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본점을 둔 중견 식자재 유통업체 K1식자재마트가 부도 처리되면서 피해 규모가 최소 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지역 경제 전반에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20일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 등 유관기관에 따르면, K1식자재마트는 지난 13일 약 3억 원 규모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가 확정됐다.
K1식자재마트는 2015년 대구 수성구에서 출발해 대구·경북·경남을 중심으로 총 9개 매장을 운영해 온 중견 유통업체로, 지역 식자재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왔다. 이 마트는 최근 공격적인 점포 확장을 진행하며 재정이 빠르게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 공사비와 초기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대구 지역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금융권 피해액만 1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시중은행은 상환받지 못한 대출금만 약 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중도매인과 관련 납품업체 등 17개 업체는 총 60억 원가량의 미수금을 떠안을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채권단 70여 명이 입은 피해액도 1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만 190억 원에 이른다.
애초 채권단은 경영권을 넘겨받아 회생 방안을 모색했으나, 추가 부실 발견으로 경영 인수를 포기하고 부도 처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1식자재마트 소속 직원들의 임금 체불액도 수억 원 규모로 불어나 노동청에 진정이 속속 접수되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매장을 운영해 온 만큼 고용 불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는 즉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피해 규모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K1식자재마트 매장이 있었던 김천시와 상주시도 별도로 피해 신고 접수 창구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 관계자는 “총 피해액은 현재 파악된 액수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도매시장 내 중도매인들의 정산 대금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채권단의 법적 대응에 대비해 법률 자문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