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체류형 관광도시 비상
2026년, 김천시가 도시 고유의 색채를 담은 다채로운 브랜드 축제들을 연달아 선보이며 ‘전국 단위 관광 거점 도시’로 도약 하고 있다.
김천시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전통의 정취와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관광객들이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문화관광 생태계’를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천의 봄은 핑크빛으로 시작된다. 한국관광공사 선정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 이름을 올린 연화지는 환상적인 야간 경관으로 매년 20만 명 이상의 상춘객을 끌어모으는 명소다. 지난해 산불 위기 상황으로 취소되었던 아쉬움을 딛고 올해 더욱 내실 있게 돌아온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소원을 이뤄준다고? 당연화지!’다.
연화지(鳶嘩池)는 ‘솔개가 봉황으로 변해 날아오른 상서로운 연못’이라는 설화를 품고 있다. 시는 지난해 이 설화에 대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마쳤고, 올해는 시 캐릭터 ‘오삼이’와 결합한 ‘오삼지니’가 소원을 들어주는 콘셉트로 축제를 운영 중이다.
현장에는 운세 뽑기, 벚꽃 샤워, 소원 점등 등 감성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행정의 세심함이다. 야간 공연 시 주변 주택가의 소음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즐기는 무소음 시스템 ‘보이는 라디오’를 도입했다. 주민 불편은 줄이고 관람객의 몰입도는 높인 이 혁신적인 시도는 축제 운영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봄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인 6월, 김천은 또 다른 색깔로 변신한다.
첫째, 6월 6일 열리는 ‘2026 김천 캠프닉 페스티벌’이다. 최근 ‘쉼’을 중시하는 관광 트렌드에 맞춰 기획된 이 행사는 캠핑의 감성과 피크닉의 간편함을 결합했다. 별도의 장비 없이도 가족,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별멍’과 ‘키즈존’ 등을 체험하며 일상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는 밀도 높은 축제로 기획되었다.
둘째, 6월 13일∼14일까지 개최되는 ‘2026 김천 전국 그래피티 페스타’다. 김천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심찬양(Royyal Dog) 작가를 포함한 국내외 거장 13인이 감천 백사장 일대를 거대한 캔버스로 바꾼다. 무채색의 도심 벽면이 화려한 예술 작품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MZ세대의 시각적 취향을 저격할 예정이다. 라이브 페인팅과 스트릿 무드의 포토존은 SNS를 통해 김천을 ‘젊고 힙한 도시’로 전파하는 강력한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천시는 축제로 유입된 인파를 지역 내 소비와 숙박으로 연결하기 위해 핵심 거점 인프라를 동시에 완성했다.
그 선봉에는 지난 2월 정식 개장한 김천시립박물관 ‘오삼아지트’가 있다. 이곳은 낮에는 박물관의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밤에는 전국 최초로 ‘꿀봉’이라는 도구를 활용한 실감형 미디어아트 전시장으로 변모하는 ‘공간 운영 이원화’ 모델을 선보인다. 밤이 즐거운 도시를 표방하며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핵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준공된 전통한옥촌 ‘솔향스테이’가 힘을 보탠다. 최근 12객실을 추가 조성해 총 14동 19객실(최대 106명 수용)의 규모를 갖춘 이곳은 한옥의 고즈넉함과 현대적 편의성을 완벽히 조화시켰다. 8만 원부터 40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장애인 전용 객실까지 갖춘 솔향스테이는 오는 6월 정식 개장을 통해 ‘하룻밤 머물고 싶은 김천’의 꿈을 실현할 예정이다.
김천시는 대규모 인파에 대비해 ‘원-웨이(One-Way)’ 일방통행 동선 설계와 넉넉한 임시 주차 공간 확보 등 안전 대책에도 만전을 기했다. 특히 그래피티 페스타 등 원도심 인근 행사는 주변 상권 및 먹거리 소비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김천시 관계자는 “2026년은 김천이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진 목적지로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축제라는 이벤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숙박, 소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건강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벚꽃의 낭만부터 캠핑의 여유, 그리고 그래피티의 열정까지. 2026년 김천이 그려내는 다채로운 도시 브랜드의 색채에 전국 관광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룻밤 머물며 그 깊이를 만끽하고 싶은 도시, 김천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