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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TK 격전지, 예상과 달리 통합당 압승

대구·경북 격전지는 현실과 달랐다.15일 투표 결과, 대구 경북지역은 대구 수성구을 지역만 격전지에 속했고 나머지 지역은 미래통합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당초 지역 격전지로는 대구의 경우 수성구갑과 수성구을, 북구갑, 북구을, 달서구갑 등이 거론됐고 경북은 포항 남·울릉과 안동·예천, 구미을, 경주 등으로 꼽았다.이들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곳과 통합당 공천 파동으로 컷오프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으로 상당한 격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됐다.하지만, 15일 투표 결과에는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만 무소속 홍준표 후보와 통합당 이인선 후보가 개표가 끝날 때까지 근소한 차이를 보여 전국적인 뉴스거리가 됐고 지역 유일한 격전지임을 확인시켰다.나머지 지역은 애초 예상과 달리 출구조사 때부터 통합당 후보들이 전원 앞서가는 현실을 보여 빗나간 전망이 된 셈이다.통합당 공천 파동 때까지만 하더라도 대구·경북지역에는 이른바 무소속 연대나 무소속 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통합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됐다.심지어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보수표 분열로 인해 민주당 인사들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등 사상 유례가 없는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볼 정도로 민주당 인사들을 고무시켰다.이런 예측으로 민주당의 경우에는 현역 의원 2명에다 플러스 알파까지 더해 최소한 1∼2석은 추가될 것으로 분석했고 경북지역에서 첫 지역구 의원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통합당 역시 공천 파동으로 인해 보수분열에 따른 보수표 분산을 심각하게 걱정하며 지역 당원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점검에 나서는 등 집안단속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를 보였다.특히 대구·경북지역이 코로나19의 확산사태로 인해 ‘고담도시’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처참한 상태여서 기저질환을 가진 노년층들의 전염병 감염 우려에 따라 투표참여율 저조를 걱정하며 역대 선거에서 보여준 최저 투표율을 갱신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위기로 흘렀다.여기에다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일부 예비후보자 캠프에서 사무장과 부인 등이 코로나19 양성자로 판명되면서 총선 최대 연기론이 더욱 고개를 들고 정부에 요청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등장했다.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끝모를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히 낮아지자 이같은 반응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정상적인 선거모드에 돌입하며 예년과 같은 선거운동을 치르게 됐다.이런 상황이 전개되자 대구·경북 유권자들은 통합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세를 보여 각종 언론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겨갔다.대구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제21대 총선은 한마디로 ‘정치는 생물’이라는 사실이 다시한번 확인된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며 “코로나19를 겪은 대구·경북지역 유권자들이 어려울때 강하게 결속하는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0-04-15

투표·개표 이모저모

“37℃ 넘는데 투표 가능한가요”○…포항시 북구 장량동 제5투표소에서는 오전 시간 잠시 소동이 발생. 투표를 하러 온 한 유권자의 체온이 발열 체크 결과 37℃를 넘으면서 임시 기표소로 안내해야 하는지를 두고 이견. 발열 증상이 있을 경우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해야 한다는 선관위의 지침 때문. 최종 확인 결과 37.5℃를 넘지는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 있던 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마스크 착용 유권자 확인 않기도○…몇몇 투표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의 신원을 올바르게 확인하지 않아 눈총. 발열 체크 후 장갑을 낀 채 실내로 들어와 마스크를 벗고 신분증 사진과 대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생략된 채 투표가 이뤄져 한계점으로 지적.포항시민 손모(31)씨는 “신분증을 확인할 때 마스크를 벗으라거나 하는 말이 전혀 없었고, 그냥 눈만 보고 들여보내 주길래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발열체크기 작동, 개표원 ‘긴장’○…포항시 남구 대도동 만인당에 설치된 개표소에서는 출입문 인근에 설치된 열 감지기가 계속 울려 개표인과 참관인 모두 당황.열화상 감지기 카메라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제자리에 서서 일동 차렷. 선관위 관계자들이 원인을 파악한 결과 사람들이 열 감지기 인근에 설치된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마시면서 체온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밝혀져.의사소통 어려웠던 개표작업○…만인당 개표인들은 개표를 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안면보호장구와 마스크 등을 착용하며 중무장한 상태로 작업. 앞사람과의 간격도 1.5m 이상 떨어져 있는 상황.현장은 개표기기와 사람들의 말소리가 뒤섞이며 시끄러운 상태. 개표인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힘들어 개표작업을 하는데 두 배 이상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용지 들고 돌아다니지 마세요”○…포항시 북구지역 개표장소인 한마음체육관에서는 투표용지를 들고서 선관위 직원을 찾아가 직접 문의하는 일들이 발생. 현장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투표지 들고 돌아다니지 말라”, “모르면 그냥 심사집계부로 넘기면 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기도.특히, 한 개표참관인이 개함부와 점검부를 거친 투표용지 바구니를 임의대로 옮기면서 현장에 있던 직원과 언성을 높이는 등 실랑이를 벌이기도./이바름·이시라기자

2020-04-15

투·개표장소 돌아보니 1m 거리두기 ‘공염불’

“적정 거리 유지하셔서 코로나19 감염 안되게 조심하세요”15일 오후 6시 30분께 포항시 북구 양덕동 한마음체육관에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및 포항시의회의원재선거 개표장소인 이곳에는 수 백명의 시민들이 한 공간 안에서 개표를 진행하고 있었다.마이크를 통해 전해진 목소리는 ‘공염불(空念佛)’에 가까웠다.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찬 협소한 공간에는 개표사무원들이 어깨를 마주한 채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옆 사람간의 거리는 30㎝도 채 되지 않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답답한 듯 연신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했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안면보호장구 등을 착용한 채 개표를 진행한 포항시 남구지역 개표장소인 만인당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마음체육관은 집단감염이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감염병 사태와 상관없는 ‘다른 나라’였다.현장에 있던 한 개표참관인은 “떨어져서 앉을 만큼의 공간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말이라도 안하겠는데, 이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적정 거리를 유지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불안하지만 할 수 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개표장 밖에서도 감염병 확산의 위험성은 두드러지게 눈에 띄었다. 투표소에서 투표함을 옮겨 개표장소에 도착한 투표사무원들은 좁은 입구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방역당국이 권고하는 1m 거리두기는 현장에서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현장에서 “1m 거리두기를 지켜주세요”를 외치는 안내원의 목소리 역시 들을 수 없었다.이날 지역 내 투표소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많이 흐려진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과 오후 포항 지역 투표소를 돌아본 결과, 투표소를 방문한 유권자들 중에서 1m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포항시 북구 장량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한 A씨(30)는 “현장에서 1m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고, 앞사람 바로 뒤에 서고 나서야 1m 거리두기가 생각나 한 발 뒤로 물러섰다”면서 “TV나 뉴스에서는 현장에 안내원들이 안내를 해준다고 하던데 서울이나 대도시 이야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2020-04-15

비례의석 47석중 30석만 연동형캡 적용 의석수 계산 앱 사용하면 더욱 쉽게 파악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사전투표에 참여했던 유권자들은 48.1㎝에 달하는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적잖게 당황했다. 하지만 유권자들도 아리송한 것이 있다. 바로 ‘준연동형비례대표제’에 따른 비례 의석 계산이 복잡하다는 점이다.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역시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자와 정당(비례)에 각각 한 표씩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기존과 변화가 없다. 또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 등 총 300석의 의석에도 변동이 없다.다만,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에서 47석의 비례대표 중에서 30석만 연동형 캡(상한선)을 적용하는 준연동형에다 병립형을 추가했다. 쉽게 말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서 의석을 배정하는 방식이지만, 준연동형은 정당 득표율의 50%만 적용하는 방식이다. 즉, 나머지 정당들 의석까지 합해서 30석이 넘으면 정당 배분 의석/정당별 배분 의석합에다 30을 곱해서 나머지 17의석은 각 정당에 병립형으로 재배분하게 된다.예를 들어 전체의석 300석에 A정당이 100석에 정당득표율 40%면 300석의 40%인 120석에서 100석을 뺀 20석을 비례대표 의석되고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이기 때문에 50%만 받을 수 있어 최종적으로 10석만 배분된다. 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복잡한 수식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내용만을 파악하면 별다른 어려움은 없고 의석수 계산 앱을 사용하면 자세하게 의석수를 파악할 수도 있다.한편,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개표는 사람의 손을 빌려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번 총선에서 35개 정당이 등록한 비례대표 선거에 사용될 투표용지의 길이는 48.1㎝로 33.5㎝를 기록한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넘어 역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가장 긴 투표용지로 기록됐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의 최종 확정은 오는 16일 오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20-04-14

義兵 정신으로 구국의 한 표를

대한민국이 위태롭다. 세기적 역병 코로나19의 무차별 공습으로 생명을 위협당하는 고난(苦難) 저 너머에 산업생태계의 붕괴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어마어마한 경제난의 쓰나미가 도사리고 있다. 온 국민이 ‘병 들어 죽느냐, 굶어 죽느냐’의 가파른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는 판이다. 환난 속에 치러지는 21대 총선은 코로나 이슈로 인해 정상궤도를 크게 이탈했다. ‘정권심판’, ‘정책대결’의 본질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이상한 선거가 된 것이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기간 내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정권안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집권 3년 통치 기간의 온갖 허물들을 모두 덮었다. 의료진과 국민이 눈물겨운 노력으로 이룩해낸 놀라운 방역 성과에 대한 국제적 명성도 정권의 치적으로 능란하게 포장해냈다.제1야당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은 정부·여당의 용의주도한 선전·선동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집권당의 실정(失政)을 비롯한 결정적인 약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대안세력으로서의 능력도 입증하지 못했다. 일부 야권은 공천잡음까지 빚으면서 지지자들의 가슴을 무너지게 하기도 했다.이제 투표일에 즈음하여 유권자들의 냉정한 이성만이 이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자산으로 남아있다. 유권자들의 슬기로운 판단만이 미래를 살려낼 유일한 기회다. 우리가 살아남고, 자손들이 번영을 이루며 대대로 살아가야 할 이 땅에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코로나 충격으로 흔들린 가치관을 곧게 정돈해야 할 때다.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기본적으로 권력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 옳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최고의 원칙을 지켜내기 위한 국민의 주권적 판단이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 파탄·조국 사태·공수처법·탈원전·386 집권세력의 위선과 몰염치·통일정책 혼선·국민 분열 심화 등 정권의 기록적인 실정(失政)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미 그동안 정책에서 실패한 집권당이 자신들의 장담처럼 개헌선을 넘나드는 압승을 할 경우, 더 잘할 것이라는 보증(保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적폐 청산’ 완장을 차고 더욱 설치면서 서툰 칼솜씨로 이 나라를 정말 분열과 파탄의 구렁텅이에 빠트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미더운 야당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 선거판에서 감동할 만한 미래 비전을 보여주기는커녕 허접한 권력다툼 추태만 보여주다가 “나라를 살리자”고 엎드려 읍소나 하는 야당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그러나 어쩔 것인가.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라와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며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덜 후회할 정당, 조금이라도 더 잘할 후보를 골라낼 수밖에 없다. 수천 년간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도망치는 위정자들을 대신해 죽창 들고 강토를 지켜낸 절박한 의병(義兵)의 심정으로 나서서 대한민국을 살려낼 투표를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반만년 이어온 불굴의 정신과 건강한 집단지성으로, 굳건한 국민의 힘으로 비뚤어진 국정을 바로잡을 때다. 포기해선 안 된다./안재휘논설위원 ajh-777@kbmaeil.com

2020-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