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 유치 염원 담아
문경시와 조령한시회(회장 정의학)는 28일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제24회 문경전국한시백일장’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전국의 한시동호인 250여 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2031년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 유치를 기원하는 주제로 열려, 전통 한시문화를 통해 국제스포츠도시로 도약하는 문경의 염원을 함께 나눴다.
대회는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주어진 시제(詩題)는 ‘願 2031年 世界軍人體育大會 開慶誘致(원 2031년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유치)’였다. 운자는 미리 제시된 ‘鄕·光·當’과 당일 추첨으로 결정된 ‘揚·忘’으로 정해, 개회식 직후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30분 동안 진행했다.
심사는 현장에서 위촉된 정상호(안동), 안영인(문경), 이환식(포항), 조희옥(김해) 선생들이 맡았으며, 운용·성률·구법·완성도 등을 종합 평가했다.
그 결과 문경시장이 수여하는 장원(壯元)에는 대구의 민경선(閔敬仙) 씨가 뽑혀 상금 200만원과 상장을 받았다. 상금 100만원이 주어지는 차상(次上)에는 문경의 이종문, 영주의 김호철 씨가 공동 수상했고, 상금 50만원이 주어지는 차하(次下)에는 울산의 왕희순, 예천의 박원재, 부산의 김종대 씨가 이름을 올렸다.
정의학 조령한시회장은 “전국 한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경의 정신과 문화, 그리고 세계군인체육대회 유치 염원을 시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한시의 정통성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행사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경시는 2015년 ‘제6회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2031년 제9회 대회를 문경·경북 일원에서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대회는 117개국 7045명의 군인이 참가해 문경 국군체육부대를 비롯한 7개 시·군(상주·포항·안동·영주·예천·김천)에서 열렸으며, 저비용·고효율의 대회로 국제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031년 대회가 문경에서 다시 열린다면 120여 개국, 1만여 명의 선수단이 참여하는 세계적 종합체육축제가 될 전망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이번 백일장을 계기로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함께 세계대회 유치의 열망을 공유했다”며 “한시백일장이 지역 전통문학의 계승뿐 아니라 세계를 향한 문경의 염원을 표현하는 장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장원을 차지한 민경선 시인의 작품이다.
(願 2031年 世界軍人體育大會 開慶誘致)
世軍體典曷伊鄕(세군체전갈이향) 세계군인체전이 어찌 이 고향에서 열리지 않으랴,
誘致成功願有光(유치성공원유광) 유치가 성공하여 밝은 빛이 있기를 원하노라.
施設補修推進可(시설보수추진가) 시설은 보수되어 추진하기에 가하고,
基盤整備實行當(기반정비실행당) 기반은 정비되어 실행함이 마땅하도다.
市民共助旋風起(시민공조선풍기) 시민이 서로 도우니 회오리바람이 일듯 기운이 일어나고,
政府相扶活氣揚(정부상부활기양) 정부가 서로 부추기니 생기가 드높도다.
辛亥再開完大事(신해재개완대사) 2025년 다시 큰일을 시작하고 완성하리니,
國威振作總愁忘(국위진작총수망) 국가의 위엄이 떨치어 모든 근심이 사라지리라.
이 시 1‧2구는 세계군인체육대회의 문경 유치를 ‘빛(光)’과 ‘고향(鄕)’의 상징으로 표현했고, 3‧4구는 현실적 준비와 기반 정비의 과정을 시적으로 형상화했다. 5‧6구는 시민과 정부의 협력, 지역의 결집된 활력을 강조했고, 7‧8구는 2025년을 새로운 출발의 해로 삼아 국가의 위상을 진작(振作)하고 근심을 잊는 희망적 결구로 마무리했다. 정제된 운용(押韻)과 고른 평측(平仄), 현실적 메시지와 문학적 품격이 조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됐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