태풍 수해는 지난 2012년 하천 정비 사업 이후 집중됐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포스트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97억원(국비 179억원, 시·도비 118억원)을 투입해 8.24㎞에 걸쳐 냉천을 정비했다. 하천 정비 사업은 주변 시설물 설치에 집중됐다. 이후 2016년 차바, 2018년 콩레이, 2019년 타파 등 태풍이 지나가면서 냉천에는 포항시 추산 10여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도 특정감사를 통해 하천 경사면 보강 조치, 저수호안 및 시설물 보강 조치 등 문제점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마무리된 냉천 정비 공사의 한계수량은 1시간당 강수량이 77㎜로, 이번처럼 110㎜가 넘는 폭우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인명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광천(64)씨는 “시설물이 설치되면 수심이 낮아지기 때문에 콘크리트 옹벽을 더 높게 쌓았어야 했다”며 “2∼3년 전에도 무너진 적이 있었다. 예견된 재앙”이라고 꼬집었다.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형우(56)씨는 “태풍 때마다 제대로 된 대책은 세우지도 않고 아까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또 다른 시민 역시 “매번 태풍 때마다 보수를 할 수는 없다. 수변공간 등 시설물은 줄이고, 한계수량을 더 넓힐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용기자

2022-09-14

“금융 지원, 결국은 빚더미” 태풍 피해 기업 살길 막막

“금융지원이요. 결국 갚아야 할 빚 아닌가요”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포항철강공단 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정부가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면서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에 나서고는 있으나 기업인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정상조업이 늦어질 경우 한계기업도 속출할 전망이다.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에 위치한 한 기계 제조업 공장. 이곳에서 만난 본사 대표 정해식(43)씨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진흙으로 뒤덮이고 벽이 무너져 모든 생산라인이 멈춰 ‘폐공장’이나 다름없는 모습의 공장 내부는 바쁘게 돌아가는 기계 소리 대신 그의 한숨 소리만 울려 퍼졌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6개월 전에 8억여 원을 들여 마련한 설비기계는 물론, 내부 모든 기계들이 물에 잠겨 제 기능을 상실했다. 그는 “흙이 기계 장비 구석구석 말라붙어 있어 수리조차 하지 못한다. 전부 버려야 할 판”이라며 “9월 말 포스코에 납품하기로 한 3억∼4억원의 물품 납기 기약도 연장 신청했다”고 한탄했다. 정씨는 “기계를 새로 들이고 정상가동을 하려면 10월은 넘겨야 한다. 납품을 못하는 동안 자금이 막히는 것이 가장 문제다”며 “추산 피해액은 1억5천여만 원이지만 복구하는 기간까지 장기적으로 본다면 그 이상이다. 현재 정부의 지원으로 손해 복구를 하기엔 턱도 없다”고 하소연했다.인근 공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복구에 매달리고 있는 제내리의 모 기업은 수십여억 원 규모의 기계장치를 완성해 납품을 앞두고 흙탕물이 들이닥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전 직원들이 직장을 살리려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미 수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회사 대표는 “어떻게 일어서야 할지 엄두가 안 난다”며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포스코 외주 및 연관업체들도 시름이 깊다. 이들은 일하는 만큼 매출이 발생하는 시스템인데, 포항제철소의 정상 가동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수입이 없더라도 임금 등 고정비용은 그대로 지출해야 해 비상이 걸려 있는 것. 모 기업 대표는 “포스코의 피해가 너무 크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역내 물류기업들도 현재 대부분 올스톱 됐다. 거의 대부분 침수 피해를 입어 반입과 반출 자체를 못하고 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철강공단 및 인근 지역을 돌아보면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자금난 등 자체 여력이 벽에 부딪혀 저마다 아우성인 모습이 역력했다.피해 기업들은 지난 12일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대책회의에서 수해 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정부는 피해기업 대상 긴급운영자금 지원(기업은행 최대 3억, 산업은 행 기업당 한도 이내), 신보의 경우 특례보증(보증비율 5% 증가, 보증료율 0.5% 고정)을 비롯해 기존 대출금 최대 1년간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을 지원, 기존 이용 중인 신용보증기금 보증상품 최대 1년간 보증 만기 연장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자금·융자 등 이자를 감소하거나 기간을 연장하는 금융·재정 지원이 전부인지라 사실상 기업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어 막막한 심정이다.특히 공단 내 기업들은 각종 보상도 못 받으면서 회사 내부 피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아예 함구하고 있어 공단 내 실제적인 피해 규모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한 업체 관계자는 “너무 힘들다. 당국에서 피해기업들이 일어 설수 있도록 다양한 추가 대책을 마련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13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6일 포항을 휩쓸고 간 태풍 힌남노로 포항철강산업단지 104곳과 개별기업 106곳이 물에 잠기거나 시설물이 파손돼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추가 정밀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2-09-13

포항제철소 ‘정전 위기’… 한걸음에 달려온 ‘영웅’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난 6일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대규모 정전과 침수피해에 대한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세대를 가리지 않는 직원들의 헌신이 주목받고 있다.13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번 태풍 피해로 제철소에 있는 모든 발전기가 멈춰 한전에서 전기를 받는 포항제철소 수전변전소도 침수되는 등 제철소 전체에 전력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포스코는 조속한 공장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전력 복원 작업에 돌입했으며, 이에 퇴직자들이 보낸 도움의 손길이 큰 힘이 되고 있다.포스코의 특성상 복구를 위해서는 전문인력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밤낮없이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현직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피해를 본 모든 라인에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추석연휴 기간 일당 125만원을 공고하며 전문 인력의 도움을 요청한 상황을 미뤄봐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이에 퇴직자를 중심으로 “우리가 포스코를 살리자”라는 의견이 모였다. 이들 퇴직자들은 스스로 자원해 현장 복구 작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포스코 한 퇴직자는 “평생을 포스코를 위해 일을 하다 퇴직했는데, 창사 이래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포스코의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힘을 보태자는 분위기다. 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이러한 퇴직자들의 노력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기술지원을 위해 광양에서 포항으로 온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전력계통섹션의 김일호 계장(41)은 “은퇴 후 재취업한 선배들도 포항제철소 복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만큼,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포스코 MZ직원들 역시 발벗고 나서 활약했다.이번 복전(復電) 작업을 주도한 포항제철소 에너지부 전력계통섹션은 전체 직원 34명 중 20·30대 직원 비율이 90%에 달하는 젊은 조직이다. 이들은 고로 재가동을 위해 3일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며 작업에 전력투구했다.전력계통섹션의 남명원(31) 사원은 “처음 겪어보는 초비상 상황 속에서도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며 격려해주었기에 긴급 복구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며 복구 작업의 긴박하고 힘들었던 순간을 전했다.포항제철소 전체 정전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상황이었다. 전등 하나 켜지지 않는 공장 안에서 직원들은 랜턴 불빛에만 의지한 채 어둠 속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위기에 더욱 단결해 기지를 발휘했다.포항제철소 전력계통섹션의 박세용(30) 사원은 “복구 일정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직원들이 하나가 돼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며 “침수로 전기 설비와 판넬에 진흙이 범벅돼 세척에 어려움을 겪자 고압수를 분사해 해결했고, 물기를 말리기 위해 수십대의 가정용 핸드드라이어를 공수해 건조 시간을 단축했다”고 말했다.전력계통섹션 심우성 리더는 “회사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을 때 열정과 창의력이 충만한 MZ직원들과 퇴직자들이 위기 대응에 나선 덕분에 피해 복구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었다”며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한편, 포항제철소는 전기 인프라 복구작업을 마치고 제선·제강 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있다./전준혁기자jhjeon@kbmaeil.com

2022-09-13

“일상회복 위해 가용 행정력 총동원” 주낙영 경주시장 대책 회의서 주문

주낙영 경주시장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통한 완전한 일상회복을 위해 가용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주 시장은 13일 오전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태풍 힌남노 피해복구 점검 대책 회의에서 “현장에서 직접 살펴본 태풍 피해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며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이 즉시 이뤄지도록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간부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 또 “피해 복구를 위해 경주를 포함한 인근 지역에 있는 굴삭기 등 중장비와 지원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들이 피해 복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경주시는 지난 6일부터 13개 협업 반 23개 부서와 23개 읍면동 공무원들로 구성된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꾸리고 피해복구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추석 연휴기간에도 피해 현장에 지원 인력과 장비가 속속 도착해 응급복구가 진행됐다. 13일 오전까지 누적인원 4천229명의 인력과 3천333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인력은 공무원 881명·군인 2천526명·자원봉사자 822명 등이며, 장비는 굴삭기 2천114대·덤프차량 892대·양수기 134대·산불진화차 20대·살수차 59대·소방차 114대 등이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2-09-13

포항 대송면 일주일째 복구 안간힘

태풍 ‘힌남노’가 포항을 직격하면서 대송면 일대 마을이 대부분 침수되며 큰 피해를 입었다.복구 작업에 들어간 지 일주일째인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 앞은 도로변과 골목마다 침수된 가구와 가전제품 등이 버려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계속 물을 빼내고 있어 도로가에는 물웅덩이가 고여있기도 했다. 곳곳에 침수된 차량들이 방치돼 있어 주민들과 차량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주택과 상가에서 나온 폐기물은 중장비를 이용해 대형 트럭에 옮겼고 트럭은 쉴 새 없이 오가며 이를 실어 날랐다.주민들은 무엇보다 집이 침수돼 가재도구를 모두 잃어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하루아침에 살 곳을 잃은 주민들은 복지회관과 인근 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었다.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 염석열(68)씨는 “폭우에 성인 허리까지 물이 차 가재도구가 다 침수됐다”며 “면사무소에서 나와 피해 접수를 받아갔지만 지원이 부족할까 걱정이다”라고 전했다.몸이 불편해 48시간 동안 집에 머무르다 나왔다는 김용구(63)씨는 “전기와 수도는 복구됐지만 보일러가 고장이 나 일주일 째 복지회관에서 지내고 있다”며 “살림살이의 90%는 못 쓰고 버려야 할 판이라 답답할 노릇이다”고 하소연했다.태풍 피해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에선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와 군장병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었다.수해 현장 복구를 위해 새마을회 봉사단, 기업체, 종교단체 등 자원봉사자 수백여 명이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건물 내 진흙을 퍼내고 생활용품을 세척하는 등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었다.삼성, LG전자 등 민간 봉사단들은 침수된 가전제품을 점검하고 수리지원을 하고 있었다.해병대 등 군장병들도 골목 안쪽에 위치한 주택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중장비를 이용해 폐기물을 처리했다.식당을 운영하는 김명자(59·여)씨는 “집과 가게 모두 침수돼 손을 놓고만 있었는데 해병대원들이 와서 도와준 덕택에 많이 좋아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추석 연휴 기간 내내 복구작업에 참여한 해병대 1사단 박영조(23) 상병은 “처음에는 말 못할 정도로 골목 구석구석 진흙으로 가득했다”며 “주민분들께서 힘든 와중에도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도움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자원봉사자 박용우(31)씨는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해 지역주민들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며 “아직 복구가 덜 된 곳이 많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김주형기자 mirae5702@kbmaeil.com

2022-09-13

“침수 피해 주택에 지원금 200만원 선지급”

포항시와 경주시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주택에 재난지원금을 선지급한다고 13일 밝혔다.포항시와 경주시는 복구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침수피해 가정에 재난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해 신속한 구호와 복구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우선 주택 침수피해 신청을 받아 피해조사와 자체 심사를 거쳐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현재 재난지원금은 주택 전파(전부 파손) 1천600만원, 반파(절반 파손) 800만원이다. 세입주택 전·전파 지원금은 일괄적으로 가구당 최고 600만원이다.포항시는 23일까지, 경주시는 22일까지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서 피해 신고를 받는다. 포항에서는 주택 8천500건, 경주에서는 주택 675건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하루라도 빨리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피해 주민의 시름을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재난지원금 현실화 방안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주낙영 경주시장은 “주택 침수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의 안전한 거주환경 제공을 위해 긴급히 주택침수 피해 지원금을 1차로 지급하게 됐다”며 “오는 22일까지 침수가구는 반드시 기간 내 피해신고를 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황성호·전준혁기자

2022-09-13

“포항의 위기 극복 적극적 지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13일 태풍 ‘힌남노’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은 포항 전통시장과 기업 현장을 찾았다.이날 산자위 소속 간사인 한무경 국회의원과 양금희·구자근·엄태영·이인선 국회의원 및 지역 김병욱 국회의원은 피해가 컸던 오천시장과 현대제철, 피해 중소기업 현장을 점검했다.현장 점검 이후에는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에서 지역 경제계와 피해기업 관계자를 만나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간담회에는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백운만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을 비롯해 문충도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전익현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 박승대 경북동북경영자협회 회장, 천시열 포스코 포항제철소 부소장, 나주영 제일테크노스 회장, 홍성만 넥스틸 대표이사, 김기환 현대종합금속 관리부장, 박철수 티지테크 대표가 참석해 피해 회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자리에서 태풍 피해 현황과 복구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긴급 회복 대책으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지정 △침수피해 공동주택 전기공급시설 긴급 교체를 위한 기금 지원 △소상공인 지원금 국가예산 103억 원 지원을 건의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및 철강공단 등 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한 상황이며, 신속한 회복과 정상화를 위해서 긴급대책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민·관·군·기업이 협력해서 피해가 조속히 복구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현장에 필요한 대책들이 하루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이에 한무경 의원은 “구체적인 피해 복구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피해 현장을 확인차 방문하게 됐다”며 “정부 여당으로서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 선정은 물론 간담회에서 건의하고 논의된 대책들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반드시 챙기고, 포항이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의원들은 간담회 이후에도 철강산업단지에 위치한 침수 피해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살피고, 기업에서 복구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9-13

장기면, 물에 잠긴지 일주일 째눅눅한 집안 악취… 복구 ‘막막’

“집이 물에 잠긴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눅눅해. 보일러를 켜서 집안을 말리고 싶어도 수리공이 없어 손쓸 방법이 없다네”13일 오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읍내리 일대.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쑥대밭이 된 마을은 도심과 멀리 떨어진 탓에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아 피해 복구가 지지부진했다.이곳은 지난 6일 새벽 태풍 ‘힌남노’가 물 폭탄을 퍼부으며 장기천의 둑이 내려앉아 농경지를 포함한 마을 전체가 침수 피해를 봤다. 시간당 400∼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자 강으로 흘러나가야 할 장기천의 물이 역류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그 여파로 둑이 무너지면서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돼 버렸다. 당시 물은 1.5m 높이까지 차올랐고, 저지대 주택들을 모두 삼켜 버렸다. 그 여파로 지역의 200여 가구가 침수되면서, 마을 주민 80% 이상이 이재민이 됐다. 태풍 때문에 길이 끊기고, 통신이 두절되고, 정전과 단수 탓에 평온했던 마을은 폐허가 됐다.특히 주민들이 400여 년간 수호신처럼 여겼던 우암 송시열 선생이 심은 은행나무가 뿌리채 뽑히는 모습을 보며 속상했다. 태풍이 지나간 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마을 곳곳은 당시 피해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이곳에 위치한 주민 성치상(68) 씨의 집 마당은 냉장고와 세탁기, 선풍기, 에어컨 등 고장 난 가재도구들로 가득했다. 집 내부에는 물에 젖은 바닥 장판과 벽지들이 뜯어져 있었다.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뒀지만, 침수된 집은 무척이나 덥고 습했다. 그가 침수된 집에서 유일하게 건질 수 있었던 건 벽에 걸린 가족사진뿐이었다.성씨는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도배와 보일러 수리 작업”이라고 토로했다. 집안에 곰팡이가 퍼지는 걸 막으려면 실내 공기 습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지만, 침수로 인해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보일러를 켜서 실내 바닥을 말리고 습기를 없애 줘야 함에도 보일러를 고쳐줄 수리공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 이들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그로 인해 성씨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인근 경로당에서 쪽잠을 자며 생활하고 있다. 태풍이 몰고 온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위생과 건강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그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 저소득 영세민들이고, 이곳 역시도 막심한 피해를 입었는데 구호 물품 지원은 물 한 병도 오지 않았다”며 “벽지와 장판에서 악취가 풍기기 시작해서 보일러 수리 작업을 하고 싶은데, 수리공들이 이곳까지 작업하러 오기를 꺼려 복구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반복되는 수해를 미리 막지도 못하고, 사후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도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폭우가 내릴 때마다 장기천의 제방이 터질 것을 염려해 포항시 등에 수차례 준설을 요구한 바 있다.하지만 포항시는 “이 일대에 수성리 사격장이 있어 관리 주최는 국방부다”고 했고, 국방부는 “행정적인 지원은 포항시의 몫”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이들 기관의 ‘핑퐁행정’ 탓에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주민 배남수(66)씨는 “행정기관에서 주민들의 말을 경청하고 준설 작업만 진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피해를 십 분의 일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주택이 침수된 경우 가구당 2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복구 작업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고, 이재민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라기자

2022-09-13

“대구 앞산 모노레일 사업 백지화해야”

대구 시민단체들이 대구 남구청이 진행 중인 앞산 모노레일 사업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13일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구참여연대, 대구의정참여센터는 앞산 모노레일 사업과 관련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대구 앞산은 담비, 삵, 하늘다람쥐, 황조롱이 등 법정 보호종이 서식하고, 650여종의 식물과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는 자연 생태등급 2등급이며, 시민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명산으로 생태계의 보고(寶庫)”라며 “남구청은 앞산에 교통약자 이용과 관광 활성화 명분 아래 사업 정당성과 의회 및 주민의견, 절차 과정 모두 무시한 채 인공물인 모노레일 설치를 강행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시민단체에 따르면 모노레일이 계획된 구간은 도시지역 내 자연녹지지역으로 중점 검토 대상 지역(도시지역 내 식생보전등급 Ⅵ등급지이면서 경사 20° 이상 지역)에 해당된다.또 국내에 설치된 관광용 모노레일 55곳 중 도시 자연공원구역 내 설치된 사례가 없고, 모노레일이 설치될 예정 노선 구간은 문화재 지정구역(2구역) 저촉으로 현상 변경 요건 대상은 물론 수천 그루의 수목과 생식물이 울창한 상태로 산림훼손 등 자연환경 파괴가 심한 점을 백지화의 이유로 들었다.대구안실련 등은 “모노레일 설치 예정 구간을 비롯해 앞산에는 산책로처럼 자락길이 만들어져 있어 교통약자를 위한 설치 명분이 낮고 또한 관광 목적을 위한 체험시설과 전망권조차 없어 사업성이 낮아 경제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며 “앞산 고산골에서 강당골까지 왕복 2.8㎞ 구간 모노레일 설치를 위해 애초 사업비 70억원으로 의회 승인받아놓고 난데없이 사업목적과 전혀 다른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돼 배정된 기금인 지방소멸 대응기금 134억원을 임의 용도 변경 통해 사업비 130억원 증액까지 꼼수를 부렸다”고 강조했다.시민단체 관계자는 “앞산 모노레일 사업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고, 애초 남구가 지방소멸 대응기금 1순위 사업으로 제출, 승인한 문화 관광 분야 취업과 창업 지원 등을 위한 앞산 복합문화시설 조성 사업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면서 “최초 승인 사업비 70억원으로 앞산 테마형 생태숲 조성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2-09-13

울진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복지 융자지원 실시

울진군은 발전소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소득증대와 주거환경개선, 기타생활안정 등을 돕기 위해 13일부터 10월 7일까지 ‘2022년도 하반기 주민복지지원사업 융자지원’ 신청을 받는다.융자금 지원 대상은 발전소 주변지역(울진읍, 북면, 죽변면) 내에 거주하는 주민으로서 그 지역에 주소를 둔 주민이며, 융자금 지원 신청절차는 신용 조사의견서를 발급(NH농협은행 울진군지부) 받은 후 융자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작성 및 제출(울진읍사무소, 북면사무소, 죽변면사무소)하면 된다.융자지원 총 규모는 1억6천만원이고 대상 가구 수는 16가구이다. 가구당 지원 규모는 최대 1천만원까지이며 연이율 1%, 2년 거치 5년 균등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한다.대상자는 최초 융자신청자, 주변지역내 장기거주자, 주민등록상 동거자 다수 또는 사업 참여 인원 다수자, 자기자본 투자율이 높은 자, 소득증대 사업, 환경개선 사업, 기타 생활 안정사업 등의 순으로 우선 선발한다.이번 융자지원에 선정된 대상자는 10월 중순에 통지되고, 선정자는 11월 16일까지 NH농협은행 울진군지부에서 융자금을 신청해야 융자금이 대여된다.단, 기존 지원금을 지원받고 있는 대상자 중 상환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와 신용대출 부적격자 등 금융기관의 여신관리 규정에 저촉될 경우 융자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울진군청 원전미래전략실 원자력정책팀(054-789-6882)으로 문의하면 된다. 울진/장인설기자

2022-09-13

비영어권 첫 ‘에미상’ 잡았다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주연 배우 이정재가 세계 최고 권위의 드라마 시상식인 에미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황 감독과 이정재는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가 현지시간 12일(한국시간 13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개최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황 감독은 벤 스틸러(세브란스: 단절), 마크 미로드(석세션), 캐시 얀(석세션), 로렌 스카파리아(석세션), 캐린 쿠사마(옐로우재킷),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수상에 성공했다.황 감독은 “자신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며 “자신의 감독상 수상이 마지막 비영어권 수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징어게임’ 시즌 2로 돌아오겠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해 다시 한번 감독상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이정재는 제레미 스트롱(석세션)을 비롯해 브라이언 콕스(석세션), 아담 스콧(세브란스: 단절),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밥 오든커크(베터 콜 사울) 등 막강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수상했다.이정재는 수상 소감에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이정재는 극 중 사채업자들에 쫓기다 생존 게임에 참가한 주인공 성기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한편, ‘오징어 게임’은 상금 456억원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9월 공개 후 첫 28일 동안 16억5천45만 시간을 기록,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 시간을 달성하는 등 전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9-13

“포항 쑥대밭 만든 태풍… 철저한 원인 분석 절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난 6일 새벽 시간당 최대 11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포항시 남구 오천읍과 인덕동을 관통하는 냉천이 범람했다. 태풍 때마다 불안했던 냉천이 결국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범람하면서 포항시 오천읍 일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냉천의 범람으로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 참사, 주택과 시장은 쑥대밭이 되었고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는 49년 만에 가동을 중단했다.반복되는 수해에 결국 인명피해까지 낸 냉천은 그동안 수차례 민원이 제기돼왔다. 2012년부터 냉천 조성사업이 시작되었고 산책로와 공원 조성으로 강폭과 깊이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6년쯤 공사가 마무리되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태풍(2016년 차바, 2018년 콩레이, 2019년 타파) 때마다 범람 위기를 맞았다. 주민피해는 물론 산책로가 쓸려 내려가 매번 보수공사를 벌여야 했다. 2018년 경상북도에서는 재해에 취약한 냉천의 경사면을 보강하라고 지시를 한 바 있다.냉천 바로 옆에 집이 있다는 주부 정 모(43) 씨는 “냉천은 평소에 냇물이 말라 있다. 하지만 조금 큰비가 온다 싶으면 물이 금방 찬다. 이번 태풍처럼 물이 항상 산책로를 모두 덮어 버리면서 돌이며 잔디를 다 쓸어버린다. 매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시에서는 조경과 산책로 보수공사에만 힘쓰고 있다. 이렇게 몇 년을 반복했으면 진짜 차수벽을 설치하든지 옹벽을 쌓든지 뭐든 조치를 해야 할 텐데 조형물만 늘어나고 있다. 뉴스에서 100mm이상 내린 거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근처에 사는 사람이면 다 안다. 장미를 심어 경관이 예쁜 것도 좋지만 안전이 보장돼야 심어놓은 장미도 예쁜 거 아닌가?”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큰 재난을 입은 포항과는 달리 몇몇 도시들은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우리보다 앞서 2003년 ‘매미’ 때 큰 피해를 본 창원은 마산만 일대에 차수벽을 설치해 ‘힌남노’의 영향에도 인명피해가 없었다. 태풍만 오면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지역에 수방(水防)시설을 미리 만들고 대비를 한 덕분이다. 태풍의 이동 경로에 있던 울산도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태화강에 빗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미리 뚫어 놓은 까닭에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 2020년 ‘마이삭’과 ‘하이선’ 때 유리창 파손으로 피해를 입었던 부산도 이번 태풍에는 철저한 원인 분석과 대비를 한 덕에 온전했다. 바다와 바짝 붙은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상가들도 대부분 무사했다.‘힌남노’ 피해 현장을 본 최 모(36·포항시 남구 상도동) 씨는 “지금은 냉천이었지만 다음번엔 형산강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조금만 비가 더 왔더라면 실제로 홍수 경보까지 갔던 형산강이 넘쳤을 수도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자연재해는 자주 일어나리라는 예측이 있지 않나. 포항시가 전반적인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9-13

‘리버마켓 in 포항’을 기대한다

경기도 양평의 작은 동네 문호리에서 시작한 국내 최대 플리마켓(flea market·온갖 중고품을 팔고 사는 만물 시장)인 리버마켓. 서울과 경기도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이 장을 구경하려고 모여든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4월, 문호 강변에서 ‘문호리 리버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정착 지역민들이 중심이 돼 시작했다. 리버마켓은 ‘강을 닮다, 삶을 담다, 꿈에 닿다’를 내세우며 손수 농사를 짓거나 만든 것을 판매한다는 취지가 강하다. 단순히 물건 판매가 목적이 아닌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며 공감과 소통, 배려와 존중, 정직과 정성의 가치를 내세운다.그렇다 보니 기성 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일반 마켓에 비해 노동과 예술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간판만 둘러보아도 재미와 유머를 느낄 수 있으며 마켓 곳곳에 배치된 그림이 있는 테이블과 의자 등 쉴 수 있는 공간 또한 한층 예술적이다. 특히 셀러들이 교대로 직접 차량 진 출입과 주차 안내를 해야 하고 자신의 상품을 알리는 간판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최근 인근 도시에서도 리버마켓을 초청해 함께 지역민 중심으로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다. 4월에는 고령에서 열렸고, 10월에는 울진에서 열린다. 어쩌면 소외된 도시에 장(場)을 열어 생기를 북돋는 방법일 것이다. 이는 안완배 총감독의 리버마켓 운영 철학과 연결된다. 그래서 리버마켓에서는 과수원, 양계장을 운영하는 농부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 예술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셀러로 참여한다. 셀러라는 말보다는 작가가 어울린다.작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플리마켓으로 부스마다 작품을 팔며, 파장을 할 때도 함께 걷고 정리한다. 마지막 난장 토론에서 안완배 총감독의 뼈아픈 피드백에 참여한 셀러들은 더 작가적 마인드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게 된다.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 가야 할 과정인 셈이다.얼마 전 양양 곤지암에서 열린 리버마켓을 보면서 받은 인상은 상생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것, 공동체여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세상이 예술을 알아주지 않는 시절에 작가들이 서로 함께 만들어가고 브랜딩한다면 리버마켓처럼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상품이 온라인에서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는 오히려 직접 한땀 한땀 만든 작품에 손이 가게 된다. 작가의 숨결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런 요소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그곳에 가면, 그날에 가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어쩌면 우리는 그런 애착 공간에 더 끌리게 돼 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장(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오래전 시골마다 열리던 오일장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오일장은 로컬음식을 먹으며 서로 만나고, 안부를 묻고, 함께 나누던 장소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리버마켓 in 포항’을 기대해본다. 작가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고유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9-13

“300년 전통 여강이씨 집성촌 포항 덕동문화마을서 힐링을”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에 위치한 포항 덕동문화마을은 핵가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금은 보기 어려운 300년 전통을 지닌 여강이씨(驪江 李氏 ) 집성촌이다. 마을은 1992년 제 15호 문화마을로 지정돼 ‘덕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을 숲이 보기 좋아 찾았다가 마을의 멋과 전통에 매료되는 곳, 덕동문화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정문부의 손녀사위인 이강이 마을의 시초다.덕동문화마을은 어느 곳으로 발길을 돌려도 아름다운 자연과 고전미를 자랑하는 다양한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덕계서당 (경북도 문화재 자료 제639호)은 서당 건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서당 내에 별묘를 갖춘 몇 안되는 서당이자 가문의 절손으로 인해 새로운 신주를 사당에 들인다는 제천위를 하는 서당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애은당(경북민속자료 제80호), 여연당 고택(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58호), 여강 이씨의 입향조인 이강이 정책했던 곳으로 알려진 사우정 고택 (경북민속자료 제81호)과 같은 문화재 자료부터 명승지로 지정된 덕동 숲과 용계정까지 택귀한 문화재를 품고 있다.마을의 가장 초입에는 포항전통문화체험관이 위치하고 덕동민속전시관, 덕동숲문화마을이 차례로 이어진다. 전통문화체험관은 지역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전통문화의 중요성과 인성교육(서당교육, 한복예절, 다도예절) 과 전통 음식 체험관, 전통 숙박, 야외 전통 놀이 마당의 체험관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키울 수 있는 체험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입구의 솔밭은 울창한 소나무들이 우거져 마을 입구를 둘러싸 보호해주는 형상이다. 이 덕동 숲은 2006년 ‘제 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 (대상)을 수상했다. 200년된 은행나무와 160년된 향나무 등 고목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9-13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 홍수 대응 항사댐 등 건의

태풍 ‘힌남노’로 막대한 피해를 본 포항시의 재건을 위해 이강덕 포항시장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12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이강덕 시장은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에게 포스코와 현대제철뿐만 아니라 포항철강산업단지를 포함한 지역 기업의 정상화를 위해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건의했다.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은 지난해 8월 제정된 ‘지역산업위기대응 및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산업부 장관이 지정하도록 돼 있다.특별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대규모 재해가 발생한 경우와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시급한 대응이 요구되는 경우를 지정요건으로 하고 있다. 포항은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요건에 부합하게 됐다.포항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올해 2월 18일 특별법 시행 이후 첫 사례가 되며, △자금·융자 등 금융·재정 지원 △국내 판매, 수출 지원과 경영·기술·회계 관련 자문 등의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에 대해서 적극 검토하겠으며 전담부서를 지정하고 담당공무원을 파견하는 등 핫라인을 구축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이 시장은 같은 날 포항을 방문한 한화진 환경부장관에게도 홍수로부터 시민 보호할 항사댐 등 현안을 적극 건의했다.이 시장은 △형산강 국가하천 정비 △항사댐 건설 △창포빗물펌프장 증설사업 △지방하천 태풍피해 복구비 등 사업비 약 6천400억 원을 건의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9-12

추석 잊은 포항… 전국서 달려와 아픔 나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발생한 피해 복구를 위해 군 장병, 자원봉사자와 자생단체, 공무원 등 하루평균 5천명이 추석 연휴 기간에도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며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다.관련기사 4, 5면12일 포항시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에 따른 기록적인 폭우로 대송면을 중심으로 오천읍·동해면 등 남구지역 대다수의 읍면지역을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잠정집계 결과 1만4천여 곳에 이르는 도로와 주택 및 상가가 침수됐고 8천여 대의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는 등 추산된 피해액만 약 2조 원에 달하며, 정확한 피해조사가 완료되면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이 급식 지원, 전기시설 복구 등 다양한 피해 복구 봉사와 함께 태풍으로 발생한 막대한 생활 쓰레기의 수거 등 환경정비에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병대 전우회와 부산과 대구, 울산 등 전국에서 온 개인 봉사자, 전남와 경북, 정선군 등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센터 회원, 한국전기공사협회와 한국전기기술인협회 경상북도회 회원, 영일만서포터즈 봉사단, 도배 봉사단인 바르미, 포항대 간호학과 삼성전자서비스센터, 경북도의회 총무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봉사자들이 피해 복구에 큰 힘을 보탰다.특히, 바르게살기운동 포항시협의회와 희망브릿지에서는 추석 당일을 비롯해 연휴 기간 내내 피해 지역과 주택을 정리하고 세탁 봉사 등에 적극 나서며 태풍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피해를 복구하는데 일조했다. 11일에도 양산한마음봉사단, 국민의힘 울진군 당협위원회, 포항시새마을 부녀회, 부학사랑회, 적십자사 포항지회와 경남지사, 경상북도자원봉사센터, 대구에서 온 경찰 봉사단 및 개인봉사자들이 제철동와 오천읍 등을 찾아 피해 가옥을 정리하고, 세탁과 급식 지원 등에 구슬땀을 흘렸다. 연휴 막바지인 12일 역시 포항시농업인단체협의회, 환동해산업연구원, 장애인체육회,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포항테크노파크, 경북도와 칠곡·영덕의 자율방재단, 경주방범순찰대, 경북문화재단, 포항시도시재생센터, 흥해거점자원봉사센터, 경북도의회 등 다양한 기관·단체에서도 쓰레기와 부유물을 제거하는 등 피해 조기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7일 경북도는 현장지원본부(3개반, 10명)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 꾸리고, 총괄지원반·응급복구지원반·생활안정지원반을 구성해 피해복구와 생활안정을 위해 장비와 인력지원, 이재민구호, 방역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8일 포항에 이어 경주와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에도 각각 현장지원본부를 꾸리고 지원인력을 파견했다.이같은 노력으로 12일 오전 7시 기준 응급복구 대상 주택과 상가·공장 및 공공시설 8천16곳 중 3천933곳이 복구를 완료해 약 49%의 복구율을 나타냈다. 이중 공공시설의 경우 1천461곳 중 1천315곳의 응급 복구가 완료돼 90%의 복구율을 보였으며, 주택 등 사유시설은 6천555곳 중 2천618곳이 응급 복구를 마쳤다. /전준혁·피현진기자

2022-09-12

명절에도 복구… 태풍 휩쓴 포항 슬픈 추석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가 원상 복구시켜주나요. 조금이라도 빨리 복구하는 게 더 낫죠.”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대는 태풍 ‘힌남노’의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재민,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과 군인들은 연휴도 반납한 채 이곳을 찾아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이재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한 명절을 보냈다. 이들에게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명절’은 사치였다.골목마다 침수로 인해 쓰지 못하게 된 집기들은 여전히 쌓여 있었고, 그곳에서는 악취가 풍기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쓰레기 정리 등 응급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피해가 워낙 광범위하고 심각해 피해 집계는 물론 시설 복구에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이곳에서 34년 동안 이불가게와 세탁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김순희(52·여) 씨는 아무리 치워도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 복구작업에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번 태풍 ‘힌남노’로 인해 가게가 침수되면서 수일간 물먹은 솜이불과, 배게 등 침구류 100여개, 세탁기 3대를 모두 버렸다. 또한 장롱과 냉장고, TV 등 망가진 가재도구를 집 밖으로 끄집어 냈다. 그런데도 복구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물기를 제거한 뒤에 장판과 벽지를 새롭게 하고, 가재도구를 다시 집어넣는 등 완전한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손님이 세탁을 맡기고 간 옷가지 역시도 모두 물에 젖어서, 그것 역시도 모두 변상해줘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그는 “피해 소식을 들은 자식들이 복구 작업을 돕기 위해 집으로 내려온다 했지만, 막상 와도 누울 자리도 마땅치 않고 고생시키기 싫어서 억지로 말렸다”며 “명절 음식도 모두 물에 젖어서 절반 이상 버렸고, 자원봉사자들이 전해 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토로했다.마을 입구에 있는 한 세탁 업소의 직원은 자원 봉사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는 동안 입은 옷가지들을 빠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갑자기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에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채로 옷에 묻은 흙을 씻어냈다.같은 날 오후 남구 인덕동 제철동행정복지센터 뒤편에 있는 다세대주택 밀집 구역은 아직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아 주민들이 피해 복구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마을 주민 여러 명이 모여 자신의 집과 그 일대 도로를 중심으로 쉴새 없이 모래와 흙을 퍼내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전히 마을은 흙더미에 갇혔고, 길가에 세워져 있던 차들도 꼼짝없이 흙 속에 박혀있었다.마을 주민 김모(60)씨는 “물이 나오고 있지만, 아이들이 쓰기에는 적절치 않고, 진흙만 씻어내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며 “마실 물과 먹을거리가 부족해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앞서 지난 10일 오전 대송면 복지회관에서 이재민들은 ‘명절 합동 차례’를 지냈다. 포항시는 태풍 피해로 차례를 지내기 어려운 이재민들을 위해 작은 위로와 격려의 뜻을 담아 제수 상을 마련했다. 이재민들은 차례를 올렸고 직접 준비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조상에 술을 올리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마을 주민은 “해마다 추석이면 직접 장을 보고 고르고 골라서 제일 좋은 것들만 상에 올리는데, 올해는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차례를 지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