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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통합 보류에 TK 의원 반응 분출⋯ “민주당 특혜” 공세 속 책임론도 확산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6-02-24 18:40 게재일 2026-02-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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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류되면서 TK(대구·경북) 정치권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같은 날 광주·전남 통합법은 본회의 상정 수순을 밟은 반면, TK 법안은 제동이 걸리자 지역 의원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책임 공방에 나섰다. 통합 무산을 두고 ‘정치적 차별’이라는 주장과 ‘졸속 추진의 자업자득’이라는 비판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TK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행정통합 논의를 본격화했고, 지방소멸 대응과 산업 구조 재편을 명분으로 통합 청사진을 제시해 왔다. 그만큼 “물꼬를 튼 지역이 정작 뒤로 밀렸다”는 상실감이 지역 정가 전반에 퍼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내용이 부실한 통합이라면 차라리 멈춘 것이 다행”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통합의 대의와 법안의 완성도를 둘러싼 인식 차가 이번 보류를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 “전남·광주만 밀어주기”… 여권 향한 ‘정략 통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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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대구 수성갑) 국회부의장

국회부의장인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TK 행정통합 특별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처리 보류에 대해 “대구·경북의 미래가 난도질당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24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오늘 법사위의 결정은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짓밟고 대한민국 균형 발전이라는 가치를 부정하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그는 민주당이 전남·광주 통합법은 단독 통과시키면서 TK와 대전·충남법만 보류시킨 것을 두고 “명백한 지역 갈라치기이자 정치적 셈법에 매몰된 야비한 차별”이라고 맹공하면서 “한쪽에는 20조 원의 지원 폭탄과 온갖 특례를 몰아주면서, 다른 한쪽은 ‘지자체 반발’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대며 가로막는 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평등이냐”고 민주당을 향해 따져 물었다.

특히 주 부의장은 자당 지도부와 지역 내부를 향해서도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의 오만한 칼춤에 빌미를 제공한 것은 누구냐”며 “우리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로 세워진 당 지도부가 명운이 걸린 법안을 사수하는 데 이토록 무기력해서야 되겠느냐”고 지도부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주 부의장은 현재 TK 통합법의 핵심 특례 조항들이 타 지역에 비해 미비하게 후퇴한 점을 지적하며 복원 의지를 다졌다. 그는 “전남·광주 법안에는 국가의 지원 의무가 촘촘히 명시된 반면, 우리 법안의 미래 산업 조항은 구체성 없는 선언적 문구로 후퇴했다”며 “군공항 주변 지원, 예타 면제, 재정 지원 등을 시행령과 부대의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관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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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은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텃밭에만 특혜를 주려는 정치적 갈라치기이자, 대구·경북의 미래를 볼모로 잡은 비겁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편파적 입법 독주를 멈추고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을 신속히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은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고, 대구·경북에 대해서는 대구시의회가 ‘통합의 대의에 공감한다’는 대원칙 아래 제시한 보완 요구를 지역 갈등인 양 왜곡했다”면서 “시의회의 더 완벽한 통합을 위해 보완을 요구하는 당연한 목소리를 ‘통합 반대’로 악용했다. 자신들이 발목을 잡아놓고 책임을 TK와 국민의힘에 떠넘기는 것은 500만 시·도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500만 시도민의 염원을 담은 TK 통합법 논의를 즉각 재개해 이번 회기 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민주당의 노골적인 갈라치기로 ‘광주·전남’만을 위한 통합법만 본회의에 올랐다”며 “말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외치면서 뒤로는 ‘우리끼리’만 챙기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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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대구 달성) 의원

추 의원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대구·경북을 방관한 채 통합의 적기를 놓친다면 이는 역사적 책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균형발전 전략 좌초”⋯국가 차원 문제로 확대해야

국민의힘 이인선(대구 수성을)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지역 차원을 넘어선 국가 전략의 실패로 규정했다. 그는 “대구·경북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이라며 “본회의 상정 불발은 대한민국이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정 지역 통합에는 적극적 메시지를 내면서 TK 통합에도 같은 수준의 정치적 의지와 제도적 지원이 있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며 “균형발전이 선택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통합이라는 형식은 보류됐지만, 권한 이양과 재정 특례 확보라는 실질적 과제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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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

이 위원장은 특히 정부의 역할을 문제 삼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16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 브리핑 발표 시 “지역균형발전은 지역을 배려하는 정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며 “정부는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올해 국정과제 중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지방자치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숨을 건 단식 투쟁으로 30년 만에 부활한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민의 눈높이에 맞춘 지역 정책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바로 지금이 통합의 적기”라고 역설한 바 있다.

◇ “약인지 독인지 모른다”⋯주민투표 요구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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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식(대구 동·군위을) 의원

같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온도 차는 존재했다. 강대식(대구 동·군위을) 의원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 법이 약인지 독인지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남과 비교해 TK 법안의 특례 내용이 미흡한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법안을 무산시키는 부담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주민투표 조항이라도 넣어 시민 의사를 확인하자는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20조 원 재정 지원 역시 구체적 사용처나 예타 면제 조항이 빠져 실효성에 의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대전시민단체도 지난달 말 ‘시민참여 기본조례’에 따라 시민공청회를 개최하라고 촉구했다”며 "추진 과정에서 시민은 철저히 배제돼 있다. 막대한 통합 비용과 이후 감당해야 할 갈등 비용을 감수할 만큼 행정통합이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철우 지사 책임론⋯“불출마 선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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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졸속 통합에 대한 500만 시도민의 우려와 시·도의원들의 반대가 국회에서 확인됐다”며 “엉터리 통합으로 도민을 기만한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부총리는 “주민투표도 없이 밀어붙인 TK 통합이 대구·경북의 백년대계를 무너뜨릴 뻔했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북도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의 ‘호남 몰아주기’를 방관한 결과 TK 법안은 빈 껍데기로 전락했고, 결국 호남 법안만 통과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고 비판했다.

최 전 부총리는 “'선(先) 명문화, 후(後) 통합'을 원칙으로 재추진하겠다"며 “권한과 재정 지원이 법에 명확히 담긴 통합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도민 동의를 전제로 다시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 “특별법 전수 비교해보니 27전 27패”… 재설계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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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전 포항시장

이강덕 전 포항시장은 오히려 법안 보류를 재정비의 기회로 봤다.

그는 “대구·경북과 전남·광주 특별법안의 특례 규정을 전수 비교한 결과 사실상 ‘27전 27패’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AI, 반도체, 모빌리티, 도심항공교통(UAM), 소재·부품·장비, 스마트농업, 산업전환 지원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TK 법안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예를 들어 모빌리티 분야에서 TK 특별법에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지정 특례’ 정도만 포함된 반면, 전남·광주 법안에는 관련 조항이 다수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에서도 “전남·광주 법안에는 AI 기반 정밀의료·중증질환 치료 중심의 ‘첨단의료권’ 특구 지정 근거가 포함돼 있어 상급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유치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이 전 시장은 “통합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준비해 하자는 것”이라며, 도민 동의를 전제로 한 ‘진정한 통합안’을 다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고세리·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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