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80대 추락···내수·수출·투자 동반 부진 한경협 “대외 통상리스크 관리·규제 완화 시급”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2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가 90대 초반에 머물며 기준선(100)을 4년 가까이 밑돌았다.
특히 제조업 경기 전망이 다시 80대로 떨어지며 기업 심리에 급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2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2026년 2월 종합경기 전망 BSI는 93.9로 집계됐다. 전월(95.4)보다 하락한 수치로, 2022년 4월 이후 3년 11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1월 BSI 실적치 역시 93.4에 그치며 실적과 전망 모두 장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흐름이 엇갈렸다. 제조업 BSI는 88.1로 전월(91.8) 대비 3.7p 하락하며 다시 80대로 내려앉았다. 2024년 4월 이후 1년 11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비제조업 BSI는 99.5로 전월보다 0.6p 상승하며 기준선에 근접했다. 다만 양 업종 모두 여전히 기준선 아래여서 체감경기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제조업 세부 업종(10개) 가운데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전자 및 통신장비 △석유정제 및 화학 등 7개 업종은 특히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2월 조업일수 감소와 고환율, 주요국 성장 둔화 등이 제조업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수도 업종(115.8)만 계절 요인으로 비교적 뚜렷한 호조를 보인반면 정보통신, 도소매, 전문서비스 등은 부진이 예상됐다. 특히 건설업은2022년 9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을 회복했지만, 업황 개선이 본격화됐다고 보는 시그널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부문별로는 내수(92.0), 수출(93.1), 투자(95.8) 등 핵심 3대 지표가 1년 8개월 연속 동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북은 기계·부품, 섬유, 전자·자동차 부품 등 전통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에 더욱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
특히 수출 둔화와 환율 부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한 대구 섬유·패션 산업과 경북 기계·자동차 부품 산업의 지역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의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원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체감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비제조업 경기 전망이 완만한 반등 조짐을 보인 점은 대구 도심 상권과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다만 지역 내 비제조업 역시 건설·운수·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제조업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상당수 기업의 경영 실적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라며 “대외 통상 리스크 점검과 함께 규제 부담 완화 등 기업 심리 회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