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개 경로당에 9종 3870권 보급⋯인문학 거점 전환 ‘인생책방’ 운영⋯어르신 여가·지역 정체성 강화
대구 군위군이 경로당을 단순한 휴식 공간에서 벗어나 ‘마을 인문학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 나섰다. 지역의 대표 문화유산인 『삼국유사』를 매개로 어르신 여가 문화를 확장하고, 지역 정체성을 생활 속에서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군위군은 관내 경로당 215개소를 대상으로 ‘삼국유사 도서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 경로당에는 삼국유사 관련 도서 18권과 전용 책장, 게시대 등이 함께 지원되며, 총보급 물량은 3870권이다.
보급 도서는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9종으로 구성됐다. ‘만화로 읽는 삼국유사’ 등 스토리텔링 형식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역사와 신화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군은 지난 3월부터 도서 배부와 책장 설치를 시작해 군위읍·효령면 등 18개 경로당에 우선 보급을 완료했으며, 4월 중 전 경로당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군위새마을회 등과 연계해 경로당 도서 보급 사업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도서 비치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도서를 경로당에 보급하고, 내부에 전용 공간을 마련해 주민들이 언제든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로당이 독서와 소통, 학습이 어우러지는 생활 밀착형 문화공간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6월부터는 ‘삼국유사 인생책방’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전문 교육을 받은 ‘이야기꾼’이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구연하고 해설하는 방식으로, 독서와 체험이 결합한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군은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정서적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내 독서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군위군 관계자는 “삼국유사는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경로당이 책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고 삶의 지혜를 나누는 인문학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국유사』는 보각국사 일연이 1281년 인각사에서 편찬한 역사서로, 고대 신화와 역사·종교·생활을 아우른 기록이다. 문화재청은 이를 동아시아 ‘자국 중심 역사관’ 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한다.
군위군은 2022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목록 등재에 이어, 2027년 국제목록 등재를 목표로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