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살을 빼야 하는 진짜 이유

등록일 2026-02-04 15:28 게재일 2026-02-05 18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소리는 흔하게 듣는 말이지만 정작 왜 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살이 찌면 몸만 커지는 게 아니라 몸의 숫자들이 하나둘씩 무너진다. 혈압과 혈당이 올라가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빠진다. 이 변화들은 각각 따로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체중이 늘면 혈관 안을 흐르는 혈액이 늘어나고 심장은 더 큰 압력으로 혈액을 밀어낸다. 이 과정에서 혈압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또 지방 조직이 늘어나면서 인슐린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지며 혈당이 쉽게 올라가는 몸이 된다. 흔히 말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함께 올라가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라는 병이 생긴다.

이 수치들이 약으로 조절된다고 해서 몸이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체중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수치만 누르고 있으면 몸은 불균형한 상태로 있다. 그러나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내려간다.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혈압이 떨어지고 공복혈당이 낮아지며 중성지방 수치가 개선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살을 빼는 것은 단순한 미용이 아니라 치료가 되는 이유다. 

그럼 다이어트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덜 먹고 더 움직이면 된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몸의 시스템이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살이 쪄 있었으면 자율신경과 호르몬 균형이 깨져 있어 식욕 조절과 에너지 소비가 쉽지 않다.

한의학에서 다이어트 한약을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이어트 한약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환 형태의 한약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춰 처방하는 맞춤 한약이다. 환 형태의 다이어트 한약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입맛을 떨어뜨리고 몸을 각성 상태로 만들어 소비 에너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교감신경을 적절히 항진시켜 먹는 양을 줄이고 활동성을 높여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식욕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이 좋은 것은 아니다. 환만 복용하면 살이 빠지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잠이 얕아지거나 생리 주기가 불편해질 수 있다. 이때는 맞춤 한약으로 처방하는 것이 좋다. 맞춤 한약은 환자의 체질, 현재의 자율신경 상태, 호르몬 균형 동반 증상을 함께 고려해 처방한다.

예를 들어 다낭성 난소증후군처럼 체중과 호르몬 불균형이 얽혀 있는 질환에서는 체중 감량이 증상 개선의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무리한 방식이 아니라 몸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살이 빠지면서 몸이 더 편안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다이어트는 숫자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는 좋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일상생활이 덜 피로해진다. 살을 빼는 것은 사이즈가 아니라 몸이 보내고 있는 경고 신호를 바로잡는 것이다. 그 과정은 참거나 버티는 싸움이 아니라 몸의 방향을 다시 맞추는 치료가 되어야 한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한방산책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