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감정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방선거는 더 냉정하다. 표로 지면, 옳은 말도 지킬 힘이 없고 바꿀 권한도 사라진다. 그래서 지금 가장 먼저 멈춰야 할 것은 ‘내부를 향한 소모전’이다. 서로를 향해 책임을 전가하고, 같은 편을 향해 상처를 내는 순간 상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긴다. 그래서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다.
최근 보수 진영은 거센 파도 앞에 서 있다. 사법과 정치가 뒤엉키고, 제도와 권력의 균형이 흔들리며, 민생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때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도 분명하다. 자유민주주의, 법치, 책임, 균형이다.
가치는 구호로 지켜지지 않는다. 이기는 방식으로 지켜야 한다. 승리해야만 제도를 바로 세우고 민생을 지킬 힘이 생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일대오’다.
지도부를 흔들고 대표 체제를 공격하며, 사과와 절연만 끝없이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변화와 혁신은 진행돼야 하지만, 혁신의 방식이 ‘분열’이면 그 자체가 실패다. 당이 흔들리면 지역이 흔들리고, 지역이 흔들리면 민생이 먼저 무너진다. 국민은 지금 보수에게 유능함을 묻고 있다. 말이 아니라 실행, 감정이 아니라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당을 추스르는 과정은 늘 거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비난을 감수하고 정리해야 하고, 누군가는 악역을 맡아 규율을 세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준이다. 개인의 계산이 아니라 공동의 승리다. 누가 더 유명한지가 아니라, 누가 더 책임지는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
‘덧셈의 정치’도 필요하다. 목소리가 다르다고 무시하면 외연은 줄어든다. 다만 덧셈의 정치는 규율 위에서만 가능하다. 규율 없는 확장은 곧 혼란이고, 혼란은 패배로 이어진다. 각자의 언어를 승리의 언어로 바꾸고, 각자의 구호를 승리의 구호로 바꿔야 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는 말이 공허해지지 않도록, 조직을 정비하고 메시지를 정렬하고 후보를 준비하는 일이 먼저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의 숨통, 산업용 전기요금, 일자리와 골목 경제는 결국 ‘정권’이 아니라 ‘정책’으로 지켜야 한다. 하지만 정책은 힘이 있어야 관철된다. 선거에서 지면 지킬 수 없다. 그래서 더더욱 뭉쳐야 한다.
서로를 끌어내리는 데 에너지를 쓰지 말고, 국민의힘 깃발 아래 모여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포항의 현장도, 경북의 현장도 지금 하루가 급하다. 한 표가 모여야 공장도 지키고 상권도 지킬 수 있다.
지도부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전투에선 지휘 체계가 무너지면 끝이기 때문이다. 대표를 중심으로 한 팀이 서야 현장도 움직인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내부를 향한 말이 밖으로 새고, 그 말이 유권자의 피로가 된다.
상대는 그 틈을 파고든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구 편이 아니라 ‘무엇을 지킬 것인가’가 아닐까. 자유와 법치, 상식과 책임을 지키려면 먼저 단단해져야 한다.
각 지역의 후보들도 같은 약속을 해야 한다. 흑색선전 없이 정책으로 겨루고, 결과로 평가받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하나다.
내부가 정리되어야 외부와 제대로 싸울 수 있다. 뭉쳐야 한다. 넘어졌다면 다시 일어서야 한다. 패배가 아닌 희망의 전진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 지금은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질 때가 아니다.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
/박용선 전 경북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