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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포항MBC, 한국PD대상 지역 작품상

포항MBC의 특집 방송 `아이 엠 독도(I AM DOKDO)`(연출 김욱한·최동렬 PD)가 지난 17일 열린 한국PD연합회가 주최하는 제26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지역 특집 부문 TV 작품상을 받았다.`아이 엠 독도(I AM DOKDO)`의 연출을 맡은 김욱한 PD는 이날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디지털과 IT영역에서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된 점에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며 “포항MBC는 올해도 여섯 번째 독도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독도는 포항MBC가 책임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지난해 8월15일 오전 10시50분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된 `아이 엠 독도(I AM DOKDO)`는 프랑스와 일본을 방문해 독도에 꼬리표처럼 붙은 두 개의 이름인 `리앙쿠르(Liancourt)`와 `다케시마`의 기원을 찾았다.또 일본이 수십 년째 막대한 비용을 들여 외국인을 상대로 다케시마 홍보에 나선 이유와 그 홍보의 파급력을 심리 실험을 통해 분석했다.방송에서는 이와 아울러 제작진이 힙합 그룹 `몬스터즈`와 함께 만든 독도 노래인 `아이 엠 독도`와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이 뮤직비디오와 함께 소개됐다. 가수 이적이 내레이션을 맡았다.한편 이번 제26회 한국PD대상 시상식의 최고상인 `올해의 PD상`은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진행 김현정 PD, 연출 이재상·손명회·정한성 PD) 제작팀이 받았다.이 상을 TV가 아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받은 것은 1997년 CBS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이후 17년 만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4-04-21

`따뜻한 봄날` 스타 가수들 소극장서 만나요

▲ 신승훈스타급 가수들의 소극장 행이 이어지고 있다.신승훈, 이적, 아이유, 김연우, 린, 윤하, 박완규 등 공연 업계에서 `티켓 파워`를 가진 이들이지만 관객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새봄 소극장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화려한 연출을 배제하고 관객과 가까이서 음악만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은 소극장만의 매력. 그로 인해 가수들은 그간 공연에서 부르지 않던 곡을 선곡하거나 기존 노래를 어쿠스틱하게 편곡하는 등 특별한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다.신승훈은 다음달 6~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더 신승훈 쇼-리미티드 에디션 Ⅱ` 공연을 개최한다. 그는 회당 1천 명과 만나는 한정판 공연인 만큼 대표곡과 함께 지난해 10월 스페셜 앨범 `그레이트 웨이브`에 실으려다 미룬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이적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고독의 의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이 공연은 지난해 발표한 5집을 비롯해 대표곡, 그간 이적이 공연에서 부르지 않은 곡들을 가미했다.이적은 대극장 공연도 펼치지만 유독 소극장 공연에 애착을 보여왔다. 2004년부터 `아담한 콘서트`, `적군의 방`, `나무로 만든 노래`란 제목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오는 5월 과거의 명곡을 채운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하는 아이유도 소극장을 찾는다. 5월22일부터 6월1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단독 공연 `딱 한 발짝… 그만큼만 더`를 총 8회 진행한다.소속사 로엔트리는 “지난해 11월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연 대극장 콘서트와 달리 작은 공간에서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데 의미를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연우는 5월1~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5월의 산책`을 개최한다. 이날 무대는 지난해 5월 같은 제목으로 펼친 공연의 두 번째 무대다.린도 5월17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홈`(Home)이란 타이틀로 공연한다. 집처럼 편안한 공간에서 봄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윤하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그는 5월30~6월1일, 6월6~8일 6회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비밀의 화원`을 개최한다.▲ 아이유.이번 공연에선 기존의 풀 밴드 형식을 탈피하고 기타, 첼로, 퍼커션 등 소규모로 편성된 연주에 윤하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무대를 이끌 예정이다.소속사는 “아늑한 무대에서 최소한의 악기에 맞춰 윤하의 목소리로 공간을 채울 것”이라며 “소극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관객과 가까이서 만나고 호흡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부활의 보컬 출신으로 데뷔 17주년을 맞은 박완규도 다음달 3~6일 서울 대학로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소극장 콘서트-두드립니다`를 연다. 그간 록 보컬리스트로 사랑받은 그는 10년 만에 다시 찾은 소극장에서 관객의 가슴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이다.이처럼 소극장은 더 이상 관객 동원력이 적은 가수들의 주 무대가 아니다.공연업계에서는 소극장 공연이 잇따르는 데 대해 계절적인 요인과 관객과의 친밀한 소통을 꼽는다. /연합뉴스

2014-04-21

권현주 감독의 `숨` 칸영화제 학생경쟁부문 진출

권현주 감독의 `숨`이 제67회 칸영화제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했다.17일 칸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숨`은 맥스 챈 감독의 `아워 블러드`, 데이지 제이콥스 감독의 `더 비거 픽쳐` 등과 함께 시네파운데이션에 포함됐다.`숨`은 뇌사 상태에 빠진 엄마를 돌봐 온 딸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따라가는 30여 분 분량의 영화다.올해 시네파운데이션은 모두 1천631편이 공모에 응해 11개국에서 출품된 16편이 본선에 진출했다.1998년에 만든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은 해마다 전 세계 학생영화 중 10여 편의 단ㆍ중편을 선보이는 칸영화제 공식초청 프로그램으로, 매년 초청작 중 우수 작품 세 편을 선정한다.올해 심사위원단은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이끈다.한국 영화로는 2006년 홍성훈 감독의 `만남`, 2008년 박재옥 감독의 `스톱`, 2009년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 2011년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이 각각 3등상을 수상했다.한편, 3천450편 가운데 9편이 뽑힌 단편부문에는 한국영화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세이프`를 연출한 문병곤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단편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올해 영화제는 다음 달 14~25일 열린다. /연합뉴스

2014-04-18

이자람 밴드, 천상병 시에 음을 더하다

판소리와 음악극, 뮤지컬을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쳐온 젊은 소리꾼 이자람이 이끄는 인디 밴드`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천상병(1930~1993) 시인의 작품에 소리를 더했다.밴드의 소속사 붕가붕가레코드는 17일 `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고인의 시를 가사로 하는 노래를 담은 새 앨범 `크레이지 배가본드`를 발표한다고 밝혔다.앞서 밴드는 2010년 `천상병 예술제`에 참여해 시인의 미발표작 `달빛`을 비롯한 시들을 가사로 한 창작곡을 선보인 바 있다.앨범에는 타이틀 곡인 `은하수로 간 사나이`를 비롯해 `동창`, `크레이지 배가본드`, `나의 가난은`, `피리`, `달빛`, `노래` 등 모두 일곱 곡이 수록됐다. 이 가운데 `동창`은 시의 영역본을 가사로 삼았다.소속사 관계자는 “시인의 작품이 지닌 진한 삶의 냄새와 특유의 초월적 기운을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소리로 표현한 앨범”이라며 “음악과의 만남을 주선해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려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한편 밴드는 올해 `천상병 예술제`에 참가해 개막일인 오는 25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노래하는 천상병 詩` 공연을 선보인다. 이튿날인 26일에는 서울 KTG 상상아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연합뉴스

2014-04-18

“빌보드 가는 꿈 덕에 여기까지 왔죠”

경기도 포천 705 특공연대 일병 김정환(24)은 2012년 엠넷 `슈퍼스타K 4`에 도전했다. 음악 공부를 한 그의 이력을 아는 간부와 선임들이 오디션 출연을 추천했다. 그도 `내 음악을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예선에서 군복을 입고 자작곡으로 도전한 그는 얼핏 스치는 `존 레전드 필`의 음색과 `훈남` 이미지로 여성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이 프로그램에서 `톱 6`까지 진출하고서 탈락한 그는 부대로 복귀했고 지난해 7월31일 전역했다. 그리고 1년도 채 안 돼 에디킴이란 이름으로 데뷔 미니앨범 `너 사용법`을 내놓았다. 윤종신이 이끄는 기획사 미스틱89에 둥지를 틀고서다.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그는 외모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짧은 머리카락은 이마를 가릴 정도로 길어졌고 군복을 벗자 세련된 `민간인`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탈락 다음날 부대에 복귀했는데 내무반에서 자고 일어나니 프로그램에 출연한 지난 두 달이 꿈 같았어요. 처음엔 제대까지 9개월이 남아 함께 도전한 친구들이 앨범도 내고 공연하는 모습에 마음이 조급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친구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는 욕심이 생겼어요. 내무반에서 틈틈이 곡을 쓰면서 칼을 갈았죠. 하하.”전역이 가까워지자 여러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미스틱89를 선택한 건 윤종신이 준 믿음 덕이었다.그는 “대부분의 기획사가 계약금과 앨범 발매 등의 조건을 얘기할 때 윤 프로듀서는 `어떤 음악을 좋아하느냐`, `어떤 가수가 되고 싶느냐`며 음악적인 질문을 했다. 그 점이 끌렸다”고 설명했다.가수로 첫발을 딛기까지 가장 큰 조력자는 아들의 음악 재능을 일찌감치 발견한 부모였다. 여섯 살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대청중 1학년 때부터 기타, 피아노, 보컬, 화성악 등의 수업을 매일 번갈아 받았다. 어느날 부모는 중학생인 그를 한 유명 작곡가에게 데려갔고 “음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영동고 1학년 때 미국 보스턴의 종합예술고등학교인 `월넛 힐 고등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사업을 하는 부모님답게 나의 비전을 보고 투자한 것 같다”고 웃었다.“미국 고교 시절 화성악, 대위법 등을 배우며 작곡 공부를 했어요. 2010년 보컬 전공으로 버클리음대에 입학했고요. 중학교 시절 저를 가르친 음악 스승들이 버클리음대 출신이어서 저도 그 학교에 꼭 가고 싶었어요.”대학 시절 친구들과 찰스 강가에서 노래를 하고, 버스킹(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하는 것)도 했다. 자연스레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키웠다. 방학 때면 한국에 와 친한 형들과 사비를 털어 음반 작업도 했다. `에디-케이`란 이름으로 힙합가수 닥터심슨의 `린 온 미`(Lean On Me)와 `스케치`를 작곡하고 피처링도 했다.청소년기부터 작·편곡을 위한 음악 이론을 배우고, 보컬 및 악기 연주 등의 기본기를 쌓은 덕에 데뷔 앨범 전곡(6곡)도 자작곡으로 채웠다. 그는 “배운 음악 도구를 써보고 싶은 실험적인 욕구가 있었다”며 “윤종신 프로듀서에게 예전에 만든 곡과 새롭게 작곡한 노래를 들려주자 `너의 곡으로 가자`고 믿어줬다”고 말했다.앨범은 한 남자의 진솔한 연애담을 콘셉트로 했다. 어쿠스틱 기타로 작곡한 노래가 네 곡이어서 기타 사운드가 전면에 도드라진다. 전반적으로 악기 구성을 단출하게 해 알앤비(RB) 보컬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얻었다.타이틀곡 `밀당의 고수`는 밀당의 고수인 그녀 때문에 애태우는 남자의 마음을 담은 곡으로 가성과 진성을 여유롭게 오가며 스캣(뜻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창법)도 구사해 듣는 맛이 있다. `밀당`이란 단어를 `푸시 앤 풀`(Push and pull)로 바꿔 부른 센스는 돋보이지만 노래 자체에 팝적인 요소가 강해 영어로 불렀으면 더 어울렸을 트랙이다.또 다른 타이틀곡 `너 사용법`은 “기타 하나로 노래해 나에겐 도박이었다”고 한다. 현악기를 더하면 사운드의 강약 조절로 기승전결이 한층 뚜렷해지기에 기타 리프에만 의존해 감동을 끌어내는 건 숙제였다.미디(MIDI)로 작곡한 `소버 업`(Sober Up)과 `슬로우 댄스`(Slow Dance)는 에디-케이 시절의 감성을 살린 힙합 알앤비로 포스티노의 편곡이 더해지자 제프 버넷의 감성과 맞닿았다.무엇보다 나이답지 않은 그의 아날로그 정서는 강점이다.“베이비 페이스, 퀸시 존스 등을 좋아해 음악 취향이 `올드`해요. 보컬은 고교 시절 브라이언 맥나이트, 스티비 원더 등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고 화성과 멜로디 메이킹은 제임스 블런트, 다니엘 파우터, 잭 존슨에게서 배움을 얻었어요. 내재한 음악 요소들이 섞인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목표는 원대하게 갖고 싶다고 했다.“어린 시절부터 빌보드에 가는 게 꿈이었어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원대한 꿈을 가져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여전히 유효한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해 저보다 제 음악이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에디킴, 김정환, 에디-케이 등 이름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사람들이 제 노래에 감동받아 누가 불렀는지 찾아주길 바라서입니다.” /연합뉴스

2014-04-18

“저를 가둔 편견의 틀 깨고 싶었어요”

배우 이지아는 생각보다 밝았다. 또 생각보다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지난달 말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끝나고 2주 만에 인터뷰에 나선 그를 지난 14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났다. 그는 그 사이 소속사를 옮겼고, 밀린 잠을 자고 그동안 못 갔던 맛집도 찾아다녔다고 했다.생각보다 밝았던 건 `아버지가 다른 두 아이를 낳고 두 번 이혼한 오은수`에게서 어느 정도 빠져나올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기 때문인듯 했다. 하지만 오은수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새 다시 울컥하기도 했다.매회를 다 챙겨봤지만 마지막회는 차마 볼 수 없어서 일부러 약속을 잡고 나가 술을 마셨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연기 지도를 해줬던 배우 김해숙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하다 펑펑 울었단다. 아직도 마지막 방송은 보지 못했다며 “이게 무슨 마음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생각보다 긴장한 건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렇다고 했다.그는 대작 드라마 `태양사신기`(2007)에서 톱스타 배용준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연기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베토벤 바이러스`(2008), `스타일`(2009), `아테나:전쟁의 여신`(2010)까지 김명민, 김혜수, 차승원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연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그러나 2011년 초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 즈음 세상을 들썩이게 한 비밀 결혼과 이혼, 소송 사실이 갑작스럽게 알려졌고, 그해 말 드라마 `나도, 꽃`으로 복귀했지만 제작발표회 이외의 인터뷰는 피했었다.“공격도 많이 받고 상처가 있다 보니 주눅이 들어 있었다”던 그가 오랜 공백 끝에 선택한 작품이 김수현 작가의 `세 번 결혼하는 여자`라고 했을 때, 그 선택이 쉽지 않았을 거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그도 “세 번이나 결혼한다는데 쉬울 수가 없었죠”라며 웃었다.“부담되고 겁도 났어요. 선생님 작품은 힘들기로 유명하고 기대치도 높아서 거기서 잘해내면 충분히 인정받겠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죠. 선생님 작품 특유의 말투와 연기가 처음부터 익숙한 사람은 없겠지만 전 그동안 워낙 트렌디한 드라마만 해서 더 힘들었어요.”그는 첫 대본 연습 날 “많이 지적받고 혼났다”고 했지만, 김 작가가 그에게 해준 말은 `자신감을 갖고, 네가 가진 걸 깨고 나오라`는 따뜻한 응원이자 격려였던 듯했다.여주인공 캐스팅이 쉽지 않았던지라 다른 배우들은 먼저 몇 차례 연습을 진행했고, 뒤늦게 합류한 그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그때 당황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 자리에 계셨던 분이 전해준 말씀으로는 제가 그렇게 지적받고 혼나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했대요. 그게 전혀 주눅이 들어 보이지 않아서 제가 하겠구나 하셨다고요.”“많은 사람이 오은수와 저를 연관지어 볼 수도 있을 테니 당연히 부담스러웠죠. 고민도 많이 했고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저 스스로 틀을 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은 외국처럼 연기를 연기로만 보지 않는 게 있고, 나 또한 그런 시선을 두려워하는 것도 편견이잖아요. 그런 걸 신경 쓰는 게 배우로서 옳은 걸까…. 김수현 선생님의 작품을 하면 정말 많이 배우고 얻어갈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고, 그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굳이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지키고 싶었던` 일들이 세상에 까발려졌을 때, 그는 많이 힘들었고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지는 않는다”고 했다.자신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너무 자극적인 것들이어서 `나는 유난히 힘들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그 관심이 조금만 좋은 거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참으로 소박한 바람을 밝히며 또 웃었다.배우에게 대중의 관심과 사랑은 배우로 살 수 있게 하는 축복이자 함께 짊어져야 할 천형일 수밖에 없을 터. 혼자서도 충분히 아팠을 고통을 배우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더 혹독하게 겪었으니 배우가 된 걸 후회하진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후회한 적 없다. 배우로서의 내가 좋다”고 했다.“죽여봐야 죽이는 연기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인생에서 굴곡을 겪을수록 감정이 깊어지는 건 당연할 테니 배우로서 너무 순탄하게 살아온 것보다는 아무래도 낫겠죠?”라고 되물으며 애써 더 밝게 웃는 그는 강한 듯 여려 보였고 여린 듯 강해보였다./연합뉴스

2014-04-17

빅마마 박민혜·씨야 김연지, 솔로로 활동 재개

유명 여성 보컬그룹 출신 가수들이 잇달아 솔로로 활동을 재개한다.빅마마 출신 박민혜(32)는 이달 말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씨야 출신 김연지(28)는 작곡가 김세진의 앨범 `네버랜드 프로젝트`(Never Land Project)에 참여해 오는 18일 솔로 음원을 선보인다.박민혜는 브라운아이드소울 소속사인 산타뮤직과 손잡고 미니앨범을 준비했다.음반 관계자는 16일 “박민혜가 그룹 활동에서 솔로로 나서며 자신의 앨범에 채울 음악을 많이 고민했다”며 “보컬 실력이 출중한 만큼 장점을 부각시킨 앨범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최근 초신성의 소속사 마루기획과 전속 계약한 김연지는 2011년 1월 발표한 씨야의 마지막 앨범 이후 오랜만에 복귀한다. 그 사이 드라마 OST와 프로젝트 싱글에서 노래했지만 음원만 내고 활동하진 않았다. 현재 마루기획에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앞서 김세진의 `네버랜드 프로젝트` 앨범 곡 `매일 이별`을 온라인에 공개한다.김연지는 “씨야 활동을 마무리하고 대학에 복학해 학업에 집중했다”며 “`네버랜드 프로젝트`는 평소 친분 있는 김세진 작곡가와 음악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14-04-17

“영어 애드리브로 받아칠 때 희열 느꼈죠”

“어제 SBS `K팝 스타` 무대에 섰을 때 너무 긴장했어요. 밤 촬영(영화 `빅매치`)을 끝내고 갔거든요. 뭐 하나 쉬운 게 없어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에 노래할 때도 어렵고, 배우는 이제 막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어렵고….”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하며 “멀티 엔터테이너를 꿈꾸는” 보아(28)의 말이다. 듀언 애들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의 개봉을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다.`메이크 유어 무브`는 한미합작영화다. SM 엔터테인먼트·CJ EM과 미국의 로버트 코트 프로덕션이 공동제작했다. 이미 54개국에 팔려 63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순제작비만 120억원이 든 이 영화는 오는 17일 국내서, 18일(현지시간) 미국서 개봉한다.보아는 KBS 2TV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2013)에서 주인공 주연애 역을 맡아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단막극상을 수상했다. 그런 행운의 디딤돌을 놓아준 작품이 `메이크 유어 무브`다. 지난 2011년 찍은 이 영화는 그의 첫 영화 출연작이자 연기 데뷔작이다.이 모든 건 애들러 감독의 “열정적인” 제안에서 시작됐다. 보아가 가수활동에 한창 바쁠 때 감독이 일본까지 찾아와 대본을 건넸다.“대본을 받아보니 다 영어였어요.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감독님이 일본까지 직접 캐스팅하러 온 열정을 보고 승낙했어요. 연기보다는 댄스가 중심인 작품이어서 부담이 조금 덜 됐어요.”보아가 맡은 `아야`는 일본에서 살다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이다. 그룹 `코브`의 리더인 그녀는 우연히 부랑아 같은 삶을 살던 백인 도니(데릭 허프)와 사랑에 빠진다. 도니의 형이 아야의 오빠와 대척점에 있다는 데서 갈등이 촉발한다. 영화는 댄스를 무기로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를 조명한다.“한국어, 일본어, 영어 순으로 말이 편하다”는 보아의 영어 실력은 영화에서 기대 이상이다. “가장 어려웠던 게 영어 연기”라고 엄살을 피웠지만, 영어로 애드리브 할 정도로 그의 말은 영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영어 지문에는 `걸어간다. 도착했다. 키스한다`가 끝이었어요. 촬영하다가 데릭과 친해져서 저도 모르게 `셧 업`(Shut up)이라고 말했죠. 미국에서 원래 13세 이상 관람가는 `퍽`(Fuck)을 한 번 밖에 쓸 수 없거든요. 그것도 제가 사용했어요. 지문에 `정말 화난 것처럼`이라고 씌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아 유 퍽킹 크레이지?`(Are you fucking crazy?)라고 말한 적도 있죠. 춤추는 것보다 대사하는 게 어려웠는데 애드리브로 받아쳤을 때는 희열을 맛봤어요. 기본 대사보다 애드리브 들어간 부분이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영화를 찍으면서 영어뿐 아니라 북 연주나 탭댄스를 새롭게 배워야 했다. 이처럼 새롭게 해야 할 게 많았지만 그의 강력한 무기인 `가창력`은 감독에게 요청해 사용하지 않았다. “가수 이미지가 강해서 아야라는 캐릭터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일본에서 살았던 한국인이라는 설정도 그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애초 시나리오에서 아야는 일본인으로 설정돼 있었다. 애들러 감독은 실존 그룹 `코브`를 모델로 해서 각본을 썼다. 일본의 타악기 타이코 드럼을 사용하는 그룹이다.“아야를 한국인으로 바꾸면 타이코를 못 쓰잖아요. 난타로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가수인데 일본인으로 나가는 건 좀 그렇다며 수정을 부탁했어요. 그래서 좀 복잡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설정된 거죠.”`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연기의 맛을 알게 된 보아는 드라마에도 출연했고, 현재는 배우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 `빅매치`를 찍고 있다.“가수를 하다 보면 백댄서와 호흡을 맞추는 일도 있지만 혼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반면 영화는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요. 그처럼 많은 사람과 만나서 일하는 건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이런 작업을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연합뉴스

2014-04-16

이승환 내달 서울재즈페스티벌 전야제 공연

가수 이승환이 다음 달 17~18일 열리는 제8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전야제 무대에서 공연한다고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가 15일 밝혔다.이승환은 5월1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스페셜 오프닝 나이트` 무대를 꾸민다. 그는 기존 히트곡은 물론 최근 발표한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 수록곡도 들려줄 예정이다.이날 이승환의 공연과 함께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미셸 카밀로와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토마티토의 협연 무대, 유명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의 무대도 펼쳐진다.한편 이승환은 5월9~11일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과 대구에서 클럽 공연 `이몽`(異夢)을 펼친다. 이번 클럽 투어는 11집 발매를 기념해 진행중인 `회고전+11` 전국 투어와 병행해 열리는 것이다.클럽 투어에서는 인기 펑크록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가 게스트로 무대에 선다.소속사 드림팩토리는 “밴드 공연이 가능한 라이브 클럽은 주로 서울 홍대 주변에 집중되고 지방 클럽은 점차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며 “대중음악의 토양인 라이브클럽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에서 투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라이브 클럽 공연장의 특성에 맞춘 강렬한 록 장르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무대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2014-04-16

“가사에 힘 실어 의미 전달하고 싶었죠”

“예전에는 단아한 느낌이 좋았어요. 형식미나 완결미를 갖춘 완벽한 구성의 노래를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걸 파괴해야 개성이 생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단정한 비율을 깨려 했죠.”그가 어떤 느낌의 사람일까 궁금했다. 음악의 이국적인 향기를 생각하면 취향이 남다를 것 같았고, 웅장한 스케일을 생각하면 사고방식이 유별날 것도 같았다.하지만 직접 만난 그는 예상보다 이 대지 위에 놓인 자신의 삶에서 섬세하게 한 음씩 길어올리는 뮤지션이었다. 물론 범상치 않은 감수성과 상상력이 있으니 이런 개성 짙은 음악이 가능한 것이겠지만.앨범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짙은`(본명 성용욱)을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났다.2008년 1집 `짙은`으로 데뷔한 그는 `백야`, `고래`, `디셈버` 등 그만의 서정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노래들로 평단과 팬에게 호평받은 뮤지션이다. KBS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그의 노래가 수록되기도 했다.이번 앨범은 2011년 말 발표한 `백야` 이후 2년 4개월 만의 새 작품이다. 물론 그동안 다양한 작업을 했지만 매년 정규 앨범을 발표했던 이전과 비교하면 공백이 길었다.심혈을 기울인 앨범의 주제로 `흩어짐`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음악을 하다보니 떨어져나가는 것들이 생기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과거에 함께하던 사람들과 만나기 어려워지기도 하고요. 정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생겼죠. 예전에는 그런 감정을 외면했는데 이제는 차분히 바라보면서 작품 주제로도 삼는 것 같아요.”그는 “흩어지고 떠나는 상황이 삶에 어쩔 수 없이 존재하지 않나. 흩어짐을 부정적인 것만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세상과 삶에 대한 이런 관조의 시선이 노래에 담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그의 음악은 특유의 문학적인 가사와 서정성이 도드라진 멜로디가 특징이다.그는 이번 앨범에서도 `오 남은 건 작은 세계 / 널 그리던 내 작은 욕심까지도 / 넌 받아주지 못했던 / 얼어붙은 땅 갈라지는 목소리`라고 탄식하다가도 `뜨겁게 내리쬐는 적도의 태양과 /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바다 위에서 / 쓰러지지 않고 그댄 고갤 들었다`고 힘을 낸다.그는 세월이 흐르며 음악을 구성하는 가사와 멜로디, 이 두 요소의 비중이 변했다고 설명했다.“원래 멜로디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가사는 단지 붙이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져요. 지금은 거의 `반반`인 것 같아요. 가사에 더 중심을 두게 됐고, 반면에 멜로디가 예뻐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게 됐죠.” 앨범을 들어보면 첫 트랙 `망명`부터 두터운 목소리가 명함을 내민다. 노래 스케일이 커도 곳곳에 감미로운 보컬이 흐르던 예전과 달리 목소리가 내내 무겁고 단단하다.“예쁘게 부르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 했어요. 가사가 중심이 되는 곡들이어서 힘있게 불러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던 측면도 있고요.” 그는 “그러고보니 이번에는 노래에 가성이 별로 없다”면서 “그래서 라이브가 전보다 더 힘든 것 같다(웃음)”고 말했다.`디아스포라`는 새롭게 시작하는 연작 프로젝트의 첫 음반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그의 말대로라면 다음 앨범은 조금은 더 밝은 느낌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사람들이 흩어졌으니 다시 모이는 과정을 그리게 될 것 같아요.(웃음) 이대로 끝내면 너무 우울한 것 같아서 대안을 담을 생각입니다. 어떤 모양으로든 마무리를 짓고 싶어요.”그의 음악 장르는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다. 편의상 `모던록`이라고 부르지만 모던록의 특징이 `비정형성`이듯 그의 음악은 포크, 발라드, 클래식 등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다.그는 “노래를 만들 때 장르적인 부분은 고민하지 않는다. 감성이나 메시지를 중심으로 엮어나간다”며 “나만의 철학을 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그냥 `싱어송라이터`가 맞는 것 같다(웃음)”고 소신을 전했다.“평생 천천히 음악을 하려고 합니다. 친숙한 뮤지션으로서 지금처럼 음악을 자연스럽게 많이 만들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창작력이 약해지고 작업물이 유행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래도 쉬엄쉬엄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짙은`은 앨범 발표를 기념해 5월 24~25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연합뉴스

2014-04-15

“배우 아닌 저는 완전 헐렁헐렁하죠”

배우 장현성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모르고 있던 그는 “아, 그러네요. 디너쇼라도 할까요?”라고 웃으며 되묻는다.당연히 20년 동안 몇 편의 작품에 출연했는지도 잘 모른다. 최근 출연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작가가 뽑아준 목록을 보니 A4 용지 4장쯤 되는 것 같다고 했다.장현성은 1994년 극단 학전에 입단해 창단 기념작이었던 연극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고, 2004년 김수현 작가의 `부모님 전상서`에서 과묵하고 똑똑한 장남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그 이후로는 주로 날카롭거나 혹은 예민하거나, 지적인 이미지로 엘리트 전문직 역을 해왔다. 지난해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 맡았던 대책 없이 속물적이고 뻔뻔한 바람둥이 앵커 노승수 역이 그로서는 망가짐에 대한 첫 도전이었다.현재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쓰리데이즈`에서 경호실장 함봉수 역을 맡은 그는 대통령 저격을 시도했다가 죽음을 맞으며 초반에 퇴장했다.최근 만난 그는 “처음부터 분량이 많지 않은 걸 알았지만, 남자로서 몸쓰는 역할이 욕심나기도 했고, 철저한 국가관이나 충정을 가진 무관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KBS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똑똑하고 귀여운 두 아들과 함께 출연해 패션 감각은 없지만 10년 넘게 같은 옷을 입는 소박함과 목이버섯으로 미역국을 끓이는 어수룩함으로 `아들 잘 키운 편안한 동네 아저씨`의 친근한 이미지를 더했다.그는 “남자 열 명 중 여덟 명은 목이버섯을 모를 것”이라고 강하게 항변하더니 이내 “배우 아닌 장현성은 완전 헐렁헐렁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가 싫지만은 않은 듯했다.“길에서 `아버님!`이라고 부르며 아는 척을 하는 여중생들이 있다”며 그런 반응이 “재밌다”고 한다.배우로서 사생활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아직 어린 아이들까지 알려지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터. 더구나 앞서 MBC에서 먼저 선보인 육아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는 자녀에 대해 악성 댓글이 쏟아지고 안티카페가 생긴 전례까지 있었다.그는 “자라는 아이들이 전파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의 모든 사람한테 노출되는 게 위험한 부분은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행히 걱정했던 일은 없고,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아이들이랑 놀면서 다른 건 다 잘하는 데 사진 찍어주는 걸 잘 못해요. 필름을 사진관에 맡기는 수고는 할 수 있었는데 디지털로 바뀌고 나서는 그게 저한테는 더 복잡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때 사진은 좀 있는데 요즘 사진이 없어서, 그게 아쉬웠어요. 아이들에게는 삼 주에 한 번 아빠와 모험을 떠나는 경험을 하고 그게 나중에도 추억할 수 있는 사진첩 하나로 남는 거잖아요. 그게 좋을 것 같았어요.”큰아들 준우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한 건 다행스럽고도 좋은 일이다.“준우가 꽤 괜찮은 어린이인데 자신감이 없었어요. 장남들이 대부분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어른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동생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했어요. 잘하는 것만 하고, 자신이 없으면 안 하고. 그런데 그런 게 많이 없어졌어요.”연출 전공으로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했지만 그건 `공인된 실업자`에 불과했고, 생활고 때문에 월급 준다는 학전 오디션을 본 것이 배우 인생의 시작이다. 처음 품었던 연출의 꿈은 “나이가 들고 통장 잔고가 쌓이면 배우로 출연했던 작품을 연출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새로 시작할 영화를 준비하는 그는 “늘 지금 하는 작품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상한 질문이지만 20주년을 기념할 겸 `배우`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휴대전화를 뒤적여 메모를 찾아 읽어준 답은 `저 위에 누군가 날 좋아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였다. /연합뉴스

201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