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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원’의 청사진과 86%의 찬성, 영덕군이 마주한 ‘민주적 수용성’의 무게

박윤식 기자
등록일 2026-03-10 13:11 게재일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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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열 군수, 11일부터 9개 읍·면 순회 설명회… “지방 소멸 대안” 강조 높은 찬성 여론 뒤편의 우려까지 포용하는 ‘실질적 소통’이 관건
영덕군청 전경. /영덕군 제공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선 영덕군이 ‘신규 원전 유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정책을 수용하는 단계를 넘어, 군수가 직접 9개 읍·면을 돌며 주민 설득에 나선다. 2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라는 화려한 수치 이면에 군민들의 실질적인 삶과 안전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녹여낼지가 이번 소통 행정의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군은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관내 전역을 순회하는 ‘신규 원전 유치’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2월 조사된 86.18%라는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동력 삼아, 원전 유치의 당위성을 확산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영덕군이 제시한 청사진은 구체적이다. 신규 원전 건설 및 운영에 따른 법정 지원금만 2조 원을 상회하며, 이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 기업 우선 계약 등 ‘경제 선순환 생태계’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인구 감소로 존립 위기에 처한 지역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돌파구’로서 원전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특히 이번 순회 설명회에는 김광열 영덕군수가 실무 부서와 함께 전 일정을 직접 소화한다. 형식적인 보고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들과 30분 이상의 무제한 질의응답 시간을 배정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행정의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8할이 넘는 찬성 여론은 역설적으로 나머지 소수 의견에 대한 세밀한 배려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감이나 지가 하락, 환경 변화 등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구체적인 우려 사항들에 대해 영덕군이 얼마나 진솔하고 과학적인 답변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김광열 군수는 “찬성과 반대를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경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약속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설명회에서 분출될 다양한 목소리들이 향후 유치 추진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방 자치 시대에 대규모 국책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주민 수용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영덕군이 시도하는 이번 읍·면 순회 설명회는 소통의 밀도를 높여 지역 내 갈등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려는 적극적인 행정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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