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걸프 3개국 순방 나서며 MOU 이행 협력 요청 이란, 오만·파키스탄 연쇄 방문…호르무즈 영향력 과시 이스라엘·레바논도 워싱턴 추가 회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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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란 대면 회담에 참석하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중간)과 JD 밴스 미 부통령(왼쪽). /연합뉴스 | |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을 마치자마자 중동 전역에서 외교전에 돌입했다. 양측 모두 주변국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향후 협상 국면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부터 사흘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을 잇달아 방문한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미·이란 종전 MOU 이행 방안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안전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바레인에서는 걸프협력회의(GCC) 관계자들과 만나 역내 안보 현안을 협의한다.
이번 순방은 종전 MOU 체결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의 첫 중동 방문으로, 미국이 걸프 지역 우방국과의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이란 문제 대응 과정에서 협조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특히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문제를 둘러싼 후속 협상에서 GCC 국가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곧바로 주변국 외교에 나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2일 오만을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양측이 새로운 해상 감시 규약(프로토콜) 마련을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종전 합의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관리와 통제 문제에서 여전히 핵심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오만 정부는 안전한 통항 보장을 위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국제 해운업계에서는 향후 이란이 보험료나 안전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통항료를 부과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23일 파키스탄을 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올해 첫 해외 순방으로, 종전 MOU 이후 중동 및 남아시아 정세 변화와 양국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걸프 국가들도 지역 안보 재편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걸프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안보 회의 개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 기간 이란의 행동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향후 걸프 국가들과 이란 간 신뢰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도 별도의 협상 채널을 가동한다. 양국은 미국 워싱턴에서 추가 회담을 열고 휴전 이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긴장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군사 작전의 자유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레바논 내 위협 제거를 위한 군사 행동 권한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이란 종전 MOU가 체결됐음에도 중동 지역의 안보 질서는 여전히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새로운 외교·안보 재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