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약사법 개정에 커지는 논란⋯대구 ‘창고형 약국’ 확산 속 안전성 우려도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6-05-07 16:30 게재일 2026-05-08 5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7일 대구의 한 ‘창고형 약국’에서 시민들이 약을 고르고 있는 모습. /황인무기자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약사의 약국 중복 개설·운영이 전면 금지됐다. 또 약국 명칭에 ‘공장’, ‘창고’, ‘팩토리’ 등의 표현 사용이 제한되면서 이른바 ‘네트워크형 약국’ 차단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대구지역에 빠르게 확산 중인 ‘창고형 약국’은 소비자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유통 모델로 자리 잡고 있어 향후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오후 찾은 대구 북구의 한 창고형 약국은 기존 동네 약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높은 진열대와 넓은 통로, 장바구니를 들고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대형마트를 연상케 했다.

감기약과 소화제, 진통제 등 일반의약품은 카테고리별로 정리돼 있었고 건강기능식품도 별도 공간에 대량 진열돼 있었다. 소비자들은 제품 가격과 성분을 직접 비교하며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었다.

운영 방식 역시 기존 약국과 차이를 보였다. 소비자가 스스로 제품을 선택한 뒤 필요할 경우 약사 상담을 받는 구조다. 

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7) 씨는 “기존 약국에서는 약사에게 일일이 물어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는데, 여기서는 먼저 고르고 궁금한 점만 상담받을 수 있어 편하다”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창고형 약국은 대량 유통 구조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장기 복용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구매 부담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대구 지역에서는 북구와 서구, 수성구 등을 중심으로 현재 4곳의 창고형 약국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대한약사회와 지역 약사회는 의약품이 일반 소비재처럼 취급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과다 구매와 오남용 위험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소년층의 감기약·수면유도제 남용 문제와 함께 일부 성분 관리 부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막힘 완화 성분인 슈도에페드린은 메스암페타민 제조에 악용될 수 있어 1인당 구매량이 4일분으로 제한돼 있지만, 일부 창고형 약국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논란은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와 맞물리며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심야 시간이나 공휴일 의약품 구매 불편을 줄이기 위해 현재 11종인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약사법상 최대 20종까지 지정이 가능해 최대 9종이 추가될 수 있다.

문제는 판매 접근성 확대에 비해 현장 관리 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편의점 안전상비약은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야 하고, 동일 품목 1인 1개 구매 제한 역시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과 편의점 품목 확대는 청소년 약물 과다복용(OD)이나 증상 구분 없는 무분별한 복용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구매 편의성 보다 안전관리 체계가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