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한 달을 넘겼다. 이란 수뇌부 제거 등 강력한 진압으로 조기에 종전을 이끌겠다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언과는 달리 전쟁은 혼미상태다.
28일 예멘의 친이란 이슬람 무장단체인 후티가 이스라엘을 공습하고, 이란전쟁에 참전을 선언해 전쟁의 조기 종식 가능성은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전쟁 당사국 간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종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한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이미 100달러선을 훨씬 넘어섰다. 게다가 후티가 홍해와 아델만을 연결하는 중동의 원유 수송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세계 경제가 긴장하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물동량의 10%가 통과하는 지역이다. 호르무즈에 이어 바브엘만데브마저 봉쇄된다면 원유 수송을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재앙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중동사태는 1970년대 오일쇼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합친 것보다 더 충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동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원유 수입의 60% 이상을 중동지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받을 충격은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 국제유가 폭등에 따라 정부는 석유최고가격제를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공공기관 차량 5부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원유 수입이 막히면서 석유화학계의 나프타 부족으로 식품포장재, 쓰레기 봉투, 비닐, 의료용 플라스틱 등 소비재 시장 전반에 불안 조짐이 감돌고 있다. 4월 위기설 속에 일부 지역서는 종량제 봉투 품귀현상도 보인다고 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방송에 나와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선으로 오를 경우 차량 5부제를 민간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는 차량 5부제는 1991년 걸프전 이후 한 번도 국민이 경험해보지 못한 제도다. 전쟁의 장기전이 불러올 국민 불편과 시장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정부의 치밀한 비상 대책이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국민의 협조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