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감소율 전체 인구의 4배···출생아 급감·대학·취업 이동이 겹쳐 ‘이중 충격’ 청년 비중 16.8%에서 14.8%로 하락···“정주·교육·일자리 전 분야 종합대책 필요”
경북의 청년 인구가 5년 새 6만 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률이 급감한 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가 20대에 진입한 데다 대학 진학과 취업 등을 위해 지역을 떠나는 흐름이 겹치면서 청년층 감소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3일 국가데이터처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경북의 19~34세 청년 인구는 올해 10월 기준 37만 2405명으로 5년 전 같은 기간 43만 8498명보다 6만 6093명, 약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 감소율이 4% 안팎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은 전체보다 4배 가까운 속도로 줄어든 셈이다. 이는 경북의 인구 축소가 단순한 자연감소가 아니라 미래세대부터 빠르게 약해지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변화는 20대 초반에서 나타났다. 19~24세 인구는 5년 동안 4만 9031명 줄어 전체 청년 감소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2000년대 초반 출생아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이 연령대 자체가 이전 세대보다 작아진데다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 경북을 떠나는 흐름까지 겹친 결과다.
반면 30~34세 인구는 12만 8801명에서 12만 8766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30대 초반은 이미 지역에 자리 잡은 데 비해 이동성이 큰 20대 초반에서 변화가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지역별로는 주요 도시와 군단위의 농어촌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감소세가 뚜렷하다. 구미는 5년 사이 청년 인구가 9만 1717명에서 7만 7533명으로 줄어 1만 4184명, 15.5% 감소했다. 포항은 같은 기간 1만 1060명이 감소해 10% 줄었고, 경주는 6615명, 15.7% 감소했다. 산업단지와 대학이 밀집한 주요 도시에서도 청년층 유출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군 지역의 감소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봉화·영양·청송·의성 등 군 지역은 5년 사이 청년층의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학교 통폐합과 교통 노선 축소, 상권 약화 등 지역의 일상 기반까지 흔드는 수준이다.
청년 비중도 동시에 낮아졌다. 2020년 경북 전체 인구에서 청년층이 차지한 비율은 16.8%였으나, 올해 14.8%로 줄었다. 고령층 증가 때문이 아니라 청년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에서 비롯된 변화다. 영양·봉화·청송·의성 지역은 청년 비중이 7~8%대에 머물러 세대 단절 위험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함재봉 국립경국대학교 자치행정과 교수는 “청년 감소는 출산율 문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교육·일자리·주거·이동권 등 생활 전반의 환경을 함께 개선하지 않으면 유입도, 정착도 어렵다. 생활권 단위의 집중투자와 청년 경험에 기반한 체감형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