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9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광명일반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현장을 방문해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총사업비 2조 원 규모로 3월 착공해 2027년 상반기 운영을 목표로 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포항의 미래 100년을 결정짓는 게임 체인저이다.
반세기 동안 ‘철강보국’의 기치 아래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온 포항이 이제 AI와 첨단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 청년 유출, 원도심 공동화라는 삼중고 속에서 포항은 지금이야말로 항로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오픈AI와 삼성그룹, NeoAI Cloud가 포항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포항은 AI 데이터센터 건립의 ‘최적 3박자’를 모두 갖춘 유일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포스텍과 한동대를 중심으로 한 우수한 이공계 인재, 3·4세대 방사광가속기, 극저온 전자현미경, 로봇융합연구원 등 타 도시가 흉내 낼 수 없는 첨단 연구개발 기반이 있다. 경북도의 전력 자립률은 262%로 전국 1위를 기록하며, 울진 원전과 연계된 풍부하고 안정적인 전력망은 24시간 가동되는 AI 데이터센터의 필수 요건을 완벽히 충족한다. 철강·이차전지·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 현장에서 쏟아지는 고급 데이터는 AI 연구개발의 핵심 연료가 되어 신소재와 신약 개발 등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이다.
포항의 재도약을 위해 두 개의 명확한 성장축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수소트램 구축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다. TX포항역에서 구도심을 거쳐 철강산단까지 연결되는 친환경 수소트램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침체한 구도심에 사람의 흐름을 되살리고, 죽도시장과 중앙상가를 다시 활기차게 만들 핵심 인프라다. 기존 도로와 철도 부지를 활용한 지상형 트램으로 사업비와 공사 기간을 최소화하며, 구도심에는 트램 순환역과 도심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해병대회관 유치다. 포항은 6·25전쟁 당시 학도병의 희생으로 지켜낸 도시이며, 해병대의 역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해병대회관을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해 국방관광과 지역 정체성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이 두 축은 단절된 공간과 기능을 다시 연결해 포항에 지속 가능한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오천 해병대 사격장과 전차대대 부지를 활용한 로봇·방위산업특구 조성도 추진해야 한다. 이곳을 무인·로봇 전투체계와 AI 기반 국방 플랫폼의 실증 거점으로 육성하고, 광명산단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첨단 국방융합 산업단지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 중입자 치료센터를 설립해 암 치료를 위해 서울로 떠나던 시민들이 포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방사광가속기 기술과 포스텍 의과학대학 설립을 연계해 포항을 바이오·의과학 혁신 도시로 도약시켜야 한다.
울산권 제조기업 유치, 철강산업의 친환경·고부가가치화, 해오름 동맹을 통한 초광역 혁신창업 생태계 구축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기업이 들어오면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기면 청년이 돌아오며, 청년이 머물면 도시는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특히 포항시 조직에 경제·산업·투자유치를 총괄하는 ‘경제부시장’을 신설하고, 기업투자국과 혁신산업국으로 분리해 투자유치 전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안승대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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