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등 영남권 후보 긴급 회동···김부겸 “제발 신중해달라” 당에 직격탄 정청래 “총의 모아 선택” 속도 조절 공식화···보수 진영은 ‘특검 저지’ 총공세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선거판을 뒤흔들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특검법 추진에 반발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이 총결집에 나서면서 이미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지상 후보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를 비롯한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시·도지사 후보 전원은 6일 울산시청에서 ‘민주당 공소취소 특검법 규탄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후보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흩어진 보수 지지층을 재결집하기 위한 ‘선거 프레임 전환’ 시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TK와 PK에서는 공천 갈등으로 이완됐던 보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특히 정권 이슈가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TK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을 선거 국면의 중심 의제로 끌어올려 결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에 기존 공소를 취소할 권한이 포함된 것을 두고 ‘사법 내란’이자 ‘대통령 방탄용’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날 “한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법은 폭력이자 범죄”라며 “차라리 ‘이재명 최고 존엄법’을 만들라”고 직격했다. 야권의 이러한 반발은 오세훈 서울시장 주도로 지난 4일 열린 수도권 후보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강원·충청권 회동 등 전국 범야권 공동 대응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역 내 보수 결집 흐름이 뚜렷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대구시장 선거의 김부겸 예비후보는 당 지도부를 향해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시당 필승 전진대회에서 “여러분들이 정국 전체를 보기 때문에 쉽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아실 것”이라며 “여기서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법안 처리에 신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중앙정치 이슈가 지역 민심을 자극하면 어렵게 구축한 TK 내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메시지로 읽힌다.
파장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서는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며 사실상 속도 조절을 지시했다. 강경론을 펴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5일 “국민과 당원, 국회의원의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며 속도 조절 방침을 공식화했다. 다만 전면 철회보다는 선거 이후로 시점을 조율하는 ‘전략적 후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TK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사소한 변수 하나로도 판세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며 “중앙 이슈의 파급력을 두고 벌어지는 이번 ‘차단 vs 증폭’ 싸움이 TK뿐 아니라 전국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