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임야 가을 송이맛 '톡톡' 대형산불로 걱정한 임업농가 "송이 수확에 큰 도움"
산불의 상처를 견딘 청송의 숲이 송이 향으로 가을을 맞이했다.
예상 밖의 풍작에 지역 임업인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이 번지고 있다.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우려됐던 청송 송이 작황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연의 선물로 불리는 송이가 산불의 상처를 이겨내고 잦은 가을비 덕분에 풍작을 이뤄내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는 윤달의 영향으로 송이 출하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은 이달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초 평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생산량은 기대를 훌쩍 넘어섰다.
산불피해를 입은 청송읍과 파천·진보면 등 일부 지역은 채취가 어려웠지만, 주왕산면과 부남면, 현동·안덕·현서면 등 삼남지역에서는 송이가 대량으로 생산돼 ‘풍년 송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청송군산림조합에 따르면 22일 현재 송이 총 생산량은 6092㎏, 거래금액은 12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066㎏, 4억9000만원 대비 195% 증가한 수치다.
산불피해지를 제외한 지역의 임야에서는 송이가 쏟아져 나오며 임업농가들이 모처럼 ‘가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에 산림조합 공판장은 송이를 납품하려는 채취자와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연일 붐비며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수확철에 잦은 비가 내리면서 향과 품질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소비자 만족도는 오히려 높은 편이다.
청송공판장을 찾은 이용대(68·대구 수성구)씨는 “산불이 크게 나서 송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많고 품질도 괜찮아 구입했다”고 말했다.
현동면의 한 임업 농가는 “산불 피해를 비껴 다행히 많은 송이를 채취할 수 있었다”며 “작년보다 수익이 늘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청송산림조합 공판장 관계자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송이 출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청송사과축제(11월 2일까지)를 전후로 송이철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1일 기준 송이 공판장 경매가격은 1등품 ㎏당 43만9600원, 2등품 37만9600원, 정지품 33만1100원, 개산품 25만3000원, 등외품 14만6300원으로 형성됐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