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금연구역으로 흡연을 하면 안 됩니다.”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금연구역 내 사용이 전면 금지된 지난 24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동성로. 금연거리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단속 요원의 안내가 울렸다. 손에는 안내문과 카메라가 들려 있었고, 시선은 오가는 사람들의 손끝을 향해 있었다. 불이 붙은 담배와 전자담배를 가려내기 위해서다.
단속은 시작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적발로 이어졌다. 건물 입구 담벼락에 기대 앉아 있던 남녀 세 명. 한 손에는 일반 담배, 다른 손에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들려 있었다. 요원들이 다가가자 잠시 당황한 표정이 스쳤지만, 곧 담배를 끄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지금부터는 전자담배도 동일하게 금지됩니다.”
요원은 촬영을 마친 뒤 과태료 기준과 확인서 작성 절차를 설명했다. 큰 언쟁은 없었다. 다만 “전자담배도 안 되느냐”는 짧은 되물음이 몇 차례 이어졌다. 바뀐 기준이 아직은 낯선 듯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자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학원가 건물 문이 열리면서 학생과 청년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짧은 쉬는 시간, 손에는 담배와 전자담배가 섞여 있었다. 좁은 골목에 연기가 빠르게 번졌다.
그러나 단속 요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장면은 순식간에 정리됐다. 누군가는 급히 불을 껐고, 누군가는 담배를 손에 쥔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몇몇은 말없이 금연구역 경계선을 넘어 골목 밖으로 이동했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연기로 가득하던 공간이 비워졌다.
이날 약 1시간 동안 적발된 인원은 10명.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변화는 분명히 감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자담배 사용자였다. 연기를 내뿜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액상형 기기를 들고 있었다.
그동안 전자담배는 단속 현장에서 늘 애매한 존재였다. 니코틴 성분을 즉시 확인하기 어려워 규제 적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기준이 ‘연초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합성 니코틴 제품까지 포함되면서, 이제는 종류와 관계없이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행위’ 자체가 단속 대상이 됐다.
현장에서도 변화는 즉각적으로 드러났다. 요원들은 더 이상 제품을 확인하거나 묻지 않았다. 연기가 보이면 곧바로 단속 절차로 이어졌다. 기준이 단순해지면서 대응도 빨라졌다.
단속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규제를 이렇게 강화할 거면 흡연할 수 있는 공간도 같이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동성로 일대는 별도로 마련된 흡연 공간이 부족해 흡연자들이 골목이나 건물 주변으로 몰리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대구 중구는 조례에 따라 금연구역 내 흡연 시 5만 원, 국가 지정 금연구역에서는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시행 초기 혼선을 고려해 2개월간 계도기간을 운영하며 안내와 홍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