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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부족···의사양성 사다리 무너진다

등록일 2025-10-23 15:47 게재일 2025-10-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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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에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지만, 수련병원의 전공의 부족 현상은 여전하다.

국회 교육위 소속 백승아 민주당 의원이 전국 15개 국립대병원에서 받은 전공의 현황 자료를 보면, 정원 2861명 중 현재 68.3%인 1955명만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본원)과 전북대 병원은 각각 80.4%, 71.7%로 충원율이 비교적 높지만, 경북대병원(칠곡)은 52.8%, 전남대병원(화순)은 55.3%, 충북대병원은 60.0%로 절반이 조금 넘는 정도만 복귀했다.

필수의료 8개 과목(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의 전공의 충원율은 15개 병원 중 10개 병원이 50%를 밑돈다. 예를 들어 올 하반기 대구 지역 수련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1명을 모집했지만 합격자가 한 명도 없었다. 충북·충남·강원 지역은 각각 34명의 외과 전공의를 모집했지만 아무도 뽑지 못했다. 필수의료 과목의 공동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전공의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 결국 전공의, 전임의, 전문의로 이어지는 의사 양성 사다리가 무너지게 된다. 전공의 수련을 거치지 않은 일반의는 바로 개원가로 직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신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이 대폭 늘어난 것이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백승아 의원은 22일 대구교육청에서 경북대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지역·필수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 원인이 분명하다. 의료 분쟁 부담이 크고 밤샘 근무 등 과도한 업무량에 비해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수련병원에서 필수과목 의사를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수술하는 의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수련병원은 필수의료는 물론 의학교육, 임상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정부는 의료체계의 골격을 유지하는 수련병원들이 망가지지 않도록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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