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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굴기 본격화…日 장비업체 대중 매출 첫 감소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6-20 07:20 게재일 20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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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정 장비 판매 급감…도쿄일렉트론 중국 비중 50%→27%
중국 장비 국산화율 4년 새 두 배…NAURA·AMEC 급성장
한국도 세계 3위 장비 수요국…공급망 재편 영향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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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중국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중국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장비 자립화에 속도를 내면서 일본과 미국, 유럽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SCREEN홀딩스, 디스코, KOKUSAI ELECTRIC 등 5개사의 20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중국 매출은 총 1조4700억엔(약13조9683억원)으로 전년의 약 1조6600억엔보다 12% 감소했다.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전공정 장비 분야에서 감소폭이 컸다. 도쿄일렉트론과 SCREEN홀딩스, KOKUSAI ELECTRIC 등 3개사의 중국 판매는 전년보다 약 20% 줄었다. 도쿄일렉트론의 중국 매출 비중도 올해 1~3월 27%로 전년 동기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2024년 4~6월 5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감소세다.

중국 시장 부진은 일본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네덜란드 ASML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KLA 등 글로벌 장비업체들도 중국 매출 비중이 하락했다. ASML의 중국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19%로 전년 동기 27%에서 8%포인트 낮아졌다.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자립 정책이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첨단 반도체 장비 확보가 어려워지자 중국은 정부 주도로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장비 국산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국산 장비 우선 구매를 독려하며 장비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국산화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조사기관 MIR에 따르면 전공정 장비 국산화율은 2021년 10%에서 2025년 21%로 높아졌고, 후공정 장비는 19%에서 36%로 상승했다. 특히 식각장비 국산화율은 같은 기간 10%에서 37%로 급등했다.

중국 장비업체들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베이징시 산하 NAURA(북방화창)와 상하이시 계열 AMEC(중미반도체설비)가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으며, 화웨이는 AI 반도체 자립을 위해 장비업체에 기술 인력을 파견하며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I 반도체 확산에 힘입어 후공정 장비 분야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의 중국 매출은 약 20% 증가했고, 디스코도 10%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번 변화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25년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은 1350억 달러(약206조9550억원) 규모로, 중국이 36.5%를 차지해 최대 시장에 올라 있다. 이어 대만이 23.3%, 한국이 19.1%를 차지하며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수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대만·한국 3개 지역의 비중만 78.9%에 달한다.

특히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보유한 만큼 중국의 장비 자립화가 가속화될 경우 글로벌 장비업체들의 판매 전략과 공급망 재편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구형 공정을 넘어 AI용 첨단 반도체 분야까지 국산화를 확대할 경우 한·중 간 반도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가 단순한 수입 대체를 넘어 자체 반도체 공급망 구축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장비업체들의 중국 매출 감소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한 경제전문가는 “그동안 한국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처를 중국으로 바꾸면서 다변화해왔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부장의 국산화를 이루지 못하는 한 공급망 재편시의 악영향을 회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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