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경주 APEC 이후, 포항이 나아갈 길

등록일 2025-10-30 17:51 게재일 2025-10-31 7면
스크랩버튼
2026 지방선거 발언대
Second alt text
박승호 전 포항시장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경주 APEC 의장국인 우리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경주가 부럽다. ‘회의는 경주에서 축제는 포항에서’ 준비 못 했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20년 전,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로서 이미 잘 알려져 있었지만,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적 도시로 새롭게 도약했다. 그 행사를 통해 부산은 ‘국제 해양도시’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며, 관광·물류·컨벤션 산업이 급속히 성장했다. 이번 경주 APEC 또한 천년고도 경주를 세계 속의 도시로 우뚝 세우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APEC 이후, 경주는 불국사와 석굴암 같은 전통문화의 상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글로벌 관광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이며, 경주의 숙박과 교통, 문화시설은 물론 인근 지역에도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포항의 역할과 기회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지금은 경주 중심의 준비 분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때가 아니다. 경주 APEC 이후 몰려올 관광객들의 동선을 분석하고, 포항의 독자적 자원을 결합해 ‘경주-포항 관광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포항은 경주가 갖지 못한 해양과 첨단산업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푸른 동해와 영일만, 호미곶, 그리고 포스코와 포스텍, 연구단지가 상징하는 첨단과학의 도시라는 이미지까지 - 이 두 축을 잘 엮어내면, 포항은 ‘해양문화와 첨단과학이 공존하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주의 문화유산 관광객이 포항의 해양레저 체험이나 첨단과학투어, 블루이코노미 산업관광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한 KTX, 동해선, 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이미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두 도시 간의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크다.

이제 포항은 ‘APEC이 경주에서 열리니까 우리 일은 아니다’가 아니라, ‘APEC은 경주에서 열리지만, 그 혜택은 포항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관광 안내, 숙박 연계, 해양 축제, 식도락 코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조기에 준비해야 한다.

부산이 APEC 이후 국제회의 도시로 성장했듯이, 경주와 포항이 함께 손잡는다면 ‘문화와 산업,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동해안의 쌍두마차’’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경주의 문화가 세계인을 불러들이고, 포항의 바다가 그들을 맞이하는 그림, 그것이 우리가 준비해야 할 비전이다.

경주 APEC은 경주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동해안 시대의 새로운 시작, 그리고 포항이 세계 속의 도시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이야말로 포항이 스스로의 강점을 살려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 지방선거 발언대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