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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비슬산 일연문학상 시상식

등록일 2025-12-10 14:15 게재일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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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상 오유근 시인, 작가상 신표균 시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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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비슬산 일연문학상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달성군여성문화복지센터 국화홀에서는 문학과 지역문화의 향기를 함께 담은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제1회 비슬산 일연문학상 시상식 및 “달성문학” 제17집 출판기념회가 그것이다. 박정미 사무국장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신경용 비슬산 일연문학상 운영위원장의 인사말을 비롯해 최재훈 달성군수, 김은영 군의회 의장, 상민 스님, 하청호 대구문학관 관장, 그리고 전 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 회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또 대구문인협회 신노우 부회장과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이 격려사를 전하며 문학인들의 헌신과 노고를 치하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가 주관한 것으로, 올해로 “달성문학” 제17집을 발간한 지부 회장 신경용 시인은 비슬산 일연문학상 제정비를 사비로 쾌척하며 지역 문학 진흥을 위한 결단을 보여 주었다.

그는 발간사에서 “달성문학”은 개인의 사유와 감정을 넘어서 지역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비슬산 일연문학상이 달성군의 문학적 가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슬산 일연문학상은 고려 후기의 고승이자 “삼국유사”의 편찬자인 일연 스님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일연 스님은 13세기에 불교와 설화, 민속, 신화를 아우른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물로서, 유가사에서 수행과 강학을 병행하며 민족문화의 근원을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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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장호병 부이사장이 오유균 본상 수상자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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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용 문인협회 달성지부 회장이 신표균 시인에게 작가상을 수여하고 있다.

달성군 비슬산 자락은 바로 그의 사유와 학문이 꽃피었던 터전이다. 초대 수상자인 오유근 시인은 시집 “플랜B”<시인의 일요일> 로 본상을 수상하였다. 심사위원단은 “언어를 유연하게 다루면서도 내면의 현실적 탐구를 밀도 있게 밀고 나가는 시적 태도가 돋보였다”고 평했다. 오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시와 함께 걷고 울고 먹고 자며 시를 몸에 붙이고 사는 일, 그것이 열심이라면 그 길 끝에서 죽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작가상은 신표균 시인에게 돌아갔다. 그의 시 <인간 증명서 외 2편>에서 시는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일상의 틈새 속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시적 통찰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 시인은 “시작(詩作)의 시작(始作)은 곧 나를 찾는 여정이었다”며 “달성문협과 함께 걸어온 문우들의 따뜻한 손길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비슬산 일연문학상의 제정은 단순한 시상 행사를 넘어 지역 문학의 자생력과 창조적 확산의 출발점이 되었다.

“삼국유사”가 잊힌 이야기를 기록으로 새긴 것처럼, 이 문학상은 지역의 정신을 다시 우리 삶 속에 불러들이는 ‘현대의 전승(傳承)’이라 할 수 있다.

 달성의 문학인들이 한 데 모여 17년 동안 이어온 창작의 불씨 위에 새로이 세운 이 문학상은 지역에서 피어난 문화의 씨앗이 어떻게 민족문학의 큰 숲으로 자라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비슬산의 맑은 바람처럼, 달성의 문학은 이제 한층 높고 넓게 울려 퍼지고 있다. 김윤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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