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새로운 성장동력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오늘날 지방 도시들이 마주한 가혹한 현실은 ‘지방소멸’이라는 네 글자로 요약된다.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고 청년들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며, 지역의 활력은 하루가 다르게 사그라드는 것이 대다수 지방자치단체의 공통된 고민이다.
안동시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지역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고 미래 100년을 책임질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그 중심에 있는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최근 큰 전환점을 맞이하며 안동의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지난 4월 14일 안동시는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추진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안동 국가산단은 경제성(B/C) 1.57과 종합평가(AHP) 0.551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사업의 당위성과 실현 가능성을 국가 차원에서 인정받았다.
지방권 대형 산업단지가 예타의 문턱을 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번 통과는 안동이 지난 수십 년간 다져온 바이오 역량이 정책적 상징성과 지역 발전 효과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운에 기댄 결과가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전략의 산물이다. 안동시는 2023년 3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사업의 실질적 추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입지 타당성과 산업 연계성을 단계적으로 정비해 왔다. 특히 안동시는 입주 수요 확보가 예타 경제성 평가의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경북도와 긴밀히 협력해 기업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그 결과 다수의 유망 기업과 투자양해각서 및 입주의향서를 체결하며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해 냈고, 이것이 예타 통과의 가장 결정적인 열쇠가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산단 조성 이후의 조기 정착 가능성과 운영 안정성까지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산단이 들어설 풍산읍 노리 일원 100만㎡ 부지는 축구장 약 140개 규모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이다. 이번 사업은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총사업비 3465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으로, 안동시는 국토개발 전문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북개발공사를 공동 시행자로 선정해 사업 추진의 안정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곳은 단순한 공장 지대가 아니라 연구개발과 생산 그리고 물류와 지원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전주기 바이오․백신 산업 생태계의 거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단일 산업단지 안에서 기술개발(R&D)부터 실증, 생산, 국내외 유통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시스템은 향후 지역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성 면적의 약 44%인 9만 평 규모에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 중심의 기업 유치를 추진하며, 고속도로 나들목과 연접한 입지적 강점을 극대화해 약 2만 평 규모의 물류시설용지도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의 저장과 운송, 유통을 아우르는 콜드체인 물류체계가 구축되면 제품의 품질 안정성과 유통 효율성을 동시에 높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동시는 단순히 기업이 들어서는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과 정주, 문화와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산업단지를 구상하고 있다. 근로자 지원시설과 문화시설을 함께 배치해, 청년들이 일하고 머물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또다른 축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돼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국가산단 조성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시는 직접투자 약 4조 4000억 원, 생산유발효과 약 8조 6000억 원과 더불어 2만 9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표상의 수치를 넘어 지역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청년층의 지역 정착 기반을 넓히고 관련 서비스업과 교육, 문화 분야까지 연쇄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국가산단 조성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해법이 될 전망이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