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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4천 볼트 송전탑 아래 5000세대 아파트···초·중학교까지 인접한데, 공청회 정보는 감감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5-12-02 16:58 게재일 2025-12-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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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글로벌혁신파크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가 오는 4일 개최될 예정이지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도 필요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가장 핵심이 될 ‘송전탑과 대규모 아파트 건립, 그리고 초·중등학교 예정지 간의 근접 문제’도 지역사회에서 공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져 향후 내홍이 불가피하다. 실제, 예정지에는 15만4000 볼트의 초고압 송전선로가 단지를 스치듯 지나가고, 학교 예정지와도 불과 수백 미터 거리인 상황이어서 논란이 되는 부분들을 주민들에게 정확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 사업지 내에는 현재 계획된 아파트가 약 5000세대 규모여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가뜩이나 아파트 과다 공급으로 집값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지역 내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주거단지가 조성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특히 단지 내에 개발 축을 가르는 형태로 기존 송전탑이 지나가고 있어, 향후 주민 안전·주거환경·전자파 영향·경관 문제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예정지도 송전탑과 직접적인 가시권에 놓인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울산·부산·경기권 등 여러 지역에서 학교 인근 송전선로 배치를 두고 민원이 극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업도 같은 갈등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인근 주민들은 “정확한 거리조차 공개되지 않았다”며 정보 비대칭을 문제 삼고 있다. 아파트 분양 직전까지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면 향후 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다루는 내용은 ‘환경성 검토’에 국한되지만, 송전탑 인접 문제는 단순 환경 차원을 넘어 ‘정주성·학습권·아동 안전권’ 등 광범위한 생활영향 요소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공청회에서는 전자파 강도, 학생 활동 공간에 미치는 영향, 장래 인구 유입 시 교통·생활 SOC 변화까지 주민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한 수치와 시나리오가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강하다. 

 

이 문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송전탑–아파트–학교 간 거리 배치 지형도다. 현재 공개된 지적도와 사업계획도를 보면 송전탑이 단지 북측을 지나가지만, 일부 라인은 생활권 공간과 불과 수십 미터까지 접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 예정지 또한 ‘송전선로 확장 가능 구역’과 중첩될 소지가 있어, 장기적으로 확장 공사가 발생할 경우 학생 안전 환경이 더 취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서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주민 질의를 받아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초기에 충분한 설명이 없으면, 착공 이후 갈등은 더욱 증폭된다”면서 이는 전국 여러 도시에서 불거진 송전선로 인접 주거단지 갈등은 대부분 ‘초기 정보 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공청회에서 관련 의제가 빠질 경우 사후 분쟁이 극심해질 우려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포항 글로벌혁신파크 인근 주민들도 이 문제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아파트 5000세대가 들어오고 아이들 학교까지 생긴다는데, 송전탑은 왜 빼고 설명하느냐”는 주민 항의가 여러 차례 제기된 것은 단적인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민들이 체감할 만큼의 공식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청회가 열리면, 의견수렴 절차가 형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주민들은 이번 공청회에서는 송전탑과 학교·주거지 사이 정확한 거리·높이·전자파 예측 값을 모든 주민에게 공개하고, 대체선로 이설 가능성과 비용·기간·환경 영향을 상세히 제시해야 하며, 주민 질의·반박·보완자료 요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청회가 단순 의례가 아니라 실제 영향 검토 과정이 되려면, 개발사업자가 아니라 주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시계획전문가 A씨는 “초대형 아파트와 교육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에서 송전탑 문제는 결코 부차적 고려 사항이 아니다. 도시 미래, 교육환경, 주거 안전이라는 세 요소가 충돌하는 지점이어서 이번 공청회가 문제를 ‘비껴가는 자리’가 아니라 ‘정면으로  다루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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