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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빈집 정비사업 ‘지상권 설정’, 공익성 확보 위한 불가피한 선택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3-23 14:15 게재일 2026-03-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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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상원동 꿈틀로 아카데미호텔 맞은편 수십 년째 방치된 빈집과 주변 도로 고물상이 점거했다.

포항시가 추진 중인 ‘2026년 빈집정비 사업’이 도시 미관 개선과 생활환경 정비를 넘어 공익적 활용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논란이 된 지상권 설정 은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지속성과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시는 올해 121동의 빈집을 대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 지역 80동에 26억 원, 읍·면 지역 41동에 8억 원을 투입하며, 동당 2000만 원과 1000만 원 수준의 철거비를 지원한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정비해 도시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1차 목적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 철거를 넘어선 ‘사후 활용’에 있다. 철거 이후 방치되는 나대지를 막고, 일정 기간 공용 주차장이나 소규모 텃밭 등 공익적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구조다. 도시 재생의 기초 인프라를 구축한다는데서 의미가 크다. 

이 과정에서 일정 기간 토지 이용 제한이 수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특히 포항시는 도심 3년, 읍·면 지역 5년간 공익적 활용을 조건으로 설정해 단기적 투기나 방치 재발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 일부 지역에서 철거 이후 다시 방치되거나 사적 이익만을 위한 용도로 전환된 사례를 고려하면, 이러한 장치는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지상권 설정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단순 협약이나 구두 동의 방식은 법적 구속력이 약해 공익적 활용이 중도에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지상권은 민법상 인정된 물권으로서 제 3자에게도 효력이 미치기 때문에 공공이 투입한 예산의 목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다.

포항시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제11조 제4항을 근거로 공익적 활용을 전제로 한 사업 구조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빈집 정비와 함께 공공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폭넓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지상권 설정은 이러한 법 취지를 구체화한 행정적 수단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강제성이 아닌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토지 소유자는 사업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참여하면 철거 비용 전액을 지원받는 대신 일정 기간 공익적 활용에 동의하는 구조다. 공익과 사익 간의 균형을 고려한 일종의 정책적 계약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경우 일정 수준의 권리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빈집 문제는 단순한 개인 재산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공공 개입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지상권 설정 역시 이러한 공익적 필요성에 기반한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이 정비되고 공용 공간으로 활용되면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이는 지역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단기적 제약보다 중장기적 도시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글·사진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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