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포항에서 ‘해병정신’을 문화적인 개념으로 풀어 군인과 주민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만드는 노력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
‘포항시 해병문화 진흥 기본조례안’을 대표발의한 박희정 포항시의원(더불어민주당·효곡·대이동)은 “현역 군인과 가족, 전역자가 포항 안에서 자긍심을 갖고 정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해병 정신’과‘ 해병문화를’ 조례로 정의한 사례는 전국에서 처음 있는 시도다.
박 시의원은 ‘제철보국’이라는 서사가 매우 강한 도시인 포항에는 제철보국 말고도 우리 삶과 공동체를 지탱해줄 또 다른 힘이 필요하다”며 ‘해병정신’을 꺼내든 이유를 말했다. 그는 “12·3 계엄과 채 해병 순직 사건, 외압에 저항한 박정훈 준장의 모습을 보며 시민들이 ‘군인들이 정말 군인다울 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구나’라는 걸 직접 목도했다”며 “그 지점에서 ‘해병정신’이 포항을 다시 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시의원은 “해병대 전우회 지원 조례는 다른 지역에도 있지만, ‘해병정신’과 ‘해병문화’를 조례로 정의하고 ‘해병문화 진흥’이라는 큰 틀을 만든 사례는 없었다”며 “조례를 토대로 현역 군인과 가족, 전역 군인 지원 등 후속 조례들을 단계적으로 논의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례 하나로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근거가 없어 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그다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헌신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건 결국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고 말했다.
박 시의원이 조례를 통해 기대하는 가장 큰 변화는 ‘자긍심’이다. 그는 “조례가 통과되면 ‘포항은 우리를 이렇게 생각해준다’는 자긍심이 생길 것”이라며 “단순한 지원보다 그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둔 군인과 가족, 전역한 해병들까지도 ‘포항에 해병대가 있어서 거기 출신이어서 자긍심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최종 완성본은 ‘정주’다. 박 시의원은 “해병은 포항 인구를 지탱하는 큰 힘 중 하나다. 떠나보내지 못할 거라면 같이 살아야 하지 않느냐”라며 “포항에 한 사람이라도 더 붙잡아 놓고 싶고, 기왕에 거주할 거면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이 공동체처럼 안아주는 도시가 되면 사람은 남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