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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 23개 시·군 ‘마카다 문화도시’로”

안동시는 지난 14일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경북도, 포항시, 칠곡군과 공동으로 ‘경북 문화도시 포럼-마카다 안동’을 개최했다.이번 포럼은 도내 각 도시의 특색 있는 문화를 바탕으로 경북형 문화도시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시·군 사업주체 간 정보공유 및 연계협력을 위한 광역 네트워크 기반을 마련하고자 추진됐다.특히, 광역 지자체인 경북도를 비롯해 법정문화도시인 포항과 4차 예비문화도시 안동, 칠곡, 5차 문화도시 지정에 도전하고 있는 경주, 구미 등 문화도시 정책에 직접 참여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도내 23개 시·군의 문화도시 실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경북 문화도시 포럼 ‘마카다 문화도시’를 부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안동시와 포항시, 칠곡군의 문화도시 사례발표와 이슈 제안과 함께 23개 시·군 참여자들이 원탁토론을 통해 직접 경북 문화도시의 이슈를 논의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추진주체 간 네트워킹을 통해 도시 간 협력과 연대의 계기를 마련했다.이날 본격적인 원탁토론에 앞서 차재근 지역문화진흥원장은 ‘문화도시 2.0과 문화분권’을, 양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위원은 ‘경북형 문화도시 사업의 철학과 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해 참여자들의 문화도시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또한, 안동·포항·칠곡군에서 현재까지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얻은 사례별 성과와 과정을 추진주체들이 직접 설명하고, 문화도시사업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등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시·군에 다양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마카다 문화도시’에 대한 경북의 협력 의지를 보였다.이 자리에서 권기창 안동시장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광역은 기초를 지원하고, 도시는 다른 도시와 교류·협력하면서 각 도시의 특색 있는 문화 역량을 키워간다면 그 시너지를 통해 반드시 경북 23개 시·군이 ‘마카다 문화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경북만의 특별함이 담긴 경북형 상생 문화도시 기반을 만들어 가기 위해 안동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2022-09-15

저궤도 위성망 활용 새 네트워크 기법 개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곽정호 교수팀과 KAIST(총장 이광형) 항공우주공학과 최지환 교수팀이 차세대 저궤도 위성망시스템에 활용 가능한 새로운 에지 컴퓨팅 오프로딩 및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저궤도 위성망’이란 300∼1천500㎞ 궤도에 띄운 위성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구축된 통신망을 말한다. 지상에 세운 기지국에서는 종종 전파가 산이나 건물의 방해를 받는 것과 달리, 저궤도 위성은 인구밀도가 낮아 기지국을 세우기 어려웠던 곳에서도 위성을 띄워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지역에 빠르게 통신 서비스를 보급할 수 있는 차세대 위성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곽·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여러 서비스가 가상화된 시나리오에서 저궤도 위성의 분포 및 이동 특성 및 무선 채널 환경 등의 특성을 활용해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법을 제안하고, 동시에 위성 에지컴퓨팅에서의 코드 및 데이터 오프로딩 기법을 제안했다.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저궤도 위성에서의 에지컴퓨팅 및 슬라이싱 기법은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상용화돼가고 있는 해외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위성 네트워크 기술을 한 단계 진일보시켰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곽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변화하는 저궤도 위성 환경에 따라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코드·데이터 오프로딩의 비율에 의한 영향을 분석한 연구”라며 “향후 6G 시대의 저궤도 위성에서의 킬러 어플리케이션 활용의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2-09-15

민·관·군 한마음으로 포항제철소 살렸다

태풍 ‘힌남노’로 위기를 맞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민·관·군 총력 복구 지원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7일부터 긴급하게 시작된 피해 복구 작업에는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 광양제철소,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들이 총력을 다해 24시간 매진했고 이에 더해 경상북도, 소방청, 해병대, 고객사 등 전국 50여 개 민·관·군의 지원이 이어졌다. 포항제철소는 합동지원에 힘입어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한 위기 상황을 극적으로 넘겼으며, 12일부로 전 고로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하고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무엇보다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소방청이 지원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었다.소방청은 지난 7일 울산화학센터에 보유하고 있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포항제철소에 배치했다. 국내에 단 2대뿐인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분당 최대 7만5천ℓ의 물을 배출할 수 있는 첨단장비로, 제철소 주요 침수 지역 배수작업의 속도를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소방청 산하 경상북도 소방본부와 포항남부소방서도 8일부터 소방인력은 물론 소방차량 41대와 소방펌프 224대 등을 투입했으며, 배수작업 전반을 총괄하면서 장비 및 소방대원의 효율적인 배치와 더불어 철야작업 등 일 단위 작업 진도 관리를 도왔다.해병대는 9일 소방펌프와 양수기, 분뇨수거차량을 지원하고, 11일에는 직원들의 근무복을 세탁해 주는 등 다방면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해결사로 나섰다. 앞서 제철소 침수가 시작된 6일에는 장갑차를 투입해 제철소 내부 진입을 도우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고객사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이 이어졌다. 포스코 후판제품 최대 고객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소방펌프, 고압세척기, 발전기 등을 지원해 긴급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SK그룹의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는 3일간 밥차를 연결하여 지원했고,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세탁구호차량을 통해 직원들의 작업복 세탁을 지원했다.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토페도카(Torpedo Car, 쇳물을 담아 운반하는 용기를 실은 차) 5기를 포항으로 급파했다. 침수로 사용이 어려웠던 포항제철소 토페도카를 대신해 현대제철의 토페도카가 포스코의 쇳물을 성공적으로 옮기면서 위기 상황에서 철강업계 간 협심이 빛을 발했다.광양시에서도 든든한 지원군들이 포항제철소로 달려왔다. 광양제철소 약 20개 협력사는 37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파견해 각종 수리 작업에 값진 일손을 보탰다. 광양제철소 협력사인 ‘광양기업’은 피해 복구 작업 개시 즉시 진공청소차량과 살수차량 등을 지원하고, 10일에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을 위해 떡을 마련해 제공하기도 했다.이철우 경상북도 지사는 9일 포항제철소 복구 현장을 재차 방문해 점검하던 중 포스코로부터 추가 복구 장비 지원을 요청받았고, 이 지사는 현장에서 관계기관에 즉각적인 지원을 지시한 바 있다.이외에도 국방부, 포항시, 영덕군, 의성군, 한국도로공사, 철강관리공단, 포항상공회의소, 광양상공회의소, 육군 50사단, LS일렉트릭(구 LS산전) 등에서도 각종 장비와 물품, 식음료 등을 보내와 포항제철소의 안전하고 신속한 복구를 응원했다.포스코는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24시간 복구작업을 지속해 조업 정상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침수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던 제철소 내 식당을 14일부로 다시 열고 복구 작업 인력들에게 도시락 대신 정식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냉천의 범람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압연지역은 약 90% 정도 배수가 완료돼 일부 공장은 전기 공급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배수작업과 지하시설물 점검이 완료되면 피해 규모 추산 및 압연라인 가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은 “포항제철소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포스코그룹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보내주신 성원과 응원을 통해 국가 경제에서 우리 제철소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느끼며,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9-14

물폭탄 중고차업계 “막막하네”

“침수 차를 팔면 불법이니, 보유하던 차를 전부 폐차하면 수십억 원의 빚만 남네요”14일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 있는 중고차매매 상사에는 모래와 진흙이 잔뜩 묻은 수십 여대의 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이 차들은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를 당한 ‘물 먹은 차’이다. 대부분 차는 여기저기가 움푹 파이고, 긁혀 상처 투성이었다.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십여 명의 직원들은 호스를 가져와 차에 묻은 토사 등 이물질을 깨끗이 씻어냈다. 잠시 뒤 견인차가 오더니 해당 차량을 끌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이날 만난 한 직원은 “침수차를 수리해서 소비자에게 되파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전량 폐차 또는 일부 부품은 외국으로 수출된다”며 “지금 견인차에 끌려나가는 차는 폐차를 하기 위해 폐차장으로 향하는 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해당 중고차 매매 상사는 특히나 이번 태풍에 피해가 컸던 냉천 근처에 있다. 태풍 ‘힌남노’가 시간당 11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를 뿌리고 지나가자, 그 영향으로 냉천이 범람했기 때문이다.당시 중고차매매 상사에는 모두 270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불어난 강물에 의해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모든 차량이 침수돼 버렸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재산 피해는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특히 상품용 차량의 경우 의무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다. 대부분 차량이 보험 가입을 하지 않은 상태라 피해 규모가 더 컸다.피해 복구를 위한 청소비와 견인차 비용 등에도 수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상인들은 이번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 비용 모두를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또한 상인들은 현재 시에서 장비와 인력, 예산 등을 모두 주거지역과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우선 투입하고 있어 피해 복구도 늦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사업장 복구를 위한 물도 부족하다. 이들 영업소가 다세대주택과 붙어 있는 탓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적기 때문이다. 중고차 매매상사는 소방차와 살수차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복구를 진행하고 있었다.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중고차 매매 상사에 입점해 있는 4개의 점포의 재산 피해가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이곳에 입점한 포스카 대표는 “사비를 들여 20∼30대의 중고차를 사왔는데, 모두 수혜를 입어 최소 7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운영자금 자체가 말라 있다 보니 피해 복구를 한다고 해도 이전처럼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 국가나 지자체의 보상 역시도 어려워 태풍 때문에 졸지에 빚더미에 앉게 생겼다”고 토로했다.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포항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마트 포항점은 현재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당시 이마트 포항점은 1층에 어른 키만큼 물이 들어찼다.해당 층에는 농산·수산·축산물 매장이 있어 피해가 컸고, 추석을 앞둔 시점에 판매를 위해 진열해 놓은 선물세트들이 대량 물에 잠겼다.이마트 포항점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복구할 예정이지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부에 집기들이 많은데 현재 추산이 안 되는 상황이고, 피해 규모는 복구해가면서 파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재욱·이시라기자

2022-09-14

포항세무서, 특별재난지역 납세자 세정지원

태풍 힌남노 피해 지역인 포항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포항세무서(서장 김상현)가 납부기한 등의 연장, 압류·매각의 유예, 세무조사 연기 등 세정지원을 적극 실시하기로 했다.지원 대상은 ‘특별재난지역’에 있는 납세자와 태풍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입은 ‘특별재난지역’ 이외의 납세자다.세무서는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법인세 등의 신고·납부기한 연장 신청 시 최대 9개월 연장하고 양도소득세(7월∼8월 양도 신고분), 상속세 및 증여세(신고분), 고지분 국세(법인세,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에 한함)도 최장 9개월까지 징수를 유예할 예정이다.또 국세 환급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기일을 앞당겨 지급하는 한편, 현재 체납액이 있는 경우 압류된 부동산의 매각 등 강제징수의 집행도 최대 1년까지 유예한다.특별재난지역 재해로 사업용 자산을 20% 이상 상실한 경우에도, 현재 미납됐거나 앞으로 과세될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그 상실된 비율에 따라 세액을 공제받게 된다.또한, 태풍 피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되는 납세자에 대해서는 향후 6개월간 세무조사 착수를 중단하고, 이미 세무조사가 사전통지 됐거나 진행 중인 경우에는 신청에 따라 연기 또는 중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다.세정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관할 세무서로 우편 또는 방문으로 신청하거나 국세청 홈택스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전준혁기자

2022-09-14

쇠제비갈매기,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된다

‘쇠제비갈매기’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새롭게 지정된다.14일 환경부에 따르면 현행 멸종위기 야생생물 267종을 282종으로 확대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5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했다.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각 분류군별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초안을 도출했고, 이후 대국민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일부 반영해 마련됐다.이중 ‘쇠제비갈매기’의 경우 남해와 서해안 등지의 환경파괴로 서식지를 잃고 ‘안동호’, ‘포항’ 등지로 서식지를 옮겨 오면서 보호의 필요성에 제기돼 왔다. 특히, 본지에서 서직지 파괴 등으로 ‘쇠제비갈매기’가 처음 안동호로 둥지를 옮겼을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최초 보도(본지 2013년 5월 20일 1면)를 시작으로, 포항 칠포에 둥지를 튼 쇠제비갈매기(본지 2019년 5월 27일 4면) 등 총 63회 쇠제비갈매기 관련 보도를 통해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한 방안 제시와 학계와 관련 단체 등과 멸종위기종 지정 등을 촉구했다.그 결과, 낙동강 하구에 주로 서식했던 쇠제비갈매기가 바다가 아닌 안동호로 서식지를 옮긴 이유와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를 촉발하는 단초를 제공했다.환경부는 2014년 국립생물자원관, 국립환경과학원 등 관련기관과 함께 국내 쇠제비갈매기 최대 서식지 낙동강 하구를 중심으로 개체수 급감 원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멸종위기종 지정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쇠제비갈매기의 멸종위기종 지정예고는 언론·학계·환경단체·지자체가 이뤄낸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환경부는 이번 개정안의 상세 내용을 환경부 누리집(www.me.go.kr)에 공개하고,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이해 관계자, 국민 등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여 올해 안으로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그동안 쇠제비갈매기 멸종위기 야생동물 지정을 위해 노력한 박희천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는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가 인간들에 의해 급격히 파괴되면서 이들이 안동이나 포항 등으로 이주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환경적인 영향으로 위험하다 할 수 있다”며 “이번 멸종위기종 지정 예고로 인해 환경부에서 이들의 서식환경 보호 등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개정하며, 이번에는 지난 2017년 지정된 267종에서 15종이 증가한 282종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등급별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현재 60종에서 8종이 증가한 68종, 2급은 현재 207종에서 7종이 증가한 214종으로 변경된다. 또한, 19종이 신규로 지정됐으며 9종은 1급과 2급간 등급이 조정되고 4종은 해제된다.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 개정은 향후 5년간의 생물다양성 증진과 보전·복원 정책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결정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2-09-14

보문단지 하수관 파손, 오수 수만t ‘콸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경주 보문단지 내 산책로에 오·폐수관이 터져 분뇨 등 수만t의 오물이 보문호수로 방류되고 있어 관광객과 시민들은 악취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그러나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경주시를 비롯해 경북문화관광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에서는 7일이 지났음에도 오물이 역류하고 있는 배수로 인근에 라바콘 등으로 접근만 막아놓았을 뿐사진, 시설복구 등 조치는 전혀하지 않고 있다.취재 기자가 14일 오전 11시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호텔 뒤편 현장을 방문한 결과, 분변·휴지 등 보문단지 내 숙박시설의 정화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역류해 산책로를 뒤덮고 있었으나 관계기관은 서로 나몰라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특히 이곳 산책로 배수로는 빗물을 보문호수로 내보내기 위한 시설이지만 태풍 등으로 보문관광단지 일대 오폐수 관로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만t의 오물이 역류해 보문호수로 그대로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산책로에서 만난 관광객 A씨는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단지 산책로에서 오물이 역류해 넘쳐흘러오고 있는 것을 보니 참 당황스럽다”면서 “악취도 악취지만 오물이 그대로 보문호에 쏟아지고 있는 것을 관련 기관에서 왜 이렇게 방치하느냐”고 지적했다.보문단지 내 산책로는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책임기관이며, 보문호의 농업용수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근본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오폐수관로는 경주시에서 담당을 하고 있다.그러나 이들 기관은 응급조치 등 시설 복구보다는 책임 떠넘기기 급급하며 서로 나몰라라 하는 모양새다.경북문화관광공사 관계자는 “산책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오폐수 관로에 문제가 생긴 것은 경주시가 책임지고 조치해야 할 일이다”고 변명했다.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이 사실에 대해서 인지를 하지 못하고 “지금 담당자를 현장에 보내 확인하겠다”고 했다.오폐수 시설 책임을 맡고 있는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 7일 오폐수관로에 문제가 생겨 오물 등이 역류하고 있고 보문호로 방류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시설 복구 등이 어려운 작업이라서 장비 등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소요됐고 지역의 태풍 피해가 광범위하다 보니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복구가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4일 복구장비 등을 동원해 긴급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이어 “보문단지 내 인접 호텔과 리조트 등의 오폐수가 과도하게 쌓여 내려오면서 배관 등의 문제를 발생시켜 오물 등이 역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태풍 영향도 있겠지만 연휴기간 투숙객이 많아서 오폐수양도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2-09-14

포스코 “지금은 태풍피해 복구에 집중할 때입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창사 이래 처음 공장 전체가 물에 잠겨 가동 중단이라는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대한 잇따른 격려성 방문을 놓고 논란이 나온다.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유례없는 직격탄을 맞은 포항제철소는 이후 임직원들이 추석연휴를 반납하며 매달린 결과, 현재 가동 중단됐던 고로가 재가동되는 등 빠르게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그 과정에서 제철소 정상화를 돕기 위한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원을 비롯해 방문도 잇따랐다. 중앙부처에서부터 국회의원, 시군 관계자, 협회 등에서 수십 여명의 인사들이 다녀갔던 것.이에 따라 지금까지 방문객이 없던 추석 하루를 제외하고 포항제철소에는 거의 매일 피해상황 브리핑을 포함해 현장 안내와 의전 등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특히 제철소 방문의 경우 대부분 고위 인사이다 보니 대표이사나 제철소장, 임원들이 직접 상황설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방문 한 팀에 소요되는 시간도 현장 격려까지 포함하면 1시간여가 걸리기 일쑤다. 이로 인해 예정됐던 긴급회의마저 연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급기야 내부적으로 복구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당분간 이를 정중히 사양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포항제철소 모 임원은 “고로는 정상화됐으나 냉천 범람으로 침수피해가 가장 컸던 압연지역은 이제 배수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라 앞으로 통전(通電) 등 모든 과정에 특별히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외부인사가 오면 임원들이 거기에 신경 쓰느라 예정됐던 내부 시설 점검 차질과 회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복잡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와 관계기관의 신속하고도 아낌없는 지원으로 인해 예상보다 빨리 복구가 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고, 또 그 부분에 감사드려야 한다”면서도 이제 남은 건 제철소 내부 문제인 만큼 정상화될 때까지 격려성 방문을 조금 삼가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임원은 “현재 제철소 임원들은 관련 업무 점검과 대책 마련에도 시간을 내기 빠듯한 형편”이라면서 외부에서 이를 조금만이라도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특히 직원들은 포항제철소 방문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장을 찾은 인증 샷을 올리는 부분에 대해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압연부의 한 직원은 “누구 한 명이 갔다 왔다고 SNS에 올리면 그 반열에 있는 다른 분들도 당연 방문해야 하는 것처럼 또 온다”면서 보여주기 식의 발길보다 마음을 모아 주는 것이 정상화에 훨씬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 같은 내부 논란에 대해 포스코 측은 “일부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야기는 듣고 있다”면서도 “지금 포항제철소 임직원들은 조업 완전 정상화만이 국가경제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보내준 각계의 후의와 지원에 보답하는 것은 조속히 정상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제품을 다시 생산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9-14

농·어가 농어촌진흥기금 50억 긴급 지원

경북도는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전 시·군이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낙과, 벼 침수, 농축산시설물 파손 등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긴급 경영안정자금(농어촌진흥기금) 50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원대상은 태풍 피해를 입은 도내 농·어업인 또는 법인이며, 소모성 농자재, 소형농기계, 지주·종자·묘목 구입 등에 소요되는 운영자금을 5천만 원 한도 내에서 최저금리 수준으로 융자 지원(연리 1%)한다. 융자금 상환기간은 일반농가는 최장 5년(2년거치 3년 균분상환)이며, 만 39세 이하 청년농은 최장 7년(3년거치 5년 균분상환)이다.융자를 희망하는 농어업인은 10월 14일까지 관할 읍·면·동 사무소나 시·군 관련부서를 방문해 사업에 관한 내용을 안내받고, 신청서와 신용 조사 의견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이철우 지사는 “최근 농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태풍 피해까지 겹쳐 농어가 경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번 긴급 지원이 농어민들의 경영 안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밖에도 태풍 피해로 큰 시름에 잠겨있는 지역 농어업인의 신속한 피해 복구와 일상 회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2022-09-14

“포항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 수정해야”

반복되는 태풍 피해에 속절없이 당한 ‘포항 냉천 고향의 강’ 정비 사업의 복구 진행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난 6일 새벽 시간당 최대 110㎜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포항시 남구 오천읍∼청림동을 잇는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주변 지역은 초토화됐다.14일 냉천에는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 10여 대가 동원돼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무서운 기세로 물을 토해냈던 하천은 온데간데없고 거친 살갗만 드러내고 있을 뿐이었다.냉천 관리소 관리원은 “태풍이 지나간 직후 복구 작업에 들어갔고, 현재 20% 수준 복구가 진행됐다”며 “굴삭기로 흙더미와 바위를 치우고 준설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언제 복구가 완료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태풍 수해는 지난 2012년 하천 정비 사업 이후 집중됐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포스트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97억원(국비 179억원, 시·도비 118억원)을 투입해 8.24㎞에 걸쳐 냉천을 정비했다. 하천 정비 사업은 주변 시설물 설치에 집중됐다. 이후 2016년 차바, 2018년 콩레이, 2019년 타파 등 태풍이 지나가면서 냉천에는 포항시 추산 10여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도 특정감사를 통해 하천 경사면 보강 조치, 저수호안 및 시설물 보강 조치 등 문제점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마무리된 냉천 정비 공사의 한계수량은 1시간당 강수량이 77㎜로, 이번처럼 110㎜가 넘는 폭우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인명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광천(64)씨는 “시설물이 설치되면 수심이 낮아지기 때문에 콘크리트 옹벽을 더 높게 쌓았어야 했다”며 “2∼3년 전에도 무너진 적이 있었다. 예견된 재앙”이라고 꼬집었다.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형우(56)씨는 “태풍 때마다 제대로 된 대책은 세우지도 않고 아까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또 다른 시민 역시 “매번 태풍 때마다 보수를 할 수는 없다. 수변공간 등 시설물은 줄이고, 한계수량을 더 넓힐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용기자

2022-09-14

“금융 지원, 결국은 빚더미” 태풍 피해 기업 살길 막막

“금융지원이요. 결국 갚아야 할 빚 아닌가요”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포항철강공단 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정부가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면서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에 나서고는 있으나 기업인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정상조업이 늦어질 경우 한계기업도 속출할 전망이다.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에 위치한 한 기계 제조업 공장. 이곳에서 만난 본사 대표 정해식(43)씨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진흙으로 뒤덮이고 벽이 무너져 모든 생산라인이 멈춰 ‘폐공장’이나 다름없는 모습의 공장 내부는 바쁘게 돌아가는 기계 소리 대신 그의 한숨 소리만 울려 퍼졌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6개월 전에 8억여 원을 들여 마련한 설비기계는 물론, 내부 모든 기계들이 물에 잠겨 제 기능을 상실했다. 그는 “흙이 기계 장비 구석구석 말라붙어 있어 수리조차 하지 못한다. 전부 버려야 할 판”이라며 “9월 말 포스코에 납품하기로 한 3억∼4억원의 물품 납기 기약도 연장 신청했다”고 한탄했다. 정씨는 “기계를 새로 들이고 정상가동을 하려면 10월은 넘겨야 한다. 납품을 못하는 동안 자금이 막히는 것이 가장 문제다”며 “추산 피해액은 1억5천여만 원이지만 복구하는 기간까지 장기적으로 본다면 그 이상이다. 현재 정부의 지원으로 손해 복구를 하기엔 턱도 없다”고 하소연했다.인근 공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복구에 매달리고 있는 제내리의 모 기업은 수십여억 원 규모의 기계장치를 완성해 납품을 앞두고 흙탕물이 들이닥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전 직원들이 직장을 살리려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미 수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회사 대표는 “어떻게 일어서야 할지 엄두가 안 난다”며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포스코 외주 및 연관업체들도 시름이 깊다. 이들은 일하는 만큼 매출이 발생하는 시스템인데, 포항제철소의 정상 가동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수입이 없더라도 임금 등 고정비용은 그대로 지출해야 해 비상이 걸려 있는 것. 모 기업 대표는 “포스코의 피해가 너무 크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역내 물류기업들도 현재 대부분 올스톱 됐다. 거의 대부분 침수 피해를 입어 반입과 반출 자체를 못하고 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철강공단 및 인근 지역을 돌아보면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자금난 등 자체 여력이 벽에 부딪혀 저마다 아우성인 모습이 역력했다.피해 기업들은 지난 12일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대책회의에서 수해 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정부는 피해기업 대상 긴급운영자금 지원(기업은행 최대 3억, 산업은 행 기업당 한도 이내), 신보의 경우 특례보증(보증비율 5% 증가, 보증료율 0.5% 고정)을 비롯해 기존 대출금 최대 1년간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을 지원, 기존 이용 중인 신용보증기금 보증상품 최대 1년간 보증 만기 연장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자금·융자 등 이자를 감소하거나 기간을 연장하는 금융·재정 지원이 전부인지라 사실상 기업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어 막막한 심정이다.특히 공단 내 기업들은 각종 보상도 못 받으면서 회사 내부 피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아예 함구하고 있어 공단 내 실제적인 피해 규모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한 업체 관계자는 “너무 힘들다. 당국에서 피해기업들이 일어 설수 있도록 다양한 추가 대책을 마련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13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6일 포항을 휩쓸고 간 태풍 힌남노로 포항철강산업단지 104곳과 개별기업 106곳이 물에 잠기거나 시설물이 파손돼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추가 정밀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2-09-13

포항제철소 ‘정전 위기’… 한걸음에 달려온 ‘영웅’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난 6일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대규모 정전과 침수피해에 대한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세대를 가리지 않는 직원들의 헌신이 주목받고 있다.13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번 태풍 피해로 제철소에 있는 모든 발전기가 멈춰 한전에서 전기를 받는 포항제철소 수전변전소도 침수되는 등 제철소 전체에 전력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포스코는 조속한 공장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전력 복원 작업에 돌입했으며, 이에 퇴직자들이 보낸 도움의 손길이 큰 힘이 되고 있다.포스코의 특성상 복구를 위해서는 전문인력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밤낮없이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현직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피해를 본 모든 라인에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추석연휴 기간 일당 125만원을 공고하며 전문 인력의 도움을 요청한 상황을 미뤄봐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이에 퇴직자를 중심으로 “우리가 포스코를 살리자”라는 의견이 모였다. 이들 퇴직자들은 스스로 자원해 현장 복구 작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포스코 한 퇴직자는 “평생을 포스코를 위해 일을 하다 퇴직했는데, 창사 이래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포스코의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힘을 보태자는 분위기다. 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이러한 퇴직자들의 노력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기술지원을 위해 광양에서 포항으로 온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전력계통섹션의 김일호 계장(41)은 “은퇴 후 재취업한 선배들도 포항제철소 복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만큼,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포스코 MZ직원들 역시 발벗고 나서 활약했다.이번 복전(復電) 작업을 주도한 포항제철소 에너지부 전력계통섹션은 전체 직원 34명 중 20·30대 직원 비율이 90%에 달하는 젊은 조직이다. 이들은 고로 재가동을 위해 3일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며 작업에 전력투구했다.전력계통섹션의 남명원(31) 사원은 “처음 겪어보는 초비상 상황 속에서도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며 격려해주었기에 긴급 복구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며 복구 작업의 긴박하고 힘들었던 순간을 전했다.포항제철소 전체 정전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상황이었다. 전등 하나 켜지지 않는 공장 안에서 직원들은 랜턴 불빛에만 의지한 채 어둠 속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위기에 더욱 단결해 기지를 발휘했다.포항제철소 전력계통섹션의 박세용(30) 사원은 “복구 일정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직원들이 하나가 돼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며 “침수로 전기 설비와 판넬에 진흙이 범벅돼 세척에 어려움을 겪자 고압수를 분사해 해결했고, 물기를 말리기 위해 수십대의 가정용 핸드드라이어를 공수해 건조 시간을 단축했다”고 말했다.전력계통섹션 심우성 리더는 “회사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을 때 열정과 창의력이 충만한 MZ직원들과 퇴직자들이 위기 대응에 나선 덕분에 피해 복구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었다”며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한편, 포항제철소는 전기 인프라 복구작업을 마치고 제선·제강 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있다./전준혁기자jhjeon@kbmaeil.com

2022-09-13

“일상회복 위해 가용 행정력 총동원” 주낙영 경주시장 대책 회의서 주문

주낙영 경주시장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통한 완전한 일상회복을 위해 가용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주 시장은 13일 오전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태풍 힌남노 피해복구 점검 대책 회의에서 “현장에서 직접 살펴본 태풍 피해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며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이 즉시 이뤄지도록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간부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 또 “피해 복구를 위해 경주를 포함한 인근 지역에 있는 굴삭기 등 중장비와 지원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들이 피해 복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경주시는 지난 6일부터 13개 협업 반 23개 부서와 23개 읍면동 공무원들로 구성된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꾸리고 피해복구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추석 연휴기간에도 피해 현장에 지원 인력과 장비가 속속 도착해 응급복구가 진행됐다. 13일 오전까지 누적인원 4천229명의 인력과 3천333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인력은 공무원 881명·군인 2천526명·자원봉사자 822명 등이며, 장비는 굴삭기 2천114대·덤프차량 892대·양수기 134대·산불진화차 20대·살수차 59대·소방차 114대 등이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2-09-13

포항 대송면 일주일째 복구 안간힘

태풍 ‘힌남노’가 포항을 직격하면서 대송면 일대 마을이 대부분 침수되며 큰 피해를 입었다.복구 작업에 들어간 지 일주일째인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 앞은 도로변과 골목마다 침수된 가구와 가전제품 등이 버려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계속 물을 빼내고 있어 도로가에는 물웅덩이가 고여있기도 했다. 곳곳에 침수된 차량들이 방치돼 있어 주민들과 차량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주택과 상가에서 나온 폐기물은 중장비를 이용해 대형 트럭에 옮겼고 트럭은 쉴 새 없이 오가며 이를 실어 날랐다.주민들은 무엇보다 집이 침수돼 가재도구를 모두 잃어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하루아침에 살 곳을 잃은 주민들은 복지회관과 인근 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었다.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 염석열(68)씨는 “폭우에 성인 허리까지 물이 차 가재도구가 다 침수됐다”며 “면사무소에서 나와 피해 접수를 받아갔지만 지원이 부족할까 걱정이다”라고 전했다.몸이 불편해 48시간 동안 집에 머무르다 나왔다는 김용구(63)씨는 “전기와 수도는 복구됐지만 보일러가 고장이 나 일주일 째 복지회관에서 지내고 있다”며 “살림살이의 90%는 못 쓰고 버려야 할 판이라 답답할 노릇이다”고 하소연했다.태풍 피해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에선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와 군장병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었다.수해 현장 복구를 위해 새마을회 봉사단, 기업체, 종교단체 등 자원봉사자 수백여 명이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건물 내 진흙을 퍼내고 생활용품을 세척하는 등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었다.삼성, LG전자 등 민간 봉사단들은 침수된 가전제품을 점검하고 수리지원을 하고 있었다.해병대 등 군장병들도 골목 안쪽에 위치한 주택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중장비를 이용해 폐기물을 처리했다.식당을 운영하는 김명자(59·여)씨는 “집과 가게 모두 침수돼 손을 놓고만 있었는데 해병대원들이 와서 도와준 덕택에 많이 좋아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추석 연휴 기간 내내 복구작업에 참여한 해병대 1사단 박영조(23) 상병은 “처음에는 말 못할 정도로 골목 구석구석 진흙으로 가득했다”며 “주민분들께서 힘든 와중에도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도움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자원봉사자 박용우(31)씨는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해 지역주민들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며 “아직 복구가 덜 된 곳이 많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김주형기자 mirae5702@kbmaeil.com

2022-09-13

“침수 피해 주택에 지원금 200만원 선지급”

포항시와 경주시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주택에 재난지원금을 선지급한다고 13일 밝혔다.포항시와 경주시는 복구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침수피해 가정에 재난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해 신속한 구호와 복구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우선 주택 침수피해 신청을 받아 피해조사와 자체 심사를 거쳐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현재 재난지원금은 주택 전파(전부 파손) 1천600만원, 반파(절반 파손) 800만원이다. 세입주택 전·전파 지원금은 일괄적으로 가구당 최고 600만원이다.포항시는 23일까지, 경주시는 22일까지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서 피해 신고를 받는다. 포항에서는 주택 8천500건, 경주에서는 주택 675건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하루라도 빨리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피해 주민의 시름을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재난지원금 현실화 방안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주낙영 경주시장은 “주택 침수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의 안전한 거주환경 제공을 위해 긴급히 주택침수 피해 지원금을 1차로 지급하게 됐다”며 “오는 22일까지 침수가구는 반드시 기간 내 피해신고를 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황성호·전준혁기자

2022-09-13

“포항의 위기 극복 적극적 지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13일 태풍 ‘힌남노’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은 포항 전통시장과 기업 현장을 찾았다.이날 산자위 소속 간사인 한무경 국회의원과 양금희·구자근·엄태영·이인선 국회의원 및 지역 김병욱 국회의원은 피해가 컸던 오천시장과 현대제철, 피해 중소기업 현장을 점검했다.현장 점검 이후에는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에서 지역 경제계와 피해기업 관계자를 만나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간담회에는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백운만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을 비롯해 문충도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전익현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 박승대 경북동북경영자협회 회장, 천시열 포스코 포항제철소 부소장, 나주영 제일테크노스 회장, 홍성만 넥스틸 대표이사, 김기환 현대종합금속 관리부장, 박철수 티지테크 대표가 참석해 피해 회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자리에서 태풍 피해 현황과 복구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긴급 회복 대책으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지정 △침수피해 공동주택 전기공급시설 긴급 교체를 위한 기금 지원 △소상공인 지원금 국가예산 103억 원 지원을 건의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및 철강공단 등 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한 상황이며, 신속한 회복과 정상화를 위해서 긴급대책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민·관·군·기업이 협력해서 피해가 조속히 복구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현장에 필요한 대책들이 하루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이에 한무경 의원은 “구체적인 피해 복구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피해 현장을 확인차 방문하게 됐다”며 “정부 여당으로서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 선정은 물론 간담회에서 건의하고 논의된 대책들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반드시 챙기고, 포항이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의원들은 간담회 이후에도 철강산업단지에 위치한 침수 피해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살피고, 기업에서 복구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9-13

장기면, 물에 잠긴지 일주일 째눅눅한 집안 악취… 복구 ‘막막’

“집이 물에 잠긴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눅눅해. 보일러를 켜서 집안을 말리고 싶어도 수리공이 없어 손쓸 방법이 없다네”13일 오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읍내리 일대.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쑥대밭이 된 마을은 도심과 멀리 떨어진 탓에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아 피해 복구가 지지부진했다.이곳은 지난 6일 새벽 태풍 ‘힌남노’가 물 폭탄을 퍼부으며 장기천의 둑이 내려앉아 농경지를 포함한 마을 전체가 침수 피해를 봤다. 시간당 400∼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자 강으로 흘러나가야 할 장기천의 물이 역류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그 여파로 둑이 무너지면서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돼 버렸다. 당시 물은 1.5m 높이까지 차올랐고, 저지대 주택들을 모두 삼켜 버렸다. 그 여파로 지역의 200여 가구가 침수되면서, 마을 주민 80% 이상이 이재민이 됐다. 태풍 때문에 길이 끊기고, 통신이 두절되고, 정전과 단수 탓에 평온했던 마을은 폐허가 됐다.특히 주민들이 400여 년간 수호신처럼 여겼던 우암 송시열 선생이 심은 은행나무가 뿌리채 뽑히는 모습을 보며 속상했다. 태풍이 지나간 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마을 곳곳은 당시 피해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이곳에 위치한 주민 성치상(68) 씨의 집 마당은 냉장고와 세탁기, 선풍기, 에어컨 등 고장 난 가재도구들로 가득했다. 집 내부에는 물에 젖은 바닥 장판과 벽지들이 뜯어져 있었다.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뒀지만, 침수된 집은 무척이나 덥고 습했다. 그가 침수된 집에서 유일하게 건질 수 있었던 건 벽에 걸린 가족사진뿐이었다.성씨는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도배와 보일러 수리 작업”이라고 토로했다. 집안에 곰팡이가 퍼지는 걸 막으려면 실내 공기 습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지만, 침수로 인해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보일러를 켜서 실내 바닥을 말리고 습기를 없애 줘야 함에도 보일러를 고쳐줄 수리공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 이들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그로 인해 성씨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인근 경로당에서 쪽잠을 자며 생활하고 있다. 태풍이 몰고 온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위생과 건강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그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 저소득 영세민들이고, 이곳 역시도 막심한 피해를 입었는데 구호 물품 지원은 물 한 병도 오지 않았다”며 “벽지와 장판에서 악취가 풍기기 시작해서 보일러 수리 작업을 하고 싶은데, 수리공들이 이곳까지 작업하러 오기를 꺼려 복구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반복되는 수해를 미리 막지도 못하고, 사후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도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폭우가 내릴 때마다 장기천의 제방이 터질 것을 염려해 포항시 등에 수차례 준설을 요구한 바 있다.하지만 포항시는 “이 일대에 수성리 사격장이 있어 관리 주최는 국방부다”고 했고, 국방부는 “행정적인 지원은 포항시의 몫”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이들 기관의 ‘핑퐁행정’ 탓에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주민 배남수(66)씨는 “행정기관에서 주민들의 말을 경청하고 준설 작업만 진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피해를 십 분의 일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주택이 침수된 경우 가구당 2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복구 작업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고, 이재민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라기자

202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