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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자주 깨는 몸은 낮에도 회복되지 않는다

등록일 2026-01-21 18:20 게재일 2026-01-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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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나이가 들면 밤에 한두 번쯤 화장실에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밤에 자주 깨는 일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넘겨버리기도 한다. 나이 들면 그렇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하며 지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보다 보면 밤에 깨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몸의 회복력은 떨어진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확인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당사자는 그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잠은 단순히 눈을 감고 쉬는 시간이 아니다. 몸은 잠을 자는 동안 낮에 사용한 에너지를 정리하고 근육과 신경을 회복시키며 자율신경의 균형을 다시 맞춘다. 낮 동안 쌓인 긴장과 피로를 정리하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 바로 밤이다. 그런데 밤에 자주 깨게 되면 이 회복 과정은 계속 끊어진다. 잠은 잔 것 같지만 깊은 잠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몸은 회복을 시작했다가 다시 멈추는 일을 반복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일어나도 피로하고 멍해진다. 이런 수면 부족은 낮 컨디션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평소의 통증이나 불편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신경과 순환이 관여하는 증상은 이런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는다. 손발 저림, 어깨와 목의 뻐근함, 허리 통증 같은 증상은 밤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잠을 자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낮에 치료를 꾸준히 받아도 밤에 몸이 계속 깨어 있다면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실제 치료를 받는 환자 중 증상이 잘 낫지 않는 경우를 살펴보면 상당수가 밤에 잠을 자주 깨는 경우가 많다. 몸이 제대로 쉬지 못해 몸이 다시 긴장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치료 효과가 쌓이지 않고 다시 돌아가는데 몸이 회복할 틈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밤에 깨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소변으로 깨는 경우도 있고 특별한 이유 없이 잠이 얕아 자주 뒤척이는 경우도 있다. 새벽녘에 꼭 한 번 이상 눈이 떠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밤에 반복해서 깨는 상태가 지속되면 몸 전체의 리듬이 흐트러진다는 점이다. 수면이 끊어지면 자율신경은 안정되지 못하고 그 여파는 낮까지 이어진다.

한의학에서는 통증이 있는 부위만 따로 떼어 놓고 보지 않는다. 손이 저리면 손만 허리가 아프면 허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밤에 수면이 얼마나 충실한가도 살핀다. 밤에 덜 깨고 깊이 잠들 수 있도록 몸의 균형을 잡아주면 낮에 나타나는 증상들도 자연스럽게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통증이나 저림은 직접 치료하면서도 동시에 밤에 몸을 깨우는 요인을 함께 정리해 주는 것이 회복을 빠르게 만드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밤에 자주 깨는 몸은 낮에도 쉬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원래 잠이 얕아서 그렇다고 넘기기에는 그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 밤에 얼마나 잘 자느냐는 단순한 수면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낮의 통증과 피로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치료 방법만 바꿀 것이 아니라 오늘 밤 내 몸이 얼마나 깊이 쉬고 있는지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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