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경주시장 인터뷰 세계 속 문화도시 도약한 역사적 전환점 ‘가장 한국적인 도시’ 평가… 가장 뿌듯해 보문관광단지 ‘아시아의 다보스’로 성장
주낙영 경주시장이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소회를 밝히고 있다./경주시 제공
“이번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천년고도를 넘어 세계 속의 문화도시로 도약한 역사적 전환점이었습니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친 주낙영 경주시장은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APEC에 대해 이처럼 정의했다.
21개국 정상이 모인 이번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과 평화를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상급 회의로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경주에서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경주시민들은 행사기간 내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고, 외국 언론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가 보여준 가장 품격 있는 환대였다"고 평가했다.
주 시장 역시 “경주가 가진 문화적 품격과 시민의 저력을 세계가 직접 확인한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북도와 중앙정부, 시민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세계가 주목하는 성공적인 회의를 치를 수 있었고, 정상들이 경주에서 한국의 전통과 미를 체험하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평가한 것이 가장 뿌듯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APEC은 경주시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감동의 현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주 시장은 경주가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경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도시이자 국제회의도시로 자리 잡은 곳이다. 이미 수많은 글로벌 학술대회와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온 경험, 그리고 안정된 치안과 탄탄한 문화관광 인프라가 강점이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에서 가장 세계적인 회의를 열자’는 경북도와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APEC를 통해 경주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와 외교, 경제가 만나는 글로벌 협력의 플랫폼으로 도약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도시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점을 꼽았다. 보문단지와 시가지 도로, 조명, 보행환경이 새롭게 정비됐고, 동궁과 월지·국립경주박물관 일대의 주차장과 접근성도 크게 향상됐다. 숙박·음식·관광 서비스의 질 역시 한 단계 높아졌다. 시민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깨끗한 거리와 친절한 미소로 외국 손님을 맞이한 모습은 국제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 시장은 이번 행사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준비 기간이 매우 짧았고, 중앙정부 지원이 지연되던 시기에는 경주시 자체 예산과 인력으로 준비해야 했다. 행사장 정비, 숙박·교통·통역·경호 등 모든 분야를 동시에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시간이 곧 경쟁력’이라는 각오로 밤낮없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또 부서 간 협업, 현장중심 행정, 시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큰 힘이 됐고도 했다.
주 시장은 APEC 이후 경주의 미래 비전에 대해 ‘국제회의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경주를 상설 국제회의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보문관광단지를 중심으로 회의장, 전시시설, 숙박·문화공간 등이 집적된 국제행사 복합지구가 이미 조성돼 있다. 주 시장은 "이 기반 위에서 다양한 글로벌 포럼과 기업 컨퍼런스를 유치해 ‘아시아의 다보스(Asian Davos)’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APEC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문화·경제·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도시, 행정이 주도하는 도시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참여형 글로벌 도시 경주’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 시장은 “APEC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주가 세계인이 찾는 품격 있는 문화도시이자 지속 가능한 국제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시민의 자긍심과 연대가 바로 경주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큰 힘이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